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 - 무한한 것은 유한할 수도 있다?

여러분은 무한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누군가 말하기를 저 광활한 우주는 끝도 없이 아직도 확장하는 중이라는데… 이걸 믿어야 하나? ^^;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칸토어라는 독일의 수학자는 미친 사람 취급받다가 결국 정신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봐도 이 양반이 그 당시 진정 미쳤던 게 아니었나 싶다. 왜냐? 그 이유는 멀쩡한 사람으로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그런 것을 생각해낸 천재라서! 사실 칸토어는 집합의 창시자이다. 문제는 집합을 연구하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무한이라는, 그 당시에 모두가 가장 금기시하던 개념을 건드려 버린 것이다. 즉, 무한을 셀 수도 있고, 크기도 비교할 수 있다는, 당시의 상식으로는 너무나도 황당한 이론을 발표해 버렸다. 이 때문에 수학자뿐 아니라 종교, 철학 등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결국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사실 무한이라는 크기도 짐작하기 힘든 자연수, 정수 등을 집합이라는 기호 안에 가둬서 이리저리 옮기기도 하고, 두 무한에 속한 구성원을 하나하나 대응시키며 개수를 서로 비교하는 칸토어의 행동은 그 당시 사람들의 눈엔 참으로 이해 못할, 더 나아가 신성모독인 행동이었을 것이다. 사실 지금 생각해봐도 무한인 것은 끝도 없을 텐데 어떻게 번쩍 들어 옮길까? 또 두 무한을 일일이 세서 대응시키려면 끝도 한도 없을 것 같은데? 하지만 진정 이런 걸 모두 이론으로 정리한 칸토어는 비운의 천재였던 것임에 틀림없다. 물론 반전은 있다. 칸토어가 말년에 이르러 이런 이론들은 모두 인정받았고, 결국 이후의 모든 수학의 기초를 집합론 위에서 다시 쓰도록 하는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칸토어는 이전에 받은 충격이 너무나 큰 탓에 정신병이 다시 재발하여 입원하게 되었고, 얼마 안가 숨을 거두었다.

다만 칸토어가 이런 무한하다는 것에 대한 족쇄를 풀어 버린 결과 이후로 무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지속되었고, 결국 해석기하라는 학문으로 발전하여 현대수학과 과학을 이끌게 되었다. 뜬금없지만 여러분은 혹시 0.9999········가 1이라는 것이 이상한가? 그럼 좀 자유롭게 생각해보자. 먼저 1.0은 1이다! 1.00도 1이다! 이런 식이라면 1.000·····도 1이라는 생각엔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1을 중심으로 1.000·····과 반대쪽에 있는 수인 0.9999····도 1이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0.9999····=1임을 보이는 계산은 따로 있는 건 알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좀 엉뚱해 보이지만 수학을 자유롭게 생각하며 어떤 하나를 다른 방식으로도 생각해 보려는 시도!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이라면… 우주? 그거 아직 확장하는 중일 수도 있겠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최문섭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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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나랑 내 친구가 vs 내 친구랑 내가

필자가 몇 년 전 직접 겪은 일이다. 필자와 한 미국인 친구(이하 F), 그리고 또 다른 한국인 친구(이하 J), 이렇게 셋이 길을 걷는 중이었다. 이때 J가 영어로 “I and my friend went to…”라는 말을 꺼냈다. 이때 미국인인 F는 영어에서 I는 항상 마지막에 와야 한다며, “My friend and I went to…”라고 고쳐 주었다. 그런데 불과 몇 분이 지났을까, F가 말을 하는 도중 “Me and my friend are…”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필자는 짐짓, 방금 전 I는 마지막에 와야 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잠시 당황해하다가 “Me and my friend are”는 맞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원어민의 관점에선 이건 또 왜 맞는 표현인지 스스로도 의아해할 수밖에 없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한국어 표현 중에서 “나랑 내 친구가 어제…”와 “내 친구와 나랑 어제…”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자연스러운가? 우리말에선 물론 전자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그래서 영어로 “나랑 내 친구가 어제…” 라고 말할 때 “I and my friend…”라고 하기 쉽다. 하지만 영어는 “My friend and I”라고 해야 한다. “You and I” 도 마찬가지로, “I and you”라고는 하지 않는다. 왜 그런걸까?

이는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주기 위한 배려의 표현이다. 화자인 자기 자신보다는 상대방 혹은 제3자를 더 높여주기 위해 먼저 언급해주는 것이다. 만약 상대방과 제3자를 한꺼번에 언급한다면 어떤 순서가 될까? “You, he, and I” 순서가 된다.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지금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방과 제3자 중에선 당연히 상대방을 먼저 높여주어야 한다. 그 다음이 제3자이고, 그 다음이 화자 자신인 것이다. 그래서 항상 “2인칭-3인칭-1인칭” 순서로 언급한다.

그런데 “Me and my friend”는 어떨까? 놀랍게도 “Me and my friend”는 구어체에서 주어 자리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Me and my friend are…” 이런 식으로 말이다. 어떻게 주어 자리에 I도 아닌 me가 쓰이는 걸까? 물론 이런 표현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원어민도 많지만, 실제로는 일상 대화에서 관용적으로 대단히 자주 사용되고, 사용하는 사람도 자신이 이런 표현을 왜 쓰고 있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 하지만 영어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추측은 해볼 수 있다.

고대~중세영어에서 me는 주격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 가령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보면 methinks 혹은 methought란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이는 현대 영어에서 각각 I think, I thought에 대응하는 표현이다. 이처럼 옛날 영어에서 me를 주어 자리에 사용하던 흔적이 현대 영어에도 남아있는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