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생글논술 경시대회가 지난달 26일 서울 한양공고 등 3개 고사장에서 열렸다. 이번 생글 논술대회에 참가한 고교 1학년과 2학년들은 향후 대학입시 논술 분위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여서 참가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16회 생글논술경시대회 수상자 발표는 15일(금) 홈페이지(www.sgsgi.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아래의 제시문을 읽고 이를 근거로 논제에 답하시오.

동물의 세계에서 이기성은 대략 50억년 전 원시시대부터 생존을 위해 싸워왔던 파충류에서부터 유래된다. 파충류에겐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먹고’ ‘싸우고’ ‘도망치고’ 그리고 ‘번식’하는 방법을 통하여 끊임없이 생존하여 왔다. 이러한 파충류들은 먹을 것을 차지하기 위해 지독할 정도로 경쟁하고, 어떤 위협도 무시하고,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반복하여 싸우고 도망간다. 번식을 위해서라면 무슨 행동이든 실행에 옮긴다. 우리의 파충류 선조들에게 이어받은 DNA가 바로 ‘이기적 유전자’이다. 우리는 지위, 권력, 명예, 자손, 생존에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고, 대다수 인간들은 이것을 위해 자신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바친다. 현대인들은 그러한 경향이 더욱 강하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자신이 하는 업무에 투자하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에서 먹을 것을 해결한다. 더 많은 정보를 더 빨리,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으로 구글을 검색하고, 이메일을 검색한다. 사람들 간의 친밀도를 빠르게 향상하기 위해서 실시간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한다. 심지어 문장을 통한 의미전달 대신에 축약어를 사용한다. 자신의 지위에 따르는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자신의 계정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정치, 사회, 문화적 이슈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을 140자로 트위터를 통해서 트윗한다. 또한 자신의 아이의 미래는 곧 자신의 노후 보장과 직결되는 자신의 생존과 직결되므로 아이들의 교육에 과도한 애정을 표시한다. 심지어 스마트폰의 위치추적기능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어디에 있는지 확인한다. 이처럼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산업화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진화하면서 더욱 경쟁적이고, 개인주의적이며, 이기적이 되어가고 있다. 이들에게는 이타주의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수단일 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수천년에 걸쳐, 인간은 ‘새로운 뇌’를 진화시켰다. 뇌의 신피질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의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격정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1878년에 프랑스 해부학자인 폴 브로카(Paul Broca)는 모든 포유류가 파충류의 뇌에는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뇌를 진화시켰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이 뇌 부분을 ‘르 그랑 로브 림빅(le grand lobe limbique)’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온혈 포유류의 도래는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의 생존을 생각하고 보장하는 뇌의 진화로 이어진 것이다. 온혈 포유류는 뇌가 커지면서, 어미의 산도(産道)를 통과할 수 있도록 새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나야만 했다. 새끼들은 무기력했고, 어미와 그 집단은 태어난 새끼의 생존을 위해 보살펴야 했다. 거의 모든 온혈 포유류는 태어나자마자 걷고, 자신 스스로 어미에게 수유를 받는다. 특히 인간은 털이 없었기 때문에 인간의 아기는 어미에게 매달릴 수 없었다. 어미는 자신의 욕망과 배고픔을 억제하고 아이가 자랄 때까지 수년 동안 아이를 돌봐야 했다. 부모가 ‘온전히 이타적으로’ 돌보는 것은 아이의 생존에 필수적이었으며, 아이는 어미의 행동을 통해 ‘이타적인 노력과 헌신’이 인간 생존의 기초라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배운다. 이것은 인간이 이기적 유전자를 억제하고,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무조건적 이타적 인간성인 모성애를 배양시켰다. 이러한 어머니의 사랑은 아이가 성년이 되어서도 계속되며 그 사랑은 자신이 죽음에 이르러서야 그치게 된다. 더 나아가 인간의 ‘이타적 유전자’는 자기 자식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우리 주변의 소방관들은 그들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불타는 집으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들어간다. <이하 생략>

