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학과에 맞춘 독서로 논술·면접 뚫어라"
구혜원 양(20)은 2011학년 대입에서 기회균형 전형으로 서울대 경영학과에 합격해 전문경영인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친구들처럼 방황도 했지만 자신을 다잡고 공부와 학교활동에 매진한 결과였다고 한다.
# 자신을 믿어라
구양은 어렸을 때부터 경영학과에 진학해 회사를 경영해보고 싶은 포부를 가졌다고 한다. 이런 꿈은 중학교 2학년 때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가 위기로 휘청하면서 가족 전체가 흔들렸던 경험이 포부를 계획으로 바꿨다고 술회한다. “가족 중 누구도 경영학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없어 일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회사를 경영하는 데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실질적 인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경영학을 제 전공으로 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녀에게도 할아버지 회사처럼 위기가 닥쳤다. 고교 1학년 2학기. 사춘기적 행동을 보였다. “서울 친구들은 유학간다고 하고, 친한 오빠들은 과학고 조기졸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반면 저는 1학기 내신을 망쳤어요. 모의고사 성적은 제자리 걸음이었어요. 혼자라는 생각,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에 도망치고 싶었던 거죠.”
구양은 닷새 동안 무단결석도 했다. 방황하는 자신을 다시 학교로 되돌려 놓은 분은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책이었다고 한다. “선생님과 부모님은 저의 고민을 끝까지 들어주시고 상담해 주셨으며 용기를 주셨어요. ‘자신을 믿어라’ ‘지금 도망치면 평생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말씀을 주셨어요.”
#교내활동으로 리더십을
방황을 끝내고 학교에 돌아온 구양은 학교생활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교내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학급반장으로 참여했던 고2, 고3 생활은 그녀가 조직을 이해하게 되고, 경영인의 기본 자질을 키울 수 있었던 첫 교내활동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고 책임지려 했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너무 지치고 힘들었죠. 선생님께서는 반장은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회사도 이렇게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겠구나 하는 점을 어렴풋이 느꼈어요.”
영어 회화 동아리도 운영했다. 부기장 선거 후보자 중 유일하게 자신의 포부를 영어로 말했고, 그것이 부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다. 구양이 처음부터 영어를 스스럼없이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영어회화 하는 게 쑥스러워 가만히 있었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자신을 던지고 열심히 노력했다. “리더라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을 보여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신뢰를 얻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모르는 것은 그냥 지나가지 않고 반드시 배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영어카페도 운영했다. 사람이 찾아오지 않아 고민하다가,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무장해 카페 가입자를 늘렸다. “회원을 더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어요. 정말 뿌듯했어요. 작은 영어카페 운영도 이렇게 힘든데, 큰 회사를 경영하고 지휘하는 리더가 된다는 것은 정말 큰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죠.”
#250권 독서목록으로 기본기
1학년 1학기 때의 내신을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매일 공부일기를 작성하고 학업 태도를 점검했다. 문제를 풀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자문자답해보며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런 노력으로 내신 1등급을 만들 수 있었고, 대입지원 자격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차지할 수 있었다.
자신의 지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 독서를 강화했다. 독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신문스크랩을 늘렸다. 경영 관련 칼럼과 기사로 부족한 경영지식을 채운 것. 250권 이상의 책을 읽었고, 그중 100여권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인문, 사회, 예술, 과학 등 다방면의 책을 읽었다. 관심분야인 경영학, 소비자학, 심리학에 관한 책은 특히 많이 읽었다. “상투적으로 줄거리와 느낀 점을 쓰는 것이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책에 대한 저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제 삶과 연관 지어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표현할 때도 산문뿐만 아니라 시나 소설, 만화 등 여러 방법을 활용했습니다.”
신문스크랩과 독서포트폴리오 활동은 대학 면접 시 그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생각지 못했던 질문을 받아도 포트폴리오와 스크랩북을 정리하면서 얻은 정보와 느낌을 응용해 대답할 수 있었어요.” 면접하신 교수님이 독서포트폴리오를 본 뒤 “앞으로도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방학 때 많은 책을 접해보라”고 조언까지 했다.
고교 시절 방황 속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노력했던 구양은 서울대 경영학과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녀는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것이 기쁘다고 말한다. “경영학과 내에서는 창업이나 국내 기업 취직보다 고시를 치거나 외국 투자회사 같은 곳에 들어가는 것이 더 좋은 일로 간주된다고 들었어요. 그러나 저는 외국 기업들에 맞서 분투하는 국내 기업에 지원해 대한민국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창업 후에는 전문적인 컨설팅을 통해 국내 기업을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싶어요.”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 후배들에게 주는 한마디 >
-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하고 싶고, 해야 하는 것을 하라.
-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스토리로 글을 쓰라.
