[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세월호 참사’로 꽃다운 목숨을 잃은 친구들을 추모하는 글이 고교와 대학에서 쇄도했습니다. 학생들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고, 남은 가족과 단원고 학생들을 걱정했습니다. 한결같이 기도했습니다. 기적이 있어 주시기를-. 추모글은 대부분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내용이었습니다.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우리의 봄(春)이 슬픕니다. 활기차고 생생할 것만 같던 2014년 4월의 봄은 그저 슬픔으로 가득합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맑게 빛나는 하늘이 그저 야속하기만 합니다.

차디찬 망망대해에 외로이 있을 분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숙연해집니다. 애통함과 비통함을 넘어 분노가 차오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분노는 잠시 넣어두려고 합니다. 간절한 기도에 온 힘을 쏟아 부으려고 합니다. 구조된 분들에게는 안정을, 실종된 분들에게는 희망을,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에게는 많은 이들의 추모를 기원합니다.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이들이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기억하고 기도하겠습니다. 편히 잠드소서.

최재영(중앙대 신문방송 2년)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한동안 멍하게 지냈다. 지금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3자가 이런데 가족과 단원고 학생들은 어떨까. 상상하기 어렵다.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기적을 믿는다. 한 줄기 기적의 빛이 내리길 바란다. 우린 그것을 바란다. 그 아이가 누구든 단 한 명이라도 돌아와 준다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되돌아 본다. 나는 규칙을 제대로 지키고 살았는가. 나는 이기적이지 않았는지, 나는 남들의 고통을 얼마나 모른 척했는지. 산 자의 할 일은 이런 것이 아닐까. 위기 때 우린 과연 남들을 돌볼 수 있을까. 반성하는 하루하루가 되고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가족들, 친구들, 선생님! 힘을 내시라.

황대현(강서고 3년)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친구들아, 아직도 비극이 믿기지가 않아. 순식간에 그 많은 생명을 앗아간 바다. 밉기만 하다. 너희들이 긴 공부를 마치고 바라보게 되었을 세상은 너무나도 넓고 즐거운 일들로 가득한데 이렇게 가다니. 우리 모두가 애통해 하고 있어. 전 세계가 기도하고 있어. 마음 아파하고 있어. 어른들의 순간 잘못으로 너희들이 큰 희생을 치렀다. 살아있는 우리들의 잘못이라고 반성하고 있어.

살아있는 가족들의 가슴에 뻥 뚫린 구멍을 어찌 치유한단 말인가. 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듣지 말고 뛰어나오지 그랬니. 그랬다면 저 많은 희생이 없었을텐데. 가족 여러분, 단원고 학생 여러분, 부디 힘 내세요. 절망하지 마세요.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빈다.

최승희(한국외대 1년)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나보다도 어린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제대로 서있을 수 없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았던 친구들이 채 피지 못한 꽃봉오리로 남아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려다 물살에 휘말린 젊은 선생님의 얘기에 저절로 숙연함을 느꼈다. 이런 사람들과 갑작스럽게 이별을 해야만 했다는 것이 정말로 서글펐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이 일을 잊지 않는 것이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가 그들을 위해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조원희(청심국제고 3년)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며칠 전, 평소와 다름없이 일과를 진행하던 도중 친한 외국 친구들 몇 명이 다가와 나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Sean! Do you know what is going on in Korea?” 인터넷을 멀게 사는 나로서는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 턱이 없었다. 뒤늦게 한국 웹사이트를 확인해보니 모든 면이 ‘세월호’와 ‘안산 단원고’ 이야기들도 꽉 채워져 있었다. 날벼락이라도 맞은 듯 어안이 벙벙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왜 이러한 비극이 일어난 것인지 어떻게 행복해야 하는 수학여행이 이런 비극으로 이어졌는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먼 이국 땅 미국에서 하루가 갈 때마다 마음이 더 아파온다. 이런 비극을 어떻게 떨쳐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김시현(St.Lawrence고 2년)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밤낮으로 구조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희생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잠수 제한시간 20~25분 안에 침몰된 배의 출입구를 찾아야 한다. 시야가 흐르고 물쌀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다는 게 잠수사들의 얘기다. 냉장고 등 떠있는 내부 시설물에 부딪혀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이런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도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들에게 많은 관심과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 사람을 구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구조대원들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재난이 일어났을 때마다 먼저 달려가 자신들의 목숨보다 타인의 목숨을 위해 뛰어드는 구조대원들의 활동을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송치원 (포항제철고 3년)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다.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기도를 해야 한다. 기적을 만들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희생자의 가족을 어루만져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단원고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희생자를 평생 마음 속에 담고 살아야 할 가족과 교사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용기를 잃지 말라고 기도한다.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고, 빈 자리를 어떻게 메워가야 할 지를 모를 이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애도한다. 희생자를 위해, 가족을 위해, 선생님들을 위해. 많은 말보다, 쓸데 없는 행동보다 조용히 또래의 친구들을 떠올린다. 이름모를 친구들. 먼저 간 친구들을 위해 생각한다. 희생 앞에 좌절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황단비 (신도고 2년)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군 복무를 대신해 24개월간 119구조대에서 생활했다. 화재·구조·구급의 현장에서 많은 장면을 목격했다. 안타까운 장도 있었지만 기적의 순간도 목격했다. 119구조대를 떠난 지 약 3년 만에 학교 강의실에서 비보를 접했다. 10대라는 어린 나이에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동생들 때문에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책임한 선장을 욕하는 사람들도 있고,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나 국민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일은 잠시 미뤄두고 싶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을 더 시끄럽고 혼란스럽게 하는 게 아니라,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영혼과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것이 아닐까.

박찬현(고려대 경영 4년)

[생글기자 코너]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됩니다"
희생자 부모들이 극심한 자책에 빠져 있다고 한다. 자식을 사지로 몰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안산으로 이사를 간 탓에 일이 벌어졌다고 자책하는 부모도 있다. 교사들도 걱정이다. 제자들을 두고 살아돌아 왔다는 죄책감에 잠을 못잔다고 한다.

부모님 못지 않게 선생님들도 걱정스럽다. 텅빈 학교에서 수업을 하실 수 있을까? 동료 교사들도 많이 숨졌고 한 교실이 거의 통째로 비극을 맞기도 했다. 교감선생님의 또 다른 희생은 그 징후다. 막아야 한다. 주변 동료들이 잘 관리해야 한다. 혼자 있게 놔둬서는 안된다. 또 다른 비극은 남아있는 학생과 교사에게 더욱 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이다. 부디 힘을 내세요.

오승홍(남성고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