1. 제시문 (가)와 제시문 (나)를 비교하시오. (500 ±50자)

▨ 1번 문제 해설


<문제1>은 제시문 (가)와 (나)를 비교하되, 500자 내외의 분량에 주의해서 답안을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비교란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하는 것을 말한다. 제시문 간 중심소재나 전제 또는 내용의 일치함을 밝히고, 각각의 기준에 따른 차이점을 명확하게 부각시켜 답안에 나타내면 된다. 물론 1번 문제와 2번 문제가 같은 제시문을 활용한다고 해서 학생 자신의 견해를 1번 답안에 표출해선 안 된다. 출제 의도는 객관적인 시선에서 제시문 간 관계를 비교 서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분량도 중요한 채점의 지표다. 한정된 분량 속에서 문제에 대한 답과 이유를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하기 때문에 그 서술의 구조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제시문의 입장을 주장과 근거로 구분하고, 이를 대립관계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시문 (가)와 (나)의 기준과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제시문들은 공통적으로 인류 생존의 기초가 되는 유전자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유래와 내용, 이타주의를 보는 관점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인류 생존의 기초가 되는 유전자로 제시문 (가)는 이기적 유전자로, 제시문 (나)는 이타적 유전자로 보고 있다. 그 유래와 내용으로, (가)의 이기적 유전자는 진화론에서 밝혀진 인류의 조상인 파충류로부터 유래되었고, 인간의 모든 사고와 행동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반면 (나)의 이타적 유전자는 진화를 통해 파충류가 아닌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서 출현하게 되었고, 인간의 사고와 행동은 이기적 유전자를 억제하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강한 모성애적 본능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는 더 나아가 SNS의 활용 및 이타주의를 보는 관점에도 차이를 나타낸다.

(가)의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타인과 친하게 지내는 행동도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함이고, 정치나 사회에 대한 관심을 SNS에 나타내는 것 역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기 위함이며, 자식의 교육도 자신의 노후 보장을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 이타적인 행동들 또한 이기적 유전자의 또 다른 발현형태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나)의 이타적 유전자의 발현을 통해 자신이 전혀 모르는 타인을 위해 희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타인과 사회와 세계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SNS를 통해 자신이 아닌 타인과 사회를 위한 소통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고, 이타주의도 이기적 유전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이타적 유전자에서 발현된 당연한 것임을 나타낸다.

<문제1>의 실제 답안에는 <문제2>의 연관관계 속에서 <문제1>의 서술이 필요하다. <문제2>에서는 SNS 활용을 보여주는 자료 및 이 자료를 통한 이타주의 행동의 추론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차이점 부각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의 원인으로써 유전자의 유래와 그 이유에 대한 서술도 필요하다. 500자 내외의 분량을 염두에 두고 전체적인 차이점 서술이 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기준의 나열에 그치면 안 된다. 기준 간의 논리적 연관성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

"실전같은 생글논술대회…대입논술 미리 경험했어요"

강정훈 군(대일고 2년) 참가 소감

[생글 논술경시대회] 제16회 생글경시대회 고1 공통 유형 논제 및 해제
서울 한양공고에서 시험을 치른 강정훈 군(대일고 2년)은 “내년에 대학입시 논술고사를 봐야 하는 고 2로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평소 논술공부를 매주 배달되는 생글생글을 읽으면서 했다”는 강 군은 “쥐 죽은 듯한 분위기에서 논술경시 대회를 해보니 실제로 경험해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 군은 “과학과 경제문제가 나왔는데 2시간 동안 열심히 썼다”면서도 “과학 문제에 약점이 있어 결과는 모르겠다”고.

강 군은 학교에서 담당선생님과 함께 공부한다고 했다. 담당선생님이 생글생글 기사 주제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설명해주고, 논술 과정에서 중요한 핵심을 지적해준다고 했다. 강 군은 “논술을 통해 분석력과 논증력을 키우면 글의 구조를 빨리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글쓰기 연습을 하면 국어 비문학이 강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강 군은 “생글 논술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와 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