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부터는 2014학년도에 3학년이 될 친구들을 위해 2014년 대학입시에 맞게 <2014년형 생글첨삭노트>를 연재합니다. 올해 실시된 논술유형들을 봤을 때, 2014년 역시 문제풀이의 맥락 자체가 변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되지만,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더 다양한 유형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항목별 독해나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 같은 고난이도 문제들이 등장한 만큼 또 여타의 유형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중하위권 대학의 문제들은 제시문 2~3개에 따른 400~700자 정도의 문제가 일반적이었지만, 2012~2013년 기출 문제들을 살펴보면 이제 점차 글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상위권으로 갈수록 좀 더 뚜렷해집니다. 제시문의 수준을 어렵게 함으로써 배경지식의 능력을 측정하는 짧은 분량의 문제보다는, 문제의 요구조건을 좀 더 까다롭게, 복합적인 유형으로 제시하는 긴 분량의 문제가 더 많아진 것입니다. 어차피 대학 측에서는 더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해 논술 시험을 보는 것이거니와, 논술이 어느 정도 일반화된 입시유형이 됨에 따라 전체적인 논술실력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전히 기출 문제 한두 개만 풀어보고 시험장에 가는 학생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 대입을 제대로 준비한 학생이라면 진검승부를 위해 긴 시간 투자해 실력을 쌓아놓았겠지요. 그런 학생들끼리의 치열한 승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채점 요소가 더 차별화돼야 하는 것입니다. 도표나 통계, 실험의 사용이 이미 일반화된 것과 마찬가지로, 수리적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 유형 역시 더 이상 낯선 유형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충분히 대비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능 우선이라는 제도가 사라질 경우, 변별력으로 오롯이 논술이 남습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수능 우선이 지속되느냐 사라지느냐에 따라 변별력을 어떻게 두느냐가 결정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러므로 그럴 경우 2011년 식의 어려운 문제들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2013년도들의 문제에 비해 그때는 문제가 확실히 어려웠습니다.
이글을 보고, ‘어라? 난 대비하지 않았는데?’라며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해야죠! 자, 그전에 논술로 대학 가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겁이 많은 예비 고3들에게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학을 가고 싶다면 대학을 가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합니다. ‘행동을 한다’고 표현을 하긴 했지만, 자기 스스로 능동적으로 a라는 행동을 선택해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시킨 대로 해야만 하는 일>을 안전하게 처리하며 살길 바라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 면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보수적’입니다. 누가 논술을 한다더라, 누구는 수능만 판다더라는 말을 들어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 현상이 어느 정도 일반화됐을 때, 비로소 움직이는 것이지요. ‘아, 이제 다 하는 건가보다. 나도 해야지’하고 말이지요. 학교라는 공간 안에 갇혀 있다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남들이 하는 수준의 공부를 그냥저냥 하다가 수시 시즌이 되면 남들이 넣는다니까 그냥 넣어보는 것입니다. 당연히 합격될 리가 없겠지요. ‘늦게 움직이는 보수적인 학생들’은 응시료를 낸 이후에야 ‘아, 돈은 냈으니 그냥 갈 수는 없잖아. 기출이라도 보고 가야지!’하는 것뿐이니까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보수적입니다. 차이는 지금 생각한 것을 실행하되, 언제 하느냐입니다. 미리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닥쳐서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점은 더더욱 많이 느낄 것입니다. 누군가 먼저 그 행동을 했다는 것은 생각한 것을 실천에 옮긴 것에 불과합니다. 자율학습, 보충수업을 열심히 참가하면서, 수능을 꾸준히 대비하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일반적인 학생들의 모습이지요.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고 그냥 주어진 조건대로 있는 것입니다. 비록 수시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논술은 수시의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조언을 하자면, 이런 행동 혹은 선택을 위해 필요한 고작 하나의 열쇠는 ‘귀찮음을 극복하는 일’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 한다는 귀찮음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논술을 준비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알아서 대비해주겠지, 하는 식으로 그냥 가만히 있는 경우도 많지요. 반대로, 그 귀찮음만 극복한다면 손쉽게 결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도 생깁니다. 자신에게는 왜 더 많은 기회가 없는지 생각해봅시다. 남들이 영어시험을 준비할 때, 논술을 준비할 때, 봉사활동을 갈 때, 외부대회에 참가할 때 자신은 그냥 있었던 것뿐입니다.
