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6> 핵심을 말하다 (6) 한국외대
한국외국어대는 한 해에 기출문제가 모의 포함해서 5개나 나오는 대학이지요. 그래서 기출을 중심으로 준비를 스스로 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대학입니다. 물론 기출의 경우 친절한 해설과 예시답안이 없기 때문에 다소 답답한 감이 있지만 모의의 경우 대학 측에서 그나마 친절한 가이드를 제시해주고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기준을 정리해서 몇 가지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핵심 1: 공통논제 혹은 공통되는 핵심어 찾기


외대의 전형적인 1번 문제라고 하면 영어제시문이 두 개 제시되고 여기서 다뤄지고 있는 공통논제를 찾는 것이지요. 물론 여기서 공통논제는 공통논제일 뿐이지 공통점을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이점 유의하셔야 합니다. 2번 문제에서 이 두 제시문은 다시 대조-분류될 수 있거든요. 그러므로 우선은 공통 소재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소재만 덜렁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우선 기출들을 살짝 훑어보지요.

올해 모의: [문제 1]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공통 논제를 우리말로 제시하고,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각각 서술하시오.

서양어 사범대
: [문제 1]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각각 우리말로 기술하고, 공통된 논지를 밝히시오.

영어 동양어대 : [문제 1]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공통 핵심어를 찾고, 공통 논제를 의문형 문장으로 우리말로 제시하시오. 그리고 공통 논제를 중심으로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각각 서술하시오.

일본어 상경 글경대 : [문제 1]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공통 논제를 의문형 문장으로 우리말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각각 서술하시오. (400자 내외)

중국어 사회과학대 : [문제 1] <제시문 A>와 <제시문 B>에 공통되는 핵심어를 우리말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요지를 서술하시오. (400자 내외)

올해 나온 모의의 경우 <공통논제>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했지만 기출된 작년 문제들을 보면 조금씩 형태가 다릅니다. 서양어-사범대의 경우 기존의 패턴을 그대로 따랐지만, 그 외의 경우는 변형을 주었지요. <공통되는 핵심어>는 크게 신경쓸 필요없습니다. 그것은 그저 <명사>를 덜렁 쓰면 되는 것이지요.

변형된 논제는 ‘의문형 문장으로 우리말로 제시하시오’라는 조건입니다. 이게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저 문제는 사실 기존의 <공통논제를 우리말로 제시하시오>와 같은 문제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이 그러다보니 그저 <명사>만 쓰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외대가 의도했던 바는 두 제시문을 관통하고 있는 질문, 즉 “이 제시문은 어떤 질문에서 나온 결론일까요?”를 묻고, 그 질문 자체를 찾으라고 요구한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형태로 묶은 후 명사형태로 표현해달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동사로 표현된 내용을 명사형으로 바꿔서 표현해달란 것이죠. 그렇게 되면, 가령 <세계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세계의 변화원리>와 같은 공통논제가 생겨나는 것이지요.

또 <경쟁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 <경쟁의 의미>같은 식으로 묶는 것이지요. 제시문은 물론 경쟁의 단점, 경쟁의 장점 이런 식으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이런 원칙을 이해하지 못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그저 <변화> 요런 식으로 답을 쓴 겁니다. 출제자 측에서는 ‘이게 아닌데’ 싶었겠지요. 그래서 아예 의문형 문장으로 쓰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제가 보여드린 원래의 형태이지요.

그 외에 ‘요지를 각각 서술’하라는 조건은 제시문 두 개가 영어 제시문이기 때문에 핵심 내용을 독해하라는 뜻입니다. 제시문이 길지 않기 때문에 한글로 번역하면 바로 분량이 찰 정도로 단순합니다. 다만 1번에서 공통논제를 잘못 이해하거나, 혹은 독해를 잘못해버리면 2번부터 쭈루룩 틀리게 되어있는 세트문제 형태상 1번에서 답을 반드시 맞혀야 합니다. 그러므로 경희대 사회계열이나 이화여대 인문계열에서와 마찬가지로 100% 독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 제시문 한 문장에 답이 맞고 틀리고가 결정될 수 있으니, 철저하게 읽어야 합니다.

