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대학 갔다 - 이희경 서울교육대 유아특수교육과 2학년

#학급반장, 동아리 적극 참여
# 교육봉사로 진로 결정
# 경험이 논·구술에 큰 도움
"열정적인 교내외 봉사활동이 합격 비결"

[나는 이렇게 대학 갔다] (2) 이희경 서울교육대 유아특수교육과 2학년
이희경 양(20)은 2011학년도 대입에서 수시전형으로 서울교육대학 유아특수교육과에 합격했다. 이 양의 합격 비결은 목표 학과에 맞춰 다양한 교내 활동과 봉사활동을 했다는 게 포인트다. 거창한 활동보다 손에 잡히는 영역 내에서 경험한 일들이 수시 논술과 구술에 120% 도움이 됐다.

#학급반장, 동아리 적극 참여

이 양은 학교활동에 왕성한 의욕을 보인 케이스다. 중학생 때 학생회 도서학습부장으로 도서관 업무를 총괄 관리했고, 교내 성가 경연대회에서 리더로 팀을 인솔,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고교생이 돼서도 반장으로 ‘맹활약’했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삼성그룹이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삼성 꿈나무 캠프’에 참여하는 기회도 잡았다.

“2박3일 캠프 기간에 어려운 주제를 놓고 문과와 이과생이 서로 관점을 주고받으며 토론을 통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며 “흥미로운 대외활동이었다”고 말했다. 이 양은 요리 동아리 활동으로 취미생활을 즐기기도 했다. 활성화하지 않은 기존 동아리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동아리 자금관리 역할도 맡았고 다양한 실습 프로그램과 야외 활동을 기획하고 추진, 주도적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1학년 담당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도 의욕이 없는 상태여서 분위기를 바꿔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제빵 교실에서 빵을 직접 만들어 보기도 하고 맛집 탐방도 했어요. 동아리를 성공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서 뿌듯했죠.”

# 교육봉사로 진로 결정

교내의 다양한 리더십 활동, 수능 평균 1등급, 외고 내신점수 평균 2.5등급이라는 안정적인 성적. 다방면에서 나름의 노력으로 자신만의 학창시절을 만들어간 그녀의 가장 큰 고민은 진로였다. 구체적인 목표 직업과 희망학과가 없었던 것.

그런 이 양에게 진로 목표가 구체화된 두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공통 분모는 모두 봉사활동이었다. 첫 번째는 고교 1학년 때 KOVA(Korea Overseas Volunteers Association)라는 단체와 함께한 인도네시아 봉사활동이다. 대학생 지원자들과 함께 현지 아이들을 가르치고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종의 국외 교육봉사 활동이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첫 번째 계기였다. “인도네시아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한복도 입혀주고, 한국 노래도 함께 연주하면서 한국 이미지를 좋게 심어주는 것이 봉사활동의 목표였어요. 이 봉사가 저의 터닝포인트라고 말하는 이유는,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고민을 깊게 해본 계기였기 때문이에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이 나에게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거든.”

그러나 그 이후에도, 그녀는 별다른 진로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교육에 관한 관심은 많아졌지만 적절한 체험 기회를 찾지 못했기 때문. 그러던 중 고교 3학년 때 특수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두 번째 터닝포인트를 만나게 된다. “막상 일해 보니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하는 것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훨씬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매 순간 이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정말 봉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이 아이들을 보듬어 줄 수 있을까 고민했죠. 가치 있는 일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항상 행복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그러나 진로에 대해 현실적으로 마주하고 성찰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경험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제게 잘 맞는지 더 나아가 이 진로를 개척해 나갈 때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지 저를 재정비할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 경험이 논·구술에 큰 도움

이 양은 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과에 수시 지원했다. 그동안 해온 진로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신념이 확고해졌기에 내릴 수 있었던 선택이었다. 이 양이 지원한 전형은 1단계 내신, 2단계는 논술과 구술이 5 대 5인 전형. 진로 관련 봉사활동은 당락을 결정하는 논술, 구술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다. “기본적으로 교대 논술은 묻는 부분이 정형화돼 있는 편이죠. 선생님으로서의 자세, 교수법,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한 문제가 반드시 한 문제는 나오기에 평소 자신의 교육관을 잘 정립해 두는 것이 필요해요. 제가 입시를 치를 때는 소설의 한 부분을 잘라서 보여주고, 주인공 아이를 어떻게 교육하고 지도해야 하는가를 묻는 문제가 나왔어요. 봉사하면서 저만의 교육철학을 고민하고 정리했기에 잘 서술할 수 있었어요.”

면접은 두 분야에서 공을 뽑아서 문제를 냈다. 한 분야는 교육자의 자세를 물어보는 분야, 다른 분야는 논리적이고 시사적인 부분을 물어보는 분야였다. 분야마다 5개씩 문제를 줬고, 그중 2개씩 총 네 개의 공을 뽑아 자신 있는 두 가지를 구술하는 식이었다. 이 양이 뽑은 문제는 다문화 학생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했던 교육봉사 경험을 살려 대답했어요. 다문화 아이들에게 학급 내 발언권이 커질 수 있는 주도적인 역할을 맡겨서 다른 친구들에게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고, 그 아이도 다름에 대해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잘 동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어요. 경험을 살려 이야기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후배들에게 주는 한마디>>>

“공부를 열심히 하되 페이스를 알고 잘 이어라. 나는 일요일엔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주중에 할 일을 다 못했다면 일요일에 마무리했고, 다 했다면 달콤한 휴식을 즐겼다. 마라톤이라고 생각하면서 준비했기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