‘논술하다가 시간만 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
아직 결심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여러 이유가 있겠지요. 우선, 본인이 서울에 있는 어떤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부터 확실히 정해봅시다. 뭐, 대부분 어느 정도 마음은 있겠지요. 하지만 내신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난 안 될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정확하게 기우(杞憂)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신은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수능 최저만 맞추면 그뿐이지요. 모든 응시 기준은 수능 등급이지, 내신이 아닙니다. 물론, 지나치게 평균보다 떨어진 내신이야 문제가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수능 점수와 내신은 비례적으로 가는 경향이 많으므로 내신 3~4등급 정도라도 응시자격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혹시 다른 전형을 준비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수시가 어떤 식으로 개편될 지 모르기 때문에 기존의 입학사정관에 대한 접근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어찌했든 내신과 논술이라는 두 가지 조건만 남은 셈이므로, 이를 잘 저울질해봐야겠지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갈 생각이 있다면, 그리고 6개의 수시 카드를 쓸 생각이 있다면 과연 내가 어떤 카드를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6개의 카드를 안 쓸 수도 있다고요? 그건 쉽지 않습니다. 그때가 되면 너도나도 ‘한 번 해볼까?’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이지요. 학교에서도 이래저래 부추깁니다. 합격하면 모두 좋거든요. 그러므로, 할 것이라면 미리 한다는 것입니다. 별 다른 의미가 아닙니다. 그리고 크게 시간이 소모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선은 기초적인 요약 훈련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본이 되는 공통 유형들, 즉 공통점 찾기, 비교하기, 설명하기, 비판하기부터 해치웁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요소들을 익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주 1회 정도 계산하면, 두 달이면 충분합니다. 대략 1주일에 4~5시간을 잡는다면 말이지요. 아, 첨삭까지 받고 다시 쓴다면 좀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10시간을 넘기지 않아도 좋습니다. 수능 공부하면서 충분히 병행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3월까지 이걸 미리 해둔다면, 3학년이 돼서는 좀 더 편하게 유형을 익혀나갈 수 있겠지요. 시험은 9월부터 시작됩니다. 고작 6개월, 중간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포함하면 그리 길지 않습니다.
5월까지 간다면 아마 중급 수준의 유형도 어느 정도 해치울 수 있을 겁니다. 복합문제 유형이나 복수의 제시문 비교, 통계 문제까지 접근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5월이 치러지는 생글논술경시대회에 나가봐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쯤 되면 이제 계열도 어느 정도 분화되기 때문에 인문이냐 경상이냐도 나누겠지요. 논술에도 그런 게 있는지 모르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논술에도 계열이 있습니다. 인문, 사회, 상경이 가장 흔한 분류이지만 그중에서도 상경은 수리논술이 포함돼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현재로서는 고려대, 한양대 상경, 이화여대 사회, 중앙대 상경, 경희대 사회, 국민대, 숭실대 상경 정도가 수리논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계열까지 어느 정도 나왔다면 이에 맞게 수리논술도 차츰 정리를 해나가야 하지요. 5월부터는 아니더라도 7월 여름방학 시즌부터 해도 됩니다.
7월쯤 되면 이제 어느 정도 완숙한 단계에 이를 겁니다. 독해형 제시문이나, 고급 통계, 변증법(자기 의견 쓰기), 글짓기 유형, 항목별 독해,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 등까지 나가겠지요. 이때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맞게 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마다 유형이 제각각이거든요. 그러므로 훈련을 할 때는 어떤 대학의 어떤 계열을 지원할 것이냐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8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대학별 훈련을 하겠지요. 대학의 유형을 익히고, 기출을 풀면서 서서히 실전감각을 올리는 것입니다. 이때는 무엇보다 첨삭이 중요하지요. 물론 첨삭은 처음부터 중요하지만, 이때는 대학에서 원하는 답안 형태나 채점기준에 맞춰서 새로 연습을 하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9월부터 수시 2-1 논술시험을, 수능 뒤에 수시 2-2 논술시험을 치르게 되지요. 그리고, 대학생입니다.
