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불패'저자 유재원이 전하는 명문대 가는 공부의 법칙
[명문대 가는 공부의 법칙] 기꺼이 마마보이, 파파걸이 되어라!
서울대생은 마마보이, 파파걸이라는 속설이 있다. 정말 속설대로 서울대생은 엄마, 아빠 말을 잘 듣는 마마보이, 파파걸일까? 서울대생 누구도 스스로 마마보이, 파파걸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대생들은 그 누구보다도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엄마, 아빠가 하라는 대로 하는 마마보이, 파파걸로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부모 말이라면 쌍심지를 켜고 반발부터 하는 학생들과는 달리 부모와 자주 대화하고, 어떤 일이든 부모와 상의하고, 부모 말을 경청하는 것을 마마보이, 파파걸이라고 한다면 서울대생은 분명 마마보이, 파파걸이다. 서울대생 치고 부모 말을 잘 듣지 않는 학생은 거의 없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공부를 잘하려면 엄마, 아빠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대 공부법=40:40:20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은 어떤 것일까? 훌륭한 선생님,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경제적 지원도 좋은 환경의 조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조건은 공부를 하는 데 꼭 필요한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더라도 공부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공부를 잘할 수 있다. 굳이 과외나 학원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학교 선생님이나 주변 친구나 선배들만 잘 활용해도 공부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결국 어떤 환경보다도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학생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하면 이런 조건쯤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본인의 의지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바로 ‘부모님의 후원과 격려’다. 실제로 서울대생 100명에게 공부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를 리서치했을 때, ‘본인의 의지’가 40%, ‘부모님의 격려와 후원’이 40%, ‘선생님과 교재’가 20%를 차지했다.

서울대생뿐만 아니라 공부를 잘하는 학생치고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을수록 학업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미국 교육학에서 통계로 증명된 사실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2006년 10월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초등학교 3학년의 3%인 663개교 1만9257명을 대상으로 기초학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교사의 칭찬을 많이 듣고, 독서를 많이 하고, 학습준비물을 잘 챙기고, 숙제를 혼자서 해결하는 학생일수록 기초학력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와의 관계도 기초학력 점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부모와 대화를 많이 하는 학생일수록 기초학력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모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흔히 가정환경이 중요하다고 하면 부모의 경제력을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경제력보다는 집안 분위기가 중요하다. 집안 분위기가 화목하고, 부모와 자녀가 허물없는 대화를 자주 나누면 성적은 저절로 올라간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모를 공부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후원자가 아니라 매일 쓸데없는 잔소리를 해대는 귀찮은 존재나 싸움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도 있다. 공부를 잘하려면 훌륭한 공부법을 찾고, 스스로 노력하는 것 못지않게 부모님과의 관계를 돈독히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부모님과의 사이가 좋아질수록, 부모님과의 교감이 두터워질수록 성적은 꾸준히 오를 것이다.

#모든 부모는 다 교육전문가다

“모의고사에서 언어 성적이 좀 떨어졌네. 언어에 신경 좀 써야겠다. 언어는 공부를 해도 확 성적이 오르지도 않고, 공부를 덜해도 확 떨어지지 않아 방심하기 쉬운 영역이래.” “이번엔 실수한 것뿐이에요. 제가 알아서 할 거예요. 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부모가 공부의 40%를 책임지는데도 부모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 큰 실수다. 부모만큼 내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도 없다. 한국인으로서는 드물게 미국 하버드 법대 종신교수가 된 석지영 교수 뒤에도 교육열 강한 부모님이 있었다.

[명문대 가는 공부의 법칙] 기꺼이 마마보이, 파파걸이 되어라!
석 교수 부모님은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철저히 시간 관리를 하고, 독서를 하도록 지도했고, 그런 교육이 지금의 석 교수를 만들어냈다. 석 교수뿐만 아니라 그녀의 두 여동생들도 모두 미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것을 보면 부모님의 교육법이 주효했음을 알 수 있다.

나의 부모님은 소박한 분들이었다. 나의 어머니는 대치동 엄마들처럼 따끈따끈한 최신 정보를 알지는 못했지만 기본적인 공부법을 알려주고, 공부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어머니가 권한 공부법은 어찌 보면 고리타분한 구식 공부법이었지만 나는 어머니의 공부법에 귀를 기울였다.

사실 공부법은 유행이 없다. 세밀한 부분에서는 공부해야 할 내용에 따라 공부법도 조금씩 달라지고, 새로운 공부법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공부법의 큰 원칙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니 살짝 구식인 듯한 부모님의 공부법도 잘 들어두면 다 살이 되고 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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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학습은 정말로 필요할까?

[명문대 가는 공부의 법칙] 기꺼이 마마보이, 파파걸이 되어라!
선행학습은 ‘마치 아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심도 있는 공부를 방해한다.

공부를 잘하려면 선행보다 복습에 집중해야 함은 서울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입증되었다.

선행과 복습 중 어느 것에 더 집중했느냐를 묻는 질문에 복습 위주로 공부했다고 대답한 학생이 무려 84%나 됐다. 복습을 위주로 했다면 복습과 선행의 비율을 어떻게 나누었는가를 묻는 질문에 대한 결과도 의미심장하다.

복습과 예습 비율을 90 대 10의 비율로 했다는 대답이 37%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설문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울대생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복습하는 데 투자했다. 선행은 수업의 내용을 따라가는 데 필요한 정도로만 최소화시켰을 뿐이다. 왜 복습에 치중했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복습을 해야 배운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고, 완전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선행학습을 하면 수업이 재미도 없고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대답한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행을 하더라도 교과서를 한 번 죽 읽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