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일찍 정하고 포트폴리오 준비했어요"
“토니 스타크가 저의 롤모델입니다. 명석한 두뇌와 지적 능력은 물론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집념이 멋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박한솔 군(20). 영화 아이언 맨의 주인공이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과 당찬 포부가 담겨 있었다.
#체험활동으로 과학자 꿈꾸다
박군이 과학에 관심을 둔 계기는 중학교 2학년 때 광주광역시 영재교육원 수업을 우연히 청강하면서부터다. “Ti 계산기를 써서 그래프를 그리는 등 체험 위주의 수학수업을 했어요. 과학 같은 경우는 일반적으로 이론을 먼저 배운 뒤 실험을 하는데, 이곳에서는 반대로 먼저 실험한 뒤 이론을 탐구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 것이 좋았어요. 이 수업 이후로 특이한 현상이나 난해한 문제를 발견하면 그걸 실험 탐구하여 이해하는 습관을 지니게 됐습니다.”
학문적 흥미를 자신의 진로와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고민 역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중학생이던 박군은 인터넷에서 직업체험 캠프가 열린다는 공고를 보고 주저 없이 참여신청을 했다. 다양한 직업체험을 했지만 그중에서 과학자를 체험할 때 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대전 엑스포를 방문하면서 다시 한 번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로봇 전시관 관람에서 받은 경이로움과 충격은 로봇과학자라는 꿈을 꾸게 해줬다. 이런 일련의 체험으로 박군의 진로는 구체적으로 변했다. 장래희망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했던 박군은 ‘과학자’라는 답변을, 더 나아가 ‘로봇과학자’라는 답변을 할 수 있게 됐다.
#실험동아리 활동 역량높였다
로봇과학자의 꿈을 안고 고교에 진학한 박군은 진학하자마자 교내 과학실험동아리 디스커버(DISCOVER)에 들어갔다. 신설 동아리였기에 운영이나 시설 측면에서 제약이 많았지만,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고교 3년간 해당 동아리활동을 지속했다.
박군은 동아리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기계공학도가 가져야 하는 지식과 소양을 갖출 수 있었다. “첫 실험은 선풍기를 이용, 회전하는 거울 두 개로 ‘Lissajous’ 곡선도형을 그리는 레이저 쇼 장치 홀로그래피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동아리 선생님과 선배님께서는 제가 낸 의견이 실패로 이어질 때는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고, 성공했을 때에는 성취감을 북돋워 주셨습니다. 그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에 임할 수 있는 태도를 기를 수 있었습니다.”
2학년 때는 실험을 주도할 기회가 생겨, 박군이 원하던 로봇 관련 실험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마인드 스톰이라는 기구를 이용해 축구 로봇과 미로 탈출 로봇 등 여러 로봇을 만들어 봤어요. 이공계의 다양한 분야 사이에서 망설이던 찰나에 이 활동을 하면서 기계, 로봇, 항공기 등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죠.”
박군은 심화활동으로 들어갔다. 첫 번째 심화활동은 C언어 독학이다. 동아리에서 했던 로봇 제작에 큰 흥미를 느낀 박군이 로봇을 좀 더 세밀하게 조정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컴퓨터 언어를 배우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듣고 시작하게 됐다. “가장 기본이 되는 C언어를 잠깐 볼까 해서 책을 폈는데 다른 공부에 지장을 줄 정도로 푹빠져 버렸어요. 덕분에 간단한 논리회로를 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C언어에 능숙해졌어요.”
과학탐구 대회에 출전하면서 심화활동을 강화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실험하고, 보고서를 써서 실험과정, 실험결과, 실험태도, 보고서 작성능력을 평가받는 대회였는데, 과학동아리 활동을 바탕으로 친구와 함께 출전했다. 박 군이 속한 팀은 은상을 받았다. “대회를 치르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을 때 역으로 추적해서 원인을 발견하고 실험 초기 설정부터 과정까지 수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선배 멘토링으로 쌓은 기본기
박군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선생님, 선배 등 주변 멘토를 효율적으로 이용,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 “사이버 영재교육 마지막 테스트에서, 가장 난해했던 문제로 ‘왜 창 던지기에서 창을 던지면 앞부분이 먼저 떨어지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니, 물리 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이 있고 서울대 수시에도 합격한 3학년 선배 한 분을 소개해 주셨고, 그 선배를 통해 해당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었어요. 또 선배와 이따금 만나서 물리 공부 중 미심쩍게 넘어간 부분은 도움을 받았어요. 덕분에 물리를 심도 있게 공부해 갈 수 있었지요.”
박군은 고등학교 3학년 때 교내 경시대회 물리분야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물리 경시대회에 출전, 은상도 받았다.
#학과 관련 포트폴리오로 성공
기계, 물리분야 동아리 활동, 멘토링, 대회 참가, 학문 독학 등 진로와 관련한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박군의 열정과 실력을 입증했다. 입학사정관은 이 점을 인상 깊게 보았다. 평소에 꾸준히 하이탑 같은 시중문제집으로 개념을 정리하면서 수능과 논구술을 준비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 “고3 때 서울대 캠퍼스 투어를 한 적이 있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기계과에 재학 중인 형의 친구를 따라 들어가게 된 창의공학설계 실습실 모습입니다. 로봇을 직접 제작, 설계, 디자인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창공실의 모습이야말로 제가 어렴풋이 꿈꿔오던 대학생활 같다는 생각에 긴장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후배들에게 주는 한마디>>>
1. 포트폴리오를 미리 작성하고 준비하라.
2. 자신의 활동내역을 선생님으로부터 수시로 피드백 받아라.
3. 긍정적인 학생이 부정적인 학생들보다 면접관에게 호감을 준다.