겨울방학은 작전타임 시즌
어차피 이제 기말고사가 끝나면 곧 겨울방학입니다. 다들 마지막 방학이기 때문에 무언가 다짐을 하고 있겠지요. 시간이 있을 때 능동적인 생각을 많이 해보길 빕니다. 전공을 정하는 일이나, 미래의 직업군을 설정하는 일도 그중 하나겠지요. 그리고 입시전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것도 이때여야 합니다. 새학기가 되면 ‘탕!’ 소리에 맞춰 이제 뛰는 것이지요. 뛰기 전에 충분히 자기 마음속의 코치진과 대화를 해보길 빕니다. 귀찮은 것 피하다가 될 일도 안 된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
이용준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
보통 중하위권 대학의 문제들은 제시문 2~3개에 따른 400~700자 정도의 문제가 일반적이었지만, 2012~2013년 기출 문제들을 살펴보면 이제 점차 글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상위권으로 갈수록 좀 더 뚜렷해집니다. 제시문의 수준을 어렵게 함으로써 배경지식의 능력을 측정하는 짧은 분량의 문제보다는, 문제의 요구조건을 좀 더 까다롭게, 복합적인 유형으로 제시하는 긴 분량의 문제가 더 많아진 것입니다. 어차피 대학 측에서는 더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해 논술 시험을 보는 것이거니와, 논술이 어느 정도 일반화된 입시유형이 됨에 따라 전체적인 논술실력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전히 기출 문제 한두 개만 풀어보고 시험장에 가는 학생이 있겠지만, 어느 정도 대입을 제대로 준비한 학생이라면 진검승부를 위해 긴 시간 투자해 실력을 쌓아놓았겠지요. 그런 학생들끼리의 치열한 승부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채점 요소가 더 차별화돼야 하는 것입니다. 도표나 통계, 실험의 사용이 이미 일반화된 것과 마찬가지로, 수리적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 유형 역시 더 이상 낯선 유형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충분히 대비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능 우선이라는 제도가 사라질 경우, 변별력으로 오롯이 논술이 남습니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수능 우선이 지속되느냐 사라지느냐에 따라 변별력을 어떻게 두느냐가 결정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러므로 그럴 경우 2011년 식의 어려운 문제들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2013년도들의 문제에 비해 그때는 문제가 확실히 어려웠습니다.
이글을 보고, ‘어라? 난 대비하지 않았는데?’라며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해야죠! 자, 그전에 논술로 대학 가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은 겁이 많은 예비 고3들에게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학을 가고 싶다면 대학을 가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합니다. ‘행동을 한다’고 표현을 하긴 했지만, 자기 스스로 능동적으로 a라는 행동을 선택해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시킨 대로 해야만 하는 일>을 안전하게 처리하며 살길 바라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 면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보수적’입니다. 누가 논술을 한다더라, 누구는 수능만 판다더라는 말을 들어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 현상이 어느 정도 일반화됐을 때, 비로소 움직이는 것이지요. ‘아, 이제 다 하는 건가보다. 나도 해야지’하고 말이지요. 학교라는 공간 안에 갇혀 있다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남들이 하는 수준의 공부를 그냥저냥 하다가 수시 시즌이 되면 남들이 넣는다니까 그냥 넣어보는 것입니다. 당연히 합격될 리가 없겠지요. ‘늦게 움직이는 보수적인 학생들’은 응시료를 낸 이후에야 ‘아, 돈은 냈으니 그냥 갈 수는 없잖아. 기출이라도 보고 가야지!’하는 것뿐이니까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보수적입니다. 차이는 지금 생각한 것을 실행하되, 언제 하느냐입니다. 미리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닥쳐서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런 점은 더더욱 많이 느낄 것입니다. 누군가 먼저 그 행동을 했다는 것은 생각한 것을 실천에 옮긴 것에 불과합니다. 자율학습, 보충수업을 열심히 참가하면서, 수능을 꾸준히 대비하는 모습이야말로 가장 일반적인 학생들의 모습이지요.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고 그냥 주어진 조건대로 있는 것입니다. 비록 수시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논술은 수시의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의 조언을 하자면, 이런 행동 혹은 선택을 위해 필요한 고작 하나의 열쇠는 ‘귀찮음을 극복하는 일’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 한다는 귀찮음을 참지 못하기 때문에 굳이 논술을 준비하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알아서 대비해주겠지, 하는 식으로 그냥 가만히 있는 경우도 많지요. 반대로, 그 귀찮음만 극복한다면 손쉽게 결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도 생깁니다. 자신에게는 왜 더 많은 기회가 없는지 생각해봅시다. 남들이 영어시험을 준비할 때, 논술을 준비할 때, 봉사활동을 갈 때, 외부대회에 참가할 때 자신은 그냥 있었던 것뿐입니다.
‘논술하다가 시간만 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
아직 결심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여러 이유가 있겠지요. 우선, 본인이 서울에 있는 어떤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부터 확실히 정해봅시다. 뭐, 대부분 어느 정도 마음은 있겠지요. 하지만 내신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난 안 될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정확하게 기우(杞憂)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신은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수능 최저만 맞추면 그뿐이지요. 모든 응시 기준은 수능 등급이지, 내신이 아닙니다. 물론, 지나치게 평균보다 떨어진 내신이야 문제가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 수능 점수와 내신은 비례적으로 가는 경향이 많으므로 내신 3~4등급 정도라도 응시자격으로 나쁘지 않습니다.
