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기출문제 풀이] Smart한 논술의 법칙 <44> 이해 못하고 쓴 답안은 티가 난다!!

▧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2013년 첫 생글생글입니다. 눈도 많이 오고 추운 요즘 건강 조심하고, 계획한 대로 공부도 열심히 하기 바랍니다.

요즘 많은 수험생들이 물어오는 것 중 하나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얼핏 보면 입시제도에서 많은 점이 변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저는 수험생들에게 말해준답니다. 겨울방학은 언·수·외를 중심으로 수능공부에 집중하고, 논술을 꾸준히 준비하면 된다고 말입니다.

따라서 논술로 대학을 갈 계획을 갖고 있는 학생들은 바로 겨울방학 때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방과후 수업이든 거점 학교든 여러 가지 경로로 논술을 시작하기 바랍니다. 지난 번에 이어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꾸준히 논술을 공부하고 반드시 써볼 것. 그리고 올바른 기준으로 첨삭받을 것.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이번 호에는 한양대 2009학년도 수시 논술 문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3년이 시작됐으니 이 코너의 활용법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수험생들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본 코너를 활용하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1. 스마트한 논술의 법칙에 기재된 논술 문제에 대해 직접 글쓰기
2. 학생의 글을 읽고 자신의 글과 비교해 보기
3. 학생의 글에 직접 점수를 매기고 (백점 만점 기준으로)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 써보기
4. 강사의 점수와 자신이 매긴 점수를 비교하고 해설읽기
5. 강사의 예시답안과 비교하면서 자신의 글에서 부족한 점 찾아보기
6. 이를 보완해 다시 한번 쓰기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학생 글의 평가기준은 대학에서 제시한 평가기준을 바탕으로 제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며, 평가 점수는 제 개인적인 판단임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원하고 싶은 대학의 최신 기출 문제를 작성해 페이지 하단에 있는 제 메일로 보내주시면, 그중에서 한 주에 한 명 혹은 두 명의 학생의 글을 채점한 뒤 첨삭하고 관련 자료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물리적인 여건상 많은 학생들의 글을 첨삭해드릴 수 없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 2009학년도 한양대 수시 논술

예술은 창조의 고통을 동반한다. 그것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이미 누군가 사용한 형식이나 내용과는 다른 순수한 세계를 창조하는 고통을 충분히 감내해야 한다. 이것은 예술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가는 작품 외적인 현실로부터 독립하여 자유롭게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 이른다. 이러한 거리의 확보는 곧 작품 자체의 자율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예술가는 온전한 창조자의 지위를 부여받는다.

예술가의 지위는 기술복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정한 변화를 맞이한다. 그 변화의 양상이 바로 예술의 자기 반영성이다. 이것은 예술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그 자체를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기 반영성은 이미 차이를 내포한 반복과 비평적 모방을 잉태하고 있는 예술 양식이다. 예술은 이러한 반복과 비평적 모방을 통해서 자기 반영적 비평 형식의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양식의 출현은 새로운 세계와 스타일이 이미 대부분 시도돼 더 이상 독창적인 것과 스타일 상의 개혁이 힘들어졌다는 예술가의 고갈 의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라디오가 되고 싶다.

- 장정일,「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문제> 제시문 (가)와 (나)의 예술에 대한 관점을 서로 비교하시오. 그리고 그 두 가지 관점 중에서 제시문 (다)를 해석하기에 적합한 것을 선택하고 그 이유를 논술하시오. (400~500자)


▧ 위 문제의 학생 답안

제시문 가는 예술 작품의 창조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시문 가는 예술의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일이므로, 예술의 자기 반영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제시문 나는 예술 작품의 모방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기술복제 시대가 현실로 다가옴으로써 예술가의 지위는 자기 반영성으로 변화를 맞이한다. 이는 차이를 내포한 반복과 비평적 모방을 내포한다. 이러한 모방은 예술가의 고갈의식을 반영함을 보여준다.

한편, 제시문 다는 제시문 나로써 해석이 가능하다. 왜냐하면 제시문 다의 작품은 이미 기존에 존재하던 작품의 내용과 구성을 주요 핵심어만을 차별을 두고 모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 평가기준 및 점수
[논술 기출문제 풀이] Smart한 논술의 법칙 <44> 이해 못하고 쓴 답안은 티가 난다!!


▧ 해설 및 예시답안

- 교과서 내에 있으면 교과과정, 교과서 밖에 있으면 사전 지식

[논술 기출문제 풀이] Smart한 논술의 법칙 <44> 이해 못하고 쓴 답안은 티가 난다!!

문제의 조건과 제시문을 활용하라!


학생들에게 이 문제를 쓰게 하면 먼저 답을 틀리는 학생들이 적지 않게 나옵니다. 즉, 제시문 다를 제시문 나가 아닌 제시문 가로 설명하려는 학생들이 나오는 것이지요. 이렇게 오답을 쓰는 이유는 제시문 다의 장정일이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를 패러디해 새롭게 재창작한 것임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를 잘 몰랐기 때문에 틀린 것이지요.

