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수시대비 유형익히기 : 서울대 (4)
▨ 문항 2의 전제들

서울대 수시 문제 풀이의 마지막으로 문항 2를 풀어보겠습니다. 문항 2는 그래프가 깔려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두려움을 느끼기 쉽습니다만, 실제로 풀어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지요.

우선 제시문에 주어진 조건만 정확히 이해하면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조건을 보도록 하죠. 우리에게 주어진 지표는 세 가지입니다. x=언어적 이질성 지표, y=소득이질성(소득불균등도) 지표, z=자원봉사율. 그리고 다음과 같은 조건이 주어집니다.


M개의 언어 사용집단으로 이루어진 언어이질성 지표는 의 공식으로 계산되며, 여기서 si 는 지역 내에서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는 주민의 비율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 주민이 사용하는 언어가 다섯 개이고, 개별 언어 비율이 (0.2, 0.2, 0.2, 0.2, 0.2)인 경우, 이질성 지표는 0.8이라는 최댓값을 가지며, 만약 그 지역이 한 언어를 사용하는 주민으로만 이루어졌다면 이질성 지표는 최솟값 0을 갖게 된다.


자, 개별 언어비율에 대한 예시가 나오므로 이를 직접 해보면 의미를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언어비율이 0.2인 언어 5개가 있으므로, 이를 제곱하여 모두 더하면, 0.04×5가 됩니다. 즉, 0.2가 되고, 이를 1에서 빼면 0.8인 셈이지요. 또 다른 예시로 언어 비율이 (0.8, 0.2)로 이루어져 있다고 치면 0.64+0.04=0.7이므로 이 지역이 이질성 지표는 0.3인 셈입니다. 아하, 언어의 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값이 작아지는군요. 1개일 경우는 최솟값 0이라고 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자, 그렇다면 머릿속에 이렇게 넣어놓지요. 이질성 지표가 작으면 그 사회의 통합성은 높아진다. (말해놓고 보니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지니계수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배경지식이므로 굳이 어려울 필요도 없군요. 현재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0.35 전후에 있지요. 작으면 작을수록 평등한 사회입니다. 그렇게 보면 지니계수와 언어이질성 지표는 서로 반비례 관계에 있지요? 자원봉사율은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사람의 비율이므로 당연히 높으면 높을수록 사회통합성이 높다는 증거입니다.

제시문의 가장 서두에 등장하듯, 이 모든 것은 <사회 구성원의 이질성이 공동체의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나서 헷갈리게 하려는지 이런 인과관계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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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싶겠지만 말로 풀어쓰면 이런 것입니다. 조건 그대로 ‘x와 y는 일정한 인관관계를 갖는다’ ‘y와 z는 일정한 인관관계를 갖는다’ ‘x와 z는 일정한 인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이지요. 무슨 인과관계냐고요? 그건 뒤이어지는 그래프 1-a, 1-b, 1-c를 보고 우리가 판단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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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정확히 잘 안 보여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필요한 것은 인과적 관계이거든요. 그래프 1-a는 언어이질성이 높을수록, 소득이질성도 높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즉, 비례적 관계죠. 언어를 다양하게 쓰는 사회라면, 경제적 불평등도 크다는 이야기. 1-b의 경우는 반비례죠?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자원봉사율이 떨어집니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불만은 사회통합성을 떨어뜨리고, 서로에 대한 미움만 키웁니다. 누굴 돕고 말고 할 것이 없겠지요. 나라도 잘 먹고 잘살자는 입장일 테니까요. 1-c는 언어이질성이 높을수록 자원봉사율이 낮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가령, 서로 다른 민족이라는 생각 때문에 도우려고 하지 않는 것이지요.

이걸 다 보고 나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자원봉사율=사회통합성은 언어이질성이 낮을수록=하나의 언중일수록, 소득이질성이 낮을수록=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질수록 높아집니다. 놀랍게도 이것이 논제 1이었네요. <논제 1. 세 그래프 1-a, 1-b, 1-c 의 의미를 기술하시오.> 이 문제의 경우 그래프를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조건이 있으므로 <비례/반비례/대립/길항/독립>과 같은 관계 표현용 단어들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좀 더 표현을 세련되게 할 수 있었겠지요?

그리고 논제 2는 새로운 국가 B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논제 2. 제시문에서 그림으로 보여준 변수 x, y, z 간의 가설적인 인과관계를 참고하여, 국가 A와 국가 B에 대한 분석 결과의 차이를 기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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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래프 2-c는 1-c와 유사해 보이지요? 비록 2-c가 좀 더 집중적으로 유사성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언어이질성이 높을수록 확실히 자원봉사율은 떨어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2-a는 어떤가요? 특정한 형태가 보이지 않습니다. (독립적 관계) 예를 들어 언어이질성이 0.1일 경우, 즉 언어적 이질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소득의 이질성은 크기도 동시에 작기도 합니다. (대략 0.25에서 0.5를 왔다갔다 합니다.) 소득이질성과 자원봉사율의 관계도 그렇군요. 그렇다면 B국에서는 언어적 이질성과 자원봉사율만 유의미한 관계값을 갖습니다. “언어이질성이 낮을수록, 자원봉사율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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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 이유는 당연히 언어이질성과 소득이질성이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x→y나 y→z의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은 것이지요. 언어와 소득은 상관없이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사회이기도 하거니와, 그렇다보니 소득과 자원봉사는 일정하게 연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바꿔말하면 소수언어가 다수 존재하는 ‘다문화 사회’라고 하더라도, 충분히 평등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득과 상관없이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여기서 2-c는 어떤 의미를 가질지, 그리고 그것이 A국의 경우와 어떤 차이를 보일지를 생각해봐야겠지요. ( 다음주에 계속 ☞)

이용준 S·논술 대표강사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