핵심 2: 제시문 연결하기

2번 문제 유형을 살펴보지요.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조건들입니다.

올해 모의 : [문제 2] <제시문 A>와 <제시문 B> 가운데 (자료 1)과 (자료 2)를 분석하기에 적합한 것을 각각 선택하고, 이를 활용하여 (자료 1)과 (자료 2)를 각각 분석하시오.

서양어 사범대 : [문제 2]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공통된 논지와 관련하여 (자료 1)과 (자료 2)에 공통으로 나타난 문제를 밝히고, 그 문제가 (자료 1)과 (자료 2)에서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분석하시오.

영어 동양어대 : [문제 2]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공통 핵심어를 사용하여 (자료 1)과 (자료 2), (자료 3)을 공통점과 차이점에 따라 분류한 후 비교 분석하시오.

일본어 상경 글경대 : [문제 2] <제시문 A>와 <제시문 B>를 활용하여, (자료 1)과 (자료 2)를 비교 분석하시오.

중국어 사회과학대 : [문제 2] <제시문 A>와 <제시문 B>의 공통 핵심어를 바탕으로 (자료 1)과 (자료 2)를 비교 분석하시오.

문제조건을 보면 아시겠지만, 1번에서 주어진 제시문 A와 B는 이렇듯 비교됩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서 1번 문항은 해결되어야 합니다. 독해를 하되, 비교될 수 있도록 일정한 조정을 하는 것이지요. 2번 문제에서는 그리고, 그 제시문과 연결될 수 있는 자료를 2개 주는 것이 보통이지요. 그림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6> 핵심을 말하다 (6) 한국외대
다만 특이한 형태는 영어 동양어대에서 나왔던 3개 분류 형태입니다. 더군다나 공통점과 차이점까지 넣었군요. 이런 문제가 (신기하게도!) 매년 1개씩 출제됩니다. 2012년에는 <선천과 후천>주제로, 2011년에는 <모방> 주제로 나왔지요.

이 문제의 경우, 지금까지 나온 답안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2 대 1 비교식이거나 혹은 점진적 비교식(1 대 1 대 1)이거나. 물론, 2010년에는 매우 특이하게도 제시문 4개를 2 대 2로 나누는 형태도 나왔습니다. 그러므로, 크게 긴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것을 토대로 볼 때, 공통점과 차이점을 두고 분류하라고 해도 결국은 분류 문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하지만 <공통점과 차이점 찾기>가 3번 문항에서 나올 때는 독해를 바탕으로 시도되는 원래의 형태이므로, 이때는 정신 바짝 차리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야겠지요.

핵심 3: 한국외대 특유의 주제의식들

기출문제를 통해 반복되는 특징 중 하나는 주제가 꽤나 고정적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외대라는 대학의 정체성에 맞게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가 갖춰야 할 태도>에 정확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물론 계열에 따라 <선천과 후천>이라든지 <경쟁><규제>와 같이 디테일한 주제를 낼 때도 있습니다만, 거시적으로 볼 때 가장 흔하게 나왔던 주제는 <변화>입니다. 세계화라는 특정한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문화적-경제적-사회적 변화에 대해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자주 나왔던 주제는 <대화 그리고 소통>이지요. 아마도 그만큼 외국어 특성화 학교답게 ‘소통’에 방점을 찍는 것이지요. 이런 주제의식을 안다고 해서 답을 맞힌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문화 사회의 미래에 관한 질문에 대해 언제나 ‘다문화주의가 필요하다’라는 답안이 제시되는 것처럼, 방향을 미리 알면 예측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제의식에 대한 점검은 매우 유용한 일입니다.

어떤 문제를 풀어볼까?

한국외대의 모의 문제는 항상 쉽습니다. 즉, 원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제일 뿐이지, 그런 난이도로 나오지 않습니다. 실전 난이도는 그보다 항상 높기 때문에, 기출문제로 훈련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6> 핵심을 말하다 (6) 한국외대
그리고, 계열에 따라 난이도 역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를 유의하면서 이왕이면 같은 계열의 문제를 풀어도 좋겠지요. 해마다 많은 수의 기출을 꾸준히 내고 있는 대학이니만큼, 이에 대한 자료가 놀라울 만큼 많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용준 S·논술 인문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