- 책을 많이 읽고 기록하라. 면접과 논술에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구혜원 양(20)은 2011학년 대입에서 기회균형 전형으로 서울대 경영학과에 합격해 전문경영인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친구들처럼 방황도 했지만 자신을 다잡고 공부와 학교활동에 매진한 결과였다고 한다.
# 자신을 믿어라
구양은 어렸을 때부터 경영학과에 진학해 회사를 경영해보고 싶은 포부를 가졌다고 한다. 이런 꿈은 중학교 2학년 때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가 위기로 휘청하면서 가족 전체가 흔들렸던 경험이 포부를 계획으로 바꿨다고 술회한다. “가족 중 누구도 경영학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없어 일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회사를 경영하는 데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실질적 인 지식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때부터 경영학을 제 전공으로 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녀에게도 할아버지 회사처럼 위기가 닥쳤다. 고교 1학년 2학기. 사춘기적 행동을 보였다. “서울 친구들은 유학간다고 하고, 친한 오빠들은 과학고 조기졸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반면 저는 1학기 내신을 망쳤어요. 모의고사 성적은 제자리 걸음이었어요. 혼자라는 생각,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에 도망치고 싶었던 거죠.”
구양은 닷새 동안 무단결석도 했다. 방황하는 자신을 다시 학교로 되돌려 놓은 분은 선생님과 부모님, 그리고 책이었다고 한다. “선생님과 부모님은 저의 고민을 끝까지 들어주시고 상담해 주셨으며 용기를 주셨어요. ‘자신을 믿어라’ ‘지금 도망치면 평생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말씀을 주셨어요.”
#교내활동으로 리더십을
방황을 끝내고 학교에 돌아온 구양은 학교생활을 즐겁게 만들기 위해 교내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학급반장으로 참여했던 고2, 고3 생활은 그녀가 조직을 이해하게 되고, 경영인의 기본 자질을 키울 수 있었던 첫 교내활동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고 책임지려 했어요. 하지만 그럴수록 너무 지치고 힘들었죠. 선생님께서는 반장은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회사도 이렇게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겠구나 하는 점을 어렴풋이 느꼈어요.”
영어 회화 동아리도 운영했다. 부기장 선거 후보자 중 유일하게 자신의 포부를 영어로 말했고, 그것이 부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다. 구양이 처음부터 영어를 스스럼없이 잘했던 것은 아니었다. 영어회화 하는 게 쑥스러워 가만히 있었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자신을 던지고 열심히 노력했다. “리더라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을 보여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신뢰를 얻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모르는 것은 그냥 지나가지 않고 반드시 배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영어카페도 운영했다. 사람이 찾아오지 않아 고민하다가,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무장해 카페 가입자를 늘렸다. “회원을 더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졌어요. 정말 뿌듯했어요. 작은 영어카페 운영도 이렇게 힘든데, 큰 회사를 경영하고 지휘하는 리더가 된다는 것은 정말 큰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죠.”
#250권 독서목록으로 기본기
1학년 1학기 때의 내신을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매일 공부일기를 작성하고 학업 태도를 점검했다. 문제를 풀 때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자문자답해보며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런 노력으로 내신 1등급을 만들 수 있었고, 대입지원 자격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차지할 수 있었다.
자신의 지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 독서를 강화했다. 독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신문스크랩을 늘렸다. 경영 관련 칼럼과 기사로 부족한 경영지식을 채운 것. 250권 이상의 책을 읽었고, 그중 100여권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인문, 사회, 예술, 과학 등 다방면의 책을 읽었다. 관심분야인 경영학, 소비자학, 심리학에 관한 책은 특히 많이 읽었다. “상투적으로 줄거리와 느낀 점을 쓰는 것이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책에 대한 저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제 삶과 연관 지어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표현할 때도 산문뿐만 아니라 시나 소설, 만화 등 여러 방법을 활용했습니다.”
신문스크랩과 독서포트폴리오 활동은 대학 면접 시 그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 “생각지 못했던 질문을 받아도 포트폴리오와 스크랩북을 정리하면서 얻은 정보와 느낌을 응용해 대답할 수 있었어요.” 면접하신 교수님이 독서포트폴리오를 본 뒤 “앞으로도 책을 꾸준히 읽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방학 때 많은 책을 접해보라”고 조언까지 했다.
고교 시절 방황 속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노력했던 구양은 서울대 경영학과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그녀는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것이 기쁘다고 말한다. “경영학과 내에서는 창업이나 국내 기업 취직보다 고시를 치거나 외국 투자회사 같은 곳에 들어가는 것이 더 좋은 일로 간주된다고 들었어요. 그러나 저는 외국 기업들에 맞서 분투하는 국내 기업에 지원해 대한민국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창업 후에는 전문적인 컨설팅을 통해 국내 기업을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고 싶어요.”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 후배들에게 주는 한마디 >
-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하고 싶고, 해야 하는 것을 하라.
-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스토리로 글을 쓰라.
- 책을 많이 읽고 기록하라. 면접과 논술에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