이를 말해주면 학생들은 김춘수의 꽃을 모르면 틀리는 것 아니냐, 이것은 사전 지식이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 작품은 문학 ‘교과서’에 있답니다. 그러니 사전 지식이 아니라 정규교과과정이지요. 물론 문학 교과서는 16종이고 이를 모두 공부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교과서 내의 작품이랍니다. 앞으로의 논술 제시문이 교과서 내에서 다수 출제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했을 때 이러한 반문은 무의미하겠지요. 그리고 김춘수의 꽃을 모른다고 하면 아마도 사람들이 좋은 인상을 갖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제시문 가로 다를 설명하려는 학생들은 전파, 단추, 끄고 켜고 싶을 때와 같은 시어를 새로운 형식과 내용 등으로 연결하여 서술하려곤 한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쓴 학생들도 스스로 알고 있답니다. 말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요.

[논술 기출문제 풀이] Smart한 논술의 법칙 <44> 이해 못하고 쓴 답안은 티가 난다!!

- 이해하지 못하고 쓴 글은 티가 난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 글을 쓰게 하면 제시문 나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못하는 답안이 속출합니다. 이러한 전형적인 문제점을 갖고 있는 글 중 하나가 바로 위의 학생의 답안입니다.

학생의 답안 중 제시문 나에 대한 서술을 보겠습니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Smart한 논술의 법칙 <44> 이해 못하고 쓴 답안은 티가 난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나요? 예술의 자기 반영성은 무엇일까요? 차이를 내표한 반복은 또 무엇이고 비평적 모방이란 말은 또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왜 이러한 모방이 예술가의 고갈의식을 반영하는 것일까요?

이 학생이 글을 못써서 이런 것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이 학생은 아마도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좋은 답안을 작성하지 못한 것입니다. 제시문의 난이도가 높았기 때문에 제시문을 정확하게 독해하지 못했고 그래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채 글쓰기에 급급했던 것입니다.

이 학생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도 이 글과 크게 다르지 않은 답안을 작성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답안은 평가자의 눈에는 단순히 못쓴 글이 아니라 ‘제시문을 이해하지 못한 글’ ‘독해력이 떨어지는 글’ =‘낮은 점수를 주어야 하는 답안’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제시문 나로 제시문 다를 설명하는 부분도 잘 서술되지 않는 것이지요. 설명의 원리가 정확해야 설명의 대상에 대해 잘 서술할 수 있답니다.


- 주어진 문제조건과 제시문을 충분히 활용해야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를 잘 쓸 수 있을까요? 먼저 문제부터 보겠습니다. 문제에서는 제시문 가와 나의 예술에 대한 관점을 서로 비교하라고 했고, 제시문 다를 해석하기에 적합한 것을 선택하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제시문 다에 적합한 제시문이 있고 적합하지 않은 제시문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시문 가와 나의 예술에 대한 관점에는 분명히 차이점이 존재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예술에 대한 두 가지 관점이 나타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문제를 푸는 정석이란, ① 제시문 가를 정확하게 독해하여 논지를 파악하고, ② 제시문 나를 정확하게 독해하여 논지를 파악한 후, ③ 제시문 가와 나의 차이점을 찾아내어 ④ 글로 쓰는 것 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에서는 ②에서 막히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학생들이 ①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시문 나는 독해하기 까다롭습니다. 단어도 어렵고 제시문도 지나치게 짧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문제에서 제시문 가와 나의 입장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므로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아래의 표를 보겠습니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Smart한 논술의 법칙 <44> 이해 못하고 쓴 답안은 티가 난다!!
문제에서 이미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줬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하나씩 하나씩 생각해 들어가는 것이지요. 실제로 논술에서 제일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말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적절한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으로 만들어 답안을 작성하는 것을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 하지요. 그래서 제시문에 있는 단어나 표현을 그대로 베껴쓰려 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좋은 답안이 안 나오는 것이지요.

하지만 고등학생이 풀 수 있게 문제를 만드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따라서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주어진 단서로 용의자를 잡는 탐정처럼, 주어진 단서로 하나씩 하나씩 생각하고 말을 만들어 나간다면 좋은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 강사 예시답안


[논술 기출문제 풀이] Smart한 논술의 법칙 <44> 이해 못하고 쓴 답안은 티가 난다!!
제시문 가와 나는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창조해야 예술인지에 대한 입장 차이를 보인다. 즉, 제시문 가는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새롭게 예술가가 창조해야 비로소 예술이 된다고 본다. 반면, 제시문 나는 이미 형식과 내용이 상당 부분 시도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힘들다고 말한다. 따라서 기존의 예술을 작가가 창조적으로 변형하거나 모방해도 예술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제시문 다의 시는 제시문 나로 설명할 수 있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의 형식을 그대로 취한 것은 이미 고갈된 예술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예술가의 어려움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나 유명한 시의 형식을 취했으나 자신의 내용을 반영하였으므로 새로운 시가 될 수 있는 것이며, 제시문 나에서 제시한 것처럼 예술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예술 그 자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47자)

강현정 S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