“토니 스타크가 저의 롤모델입니다. 명석한 두뇌와 지적 능력은 물론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집념이 멋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수시전형으로 입학한 박한솔 군(20). 영화 아이언 맨의 주인공이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과 당찬 포부가 담겨 있었다.
#체험활동으로 과학자 꿈꾸다
박군이 과학에 관심을 둔 계기는 중학교 2학년 때 광주광역시 영재교육원 수업을 우연히 청강하면서부터다. “Ti 계산기를 써서 그래프를 그리는 등 체험 위주의 수학수업을 했어요. 과학 같은 경우는 일반적으로 이론을 먼저 배운 뒤 실험을 하는데, 이곳에서는 반대로 먼저 실험한 뒤 이론을 탐구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 것이 좋았어요. 이 수업 이후로 특이한 현상이나 난해한 문제를 발견하면 그걸 실험 탐구하여 이해하는 습관을 지니게 됐습니다.”
학문적 흥미를 자신의 진로와 어떻게 연결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고민 역시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중학생이던 박군은 인터넷에서 직업체험 캠프가 열린다는 공고를 보고 주저 없이 참여신청을 했다. 다양한 직업체험을 했지만 그중에서 과학자를 체험할 때 편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대전 엑스포를 방문하면서 다시 한 번 진로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로봇 전시관 관람에서 받은 경이로움과 충격은 로봇과학자라는 꿈을 꾸게 해줬다. 이런 일련의 체험으로 박군의 진로는 구체적으로 변했다. 장래희망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말했던 박군은 ‘과학자’라는 답변을, 더 나아가 ‘로봇과학자’라는 답변을 할 수 있게 됐다.
#실험동아리 활동 역량높였다
로봇과학자의 꿈을 안고 고교에 진학한 박군은 진학하자마자 교내 과학실험동아리 디스커버(DISCOVER)에 들어갔다. 신설 동아리였기에 운영이나 시설 측면에서 제약이 많았지만, 과학에 대한 열정으로 고교 3년간 해당 동아리활동을 지속했다.
박군은 동아리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기계공학도가 가져야 하는 지식과 소양을 갖출 수 있었다. “첫 실험은 선풍기를 이용, 회전하는 거울 두 개로 ‘Lissajous’ 곡선도형을 그리는 레이저 쇼 장치 홀로그래피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동아리 선생님과 선배님께서는 제가 낸 의견이 실패로 이어질 때는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고, 성공했을 때에는 성취감을 북돋워 주셨습니다. 그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에 임할 수 있는 태도를 기를 수 있었습니다.”
2학년 때는 실험을 주도할 기회가 생겨, 박군이 원하던 로봇 관련 실험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마인드 스톰이라는 기구를 이용해 축구 로봇과 미로 탈출 로봇 등 여러 로봇을 만들어 봤어요. 이공계의 다양한 분야 사이에서 망설이던 찰나에 이 활동을 하면서 기계, 로봇, 항공기 등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됐죠.”
박군은 심화활동으로 들어갔다. 첫 번째 심화활동은 C언어 독학이다. 동아리에서 했던 로봇 제작에 큰 흥미를 느낀 박군이 로봇을 좀 더 세밀하게 조정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컴퓨터 언어를 배우면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듣고 시작하게 됐다. “가장 기본이 되는 C언어를 잠깐 볼까 해서 책을 폈는데 다른 공부에 지장을 줄 정도로 푹빠져 버렸어요. 덕분에 간단한 논리회로를 쉽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C언어에 능숙해졌어요.”
과학탐구 대회에 출전하면서 심화활동을 강화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실험하고, 보고서를 써서 실험과정, 실험결과, 실험태도, 보고서 작성능력을 평가받는 대회였는데, 과학동아리 활동을 바탕으로 친구와 함께 출전했다. 박 군이 속한 팀은 은상을 받았다. “대회를 치르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을 때 역으로 추적해서 원인을 발견하고 실험 초기 설정부터 과정까지 수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선배 멘토링으로 쌓은 기본기
박군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선생님, 선배 등 주변 멘토를 효율적으로 이용,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다. “사이버 영재교육 마지막 테스트에서, 가장 난해했던 문제로 ‘왜 창 던지기에서 창을 던지면 앞부분이 먼저 떨어지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어요.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니, 물리 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이 있고 서울대 수시에도 합격한 3학년 선배 한 분을 소개해 주셨고, 그 선배를 통해 해당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었어요. 또 선배와 이따금 만나서 물리 공부 중 미심쩍게 넘어간 부분은 도움을 받았어요. 덕분에 물리를 심도 있게 공부해 갈 수 있었지요.”
박군은 고등학교 3학년 때 교내 경시대회 물리분야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물리 경시대회에 출전, 은상도 받았다.
#학과 관련 포트폴리오로 성공
기계, 물리분야 동아리 활동, 멘토링, 대회 참가, 학문 독학 등 진로와 관련한 자율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으로 박군의 열정과 실력을 입증했다. 입학사정관은 이 점을 인상 깊게 보았다. 평소에 꾸준히 하이탑 같은 시중문제집으로 개념을 정리하면서 수능과 논구술을 준비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고. “고3 때 서울대 캠퍼스 투어를 한 적이 있었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기계과에 재학 중인 형의 친구를 따라 들어가게 된 창의공학설계 실습실 모습입니다. 로봇을 직접 제작, 설계, 디자인하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창공실의 모습이야말로 제가 어렴풋이 꿈꿔오던 대학생활 같다는 생각에 긴장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후배들에게 주는 한마디>>>
1. 포트폴리오를 미리 작성하고 준비하라.
2. 자신의 활동내역을 선생님으로부터 수시로 피드백 받아라.
3. 긍정적인 학생이 부정적인 학생들보다 면접관에게 호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