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검사로 대학가기] <35> 유형별 공략법 - 어휘력 (2)
한자문제는 모든 학교에서 보편적으로 출제하고 있는 유형은 아니다. 그러나 꾸준히 출제하고 있는 대학들이 있으므로, 이 유형을 공부하기 이전에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격적으로 이 유형의 공략방법을 알아보자. 이 유형은 언뜻 한자를 외우는 것 외에 따로 공략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많은 학생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문제를 포기한다). 물론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한자들을 알면 수월하게 문제를 풀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유형들은 단어의 뜻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어떤 한자가 쓰였는지 유추해낼 수 있다. 다음 문제를 보자.

<예제>
1. 밑줄 친 글자의 한자가 서로 다른 것은?
수수방관 ② 락 ③ 차


(2012학년도 서경대 수시 1차)
무상급식의 단계적 실시냐, 전면적 실시냐를 두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2. 밑줄 친 단어를 한자로 바르게 바꾼 것은?
① 무상(無償) ② 무상(無想) ③ 무상(無相) ④ 무상(無常)


정답은 두 문제 모두 ①이다. 2번 문제는 한자를 알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로 한자를 모르는 학생은 찍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1번 문제는 다르다. 이 문제는 제시된 한자성어의 뜻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 한자를 유추해낼 수 있다. 동고동락이란 ‘괴로움도 즐거움도 함께한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여기서 쓰인 ‘동’ 모두 ‘함께’의 뜻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차일피일도 마찬가지이다. 차일피일이란 ‘이 날 저 날 하고 자꾸 기한을 미루는 모양’으로 ‘일’은 ‘日’자를 쓴다. 이 역시 어렵지 않게 유추해낼 수 있다. 다
음으로 다사다난은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음’이라는 뜻으로 ‘다’는 ‘많다’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에 비해 정답인 수수방관은 ‘팔짱을 끼고 보고만 있다는 뜻으로, 간섭하거나 거들지 아니하고 그대로 버려둠’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첫 번째 글자 ‘수’는 ‘소매 수’자이고, 두 번째 글자 ‘수’는 ‘손 수’자다. 혹시 수수방관의 한자를 유추해낼 수 없었다 하더라도 나머지 단어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었다면 문제를 풀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학생 대부분은 한국어 모국어 화자일 것이다. 한국어는 한자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때문에 이 글을 읽는 학생들 모두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한자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믿어라. 제시된 한자가 무슨 한자인지 몰라도 일단 아는 단어를 다 가지고 와서 대입하다보면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정답에 근접해 갈 수 있다.

더불어 이 유형을 풀기 위해서는 한자성어를 외워야 한다. 한자성어는 이 유형뿐만 아니라 지문의 내용에 부합하는 단어를 찾는 문제나, 한자성어 자체의 뜻을 물어보는 문제로도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반드시 공부해두어야 한다. 한자성어 역시 무작정 단어와 뜻을 외우지 말고 단어에 쓰인 한자가 무엇인지 한두 개만이라도 유추해서 외워라(예를 들어 구우일모는 ‘아홉 구’에 ‘소 우’, ‘한 일’, ‘털 모’이다. 아홉 마리 소에 털 한 가닥이 빠진 정도(程度)라는 뜻으로, 아주 큰 물건(物件)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건(物件)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럼 다시 공략 가능한 한자 문제들을 풀어보자.

(2012학년도 경기대 수시 2차)
3. <보기>에서 사람을 가리키는 한자의 개수는?
붕우유신 (朋友有信) 군위신강 (君爲臣綱) 부부유별 (夫婦有別) 팔방미인 (八方美人)
① 5개 ② 6개 ③ 7개 ④ 8개


이 문제의 정답은 ③이다. ‘붕우유신’에는 사람을 가리키는 한자가 ‘벗 붕’자와 ‘벗 우’자 두 개가 있고, ‘군위신강’에도 ‘임금 군’자와 ‘신하 신’자 두 개가 있다. ‘부부유별’ 역시 ‘지아비 부’와 ‘며느리 부’ 두 개가 있고 ‘팔방미인’에는 ‘사람 인’ 한 자가 있다. 따라서 사람을 가리키는 한자는 모두 7개이다. 이 문제에서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자 자체를 알지 못해도 한자성어의 뜻을 정확히 알고 있으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 다음과 같은 유형도 동일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

(2012학년도 고려대 수시 2차)
4. 밑줄 친 글자의 뜻이 같은 것끼리 묶인 것은?
대 - 청 - 야 -
행 - 인 - 질 -
표 - 후 - 조 -
지 - 음 - 장 -


5. 밑줄 친 부분의 뜻이 같은 것은?
화 : 한 나라 안에서 통용되는 화폐, 화 : 전화로 말을 주고받음
화 : 불이 나는 것을 미리 막음, 화 : 일부러 불을 지름
실 :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려냄, 실 : 실제로 있었던 일
의 : 진리에 알맞은 도리, 의 : 말의 뜻을 밝혀 규정함


위 문제들은 표면적으로 보기에 한자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 푸는 방식은 다르지 않다(이 유형을 의미추리나 어휘력 부분에 넣어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유형이냐?’하는 것보다 ‘어떻게 푸느냐?’이다). 4번의 답은 ③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모든 단어를 알 필요는 없다. ①의 ‘초야’의 ‘초’가 무슨 한자일까? ‘초야’가 ‘풀이 난 들이라는 뜻으로, 궁벽한 시골을 이르는 말’이라면 ‘초’는 ‘풀 초(草)’자가 될 것이고 ‘초야’가 ‘결혼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밤’이라면 ‘처음 초(初)’자가 될 것이다. ‘풀 초’자이든 ‘처음 초’자이든 ‘초대’의 ‘초’자와 같은 자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초대’ ‘초’는 ‘부를 초(招)’자이다. ②, ④번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풀어보면 ③이 답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5번 문제는 뜻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더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 이런 문제가 나오면 먼저 제시된 두 단어의 뜻에 공통점이 있는지 살펴보아라. 정답은 ①이다. 이 두 통화는 모두 ‘통할 통(通)’자를 쓴다. 이에 비해 ②의 두 방화는 완전히 반대의 뜻이다. 첫 번째 ‘방’은 ‘막을 방(防)’자이고, 두 번째 ‘방’은 ‘놓을 방(放)’자이다. ③의 ‘사실’들 간에도 공통점은 없다. 첫 번째 ‘사’는 ‘베낄 사(寫)’자이고, 두 번째‘사’는 ‘일 사(事)’자이다. 마지막으로 ④의 첫 번째 ‘정’은 ‘바를 정(正)’자이고, 두 번째 ‘정’은 ‘정할 정(定)’자이다.

진리영 S·논술 선임 연구원 furyfury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