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기본 문제유형 (4)- 비판하기 유형
기본 문제유형 (4)- 비판하기 유형


▨ 결론 쓰기

세 번의 연재를 통해 설명하기 유형에 대해 배웠습니다. 공통점과 비교하기는 답안구조상 유사한 형태라는 것도 이미 말씀드린 바 있지요. 설명하기와 비판하기 역시 구조상 같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 창의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분명 급이 다릅니다. 어떤 학문이든 특정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발판삼아 발전하기 때문에 빛나는 비판의식이야말로 논술의 핵심 사고방식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흔하게 나오는 조건이기도 하거니와,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조건이기도 한 셈입니다. 더군다나 분량마저 많다면 더더욱 난감하게 되지요.

우선 이 문제의 결론 형태부터 알아봅니다. 어떻든 기준이 되는 제시문을 요약하고, 그 뒤에 결론을 붙이는 형태는 설명문제와 같습니다. 문제는 “a를 바탕으로 b를 비판(평가)하시오”입니다(‘평가하시오’란 문제는 90% 이상이 비판입니다).

기본 결론패턴 : “A를 바탕으로 보았더니, B는 어떤 점에서 비판받겠군요!”

여기서 <뭐야- 나쁘잖아요!>라고 표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표현은 다음과 같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근거는 반드시 들어가야겠지요. 설명하기와 마찬가지로 결론형과 연결형으로 구분지을 수 있겠습니다. 어떤 것이 더 좋으냐는 질문은 의미가 별로 없겠군요. 전 분량에 따라 나누어 놓았을 뿐입니다. 핵심적인 내용이 간략히 정리된다면 결론형으로, 그게 아니라면 연결형을 쓰고 뒤에다 긴 내용을 붙이는 것이지요. 어차피 두 답안 형태는 전국적인 논술대회 답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번 형이 좀 더 많긴 하지만, 최근에는 문제의 성격이 설명+비판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연결형 역시 많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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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설명하기와 마찬가지로, 이 역시도 <B는 나빠요-> 형태만 된다면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비판이나 평가치고 좀 약하지 않은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논술 문제에서 주어지는 내용들이라고 해봐야 완전히 규정되거나 완전히 결정지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히려 서로가 비판이 가능한 양자 택일적 요소들이 더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 비판의 기능을 수행했다는 것을 표시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죠.

▨ 답안 구조짜기: “결론은 짧게, 부연은 길게”

구조는 설명하기 구조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선 기준이 되는 제시문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장착하여> 요약하는 것이지요. 제시문 (나)를 비판해야 한다면, (나)를 비판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기준으로 깔끔하게 요약합니다(언제나 그렇지만 요약은 주어진 논제에 맞게 합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리죠. 마지막에 과연 왜 그런가에 대해서 부연을 붙여주는 것입니다(여기까지는 설명하기와 똑같죠).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부연을 붙이는 방식이 문제가 됩니다. 그 내용은 단순히 제시문 (나)의 요약이거나, 제시문 (가)의 재탕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지요. (나)의 내용을 확인하면서 ‘역시 이런 점이 나쁘군’이라고 하면서, (가)와 (나)의 내용을 모두 조합해 내야 합니다. ‘너 나쁘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가)가 그랬어요>라고 확인만 할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그게 뭐 강력한 비판이겠습니까? 그러므로 여기에 무언가 그럴싸한 이유가 등장해야 하지요. 더군다나 분량까지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의 창의적인 어휘와 내용으로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합니다. 이 점이 많은 학생들을 어렵게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게 필요하죠.

문제가 쉽다면, 결론 부분에 이미 어느 정도의 답이 나와있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서 자세히 써주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비판이 마무리됩니다. 어찌보면 정확한 독해로 구성되는 문제인 셈이지요. 하지만 비판하기 문제의 수준을 좀 더 높인다면, 여기에 분량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즉, 비판에 있어 <왜 그런가> 부분의 분량을 2~3배 늘림으로써 학생 스스로가 적극적인 비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럴 경우 답안은 매우 창의적으로 전개가 가능합니다(상위권 대학의 비판문제란 결국 이런 것입니다).

