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 - 담배의 길이는 누가 정했을까?

신용카드, 은행통장, 명함, 노트북, 락앤락 통, 방안의 스위치박스, 벽의 콘센트, 스마트폰, 담뱃갑, 성냥,… 이들의 공통점은 대체 무엇일까? 아마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도 이들의 공통점을 단번에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나조차도 이 글을 쓰기 전엔 몰랐었으니까! 사실 위에 언급한 것들은 ‘황금비’라는 수학적 비를 이용해 디자인 된 제품들이다. 황금비! 아마 TV를 통해서든 책자를 통해서든 누구나 한 번쯤은 이 황금비란 말은 들어봤을 것이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황금비 또는 황금분할이라고 불리는 이 비는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며, 사람이 본능적으로 봤을 때 가장 조화롭게 보이는 비라고 생각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런 황금비를 작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먼저 정오각형을 그린 후 내부에 5개의 대각선을 그으면 중앙에 대각선으로 만들어진 별모양의 다각형이 나타난다. 이때 한 대각선이 다른 대각선을 나누게 되는데, 이 나뉘는 두 선분의 길이의 비가 바로 황금비이다. 이를 측정하여 계산해 근삿값으로 나타내면 1:1.618이다.

특히 이러한 황금비는 위에 언급한 것들과 같이 직사각형 모양의 제품을 디자인할 때 가로와 세로의 비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이는 직사각형의 가로, 세로의 비가 황금분할일 때가 여러 가지 비례의 직사각형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정돈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황금비는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등 조형예술의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한 예로 밀로의 비너스 조각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배꼽을 기준으로 상반신과 하반신의 비가 1:1.618인 황금비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또, 현대에 들어와서는 얼굴의 미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황금비가 사용되는데, 여기에 따르면 얼굴의 가로:세로=코 아래의 길이:코 위의 길이=1:1.618인 경우에 얼굴이 가장 완벽하게 보이며, 대부분의 성형외과 의사들도 얼굴 성형을 할 때는 이 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것 외에도 황금비와 가까운 값이면서 비교적 균형이 잡힌 비들이 2~3개 있는데, 그 중 (=1:1.414)는 엽서, 복사용지, 대부분의 책 등 종이로 디자인되는 제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고, (=1:1.732)은 요즘 나오는 HD-TV의 화면, 전자레인지의 앞면 등을 디자인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황금비를 사용하여 제품을 디자인하면 특별할 것도 없는 제품이 꽤 괜찮아 보이게 된다. 문제는 이런 아름다운 비율이 항상 좋게만 활용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담배회사들은 담뱃갑을 만들 때 그 어떤 다른 제품들보다도 황금비를 담뱃갑 디자인에 정밀하게 반영했다. 그 덕분에 백해무익한 담배가 그럴싸해 보이도록 하는 시각적인 효과를 얻게 되어 담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었다. 더구나 담배의 길이는, 이렇게 만들어진 담뱃갑에 들어가도록 정한 것뿐이므로 결국 담배의 길이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황금비인 것이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최문섭

‘신나는 수학여행’ 집필은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서울 대치동 유명 강사들이 맡는다. 수학나눔연구회(회장 최문섭)는 20명의 유명 강사들이 교육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생들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비영리단체다. 이를 위해 현재 무료 수학 인터넷 강의사이트인 ‘수제비넷(www.sujebi.net)’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설명회, 교육불모지의 방과후수업 강의지원, 중·고교 교재 집필, 각종 온라인 교육업체 출강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 수학나눔연구회 소속 강사들의 저서로는 『최상위 수학』『최고득점 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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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 I was embarrassed! (?)…(도둑이 들어) 당황했다고!(?)

영어단어 embarrassed의 의미를 많은 단어장에서 ‘당황한’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영어 학습자들은 embarrassed의 의미를 그렇게 잘못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말 당황을 사용해야 할 자리에 이 단어를 사용하면 상황에 따라 원어민들은 대단히 이상하게 느낄 수 있다. embarrassed의 정확한 의미는 당황한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Macmillan 영영사전을 보면 embarrassed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ashamed of something, and worried about what other people will think of you (무언가에 대해 창피해하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함)’ 또한 Oxford 영영사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shy, awkward or ashamed, especially in a social situation (특별히 사회적 상황 속에서 부끄러워하거나 어색해하거나 창피해 함)’.

위 사전들을 보면 이 단어를 정의할 때 ‘ashamed(창피한)’라는 단어 혹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라는 표현이 꼭 들어간다. Longman 사전의 예시에서처럼, 만약 수많은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이 갑자기 노래를 시킨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물론 한편으론 당황스럽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생각해보면, 내가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닌데 괜히 노래를 했다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야유를 받을 수도 있으니 걱정이 되고, 또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감정이 들 것이다. 바로 이러한 감정이 embarrassed인데, 우리말에서 가장 정확한 번역어를 찾아보자면 바로 ‘쪽팔린’이다. 즉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사용하는 “I was so embarrassed!”라는 표현의 정확한 의미는 “나 진짜 쪽팔렸어!”이고, 좀 더 순화해서 표현하자면 “나 진짜 창피했어!” 정도가 된다.

가령 “어젯밤에 도둑이 들어서 매우 당황했어”라고 표현하기 위해 “I was embarrassed!”라고 하면 이 말을 들은 원어민이 오히려 매우 당황해할 것이다. ‘도둑이 들어왔는데 그때 발가벗고 있어서 쪽팔렸나?’처럼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의 ‘당황’을 표현하려면 “I was panicked!”와 같은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이처럼 사람의 감정은 대단히 미묘한 것이어서, 단어를 조금만 잘못 사용해도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확 변해버린다. 그래서 아래에는 우리말의 당황이 의미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각각 적절한 표현들을 적어 두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표현들을 기억해 두었다가 상황에 맞게 적절히 사용하도록 하자.


- be at a loss : 혼란스러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다

- be puzzled : 이해가 안 되어 어리둥절하다

- be flabbergasted : 대경실색하다. (매우 크게 놀라다)

- be flustered : 불안해하며 허둥거리다

- be panicked : 겁에 질려 어쩔 줄 모르다

- be confused : 헷갈리고 혼란스럽다


[영·수야! 놀자] 최문섭의 신나는 수학여행-박희성의 맛깔난 잉글리시


박희성

‘맛깔난 잉글리시’ 필자 박희성 씨는 고려대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했다. 현재 메가스터디 편입학원에서 다양한 온·오프라인 강의를 하고 있으며 7년째 에몽잉글리시(EmongEnglish.ne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국내 최대 수험생 커뮤니티인 <오르비>와 <네이버 카페 수만휘>에서 ‘에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영어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멘토이자 칼럼니스트로 많은 도움도 주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에몽의 수능영어 독해기술』『에몽의 영문법의 재발견』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