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 - 포물선의 활용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올림픽에서 투포환 던지기 경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 포환을 얼마나 멀리 던지느냐를 경쟁하는 종목이 투포환이다. 고대 전쟁에서 무거운 돌을 던져 사용하던 것이 시작이라 할 수 있는데 대포가 발명된 후에는 포환으로 대체돼 1896년 제1회 근대 올림픽인 아테네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시행됐다. 투포환은 처음에는 위로 솟구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천천히 올라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서서히 아래로 떨어지고 갈수록 빨리 떨어지게 된다.

TV나 영화에서 대포 쏘는 장면을 봤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대포의 몸체를 땅에 비스듬하게 세워 놓고 대포를 발사하면, 대포알은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 움직이게 된다. 이 곡선은 물건을 멀리 던졌을 때 생기는 곡선 즉, ‘포물선’이라 한다.

1453년, 1000년 동안 평화를 유지하던 동로마제국이 멸망했는데, 그 원인은 난공불락의 삼층 성벽을 오스만투르크의 청동제 대포가 파괴했기 때문이다. 이후의 전쟁은 대포의 전쟁이 됐고, 그 때문에 탄환이 날아가는 법에 관한 연구(탄도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접선 문제에서 미분, 즉 함수가 탄생했다.

한편 2차 세계대전 때 전세가 불리해진 독일군이 파리를 공격하기 위한 장거리포의 기록에 따르면 52도의 각도로 발사하는 것이 42도로 발사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나간다고 한다. 이는 10~12㎞ 상공에서 대기를 거의 수평한 축으로 흐르는 강풍대(强風帶)인 제트기류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52도 이상으로 발사해야만 폭탄이 제트기류를 탈 수 있는 고도가 되고, 그 기류를 타게 되면 포물선 운동과는 다른 운동으로 상당히 멀리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회의사당에는 한때 하원의 회의 장소로 쓰였던 조각 홀(Statuary Hall)이 있는데, 이 방에서 매우 신기한 사실이 발견됐다. 이 방의 어떤 특정한 위치에서는 방 반대편의 어떤 특정한 지점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바로 옆에서 듣듯이 매우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이때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는 들을 수 없으며, 그들의 대화가 아무리 크더라도 반대편에서 이뤄지는 대화의 전달을 방해하지 않는다. 여기서 특정한 위치들은 바로 포물선의 초점에 해당하는 두 지점이다. 조각 홀의 특별한 구조 때문에 양편이 포물선의 형태로 돼 있어서, 한쪽의 초점 부근에 있으면 반대편 초첨에서 이뤄지는 대화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의 포물선은 움푹한 접시 모양의 위성 안테나로 위성 안테나를 설치하면 위성 TV를 시청할 수 있다. 미약한 전파도 잘 수신하는 위성 안테나를 ‘파라볼라 안테나’라고도 하는 데 ‘파라볼라(parabola)’는 수학에서 ‘포물선’을 의미한다. 위성 안테나가 포물선 모양인 이유는 전파가 포물선의 초점에 모이게 하여 인공위성에서 날아온 약한 전파라 하더라도 또렷하게 수신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이승민

<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

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천문이 불여일견'의 뿌리캐기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우리말 속담 “백문이 불여일견(百聞이 不如一見)”과 매우 비슷한 영어 속담이 있다. 바로 “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한 장의 그림은 천 단어의 가치가 있다.)”라는 영어 속담이다. 우리말 속담도 사실 한자어를 사용한 속담인데, 그렇다면 중국이나 일본에도 비슷한 속담이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영어와 한자어 속담 중엔 어느 것이 먼저일까.

이 속담이 미국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이었다. 특히 이 속담을 영어에 들여온 사람은 Frederick R. Barnard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1921년 Printer’s Ink라는 잡지에 “One look is worth a thousand words.(한 번 보는 것은 천 단어의 가치가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쓰며, 광고에 있어서의 그래픽의 효과를 강조했다. Barnard는 “so said a famous Japanese philosopher, and he was right(~라고 한 유명한 일본 철학자가 말을 했고, 그의 말이 옳다.)”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이 구절의 기원이 동양임을 언급했다.

그런데 1927년 Printer’s Ink는 비슷한 표현의 조금 다른 버전을 또 실었다. “Chinese proverb. One picture is worth ten thousand words.(중국 속담. 하나의 그림은 만 단어의 가치가 있다.)” 아니, 갑자기 천 개의 단어가 만 개로 늘어나고, 출처가 일본에서 중국으로 변하다니? 이 기원에 대한 출처가 조금 찝찝해지지 않는가.

사실 “만 단어의 가치가 있다”는 어구는 그 이전에도 영어에서 많이 사용됐다. “One timely deed is worth ten thousand words.(시기 적절한 하나의 행동은 1만 단어의 가치가 있다.) ”라든지 “That tear is worth ten thousand words.(그 눈물은 1만 단어의 가치가 있다.) ”와 같은 표현들이 미국의 문학작품이나 저널 등에서 사용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정확히 언제부터 “한 장의 그림”이 “천 개의 단어”와 연결돼 사용되기 시작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위와 같은 구절들이 영어에서 조금씩 변화되며 계속 사용돼온 것을 볼 때 중국이나 일본의 속담을 차용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표현들은 조금씩 변화되다가 1920년대쯤부터 “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 형태로 사용되기 시작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됐다.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