혹시 다른 전형을 준비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수시가 어떤 식으로 개편될 지 모르기 때문에 기존의 입학사정관에 대한 접근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어찌했든 내신과 논술이라는 두 가지 조건만 남은 셈이므로, 이를 잘 저울질해봐야겠지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갈 생각이 있다면, 그리고 6개의 수시 카드를 쓸 생각이 있다면 과연 내가 어떤 카드를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6개의 카드를 안 쓸 수도 있다고요? 그건 쉽지 않습니다. 그때가 되면 너도나도 ‘한 번 해볼까?’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이지요. 학교에서도 이래저래 부추깁니다. 합격하면 모두 좋거든요. 그러므로, 할 것이라면 미리 한다는 것입니다. 별 다른 의미가 아닙니다. 그리고 크게 시간이 소모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선은 기초적인 요약 훈련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본이 되는 공통 유형들, 즉 공통점 찾기, 비교하기, 설명하기, 비판하기부터 해치웁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요소들을 익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주 1회 정도 계산하면, 두 달이면 충분합니다. 대략 1주일에 4~5시간을 잡는다면 말이지요. 아, 첨삭까지 받고 다시 쓴다면 좀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10시간을 넘기지 않아도 좋습니다. 수능 공부하면서 충분히 병행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3월까지 이걸 미리 해둔다면, 3학년이 돼서는 좀 더 편하게 유형을 익혀나갈 수 있겠지요. 시험은 9월부터 시작됩니다. 고작 6개월, 중간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포함하면 그리 길지 않습니다.
5월까지 간다면 아마 중급 수준의 유형도 어느 정도 해치울 수 있을 겁니다. 복합문제 유형이나 복수의 제시문 비교, 통계 문제까지 접근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5월이 치러지는 생글논술경시대회에 나가봐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쯤 되면 이제 계열도 어느 정도 분화되기 때문에 인문이냐 경상이냐도 나누겠지요. 논술에도 그런 게 있는지 모르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논술에도 계열이 있습니다. 인문, 사회, 상경이 가장 흔한 분류이지만 그중에서도 상경은 수리논술이 포함돼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현재로서는 고려대, 한양대 상경, 이화여대 사회, 중앙대 상경, 경희대 사회, 국민대, 숭실대 상경 정도가 수리논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계열까지 어느 정도 나왔다면 이에 맞게 수리논술도 차츰 정리를 해나가야 하지요. 5월부터는 아니더라도 7월 여름방학 시즌부터 해도 됩니다.
7월쯤 되면 이제 어느 정도 완숙한 단계에 이를 겁니다. 독해형 제시문이나, 고급 통계, 변증법(자기 의견 쓰기), 글짓기 유형, 항목별 독해,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 등까지 나가겠지요. 이때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맞게 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마다 유형이 제각각이거든요. 그러므로 훈련을 할 때는 어떤 대학의 어떤 계열을 지원할 것이냐를 먼저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8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대학별 훈련을 하겠지요. 대학의 유형을 익히고, 기출을 풀면서 서서히 실전감각을 올리는 것입니다. 이때는 무엇보다 첨삭이 중요하지요. 물론 첨삭은 처음부터 중요하지만, 이때는 대학에서 원하는 답안 형태나 채점기준에 맞춰서 새로 연습을 하게 됩니다. 그러고 나서 9월부터 수시 2-1 논술시험을, 수능 뒤에 수시 2-2 논술시험을 치르게 되지요. 그리고, 대학생입니다.
겨울방학은 작전타임 시즌
어차피 이제 기말고사가 끝나면 곧 겨울방학입니다. 다들 마지막 방학이기 때문에 무언가 다짐을 하고 있겠지요. 시간이 있을 때 능동적인 생각을 많이 해보길 빕니다. 전공을 정하는 일이나, 미래의 직업군을 설정하는 일도 그중 하나겠지요. 그리고 입시전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것도 이때여야 합니다. 새학기가 되면 ‘탕!’ 소리에 맞춰 이제 뛰는 것이지요. 뛰기 전에 충분히 자기 마음속의 코치진과 대화를 해보길 빕니다. 귀찮은 것 피하다가 될 일도 안 된다는 사실 잊지 마시고요.
이용준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