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검사로 대학가기] (1) 대학 입시 틈새 공략하라!
2013학년도 대입전형을 살펴보면, 수시모집에서만 전체 정원의 64.4%를 모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4.4라는 숫자는 이제 더 이상 수능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절대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수시 모집은 정시 모집과 달리 일종의 ‘맞춤식’ 지원이 가능하다. 학생부 성적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내신 100%로 선발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고, 논술이나 구술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논술 또는 구술고사를 높게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 외에 여러 가지 수상 경력이나 활동내역이 있다면 입학사정관제가 유리할 것이다. 수시 비중이 커졌다는 것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다양한 길이 확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여전히 수능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더 이상 대학에 들어가는 유일한 문이 아니다. 전공적성검사는 대학별 고사 중에서도 조금은 특별한 위치를 가진다. 일단 모의고사와 내신 성적이 만족할 만큼 나오지 않는 중하위권 학생들이 ‘in서울’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점에서 그렇고, 논술처럼 비교적 오랜 시간을 준비하지 않아도 공략 가능한 시험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 때문에 경쟁률은 꽤 높은 편이다. 따라서 되도록 일찍, 철저하게 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어떤 대학에서, 어떻게 모집하나?

201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전공적성 검사는 경기대, 세종대, 한국외대(글로벌), 가천대, 가톨릭대, 강남대, 단국대(천안), 명지대, 서경대, 수원대, 을지대, 한성대, 고려대(세종), 중앙대(안성), 한양대(에리카) 등 22개 대학에서 실시했다. 가톨릭대, 단국대, 을지대, 수원대, 가천대 등은 수시 1차와 2차에 모두에 시험을 실시했다. <주요대학 모집내용 표 참조>

[적성검사로 대학가기] (1) 대학 입시 틈새 공략하라!
▧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전공적성검사의 평가 요소는 크게 언어 능력, 수리 능력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대학별로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출제되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출제 유형과 평가 항목 등을 미리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 전공적성검사의 문항 수는 50~120개 안팎이며, 이 문제들을 60~80분 정도의 시간 안에 풀어야 한다. 문항 수에 비해 시험 시간이 짧기 때문에 시간 안배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기출·예시문제는 물론, 유형이 비슷한 대학들의 문제도 전부 풀어보면서 개별 유형을 공략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더불어 새로운 유형이 출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원하는 대학의 문제 유형 이외에도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 지원 전략

먼저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수능시험에서 내 성적이 월등히 나아질 것이라는 착각은 버리자. 내 성적으로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는지 현실을 직시하고, 미리 대비해야 대학 입시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전공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에는 다음의 네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내신 반영 비율을 파악해라.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내신 반영비율이 낮은 학교에 지원해야 한다. 이때 표면적인 비율 차이보다 중요한 것은 내신 실질 반영률이다. 2013학년도 수시에서 고려대 세종캠퍼스는 내신 20%+적성검사 80%를, 경기대는 내신 30%+적성검사 70%를 반영했다. 표면적으로 보기에는 고려대가 적성검사를 더 많이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고려대의 내신 등급 간 점수 차는 15점인 데 반해, 경기대의 등급 간 점수 차는 6등급까지 3점(6등급과 7등급의 점수 차는 9점)이다. 고려대 전공적성 검사의 문항당 점수가 4점인 것을 고려해볼 때, 1등급을 뛰어넘으려면 4개를 더 맞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면 경기대의 경우에는 문항 당 점수가 1.5~2점이기 때문에 2문제만 더 맞으면 된다.

둘째, 수능 최저 학력기준을 확인해라.

모의고사 점수가 나오지 않는 학생들에게 최저 학력기준은 분명히 부담이다. 그러나 대학이 요구하는 성적이 나온다면 상대적으로 합격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따라서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을 고려하여 최저 학력기준을 요구하는 학교에 지원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셋째, 전형방식을 파악해라.

전공적성 검사를 실시는 대부분의 학교들은 일괄합산전형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부족한 내신을 시험으로 보완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는 소수의 학교들의 경우 내신으로 1차에서 학생들을 걸러내기 때문에 자칫하면 시험도 보지 못하고 한 번의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 반면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학생들은 이런 학교들을 노려야 경쟁률을 낮출 수 있다.

*단계별 전형을 실시하는 학교 : 명지대, 단국대, 한국산업기술대, 강원대 등(2013학년도 수시 기준). 나머지는 모두 일괄합산 전형임.

넷째, 학교별 유형을 파악해라.

앞서 말했듯이 전공적성검사는 학교별로 문제 유형이 조금씩 다르다. 이 유형을 미리 파악해야 자신에게 유리한 유형이 출제되는 학교에 집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천대, 한양대, 강남대, 한국외대, 세종대, 을지대 등의 학교들은 영어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따라서 영어 실력이 많이 부족한 학생들은 이 학교들을 피해서 지원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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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온다.


매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문제집 한 권 대강 풀고, 1주일에 한 번 학원만 왔다 가면 실력이 늘 것이라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공적성검사가 다른 대학별고사에 비해 수월해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전공적성검사 역시 엄연한 대학 입학시험이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경쟁률 또한 만만치 않다. 따라서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수능과 내신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매일매일 꾸준히 문제를 풀고 감각을 익히는 것이 전공적성검사로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길이다.

진리영 <S·논술선임연구원 furyfury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