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 - 피타고라스의 고민

고대 그리스에는 ‘피타고라스’라는 유명한 수학자 겸 철학자가 살았다. 피타고라스는 수학적으로 많은 업적을 남긴 사람으로 태어난 날과 죽은 날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책 한 권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알려진 것이라곤 피타고라스가 기원전 569년께 사모스 섬에서 태어났고 기원전 500년께 이탈리아 남단의 크로톤(지금의 크로토나)이라는 곳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정도다.

대표적으로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길이와 다른 두 변의 길이 사이의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지만 뜻밖에 음악 분야에서도 언급된다. 한 예로 오늘날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서양식 8음계인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바로 피타고라스다. 피타고라스는 음(音)의 원리에 관해 많은 연구를 하였고, 한 옥타브와 화음의 원리를 발견하였다.

피타고라스가 음계의 수학적 이론을 밝히게 된 계기는 대장간에서 들려오는 망치소리에서 음계가 비례적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조화음의 이론을 생각해내 음의 질서에 대해 최초로 합리적인 접근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음악 시간에 배운 두 소리의 높낮이 차이가 한 옥타브라는 것은 높은 소리가 내는 진동수가 낮은 소리가 내는 진동수의 2배라는 뜻이다.

하지만 피타고라스는 그리 마음이 넓은 사람은 아니었는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 이외의 다른 것은 그 누가 잘못되었다고 말해도 잘 인정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 중 하나로 피타고라스는 자신이 모든 수를 알고 있고 이 수들을 이용하면 모든 수학과 세상의 이치를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피타고라스가 믿고 있던 이 사실이 무너지는 계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가 피타고라스에게 ‘넓이가 2인 정사각형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서 시작됐다. 이 질문을 들은 피타고라스는 당연히 넓이가 2인 정사각형은 있다고 대답을 하였다. 하지만 바로 이 답변을 듣고 이어진 질문이 피타고라스의 믿음을 벗어나면서 피타고라스에게 평생 거짓을 말하게 하였다. 이어진 질문은 바로 ‘넓이가 2인 정사각형이 존재한다면 그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는 몇입니까?’하는 것이었다. 이 질문을 들은 피타고라스는 정사각형의 넓이가 한 변의 길이의 제곱이라는 사실을 이용하여 제곱을 하였을 때 2가 되는 수를 찾으려고 하였지만 자연수나 소수, 분수 등 자신이 알고 있는 수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본인이 알지 못하는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발견 당시는 물론 본인이 죽을 때까지도 그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이와 같은 피타고라스의 고민은 넓이가 2인 정사각형이 있다고 답변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한 변의 길이는 모르는 상태에서 넓이가 2인 정사각형을 어떻게 그릴 수 있었을까? 우선 넓이가 4㎠인 정사각형은 [그림1]과 같은 한 변의 길이가 2㎝인 정사각형이다. [그림1]의 넓이가 4㎠인 정사각형의 각 변의 중심을 연결하면 [그림2]와 같이 작은 정사각형을 그릴 수 있고, 작은 정사각형의 넓이는 4㎠의 절반인 2㎠가 된다. 따라서 넓이가 2㎠인 정사각형은 그릴 수 있었지만 이때 한 변의 길이는 자연수나 소수, 분수 등 자신이 알고 있는 수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이승민

<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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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우물 정(井)자를 영어로 하면?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비밀번호를 입력하신 후 우물 정(井)자를 누르세요.” 전화를 통해 ARS (Audio/Automated Response System) 음성안내를 받다 보면 흔히 듣는 표현이다. 그런데 전화기 숫자판에 있는 #를 영어로는 뭐라고 할까? 한자 ‘우물 정(井)’자가 #와 대단히 비슷하게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서양인들이 이런 한자어를 이용해 표현할리 만무하잖은가?

음표를 볼 줄 안다면 반음 높은 음을 뜻하는 기호 #를 ‘샵(sharp)’이라 부르고, 반음 낮은 음을 뜻하는 기호 ♭를 ‘플랫(flat)’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 것이다. 아, 그러면 #키를 sharp key라고 부르면 될까? 글쎄, 운이 좋다면 상대방이 문맥을 통해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sharp은 음악 악상기호 를 지칭할 때 쓰는 표현이고, 숫자판의 #기호를 sharp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 미국에서 사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이름은 number sign이다. 이 기호는 전화기 숫자판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가령 미국에서 #1이라고 쓰면 이는 number one(숫자 1)을 의미하게 된다.

사실 악상기호 sharp sign과 이 number sign은 애초에 모양이 조금 다르다. 두 기호 모두 두 쌍의 평행선이 들어 있는데, number sign(#)의 가로 평행선은 기울어지지 않은 평행선이지만, sharp sign()의 가로 평행선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모양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는 악보 5선지의 선들과 구분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참고로 악보에 있는 5개의 선(오선)을 영어로는 staff 혹은 stave라고 부른다.) 즉 애초에 sharp sign과 number sign은 서로 다른 모양의 기호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number sign은 #에 대한 다소 포괄적인 명칭이고, 미국에서 전화기 숫자판에 있는 #는 보통 pound key라고 부른다. 본래 미국에서 pound라고 하면 무게 단위 파운드를 의미하는데, 기호로는 lb.라고 쓴다. 이는 라틴어 libra pondo의 축약형이다. (참고로 1 lb.는 0.45㎏ 정도) 그런데 이런 라틴어 표현을 싫어하는 사람들 중에 간혹 lb.대신 # 기호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가령 a 5# bag of sugar라고 하면 5파운드 무게의 설탕 포대를 의미한다. 바로 여기에서 기호 #의 이름 pound가 나온 것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비밀번호를 입력하신 후 우물 정(井)자를 누르세요.”를 통째로 영어로 하면 “Please enter your password, followed by the pound key.”가 된다.

그런데 number sign과 pound key는 미국에서 사용되는 표현이고, 영국에선 사정이 좀 다르다. 영어의 pound라는 단어는 영국의 화폐 단위 파운드를 의미하는 기호 £의 이름이기도 하다. $10을 ten dollars라고 읽듯이, £10은 ten pounds라고 읽는다. 즉 영국에선 pound라고 하면 당연히 화폐 단위 £를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를 pound라고 부르지 않는다. 또한 영국에선 #가 number sign인 것도 아니다. 가령 Symphony #5를 영국에선 Symphony No. 5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영국에선 전화기 숫자판의 #에는 또 다른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바로 hash key이다. hash는 다진 고기 요리를 의미한다. #를 바라보며 상상력을 동원해 보자. 고기를 칼로 다지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는가?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