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 - 역사 속의 반올림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반올림이란? 구하려는 자리의 한 자리 아래 숫자가 0, 1, 2, 3, 4이면 버리고, 5, 6, 7, 8, 9이면 올리는 근삿값에 관한 계산법~! 비슷한 말은 ‘4사5입’~!

어느 회의장, 참석 인원은 총 12명, 하지만 안건에 대한 찬반 토론이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자 다수결에 의해 결론내기로 하고 의장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안건에 찬성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번~쩍! 6명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의장은 참석 인원의 50퍼센트 이상이 찬성하였으므로 반올림하여 의견이 통과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한 토론자가 격렬히 반발하며 투표를 다시 실시해야한다고 항의했다. 이유인즉슨 “반대하시는 분은 손을 들어주십시오”로 질문했어도 6명이 손을 들었을 것이며, 그렇다면 지금과는 정반대인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하지만 찬성자 측에서는 의장에 의해 이미 결정이 난 것이라며 재투표를 반대하고 전원 회의장을 나가 버렸다.

자~, 이 경우엔 애초에 어떻게 했어야 할까? 당연히 의사결정 규칙을 명확히 했어야 했다. 다만 규칙을 ‘2분의 1 이상’이라고 하면 위의 얘기처럼 의장이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가결도, 부결도 될 수 있는 애매한 상황이 벌어지므로 이때는 양쪽이 옳다, 그르다하며 싸움이 벌어지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의장에게 ‘정의’라는 수학적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규칙을 만들 때 ‘이상’이 아닌 ‘초과’라는 의미의 ‘과반수’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처음부터 혼선을 피했을 것이고, 이때는 어느 의견도 절반을 넘지 못했으므로 양쪽 의견 모두 부결됐을 것이다.

반올림에 관한 또 하나의 얘기가 있다. ‘4사5입(반올림)’이라는 용어 하나로 한 나라 전체가 발칵 뒤집혀 시끌벅적했었던 얘기이다. 어느 나라냐고?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다. 1954년, 집권당이었던 자유당은 이승만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위하여 “초대 대통령에 한해 대통령을 두 번까지만 할 수 있다는 규칙을 없앤다”는 헌법개정안을 제출하였다. 이 헌법개정안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만 통과되는데, 투표 결과 203명 중 찬성이 135표였다. 하지만 203명의 3분의 2는 135.333명이므로 이 법안이 통과되려면 당연히 136명의 찬성이 있어야 했다. 결국 이 법안은 한 표가 모자라서 부결되었다. 그러나 이틀 후 느닷없이 이 법안은 가결로 바뀌어 선포된다. 135.333을 소수 첫째자리에서 반올림하면 135가 되므로 재적의원 203명의 3분의 2는 135명이라고 봐야 한다는 자유당의 억지 때문이었다. 그후 이 사건은 ‘4사5입 개헌’이라고 불리며 우리나라 헌정 역사상 최초로 수학이론을 사용했던, 최고의 부끄러운 사건으로 남아 있다.

여러분도 조심하라! 국민이 힘이 없으면 위정자들은 수학뿐 아니라 별 이상한 학문의 논리를 대면서 억지를 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강현민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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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 하는 말은?

지난 칼럼에서 자동차에 관련된 콩글리시와 올바른 영어 표현을 정리하며, 자동차에서 기름은 oil이 아니라 gas이며, 그래서 주유소가 영어로 gas station이란 것을 설명한 적이 있었다. (기체를 의미하는 gas가 아니라 gasoline(휘발유)을 줄여 쓴 gas다.) 만약 이 gas station에 들어가서 기름을 넣을 때는 영어로 뭐라고 말해야 할까?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한국에서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으려고 할 때 흔히 하는 말 중 “만땅이요!”가 있다. 참고로 ‘만땅’은 한자어 만(滿)과 ‘기름탱크’ 할 때의 ‘탱크(tank)’가 결합된 단어로,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다. 우리말로 순화해서 “가득이요!”로 정정하자. 이 “가득이요!”를 영어로는 “Fill her up!”이라고 한다. 여기서 대명사 her가 쓰인 점이 특이하다. 자동차는 분명 사람이 아니라 사물인데, it을 쓴 것이 아니라 여성을 가리키는 대명사 her를 써서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표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에 커밍스(ee cummings·1894~1962)라는 시인이 있었는데, 이 시인은 글에 대문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다소 독특한 시인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이름조차도 소문자로 썼으니 말이다. 이 시인의 작품 중에 ‘she being brand(-new)’라는 시가 있다. 여기서도 she는 자동차를 의미하는데, 자동차를 여성에 비유한 재미있는 시다. 물론 여성들은 여성을 물건에 비유했다는 이유로 이 시를 싫어하는 경우도 많다.

영어에는 애착이 가는 물건을 여성형 대명사로 지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어민들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지만, 그리고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엔진’이 달린 기계, 가령 자동차나 보트를 she 혹은 her로 지칭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전기톱과 같은 것을 가리키면서 “Start her up!(시동 걸어!)”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이렇게 자동차를 she나 her로 지칭하는 경향은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사실 현대 영어에서 “Fill her up!”이란 표현이 사용되는 빈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만약 미국 주유소에 가서 마치 우리나라 주유소에서 하는 것처럼 창문을 내리고 한 팔을 턱 걸친 뒤, 회화책에서 배운 대로 “Fill her up!”이라고 외치면 상당히 뻘쭘할 것이다. 왜냐고? 주위엔 아무도 그 말을 들을 사람이 없을 테니까.

실제 미국에 가보지는 않았더라도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아마 익숙할 것이다. 운전자가 자신의 차에 직접 기름을 넣고 있는 모습 말이다. 요즘 미국의 주유소는 거의 대부분이 셀프 주유소(self-service gas stations)다. 물론 주(State)에 따라 아닌 경우도 있다. 즉 회화책에 등장하는 상황과는 달리, 실제 현실은 이렇다. 여러분들은 주유소에서 영어로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할 필요조차 없다. 여러분은 아무 말 없이 차에서 내려 기름 펌프 앞에 가 돈을 넣거나 카드를 긁고 여러분의 차에 직접 기름을 넣어야 할 것이다.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유티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