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검사로 대학가기] <37> 유형별 공략법 - 언어 논리 (1)
이번 시간에는 전공적성 유형 중 언어논리에 대해 살펴보자. 언어논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추론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다음의 글을 보자.

태섭이와 대만이는 고등학교 3년 동안 3일을 제외하고 매일 함께 등교했다. 졸업식 날 태섭이가 생활기록부 상의 지각횟수를 살펴보니 3년 동안 총 12번이었다. 따라서 대만이의 지각 횟수는 최소 9번에서 최대 15번일 것이다.

여기서 마지막 문장은 추론의 결론이고, 앞의 두 문장들은 그 결론을 옹호하는 근거들이다. 즉, 추론은 주어진 전제들로부터 어떤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다.

추론이 이러한 사고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이 사고가 언어로 표현된 것을 논증이라 한다. 따라서 논증 역시 전제와 결론으로 구성된다. 이 논증이 타당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① 전제들은 결론을 옹호해야 한다.
② 그리고 그 전제들은 참이어야 한다.

전제가 결론을 옹호하지 않는다면, 결론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또한 비록 전제가 결론을 옹호한다 하더라도 전제가 참이 아니라면 결론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다들 잘 알고 있을 대표적인 논증 하나를 살펴보자.

모든 사람들은 죽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이 논증은 두 개의 전제들과 하나의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논증에서 전제들은 결론을 옹호한다. 그리고 두 전제들은 사실상 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논증의 결론을 참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문제를 살펴보자. 언어 논리 문제에서 가장 많이 출제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특정한 전제(들)에서 도출될 수 있는 결론을 찾는 문제이다. 역으로 특정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해 필요한 전제를 찾는 문제도 출제된다. 그러나 그밖에 논리적 오류나 논증의 구성요소인 명제와 명제들 간의 관계를 물어보는 문제도 출제된다. 오늘은 먼저 명제와 그 명제들 간의 관계를 묻는 문제들을 살펴보자.

논증의 구성요소인 명제는 주장되거나 부정될 수 있는 것이다. 주장되거나 부정될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그 문장이 참 혹은 거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다. 논증은 어떤 근거(들)를 통해 결론을 이끌어 내려는 것인데 참과 거짓을 분별해낼 수 없다면 결론을 도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어진 어떤 명제의 참 혹은 거짓을 우리가 모를지라도 근본적으로 참과 거짓을 분별해낼 수 있는 문장이라면 그 문장은 명제라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참 거짓을 알 수 없다고 해서 그것을 명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음의 문제를 보자.

(2012학년도 수시 1차 가톨릭대)

1. 다음 중 참 또는 거짓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문장은?

① 한국 사람은 누구나 축구를 좋아한다.
② 모든 부부는 아들을 키우거나 딸을 키운다.
③ 어떤 참외는 익어도 노란색을 띠지 않는다.
④ 김홍도의 그림은 고흐의 그림보다 더 예술적이다.


참 또는 거짓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은 곧 명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①, ②, ③, ④ 중에 명제가 아닌 것은 ④번이다. ④번은 개인의 주관적 감상으로 참과 거짓을 밝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주 출제되는 명제들 간의 관계로는 모순관계와 반대관계가 있다. 이 글을 읽는 학생들도 한 번쯤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번 시간에 확실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자.

(1) 반대관계

‘X와 Y는 반대관계이다’라는 것은, X와 Y가 동시에 참일 수 없으나 X와 Y가 동시에 거짓일 수는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다음의 문제를 보자.

① 모든 고등학생들은 대입을 준비한다.
② 어떤 고등학생도 대입을 준비하지 않는다.

이해가 가는가? ①, ②의 명제는 동시에 참일 수 없다. 모든 고등학생들이 대입을 준비하는 것이 참이라면 어떤 고등학생도 대입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말은 무조건 거짓이 된다. 그 역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 두 명제는 동시에 거짓일 수 있다. 고등학생 중에는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고 대입을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을 수 있다. 두 부류가 모두 존재한다면 ①과 ②는 동시에 거짓이 된다.

(2) 모순 관계

‘X와 Y 는 모순관계이다’라는 것은, X와 Y 중 하나가 참일 경우 다른 하나는 무조건 거짓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순 관계에 있는 X와 Y는 동시에 참일 수도 없고 동시에 거짓을 수도 없다.

① 모든 고등학생들은 대입을 준비한다.
③ 어떤 고등학생들은 대입을 준비하지 않는다.

①, ③의 명제는 모두 참일 수도 모두 거짓일 수도 없다. 모든 고등학생들이 대입을 준비한다는 것이 참이라면 어떤 고등학생들이 대입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조건 거짓이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반대관계와 모순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다음에 제시된 명제들 간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참고로 아래 문장들 사이에는 3개의 관계가 존재한다.

① 만화를 좋아하는 모든 여학생은 스포츠를 좋아한다.
② 만화를 좋아하는 어느 여학생도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다.
③ 만화를 좋아하는 어떤 여학생은 스포츠를 좋아한다.
④ 만화를 좋아하는 어떤 여학생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다.


여기서 ①, ②는 반대관계, ②, ③과 ①, ④는 모순관계에 해당한다.

이상을 종합해 보았을 때 반대관계와 모순관계는 이렇게 구분할 수도 있다. 반대관계는 두 명제 사이의 중간지대가 존재한다. 이에 비해 모순관계는 두 명제 사이에 중간지대가 존재하지 않는다. 명제는 아니지만 ‘열다’와 ‘닫다’는 중간 지대가 없기 때문에 ‘모순관계’이고, ‘작다’와 ‘크다’는 중간지대가 있기 때문에 ‘반대관계’이다.

그럼 이제 문제를 풀어보자.

(2012학년도 가톨릭대 수시 1차)

1. 다음 중 의미가 동일한 쌍은?

① 그는 불행하지 않다 - 그는 행복하다
② 그는 가난하지 않다 - 그는 부자이다
③ 그는 눈이 크지 않다 - 그는 눈이 작다
④ 그는 죽지 않았다 - 그는 살아 있다


(2013학년도 가톨릭대 수시 1차)

2. 서로 모순인 명제 쌍으로 짝지어진 것은?

① 영수는 미남이다 - 영수는 추남이다
② 지금은 여름이다 - 지금은 겨울이다
③ 스위치가 on 상태이다 - 스위치가 off 상태이다
④ 자판기에서 꺼낸 커피가 뜨겁다 자판기에서 꺼낸 커피가 차갑다

1번 문제와 2번 문제 모두 모순관계를 찾는 문제이다. 1번 문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두 명제가 반대관계라면 부정의 부정이 긍정과 같은 의미일 수 없다. ①의 ‘그는 불행하다’의 부정은 ‘그는 불행하지 않다’일 것이다. 그런데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상태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 명제가 반드시 ‘그는 행복하다’와 같은 의미라고 볼 수는 없다.

이에 반해 ④의 ‘그는 죽었다’의 반대는 ‘그는 죽지 않았다’이고 죽지 않았다면 무조건 ‘살아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둘은 동일한 의미가 된다. 즉 ‘그는 불행하다’와 ‘그는 행복하다’는 반대관계이고, ‘그는 죽었다’와 ‘그는 살아 있다’는 모순관계이기 때문에 답은 ④인 것이다. 2번 문제는 좀 더 노골적으로 모순관계를 물어보고 있다. 제시된 명제들 중 모순관계인 것은 ③밖에 없다. 스위치를 키지 않았다면 무조건 끈 것이다.

진리영 S·논술 선임 연구원 furyfury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