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야구 속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들

“박찬호 선수 던졌습니다~. 아~ 포볼이군요. 이병규 선수 걸어 나갑니다. 원아웃에 주자는 2루, 1루! 계속되는 LG의 공격입니다.” 귀에 익숙한 멘트일 것이다. 그렇다! 야구다! 그런데 수학 얘기하는데 갑자기 웬 야구? 야구에도 수학이 있나?

누군가 일반적인 학문 중 가장 수학적인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당연히 물리학과 경제학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면 운동 중에서 가장 수학적인 건 뭘까? 나는 단연코 야구라고 본다. 왜냐하면 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가지(야구, 수학)엔 다음과 같은 유사성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수학문제를 풀 땐 이 과정 다음엔 꼭 저 과정이 나와야 하는 강제성이 있다. 그런데 야구도 그렇다. 즉, 공격할 땐 1번 타자 다음에 3번이나 그 이후의 타자가 나올 수 없고, 무조건 2번이 먼저 나와야 한다. 더불어 수비할 때도 미리 정해 놓은 자신의 수비영역 주변만 수비한다. 이런 룰은 축구나 배구, 농구 등 다른 운동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것들이다.

또 야구에는 공격 측엔 4진법, 수비 측엔 3진법을 상상하게 하는 룰이 있다. 먼저 공격을 보자. 세 자리의 수를 생각하여 백의 자리는 점수를, 십의 자리는 루(1루, 2루, 3루, 홈은 4루)를, 일의 자리는 볼의 개수를 뜻한다고 하면 이것은 4진법의 규칙과 유사하다. 즉, 볼이 4개면 한 자리 올려서 1루로 가고, 4개의 루가 되면 1점이 올라가는 규칙이 생긴다. 물론 데드볼, 안타, 홈런 등은 볼의 개수가 4, 8, 12, 16개인 것 중 하나에 대응시키면 된다. 다음은 수비를 보자. 수비 역시 세 자리의 수를 생각하여 백의 자리는 회를, 십의 자리는 아웃의 개수를, 일의 자리는 스트라이크의 개수를 뜻한다고 하면 이번엔 3진법이 상상된다. 즉, 스트라이크가 3개이면 한 자리 올려서 아웃에 1이 추가되고, 아웃이 3개가 되면 회에 1이 추가된다. 물론 수비에서 공을 잡아 주자를 아웃시키는 것은 스트라이크가 3, 6, 9개인 것 중 하나에 대응시키면 된다. 어떤가? 야구엔 정말 수학적 요소가 많지 않은가?

내 생각에 야구의 인기비결은 다음 3가지가 아닐까 싶다. 첫째, 위와 같이 수학적 요소와 규칙성이 있으므로 모든 자료를 데이터화하기 쉽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게임 요소요소를 예측하는데 의외로 잘 맞는다. 전문가도 아닌데! 둘째는 공격하는 쪽이 수비하는 쪽보다 여러모로 불리하다. 그러니 점수가 나면 사람들이 환호한다. 마지막으로 안타나 홈런, 에러, 대타, 구원투수 등의 일정한 규칙을 깨는 요소가 중간중간 끼어들기 때문에 기대감과 긴장감이 증폭되어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된다. 여하튼 여러분도 시간이 되면 각종 운동의 어디에, 어떤 수학적인 요소가 있는지를 한 번 찾아보길 바란다. 창의력은 알고 있는 것을 새롭게 해석하는 데에서 많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그런데…불규칙하게 우르르 몰려다니는 축구는 대체 왜 재밌는 걸까? ^^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최문섭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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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혹시 이 속담 거꾸로 이해?

속담의 가치는 단순히 그 언어로 쓰여있는 멋진 문장 이상이며, 하나의 언어를 공부하거나 연구할 때 대단히 귀중한 자료가 된다. 현대에 어떤 속담이 널리 사용된다는 것은, 비록 그 속담이 만들어진 것은 수백년 전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수백년 전의 삶의 지혜나 교훈이 현대에까지 잘 맞아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속담은 단순히 멋진 문장을 넘어서,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문화, 사상, 가치관까지 반영된 매우 중요한 사료이다.

그래서 영어를 공부할 때에는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 이외에도 현대에 흔히 사용되는 영어 속담들을 함께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속담을 통해 영미 문화권의 사상과 가치관까지 같이 이해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에까지도 속담이 종종 등장하므로 수험생들은 더더욱 속담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영어 속담은 단순히 영어 문장이기에 앞서 영미권의 문화가 함께 담겨 있는 표현이므로, 영어 속담을 그대로 번역할 경우 의미를 잘못 파악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이다.

이 속담은 한국 속담이 아니라 영어 속담 “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를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이 속담의 의미를 완전히 반대로 이해하고 있다. 아마 여러분도 이 속담의 의미를, 고인 물이 썩는 것처럼 돌이 가만히 있으면 이끼가 끼므로, 이끼가 끼지 않기 위해 한자리에 있지 말고 계속 굴러가야 한다는 의미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즉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라는 의미로 말이다. 하지만 실제 이 속담의 의미는 정반대다.

이 속담의 유래는 대단히 깊다. 이 속담은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로 쓰여 있는 사료도 발견된다. 즉 서양 문화권에서 역사가 수천년이나 되는, 대단히 유래 깊은 속담인 것이다. 그런데 서양 사람들은 이 속담을 과연 무슨 의미로 사용해 왔을까?

이 속담에서 이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다. 이끼는 한 번에 확 생기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조금씩, 천천히 자라는 생물이다. 이끼가 자라는 환경이 조금이라도 움직인다거나 하면 좀처럼 잘 자라지 못한다. 따라서 이 속담에서 이끼란 쉽게 얻지 못하는 대상, 자라나는 것이 바람직한 대상을 의미한다. 한편 ‘구르는 돌’은 어떤 직업이나 생활 양식에 안주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며, 따라서 책임감을 회피하려 하고, 한 곳에서 열심히 일하지도 않으며, 별로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즉 이 속담의 의미는 한 곳에 있지 말고 자꾸 움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한 곳에 정착하여 꾸준히, 열심히 일을 하라는 의미이다. 즉 우리말 속담으로 치자면 “우물을 파도 한우물을 파야지”에 해당하는 속담인 것이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