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 - 10원은 어디 갔을까?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햄버거, 오늘만 한 개에 970원~!!’

모처럼 버거왕에서 햄버거세일을 하는 것을 알게 된 정화는 친구 승미와 목련이에게 500원씩을 빌려 햄버거를 산 후 거스름돈 30원을 승미와 목련이에게 각각 10원씩 주고, 남은 10원은 둘로 나눌 수가 없어서 자신이 가졌다. 그런데 이렇게 햄버거를 사서 맛있게 먹고 있던 정화에게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일단 승미와 목련이에게 10원씩 줬으니까 각각 490원씩, 모두 980원을 갚으면 되고... 지금 나한테 10원이 있으니까... 합하면 990원... 어? 그럼 10원은 어디 갔지? 으~ 헷갈려.’

아마 윗글을 아무 생각 없이 대충 읽은 사람들은 지금 모두 ‘어?’하며 이상해하고 있을 것이다. 정화가 1000원을 빌려서 970원짜리 햄버거를 사고 거스름돈 30원을 받았으므로 분명 수입과 지출이 모두 1000원씩인 정상적인 상황인데, 마지막의 정화 생각에 의하면 이상하게도 10원이 빈다. 아무리 읽고 생각해봐도 이해가 갈 듯 말 듯. 그러면 대체 이렇게 상황을 헷갈리게 한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 그건 바로 생각(논리와 사고)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여러분 모두 수학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말들 중 하나가 ‘논리와 사고’란 단어일 것이다. 논리는 ‘앞뒤가 맞도록 하는 것’이고, 사고는 미리 외운 지식을 상황에 맞게 ‘생각해내는 것’인데, 이 둘은 항상 같이 다니며 어떤 과정을 설명할 때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잘못되면 설명 전체가 삼천포로 빠져 버리는 특징이 있다. 그렇다면 윗글과 같은 상황에서 오류를 피하려면 어떤 ‘논리와 사고’가 필요한지 다음 분석을 통해 알아보자.

980원은 정화가 빌린 돈이다. 반면 정화가 가진 돈 10원은 햄버거 값 970원에 보태어 친구들에게 빌린 것을 갚을 때 쓸 돈이다. 따라서 980원은 ‘갚아야 할 돈’이고, 10원은 ‘갚기 위해 준비한 돈’이므로 980원에서 10원을 갚아 970원이 되는 일은 발생할 순 있어도 둘을 더해 990원이 만들어지는 일은 애초에 일어날 수가 없다. 즉 980원과 10원은 처음부터 ‘합친다’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는 금액인 것이다. 따라서 윗글의 정화 생각은 애당초 앞뒤가 맞지 않는, 해서는 안 될 생각이었던 것이다.

자~, 이젠 이해가 가는가? 혹시라도 아직 뭐가 뭔지 이해가 안 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사람들은 정화의 말뿐 아니라 이 글 전체의 논리와 사고를 이해할 만큼의 훈련이 안 돼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논리와 사고, 즉 ‘상황에 알맞은 지식을 생각해내 앞뒤를 옳게 맞춰 진행하는 과정’의 능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수학의 각 단계에서 나타나는 이론과 경험들을 그때그때 모두 이해하고 외운 후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연습해 자기 것이 되도록 완벽하게 외워둬야 한다.

아무튼 이래저래 외울 게 많은 수학은 어쩔 수 없는 (이해도 해야 하는) ‘암기과목’이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최문섭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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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참으로 다양한 영어의 '치킨'들

Chicken이라는 영단어가 ‘닭’을 의미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영어에서 chicken은 그 이외에도 훨씬 많은 의미로 사용된다. 닭 이외에 또 어떤 의미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옛날 영어에서 닭은 단수로 a chick이라고 했고, 복수로 chicken이라고 했다. 마치 어린아이 한 명이 a child이고, 여러 명이 children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현대영어에서 닭은 a chicken / chickens 형태로 사용하고, a chick / chicks는 병아리나 새끼 새를 의미하는 데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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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 비교적 나이가 어린 이성의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영계’라는 단어가 있다. 재미있게도 미국인들 역시 구어체에서 ‘젊은 여성’을 지칭할 때 속어 표현으로 chick란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이런 의미로서의 chick는 사람에 따라 혹은 지역에 따라 모욕적이거나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chick의 의미에서 나온 표현 중 ‘chick lit’이란 표현이 있다. 이는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신조어인데, chick(젊은 여성)과 literature(문학)의 줄임말이다. 현대 젊은 여성 독자들을 겨냥해 쓰여진 소설로, 1999년 출간된 헬렌 필딩의 소설 ‘브리짓 존스의 일기’ 또는 2003년 로렌 와이스버거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같은 소설이 대표적인 chick lit이다.

한편 닭을 의미하는 chicken에는 ‘겁쟁이’라는 의미가 있다. 동사로 chicken out이라고 표현하면 겁을 먹고 그만두다라는 의미다. 이러한 겁쟁이를 의미하는 chicken에서 ‘chicken game’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우리말로 바꿔 보자면 ‘담력 겨루기’쯤 되는 표현이다. chicken game이란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게임으로, 두 사람이 차를 타고 서로를 향해 정면으로 돌진하다 충돌하는 것이 두려워 먼저 핸들을 꺾어 피하는 사람이 chicken(겁쟁이)이 되는 게임이다. 즉 목숨을 걸고 누가 더 용감한지를 겨루는 다소 무모한 게임이다.

이는 경제학이나 국제정치학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용어인데,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두 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이론을 말한다. 가령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취한 전략이 대표적인 chicken game이다. 어떤 상품의 가치가 동등할 경우 한 회사가 그 상품의 가격을 하락시키면, 다른 경쟁 업체들도 어쩔 수 없이 따라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삼성은 이러한 chicken game을 시작하며 메모리 가격을 점점 더 떨어뜨렸고, 메모리의 가격은 팔리면 팔릴수록 오히려 회사에게 손해가 되는 정도까지 가격이 떨어지게 됐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회사는 수익이 안 나기 때문에 결국 다른 메모리 제조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경쟁을 포기하게 됐고, 이 게임에서 승리한 삼성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1위가 됐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