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 - 수학의 묘미는 '기호'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고속버스를 타고 여행을 가든지, 차를 타고 길을 가다 보면 도로변에 있는 여러 가지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림1과 2와 같이 “이 지역에서는 추월하면 안 된다” 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니 천천히 가야 한다” 등을 기호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호는 말이나 글로 표현하면 길어지는 것을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그래서 수학에서도 많은 기호가 등장해 말이나 글로 설명하면 길어지는 내용을 기호 하나로 나타내고 있어 우리는 흔히 수학을 ‘기호의 학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기호의 역사가 곧 수학의 역사라고 한다.

수학의 역사에 2차식이 등장한 시기는 매우 빠른데 그것은 원이나 정사각형의 넓이를 계산할 때 어김없이 πγ²이나 χ²의 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2차식 χ²의 식을 계산하게 되면 자연히 그것의 역인 제곱근의 계산도 하게 되므로 근호인 √의 기호가 필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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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곱근을 나타내는 기호는 처음부터 우리가 쓰고 있는 √와 같이 널리 통일적으로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유리수와 무리수를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참다운 수로 인정한 인도인들은 무리수를 C로 표시해서 나타냈고, 12세기에 아라비아인들은 학문이 유럽으로 유입되면서 실수는 R(radix) 등의 기호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럼 우리가 쓰고 있는 √는 언제, 누구에 의해서 사용됐을까? 제곱근(Square root)의 root는 라틴어의 radix와 관계가 있어 radix de 4 et radix de 5(현재의 식으로 표현하면 √4+√5 )로 썼다고 하는데 오늘날처럼 제곱근을 √로 쓴 사람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말한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데카르트(1596~1650)이다. root의 머리글자 γ을 변형시킨 √가 그 이후 널리 통일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중학교에서 배우는 항등식도 기호로 나타낼 수 있다. 항등식이란 항상 등식이 성립하는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과서나 문제집에서 문제를 풀 때 “다음은 χ의 항등식이다. 풀어라”라고 자세하고 친절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제시되는 문제들은 “모든 실수 χ에 대하여”라는 문장으로 제시된다. 이 문장을 간단히 기호로 나타내 보자.

“모든 실수 χ에 대하여”를 영어로 쓰면 “For All χ, χ is Real number”이고 간단히 표현하면 “For All χ∈R 기호로 나타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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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될 수 있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1부터 10까지의 합을 구하는 문제를 “1+2++10을 구하여라”라고 할 수 있지만 그리스 문자의 열여덟째 자모인 ∑(sigma·시그마)를 써서 나타낼 수 있다. ∑(시그마)는 영어의summation의 뜻으로 합계 또는 총계를 나타내는 기호이다. 1부터 10까지의 합을 기호로 나타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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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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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k=55가 된다.


수학 공부를 하면서 문장이나 식이 길어질 때 이런 기호로 나타내면 수학의 묘미를 느끼지 않을까?

이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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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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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You’re it!”…너는 그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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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You’re it!”이란 표현이 심심찮게 들린다. 우리가 아는 it은 ‘그것’을 뜻하는 대명사 it뿐인데, “You’re it!”은 대체 무슨 뜻일까? “너는 그것이다!”라고 해석하기엔 뭔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나라의 전통놀이 중 대표 격으로 술래잡기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른 술래잡기의 사전적인 정의는 ‘여럿 가운데 한 아이가 술래가 되어 다른 숨은 아이들을 잡는데, 술래에게 잡힌 아이가 다음에 술래가 된다’로, 숨바꼭질과 동의어이다. 그런데 필자의 어린 시절 기억에 따르면 술래잡기가 반드시 숨은 사람을 찾아내는 놀이만을 의미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주)아툰즈(대표 이진희)의 ‘우리 놀이문화원형’에 따르면, 술래잡기가 변하여 ‘얼음땡’이란 놀이가 되었다고 한다. ‘얼음땡’은 지역에 따라 ‘얼음망치, 얼음살이, 얼음꽝, 얼음물’ 등으로도 불리는데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하고, 술래는 다른 사람을 잡으러 다니는 놀이이다. 그 술래가 한 명의 신체 일부를 치거나 잡게 되면 이번엔 그 사람이 술래가 되어 다시 다른 사람을 쫓는다. 이때, 술래가 손으로 치기 직전에 “얼음!”이라고 외치면 술래가 칠 수 없고, ‘얼음’ 상태에서는 다시 움직일 수가 없다. 단, 다른 사람이 와서 “땡!” 하고 쳐주면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런 민속놀이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영미권에도 비슷한 놀이가 있다. 숨바꼭질 놀이의 영어 이름은 ‘hide-and-seek’인데, 말 그대로 숨는(hide) 사람과 찾는(seek) 사람이 존재하는 놀이다. 그리고 일종의 얼음땡과 같은 잡기놀이로 ‘tag’라는 놀이가 있다. tag는 본래 ‘꼬리표(를 붙이다)’라는 의미인데, 다른 친구의 옷자락 등을 톡 치는 동작이 마치 술래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것과 비슷해 놀이의 이름이 tag가 되었다. 참고로 미국식 명칭인 tag 놀이를 영국에서는 tig라고 부르는데, tig는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touch(만지다, 건드리다), tap(톡톡 두드리다, 치다)’을 의미했던 단어이며, 중세영어 tek(=touch, tap)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숨바꼭질(hide-and-seek)에선 다른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역할의 사람을, 잡기놀이(tag)에선 다른 사람들을 잡으러 다니는 역할을 우리말로 ‘술래’라고 한다. 이 ‘술래’라는 단어는 과거 경비를 위해 순찰을 돌던 ‘순라(巡邏)’에서 온 말이다. 순라는 보통 한 곳에 가만히 서있지 않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순찰을 섰는데, 술래의 역할이 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술래라는 말이 보편화되어 오늘날까지도 쓰이고 있다. 그리고 이 술래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가 바로 ‘it’이다.

술래가 다른 친구를 잡게 되면 이번엔 그 잡힌 친구가 술래가 되므로, 도망가던 다른 친구들에게 술래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크게 외쳐 알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네가 술래야!”라는 말을 영어로 하면 “You’re now it!”이다.

박희성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