결론의 확대 수준에서 2문장을 쓰는 것으로는 분량의 반도 안 찰 경우, 우리는 다양하게 머리를 굴리게 됩니다. 어떤 식으로 <저것은 나빠요>라고 말해야 할지 다양하게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미리 몇 가지 패턴을 알려주려고 합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비판의 패턴이지요. 물론 전국 수준의 논술대회에서 전국의 무수한 학생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패턴입니다.

① 비유계열1 : “그건 마치 무엇과 같은 꼴이야.” “결국 ~하는 것이다.”
② 비유계열2 : “그건 ~에 불과해.”
③ 예측계열1 : “그렇게 했다가는 어떻게 되고 말 거야.”
④ 예측계열2 : “그렇게 했다가는 (오히려) 네 주장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날 거야.”

크게 보면, 비유계열과 예측계열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런 패턴은 기존에 있는 비판내용에 덧붙일 수 있는 것일 뿐, 기계적으로 사용하라고 제시해드린 것이 아닙니다. ‘아, 시간은 없고, 비판은 늘려야 하는데! 어쩌나’ 할 때 사용하라는 뜻이죠. 제대로 된 비판이라면 문제가 요구하는 방향이 정확히 드러나야 합니다.이 두 패턴은 섞어서 쓰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일종의 콤보를 사용하는 것이지요.

예) “정보의 양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습득속도 차이로 인해 지식 격차는 줄어들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컴퓨터를 보급하려던 네그로폰테 교수의 계획은 이를 간과한 비현실적 계획에 불과한 것이다.”(예측형+비유형)

그렇다고 기계적으로 이것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이 연재가 인터넷에 퍼지는 순간, 많은 학생들이 이 방식을 익히게 되겠지요. 구체적인 내용이야 교재에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연재를 보았다는 사실만으로 이 방식은 ‘외운 답안’의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덧붙여서 사용하는 형태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비판하기는 이런 식으로 외워서 써야지”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비판의 핵심은 창의적 비판의식에 있는 것입니다. 위에 말씀드린 형태로 답안을 하나 맛보기로 보여드리지요. 문단은 두 문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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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알려드린 대로 비판하기는 보통 <그러나><하지만>의 역접구조로 비판내용을 연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잊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비판하기 구조 역시 설명하기와 같이 정방향, 역방향, 두괄식 결론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쓰는 사람 맘입니다. 최근에는 결론을 채점자에게 어필하는 답안이 인기인 만큼 결론을 앞으로 쭈욱 내밀어도 나쁘지 않겠지요.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역시 형태는 <결론+(가)+(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비판하기의 또 다른 조건 <논하라>

또 하나의 유의할 점은, <논하라>와 같은 조건이 붙어있을 경우입니다. <(가)를 기준으로 제시문 (나)의 상황을 논하시오>와 같은 경우, <논(論)하라>는 조건은 <자신의 생각을 추가하여 서술하시오>와 같습니다. 즉, 자기의 의견을 덧붙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무슨 의견을 덧붙이냐고요? 보통은 비판받은 상황에 대해 구제책이나 대안,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즉, 쉽게 말하면 <a의 나쁜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덧붙이시오>를 <a에 대해 논하시오>와 같이 짧게 표현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문제의 경우 채점 시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학생들의 고급스러운 창의력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위권 대학에서 종종 쓰이는 논제입니다.

<논하라>의 경우 반드시 비판이 아닐 수도 있으니, 이럴 때는 물론 제시문 간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봐야겠지요? 지난 연재 때 말씀드린 것처럼 제시문이 같은 방향이라면 설명하기, 반대 방향이라면 비판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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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