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제시문 3개 비교 (기본)
우리는 지난 연재(생글생글 340~341호)를 통해 2 대 2로 나누어지는 제시문 4배 비교문제를 본 적이 있습니다. 경희대가 올해 모의문제에서 싹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경희대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난이도를 한껏 높인 성균관대가 제시문 4개를 5개와 6개로 바꾸는 바람에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여전히 복수의 제시문 비교에 있어 기본적인 이론인 만큼 이 부분은 꼭 확인해보셔야 합니다.(하지만 여전히 자료/제시문을 두 개의 대립된 의견을 나누라는 요구는 흔한 조건입니다. 성균관대, 시립대, 광운대, 서울여대 등). 제시문 3개를 비교하는 일은 4개를 비교하는 일보다 한결 더 까다롭습니다. 제시문의 수가 짝수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대립쌍이 나올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를 구분짓기 위해서는 힌트가 많지 않은 관계로 ‘좀 더 명확한 힌트’를 스스로 찾아내야 합니다. 이 시기부터 독해력이 중요해지는 것이지요. 3개의 제시문 비교는 주로 연세대 이화여대 동국대 숙명여대 국민대 등에서 출제됩니다. 여기서는 수준이 상이하게 차이나는 연세대의 유형을 제외하고 살펴보도록 합니다.(연세대 유형은 기본이 아니라 ‘고급’이라고 하여 나중에 다시 설명드리겠습니다.) 물론 2 대 1로 구분되는 아주 기초적인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는 2 대 2 구분 문제와 다를 바가 없으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① 문제유형 1 : 기본적인 1 대 1 대 1의 유형

이런 유형이 있나 싶겠지만, 있습니다. 중앙대가 그렇지요. 2~3년 전만 해도 중앙대는 1 대 2 대 1이나 2 대 2의 형태를 갖는 복수의 제시문 비교문제 유형이었습니다. 하지만 재작년 기출부터 시작하여 1 대 1 대 1 대 1의 유형을 쓰기 시작했지요.(네 맞습니다. 제시문이 4개입니다.) 이 유형의 경우, 다소 특이해서 같거나 다르거나로 묶이지 않습니다. 그냥 제각각의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독해문제죠!
[생글 논술 첨삭노트] 제시문 3개 비교 (기본)
이 경우, 각각의 제시문이 비교될 수 있는 거리가 없으므로, 그냥 <(가)와는 달리><(나)와는 달리>라는 연결어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다만 중앙대의 경우 조건이 특이하므로 이 점을 유의해야지요. <하나의 완성된 글로 작성하시오>라는 조건이거든요. 이에 대해 중앙대 측에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글을 열고 맺는 도입 부분과 결론 부분이 글 속에 포함돼 있는지를 평가한다. 하나의 완성된 문장으로 제시하기를 요구했기 때문에 글을 기승전결에 따라 논리정연하게 제시해야 한다.” 쉽게 생각하면 서론을 만들어넣고, 마지막에 결론을 추가하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서론 성격의 제시문이 제시되지도 않기 때문에 그냥 자신이 만드는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서론이라고 하면,

① 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하는가?

② 내가 할 이야기에 대한 간략 전체 요약 (이른바 결론 던지기!)과 같은 의미를 지닌 문장집단을 의미하지만, 중앙대의 경우 분량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5번 요약방식으로 간단히 처리하고 넘어갑니다. 5번 요약은 내연이나 외연을 먼저 던져서 배경설명을 하고 그와 관련되는 제시문을 가지고 들어가는 형태이지요. (말로 하니 어렵죠?) 기본 형태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① S+V다. 이러한 맥락에서/이렇듯/이와 같이 제시문 (가)는 …”

이 구조는 가장 어려운 수준의 요약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시문을 다만 제시문만으로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결부시켜 그 의미를 자연스레 끌고 들어가는 것입니다.(물론 제시문의 내연이나 외연을 써도 무방합니다.) 이것은 논제에 대한 파악이 어느 정도 자신있어야 가능한 일이며, 그에 맞는 다양한 사고의 유형 또한 갖춰야 하는 것입니다.

글의 길이를 언제든 조절할 수 있으며,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느 정도의 분량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가진 자의 여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늘린다고 하더라도 한 문장 정도이니, 한 문장 이상 ‘갈기진’ 말도록 해야 합니다. 문제 속성상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논제의 경우도 자의적으로 얼마든지 넣을 수 있으므로, 이 판단은 어느 정도 이상의 고수만 할 수 있습니다.


