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문제 유형 ③ - 설명하기 (Ⅰ)

지난 연재(331호)에서 제시문은 이미 보여드렸습니다. 제시문의 내용을 다시 간단히 정리하면서 어떤 식으로 답안을 꾸미는지, 그 안의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시문 (가)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① 객: 누가 개를 죽이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② 나: 누가 이를 죽이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③ 객: 나를 놀리는 거요?
④ 나: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삶을 사랑하고 고통을 싫어한다. 개와 이는 똑같다.

⇒모든 생명은 하늘로부터 생기를 받은 것이므로, 다를 수가 없다. (동등하다.) [결론]

④번이 내연이라는 것은 알지만, ① ②번과 무슨 관계인지를 정확히 찾는 것이 요약을 위해서는 더 필요하겠지요. ‘나’는 왜 ②번과 같이 대꾸했을까요? 그것은 이미 ‘나’가 ④번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④이므로, ②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관계라면, 이 제시문 자체가 <결과+근거>의 순서로 써졌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물론, 우리가 배운대로라면 ‘동등하다’는 결론에 대한 외연이나 근거를 찾아야 하는 것이 맞지요. 하지만, (가)는 그런 근거를 내뱉지 않습니다. 애초에 하늘로 부여받았다는 것을 선언해버리지요. 제시문 (나)도 이렇게 정리해볼까요?


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② (=①) 인간은 이성을 통해 모든 피조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③ 스스로의 목적을 모르는 자연 존재들은 수단에 불과하다.
④ 반대로 이성을 가진 인간은 사물이 아닌 인격체로서 자연과 구별된다. [결론]

중복되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대략 이런 내용으로 정리됩니다. 결론은 ④이고, 그에 대한 근거는 ③번 혹은 ②번이겠지요? 그렇다면 ①과 나머지 것들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이런 게 어렵죠!) ①번도 결론에 가까운 내용이긴 하지만, ④번처럼 ‘구별’ 운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냥 외연으로서 분량을 채우는 데 쓰도록 하지요.

두 번째 문단은 <이렇게 보면>으로 연결됩니다. 즉, ① ②번과 ③ ④번의 내용은 <이렇게 보면>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유추해보면, 앞의 내용을 토대로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① ②번)을 본다면, 자연은 사물이야.”

즉, 하나의 사실이나 예시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진리를 찾는 방식인 셈입니다. 혹은 <이는 무엇을 알려준다>와 같은 식으로 처리해도 나쁘지 않겠네요. 자, 그럼 이제 정리된 답안을 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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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붙은 번호는 문단번호입니다. 굳이 3문단으로 한 이유는, 결론-(가)-(나)의 형태를 구분하기 위해서이죠. 결론을 가장 앞에 두는 두괄식은 채점자가 답을 내세우기 위한 방식입니다. (요즘은 두괄식 외엔 잘 쓰지 않는 추세랍니다.) 혹시 분량이 부족하다면 (가)와 (나)를 합쳐서 쓸 수도 있습니다. 간혹 결론과 (가)를 합쳐서 쓰는 학생들도 있지만, 저는 아직도 왜 그렇게 쓰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답안을 보면 알겠지만, 결론에 맞게 각 제시문의 내연은 정확히 대립을 이루어야 합니다. ‘위계를 이룰 수 없다’와 ‘본질적 차이’라는 단어가 서로 개념상 대립을 이루는 것이지요. 이런 식으로 결론과 각 제시문의 내연이 대립을 이룬다는 것이 비교하기 문제 구조의 핵심!

추가적으로 (나) 요약을 하나 더 보여드릴게요. 분량을 다소 늘리기 위해서 첫 문장에 일종의 중간결론을 넣은 형태입니다. 이런 형태는 제시문 2개짜리 문제보다는 제시문 4개를 2 대 2로 비교할 때 자주 쓰이죠. 조만간 이 요약 방식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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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하기 유형

공통점 찾기와 서로 다른 관점 비교하기가 가장 기초적인 단계의 문제들이라면, 설명하기(+비판하기)는 기초 다음의 기본 문제유형입니다. 이 유형 역시 공통점이나 비교하기 문제와 마찬가지로, 일정한 포맷에 대한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서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하고 싶은 말을 효율적으로 쏟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왜 아직도 기본이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네요. 아직도 문제유형이 많답니다. 즉, 복합유형을 우리는 아직 건드리지도 않았거든요!)

○ 문제의 유형

이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기본적인 문제조건은 <A를 바탕으로 B를 처리하시오.>와 같은 형태이지만, 이에 대해 요구되는 조건이 설명이냐, 비판이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기본 논제패턴: (가)를 바탕으로, (나)를 (설명 or 비판 or 평가)하시오.

(<바탕으로>라는 표현은 <근거로 하여><참고하여>와 같은 형태로 바뀔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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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보이듯, 같은 논제패턴이지만 요구사항에 따라 제시문의 성격도 다르게 제시됩니다. 설명을 위해서는 같은 방향의, 즉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제시문이어야 하지만, 비판을 위해서는 서로 대립되는 입장을 지니고 있어야 하지요. 이렇게 보면, 제시문만으로도 어떤 문제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지요. (매우 중요!)

○ 표현하기: 결론쓰기

자, 우선 설명하기의 결론 쓰는 방식부터 보겠습니다. (비판하기는 설명하기 이후에!) 기본적으로 설명구조란 것은 객관적인 사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즉, 가치판단이나 입장판단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의 전달이 그 목적입니다. 혹은 분석(=세세히 쪼개어 밝힘)이라고 한다면, 그것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인 의미개진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을 절대 쓰면 안됩니다.

결국, 그냥 봤을 때 B의 의미가 무엇인지 애매했지만, A라는 기준을 들이댐으로써 확실히 ‘아하- 이런 것이구나’하고 판단을 내리는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말해야 하는 패턴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기본 결론패턴: “(가)를 바탕으로 보았더니, (나)는 (가)가 말한 그대로더군요.”

이를 다시 답안지 형태의 문어체로 바꾸면 다음과 같습니다. 꼭 어느 것이 낫다고 할 수는 없으나, 답이 확실할 경우는 결론형을 쓰고, (그게 기본!) 분량이 많거나 포인트가 여러 개일 경우는 연결형이 편합니다. (모두 확실히 익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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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두 개가 똑같군!”이라는 형식만 된다면 다른 표현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구체적인 구조쓰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설명하기의 경우, 최근에는 답안유형이 세분화되고 있으니 잘 확인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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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