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
- 확률의 치명적 오류들


현민이네 부모님은 겜블러다! 그래서 용돈을 주실 땐 늘 봉투 2개를 내미신다. 한 봉투에는 다른 봉투에 있는 금액보다 2배의 용돈이 들어 있다고 하시면서! 오늘도 현민이는 봉투 하나를 골랐고, 열어 보니 대박~ 20만원이다! 그 순간 원하면 봉투를 바꾸라는 부모님의 말씀! 흐음~, 고민, 고민… 저 봉투의 돈이 내 봉투의 2배라면 40만원이 생기겠지만, 내 봉투의 돈이 저 봉투의 2배라면 저기엔 10만원밖에 없다.’…계속 고민~. 이런 경우 현민이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보통 이런 상황을 수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권의 기댓값’이라는 이론을 사용한다. 복권의 기댓값이란 쉽게 말하면 ‘복권 한 장 한 장이 가지고 있는 현재의 가치’를 말하는데, 이 경우의 기댓값을 계산해보면 25만원이 나온다(※참고). 이 의미는 현민이가 봉투를 한 번 선택할 때마다 평균적으로 25만원이 늘 생긴다는 뜻이므로 현민이는 무조건 다른 봉투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사실 여기에는 약간의 확률적 착오가 있다. 즉, 기댓값은 여러 번 지속했을 때 평균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므로 단 한 번의 선택으로 끝나버리는 이런 상황에선 어떤 판단을 내리는 자료로 쓰기엔 무리다. 다시 말해서 현재 나타난 기댓값으로만 보면 현민이가 다른 봉투를 선택하는 것이 100% 옳지만 그것은 여러 번의 다른 기회가 더 주어졌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고, 지금처럼 ‘한 번만 더!’라는 경우에선 10만원과 20만원이 나올 확률이 50%씩이므로 단순히 찍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닌 상황이 되는 것이다. 웃기지 않은가? 정확한 이론과 계산을 통해 수학은 100% 봉투를 다시 선택해야 된다고 말하고 있는데, 실제 알고 보면 운에 맡기고 찍는 상황과 같다는 사실이~!

또 하나의 오류가 있다. 부모님이 두 봉투를 준비하는 경우를 (10만원, 20만원) (20만원, 40만원)으로 나타내 보자. 위에서 계산한 기댓값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확률이 똑같이 50%씩일 경우다. 하지만 실제로 부모님이 이 두 가지의 용돈을 준비할 확률이 똑같이 50%씩 일까? 만일 그날따라 부모님이 공돈(?)이 왕창 생겼다면 (10만원, 20만원)을 주실 확률보다는 (20만원, 40만원)을 줄 확률이 커질 것이고, 반대로 바닥을 친 성적표를 보신 뒤라면 도리어 (10만원, 20만원)을 주실 확률이 압도적으로 커질 것이다. 즉, ‘선택될 확률이 항상 같다’라는 조건이 없는 한 (10만원, 20만원) (20만원, 4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할 확률은 그때그때 부모님의 마음에 의해 달라지는 것이다. 이렇게 감정적인 요소에 의해 좌우되어 하나로 딱 정할 수 없는 확률을 비공식적으로 ‘감정적 확률’이라고도 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위의 상황에선 확률이 확정되지 않으므로 기댓값도 구할 수 없다. 그건 그렇고… 나 같으면 봉투를 다시 선택할 것 같다. 잘만 되면 40만원이잖아~ 유후~, 베팅~!!

※참고: 기댓값의 뜻은 ‘복권 한 장에 기대할 수 있는 당첨금액’ 또는 ‘총 당첨금의 평균 금액’이고, 구하는 공식은 ‘기댓값(평균)=(상금×확률)의 총합’이다. 따라서 위의 경우에 구하는 기댓값은 봉투에 10만원과 40만원이 들어있을 확률을 각각 50%라고 생각하므로 100,000×0.5+400,000×0.5=250,000(원)이 된다.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강현민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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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Nature calls 자연이 부른다(?)


원어민들이 사용하는 표현 중 “Nature calls” 혹은 “Nature calls me”라는 표현이 있다. 그대로 해석하면 “자연이 나를 부른다”라는 의미이므로,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어리둥절할 수가 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표현은 “화장실에 가야겠다”를 의미하는 표현이다. 영어 원어민들은 왜 이런 표현을 사용할까?

한국어에 “오줌 누다”와 “똥 싸다”라는 말이 있다. 물론 이 표현은 필요한 의미를 가장 정확하게 전달하지만, 격식을 차린 자리에서 입에 담기에는 좀 속된 표현이다. 그래서 한국어에서도 이러한 생리 현상을 여러가지로 돌려서 표현하는데, 영어도 마찬가지다. 영어에는 “오줌 누다”라는 의미로 “take/have a pee”, “똥을 싸다”라는 의미로 “take/have a shit/poop/crap”와 같은 표현이 있다. 비격식적인 자리에서 친구들끼리라면 얼마든지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지만, 가령 학교에서 수업 중에 생리현상이 급할 때 선생님께 대놓고 “선생님, 나 오줌싸러 갈래요!”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선생님, 생리 현상이 급해요!” 정도의 뉘앙스로 돌려 말하는 것이 바로 “Nature calls (me)”이다. 즉 자연적인 생리 현상이 나를 부르니 얼른 화장실에 가야 겠다는 의미다. 혹은 우리말에서도 생리현상 해결하는 것을 “화장실에 가다”라는 표현으로 대체하기도 하는데,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로 “go to the bathroom/restroom”으로 표현하면 된다. 참고로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toilet이란 단어이다. 우리는 보통 화장실을 toilet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북미에서 toilet은 화장실을 뜻하기보다는 변기를 뜻하며, “go to the toilet”이란 표현은 “변소에 가다”와 같은 저속한 표현처럼 들리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보통 집에 있는 화장실은 bathroom, 공중 화장실은 restroom/washroom/men’s room/ladies’ room과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또 한 가지 재밌는 표현으로, 이런 생리현상을 돌려 말하는 표현 중에 “작은 거”와 “큰 거”가 있다. 가령 화장실에 가겠다는 친구에게 “작은 거야, 큰 거야?”라고 묻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영어에도 “Number one or number two?”라는 표현이 있다. “go number one”은 “작은 걸(소변을) 보다”, “go number two”는 “큰 걸(대변을) 보다”를 의미한다.



회화 한 마디

A : May I be excused? I have a call of nature.

B : Number one or number two?

A : Number one!


A : 실례해도 될까요? 생리현상을 좀 해결해야 해서.

B : 작은 거, 큰 거?

A : 작은 거!


[영·수야! 놀자] 강현민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