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 - 소화에 숨은 수학적 원리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엄마 : “이것아~, 꼭꼭 씹어 먹어. 체한다~!”

현정 : “아, 됐어~! 내가 알아서 먹을 거야!”(이 정도 대답해야 진정한 중2병이다)

엄마 : “어른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뭔 말이 많아! 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가 잘되니까 그러라는 것 아냐!”

현정 : “아, 가뜩이나 시간도 없어 죽겠는데 왜 자꾸 엄만 꼭꼭 씹어 먹으라는 거야? 대체 꼭꼭 씹어 먹어야 소화가 잘된다는 근거가 뭔데? 과학적으로 타당하면 그렇게 먹을 테니 설명 좀 해줘봐~!”

엄마 : “…”



진정 꼭꼭 씹어 먹으면 소화가 잘될까? 그렇다! 잘된다! 그것도 많이 씹으면 씹을수록~! 더더구나 재밌는 것은, 음식물을 많이 씹으면 씹을수록 소화가 더 잘된다는 사실이 생물학적으로보다는 수학적으로 더 쉽고 간단하게 설명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음식물 알갱이를 ‘구’라고 하고, 음식물을 씹어서 나누어도 ‘구’가 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반지름이 r인 음식물을 씹어서 반지름을 1/2로 줄이면 부피는 닮음에 의해 1/8로 줄어들게 되므로 결국 반지름이 1/2r인 8개의 작은 구가 생긴다. 한편 반지름이 r인 구의 겉넓이는 4πr 2 이고, 반지름이 r/2인 구의 겉넓이는 πr 2 이므로 8개의 작은 구들의 겉넓이의 합은 8πr 2 이다. 따라서 음식물을 작은 알갱이로 분해하여 위장으로 보낼수록 알갱이의 겉넓이, 즉 음식물에 소화액이 닿는 부분이 넓어지게 되어 소화가 잘되는 것이다.

수학에서 말하는 닮음은 위의 현상과 같이 설명하기 힘든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을 설명할 때 가끔 유용하게 쓰인다. 예를 들면 여러분이 늘 사용하고 있는 비누나 두루마리 휴지를 생각해 보자. 이것들이 처음에는 천천히 줄어들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가속도가 붙은 듯 갑자기 줄어든다는 느낌이 한번쯤은 든 적이 있을 것이다. 왜 그런 걸까? 바로 이럴 때의 현상을 닮음으로 설명하면 이해가 빨라진다. 먼저 비누는 직육면체이므로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2로 줄어들면 그 부피가 1/8로 줄어든다. 따라서 비누를 한번 사용할 때 손에 묻히는 비누의 양이 같다면 비누를 사용할수록 크기가 줄어드는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두루마리 휴지는 윗면인 원의 반지름이 1/2로 줄면 휴지의 길이를 결정하는 윗면의 원둘레도 1/2로 줄어든다. 즉, 윗면의 반지름이 20㎝일 때 휴지 한 바퀴를 돌려서 얻는 휴지의 길이는 40π㎝ 지만 윗면의 반지름이 10㎝가 되면 휴지 한 바퀴를 돌려서 얻는 휴지의 길이가 20π㎝ 가 되므로 같은 길이의 휴지를 얻으려면 두 바퀴를 돌려야 한다. 따라서 한 번에 쓰는 휴지의 양이 같다면 윗면의 반지름이 줄어들수록 남은 휴지의 양도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렇듯 수학은 우리 생활의 곳곳에서 어떤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로 사용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수학을 써먹을 데가 없다고 하는 말은 정말 무식한 사람만이 하는 소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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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섭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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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Couldn't be better… 더 좋아질수 없으니 '최고'죠

(It) couldn’t be better라는 표현은 왠지 couldn’t 때문에 “좋아질 수가 없다”, 즉 뭔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 표현은 정 반대로 “최고야!”라는 의미가 된다. 어째서 이런 의미가 나올까?

그 비밀은 couldn’t와 함께 쓰인 비교급 표현에 있다. good이 아닌 better을 썼기 때문에 이 표현은 상황이 좋을 수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상황이 더 좋아질 수는 없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하면, 지금 상황이 이미 최고로 좋기 때문에 더 이상은 좋아질 수 없다는 뜻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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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not과 비교급이 만드는 표현은 여러가지가 더 있다. “I couldn’t agree more”라는 표현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이다. 이미 완전히 동의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더 동의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I couldn’t care less.”라는 말은 신경을 쓴다는 뜻일까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일까? 이번엔 more가 아닌 less가 사용되었다. 다시 말하면, 현재 신경을 전혀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신경을 “덜” 쓸 수는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비교급 대신 enough를 써도 비슷한 표현이 된다. 영어에 “I can’t thank you enough”란 표현이 있는데,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말로 오해하면 안 된다. 이것은 단순한 “thank you”보다도 더더욱 고마워하는 감사의 표시이다. 왜냐고? 한번 생각을 해 보자. 만약 우리에게 1억원이란 돈이 있다면 우리는 평생 놀고 먹기에 ‘충분한’ 돈을 가진 걸까?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10억원은? 뭐 그럭저럭 불편없이는 살겠지만 아직 충분하진 않아 보인다. 100억원은 어떨까? 100억원 정도면 과연 “충분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느낌이 반영된 표현이 바로 “I can’t thank you enough”이다. 내가 당신에게 10번을, 100번을, 1000번을, 혹은 그 이상 아무리 더 감사해 할지라도 결코 충분(enough)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대단히 감사합니다”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too much를 써도 마찬가지이다. “I can’t emphasize it too much”라고 말하면 어떤 느낌일까? 우리나라 영어책에선 “can’t ~ too much”를 “아무리 ~해도 지나치치 않다”라는 의미로 공식처럼 외우라고 하는데, 이 표현의 뉘앙스를 느껴야만 이 표현을 제대로 이해하고, 또 사용할 수 있다. 이 표현은 어떤 것을 100번, 1000번, 혹은 그 이상 아무리 강조해도 너무 많이(too much) 라고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라는 의미가 나온다.


회화 한마디

A : How are your exams going?

B : Couldn’t be better! I aced the math exam yesterday!

A : Wow, congratulations! You must have studied very hard.

B : I stayed up all night cramming for it.



A : 시험은 좀 어때?

B : 더 좋을 수가 없어! 어제 수학시험에서 만점을 받았거든!

A : 와우, 축하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나 보구나.

B : 벼락치기하느라 밤 새웠어.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