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기호의 유래가 궁금하신가요?

“만약 덧셈과 뺄셈을 배우고 싶다면 독일이나 프랑스의 아무 대학이나 가고, 곱셈과 나눗셈까지를 배우고 싶다면 이탈리아에 있는 학교에 보내라!” 이 말은 중세 유럽의 어느 부유한 상인이 아들의 교육을 위해 어느 학교가 좋을지 상담했을 때 전문가가 한 답변이란다.

실제로 15세기 이전의 유럽의 수학(기하 제외)은 철학이나 각종 예술에 비해 형편없이 낙후된 학문이었다. 이는 수학이 도형 위주로 발달된 탓에 기하학의 수준은 상당히 높았지만 정작 실생활이나 상업에 도움이 되는 산술과 대수학은 통일된 기호조차도 없는 복잡하기만한 학문이었다. 하물며 유명한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조차 자신이 집필하던 책에서 자신은 계산을 할 줄 모른다고 떳떳하게 밝힐 정도로 수학은 계산 과정조차도 보편적이지 않았던 학문이었다. 즉, 모든 수학을 언어로만 그 개념을 배우고 익혀야 했기 때문에 하물며 사칙계산조차도 대학에나 가야 배울 수 있었던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렇던 대수학은 15세기 초에 이르러 각종 연산이 기호화되면서 급격히 쉬워진 덕에 대중성을 갖게 되면서 전성기를 맞게 된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수학기호들은 대부분 이때 생긴 것들이다. 자~, 그러면 생긴 지 400~500년밖에 안 된 따끈따끈(?)한 몇 가지 기호들의 유래를 살펴보자.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1)‘+’ 기호는 ‘그리고’를 뜻하는 라틴어 ‘et(에뜨)’를 흘려 쓰다가 만들어졌다. (2)‘-’ 기호는 ‘부족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minus’의 약자 ‘m’을 흘려 쓰다가 만들어졌다.

(3)‘×’ 기호는 윌리엄 오트레드라는 수학자가 십자가모양을 곱셈기호로 정하려 하다가 이미 덧셈기호로 사용된 것을 알고, 아예 눕힌 모양 ×를 곱셈기호로 정했다.

(4)‘÷’ 기호는 분수의 형태 중 분자, 분모를 각각 점으로 나타내어 추상화해 만들었다.

(5)‘=’ 기호는 레코드란 수학자가 길이가 같은 두 평행한 선분을 보며 ‘어떠한 두 개도 이것보다 더 같을 수는 없다’라고 생각하여 지금의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처음의 형태는 현재의 등호보다 옆으로 더 길었었다.

(6)‘>’과 ‘<’ 기호는 해리엇이라는 수학자가 그 이전에 부등식을 나타내던 기호 §, ff 등이 크기의 방향을 정확히 나타내지 못하는 것을 고민하다가 만들어냈다.

(7)‘∽’ 기호는 서로 닮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 ‘similis’에서 머리글자 S를 옆으로 뉘어서 쓴 것이다.

(8)‘≡’ 기호는 합동의 의미인 넓이가 갖고 닮았음을 나타내는 두 기호 ‘=’와 ‘∽’을 합쳐서 ‘’의 형태로 사용하다가 ‘∽’가 펴져서 ‘≡’이 된 것이다.

사실 더 많은 기호의 유래가 있지만 여기에 다 쓸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여러분 스스로 꼭 찾아보길 바란다.


※ 참고

○대수학 : 수와 양의 성질과 계산을 다루거나 문자를 써서 방정식 등의 수학법칙을 간단하게 나타내는 수학

○기하학 : 도형의 수학적 성질을 연구하는 수학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최문섭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

Help oneself의 뜻은 제대로 알고 있나요?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

아마 학교에서 한번쯤은 이 영어 속담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멋진 해석과 함께 말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자. “스스로 돕는 자”가 도대체 무슨 뜻일까? 아니, 대체 한국어에 “스스로를 돕다”라는 표현이 존재하기나 할까? 돕다라는 동사에 대한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는 ‘남이 하는 일이 잘되도록 거들거나 힘을 보태다’이다. 즉 애초에 돕는다는 행위는 남을 돕는 것이지, 자신이 하는 일을 돕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하면 뭔가 그럴 듯해 보이지만, 사실 이 해석은 말도 안 되는 엉터리 해석인 것이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그렇다면 영어에서 help oneself는 무슨 뜻일까? 아마도 학교에서 help yourself (to the food)와 같은 표현을 배우며, “(음식을) 마음껏 드세요”라는 의미라고 배웠을 것이다. 적어도 “스스로 도우세요”라고 배운 것은 아니니 다행이지만, 과연 이 표현의 의미가 마음껏 먹으라는 뜻일까? 영영사전에서 직접 한번 의미를 찾아보자. Macmillan 사전을 보면 help yourself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used for giving someone permission to do or use something’(무엇을 하거나 사용하도록 허락을 해줄 때 사용된다). 또한 help yourself to something의 정의는 더욱 생뚱맞게도 ‘to steal something(무언가를 훔치다)’이다. 아니, 그럼 대체 “마음껏 드세요”라는 의미는 어디서 나온거지?

필자가 대학시절 한 원어민 친구와 함께 수업을 듣다가 쉬는 시간에 교실 앞 자판기에서 그 친구에게 커피를 얻어먹은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자판기 앞에서 100원을 넣고 버튼을 눌러준 뒤 종이컵이 내려오고 커피가 다 나오자 종이컵을 가리키며 내게 한마디를 건넸다. “Help yourself.” 이 친구는 지금 고작 100원짜리 커피 사 주면서 “마음껏 마셔”하고 생색내고 있는 것일까?

help oneself의 진짜 의미는 음식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help oneself라는 표현은 ‘스스로 알아서 하다’라는 의미이다. 즉 음식을 먹는 자리에서 이 표현이 사용된다면 레스토랑에서처럼 누군가가 음식을 서빙해 주는 것은 아니니까 자기 먹을 음식은 자기가 스스로 가져다 먹으라는 의미이다. 필자가 겪은 위 상황에서도 필자의 친구는 커피를 가리키며 “자, 이제 가져다 마셔”라는 의미로 help yourself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그래서 뷔페 형식의 식당에서 help yourself (to the food)라고 한다면 “자 이제 음식을 가져다 드세요”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고, 이것을 나름 멋지게 번역한다고 한 것이 “마음껏 드세요”이다. 이제 비로소 우리는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의 의미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의 일을 스스로 알아서 잘하면 하늘도 도와준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