[예시] 인간은 직업을 통해 남들과 다름없이 동등한 개체로서 이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인정받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제시문 (가)는 노동이 주는 의미를 물질적 안정과 정신적 안정의 측면에서 설명한다. 노동은 한 개인에게 재정적 독립뿐만 아니라 사회적 승인을 부여함으로써 사회 내에서의 개인의 지위와 존재를 인정받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예시2] 대중매체를 통해 상업화되고 왜곡된 고통의 영상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 및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즉, 제시문 (바)에서와 같이 대중매체를 통해 중개된 고통의 이미지는 고통의 당사자가 처한 사회 문화적 맥락에 대한 고려없이 단순히 상업적인 의도에서 고통을 표상적으로 일반화시킴으로써 타인의 고통의 실체를 변질시킬 수 있으며, (후략)

② 문제유형 2 : 점층적인 구조의 1 대 1 대 1의 유형

기존 이화여대 문제의 경우, 단순히 하나의 기준에서 1 대 1대 1이 나오기보다는, 그 1 대 1 대 1의 관계가 점층적으로 이뤄지도록 출제합니다.(여기서 기존이라고 한 이유는 이제 이런 형태의 문제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수준이나 정도의 차이가 나는 세 제시문을 놓고 비교하는 문제인 셈입니다. <싫다><그저 그렇다><좋다>와 같은 세 감정은 분명 점층적인 층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척도 위에서 정도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이 경우도 위의 문제유형1과 같이 <a와 달리 b는>의 형태 서술이 되겠지요. 즉 글을 쓸 때는 결론에 전체 기준만 담아놓고, 각 제시문을 요약하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서술하는 형태가 되겠습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제시문 3개 비교 (기본)


③ 문제형태 3 : 1개의 기준에서 2개의 대립된 내용이 나오는 유형

이런 유형은 주로 동국대 국민대에서 자주 나오는 스타일로서 한 개의 제시문이 나머지 2개의 내용을 모두 포괄할 수 있도록 제시됩니다. 그러므로 그 안에 담긴 not A but B라든지 대립된 형태를 이용하여 제시문들을 연결시키는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편입니다.

<문제> 제시문 (가)의 실험 결과를 적용하여 제시문 (나)에 나타난 일본의 선택과 제시문 (다)에 나타난 ‘을’의 선택을 설명하시오
[생글 논술 첨삭노트] 제시문 3개 비교 (기본)
보는 바와 같이 (가)가 일정한 기준을 제공해줍니다. (가)는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이 되며, 이는 <설명하기> 방식에 따라 (나)와 (다)는 각각 1 대 1로 연결됩니다. 이 경우 쓰기 구조는 일반적인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는 설명문이기 때문에, 구분이 정확할 수 있도록 나눠서 요약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설명형태로 (나)를 연결, (다)를 연결시켜서 설명하면 그만이지요.

④ 연세대 특유의 2 대 1이 중복된 형태 (서강대 포함)

이 경우는 차후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수준이 위의 유형과 많이 다르거든요!) 이는 기본적으로 가장 고급스러운 독해를 바탕으로 기준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제시문 비교 문제라기보다는 ‘정교한 독해문제’에 가깝습니다. 더군다나 기준이 1개가 아니라, 2개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몇 개나 더 찾아내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정도로 매우 까다롭습니다. ‘답이란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도 있습니다만, 어찌 됐든 연세대와 서강대에서 이런 유형이 자주 나옵니다.


▨ 그렇다면 비교의 기준은 어떻게 찾아내는가?

어찌 됐든 제시문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비교의 기준이 등장해야 합니다. 문제형태 3이라면 이미 제시문 (가)가 특정한 기준이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지만, 문제유형 1과 같이 제시문 3개만 덜렁 던져주고 비교하라고 한다면, 난감하기 그지없지요. 이때 우리는 재빨리 기준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 기준을 빨리 찾는 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제시문 3개 비교 (기본)
① 첫째, 제시문 (가)를 읽을 때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정확히 찾아놓는 것입니다. 여기서 기준이나 소재를 많이 찾아놔야 이에 대응하는 (나)의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나)를 읽을 때는, 이런 (가)와 어떤 기준에서 비교가 되는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겠지요. 즉, 우선 (가)와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것입니다.

(가)와 (나)라는 제시문 비교만 어느 정도 완성되더라도, 그 이후의 비교는 한결 쉬워집니다. 기왕이 존재하는 비교 기준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 즉 (다)를 읽을 때, (나)와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찾고, 다시 (다)는 (가)와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가지는지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해도 잘 모른다면, 다음과 같은 식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연재에서 계속

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