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들은 식사하기 전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 먹어라!”라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물론 음식물을 꼭꼭 씹어 넘겨야 소화가 잘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과연 이 말이 수학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위의 소화액과 음식물의 닿는 부분이 넓어지면 소화가 잘된다는 사실을 이용해 알아보자. 밥 알과 반찬들은 여러 가지 모양을 지니고 있지만 밥 알과 음식물 알갱이를 둥근 공 모양처럼 생긴 구라고 생각하자. 밥 알과 음식물 알갱이를 공 모양이라고 생각하였으므로 반지름이 γ인 밥 알과 음식물 알갱이의 각 각의 부피는 4/3πγ³이다. 구의 반지름을 ½ 줄이면 부피는 ⅛이 되므로 하나의 구를 반지름이 원래의 절반인 8개의 구로 나누어도 부피는 변함이 없다.
한편 반지름이 R인 구의 겉넓이는 4πR²이므로 반지름이 R/2 인 구의 겉넓이는 πR²이 된다. 따라서 8개로 나눈 작은 구들의 겉넓이를 합하면 8πR²이 된다. 그러므로 음식물을 꼭꼭 씹어 작은 알갱이로 분해하여 위로 보낼수록 음식물 알갱이의 겉넓이, 즉 음식물과 소화액의 닿는 부분이 넓어져 소화가 잘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도형의 길이와 넓이, 부피의 비를 이용하여 우리 주변의 생활 속에서 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 세수비누나 두루마리 화장지를 사용할 때 처음에는 천천히 줄어들지만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확 줄어든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를 수학적으로 알아보자.
세수비누를 직육면체라고 생각하자. 직육면체의 가로, 세로, 높이가 ½씩 줄면 세수 비누의 부피는 ⅛이 된다. 또 두루마리 휴지의 반지름이 ½로 줄면 휴지의 길이를 결정하는 원의 넓이는 ¼이 되어 사용하다보면 닳는 속도가 갑자기 빨라진다고 느끼는 것이다. 수학에서 즐거움이나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한 번쯤 “왜 그럴까?”라는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학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구는 쪼개어 평면에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 전개도를 그려 겉넓이를 구할 수 없다. 따라서 직관적으로 구의 겉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테니스 공을 반으로 자르고 그 표면에 운동화 끈으로 촘촘히 감은 후 사용한 끈의 길이를 2배로 하여 [그림 1]과 같이 평면 위에 원을 만들면 원의 반지름의 길이는 테니스공의 반지름 길이의 거의 2배가 됨을 알 수 있다. 즉 반지름의 길이가 γ인 구의 겉넓이 S는 S=π×(2γ)²=4πR²이 됨을 알 수 있다.
이승민
<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 이 문장은 놀랍게도 문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는 완벽한 영어 문장으로, 동음이의어를 기가막히게 활용한 문장이다. 이 문장은 ‘버팔로’대(University at Buffalo)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인 William J Rapaport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이 문장은 겉보기엔 엉터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문법적으로 완전한 문장이고, 의미도 성립하는 문장이다.
먼저 buffalo는 우리말로 ‘버팔로’라고 부르기도 하는, 물소의 한 종류를 의미하는 명사이지만 동시에 ‘bully(괴롭히다)’라는 의미를 갖는 동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선 간단한 ‘주어+동사+목적어’의 구조로 “Buffalo buffalo buffalo(물소들이 물소들을 괴롭힌다)”와 같은 문장을 만들 수 있다.
본래 이 문장은 William J Rapaport 교수가 대학원생이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 고안해낸 것이다. 당시 언어 철학을 가르치시던 한 교수가 ‘Dogs dog dogs’와 같은 괴상한 형태의 문장을 예로 들어 주셨다. 영어에서 명사 dog는 동물 ‘개’를 의미하고, 동사 dog는 ‘(개처럼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다’라는 의미가 있다. 즉 ‘Dogs dog dogs’라고 하면 ‘개들이 개들을 괴롭힌다’라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영문법에서 주어가 단수일 땐 동사에 -s를 붙이고, 주어가 복수일 땐 동사에 -s를 붙이지 않으므로, 중간에 있는 동사 dog에는 s를 붙일 수가 없다. 그래서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영어에서 buffalo, bison, cattle 이런 명사들은 문법적으로는 ‘군집명사’라고 불리는 명사로, 복수명사이지만 뒤에 -s가 붙지 않는 명사들이다. 그래서 이를 이용해 “Buffalo buffalo buffalo(물소들이 물소들을 괴롭힌다)”라는 문장을 고안해 냈다.
한편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쓴 Buffalo는 고유명사로, 미국 뉴욕주(New York State)에 있는 Buffalo라고 하는 도시를 지칭한다. 그렇다면 ‘Buffalo buffalo’라고 하면 마치 우리말의 ‘서울쥐와 시골쥐’같은 표현처럼 ‘버팔로 물소’, 즉 ‘버팔로라는 도시에 사는 물소’라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만들 수 있다. “Buffalo buffalo buffalo(←동사) Buffalo buffalo(버팔로 도시에 사는 물소들이 버팔로 도시에 사는 (다른) 물소들을 괴롭힌다).”
이 문장을 더 길게 하기 위해 주어 뒤에 하나의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 명사 뒤에 ‘(that) <주어>+<동사>’ 구조를 붙이면 ‘<주어>가 <동사>한~’이란 의미의 수식어가 된다. 주어 Buffalo buffalo 뒤에 ‘(that) Buffalo buffalo<주어> buffalo<동사>’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문장을 완성시키면 다음과 같다. “Buffalo buffalo <(that) Buffalo buffalo buffalo> buffalo(←동사) Buffalo buffalo(버팔로 지역의 물소들이 버팔로 지역의 물소들을 괴롭히는데, 그 괴롭힘을 당하는 버팔로 물소들이 버팔로 지역의 또 다른 물소들을 괴롭힌다).”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