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 -통계학의 전문가 나이팅게일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우리 실생활에는 통계를 활용하는 분야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한 해 동안 인구의 증가와 감소, 교통사고율, TV 시청률, 선거에서 투표율과 득표율 등을 조사해 알아보기 쉽게 자료를 수집하여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백의의 천사라고만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1820~1910년)은 “통계학은 하느님의 법칙을 밝히는 일”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우리에겐 전쟁터에서 헌신적인 간호로 유명하지만 사실 나이팅게일은 런던통계협회(현재의 왕립통계협회)에서 최초로 받아들인 여성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녀는 “정부가 통계 자료에 근거해 활동할 때에만 국민의 복지를 향상할 수 있다”며 영국군 사망 원인에 대한 장문의 통계분석 보고서를 만들기도 했다. 특히 다양한 원을 이용한 통계 도표는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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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은 사교댄스 대신 수학을 배우고 귀족 청년의 끈질긴 청혼을 마다한 채 간호사의 길을 선언했다. 당시 간호사는 하찮은 직업이었기 때문에 집안의 반대를 뚫는 데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33세가 되어서야 독일의 병원에서 4개월간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런던 개신교 병원의 무급 감독관으로 돌아왔을 때 설마 했던 어머니는 격노했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연간 1억원 가까운 돈을 몰래 대주며 딸을 돌봤다. 병원도 그녀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모든 걸 뒤바꿨기 때문이다. 종파와 관계없이 환자를 받아들이고 간호사 훈련에서 병원 관리, 보급, 급식에 이르기까지 업무 전반을 개선했다. 그녀의 무기는 체계적인 기록과 통계였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제시하는 그녀의 제안은 그대로 수용될 수밖에 없었다.

크림 전쟁의 야전병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간호사 38명을 이끌고 전쟁터에 도착한 그녀는 환경부터 고쳐 나갔다. 통계수치를 곁들이며 개선을 요구하는 그녀에게 군 관계자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나이팅게일은 환자와 질병의 종류, 사망 원인 등을 꼼꼼히 조사했고 그 결과 전투 부상보다 입원 후 질병 감염으로 숨지는 환자가 더 많다는 것을 알아냈다. 질병이 더러운 환경에서 자연 발생한다고 믿은 나이팅게일은 즉각 대대적인 위생환경 개선 작업에 들어갔고, 야전병원에 수용된 부상병 사망률은 5개월 만에 42%에서 3%로 떨어졌다.

놀라운 사실은 1850년대 당시는 아직 질병의 세균 감염설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이팅게일 자신도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면 왜 병이 예방되는지 그 이유는 몰랐다. 다만, 위생과 사망률 간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통계에 따라 조치했을 뿐이다. 많은 환자를 구한 나이팅게일의 ‘숫자’는 반박의 여지가 없었고, 이후 영국군 병원 전체에 환경 개선 움직임이 퍼졌다. 결국 나이팅게일은 의학적 연구가 아니라 숫자와 통계로 수많은 생명을 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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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재미난 수학세계> 필자인 이승민 선생님은 중앙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 보성여고에서 11년 동안 수학교사로 재직했으며 재능방송 제작팀장,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등을 지냈다.

교육부 디지털교과서 개발위원, 국제수학경시대회(WMC) 출제위원, 배재대 수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화신교육그룹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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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심술궂은 반대자⋯ Devil’s Advo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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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표현 중에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이라는 표현이 있다. 옥스퍼드 영영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이는 ‘a person who expresses an opinion that they do not really hold in order to encourage a discussion about a subject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일부러 유효하지 않은 의견을 말하는 사람)’를 의미한다.

최근에 히트를 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월드워Z’는 어떤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좀비가 생겨났고, 좀비가 사람을 물면 그 사람도 좀비로 변하여 대단히 빠른 속도로 전 세계 인구가 좀비로 변해가는 내용이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단 두 국가, 북한과 이스라엘만이 이 재앙을 면한다. 조금 황당한 방법이긴 하지만 독재 국가인 북한은 전 국민의 치아를 전부 강제로 발치해버린다. 그래서 좀비로 변하더라도 남을 무는 행위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림으로써 전염을 막는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놀랍게도 미리 국가 전체를 둘러싸는 높은 장벽을 건설함으로써 좀비들의 침입을 막는다.

주인공 게리는 이를 미리 예측한 이스라엘은 좀비에 대한 치유책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이스라엘로 향한다. 그곳에서 장벽을 쌓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주르겐을 만나 어떻게 이것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는지 묻는다. 주르겐은 누구도 상상치 못했던 나치 수용소와 같은 끔찍한 재앙들을 여러 번 겪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The Tenth Man (열 번째 사람)’이라는 관습을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이는 어떤 조치에 대해 만장일치의 합의가 있을지라도, 한 사람(열 번째에 해당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것에 반대해야만 하는 관습이다.

Devil’s Advocate은 본래 가톨릭 교회에 실존했던 관습의 이름이다. 어떤 사람에게 성인의 신분(sainthood)을 부여할 것인지 논의할 때, 그 후보자는 법왕청(papal court)에 서게 되고, 두 명의 대변인, ‘advocatus dei’와 ‘advocatus diaboli’이 그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advocatus dei는 God’s advocate을 의미하는 라틴어이고, advocatus diaboli는 Devil’s advocate을 의미하는 라틴어이다. God’s advocate을 맡은 사람은 그 사람에게 성인의 신분을 부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주장을 펼치고, 반대로 Devil’s advocate을 맡은 사람은 상대방의 주장에서 허점을 찾으며 왜 이 신분을 부여하면 안 되는지를 주장했던 것이다.

현대에 와서 이 용어는 어떤 논쟁에서 지고 있는 측에 있는 사람을 지칭할 때 흔히 사용되는데, 특히 별다른 이유 없이 단순한 심술궂음에서 어떤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데에도 쓰인다.


[영·수야! 놀자] 이승민의 재미난 수학세계-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