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93) 기본문제 유형 ① - 공통점 찾기
악기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이들이라든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이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그날의 연습을 위해서는 가장 기초적인 훈련부터 반복해야 합니다. 가령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라면 손을 푸는 크로매틱 연습이 필요하겠지요. 연주실력이 좋아졌다고 크로매틱을 건너뛰는 법은 없습니다. 항상 반복적으로 기초훈련을 수행함으로써 기본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이 탄탄하지 않은 채 새로운 기술이 추가될 수 없습니다. 논술에 있어서는 요약이 바로 그렇습니다. 실제 시험장에서 완벽한 답안을 쓸 때까지 요약훈련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어차피 모든 논술 문제에서 제시문은 요약이 되어야 하니까요. 그러므로 하나의 제시문을 요약하는 가장 낮은 수준의 단계부터 우리는 집중을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지난 시간에 1번 요약방식에 이어 3번 요약방식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공통점 찾기 유형을 소개해 드리면서, 실전 문제에서는 어떻게 요약을 해야 하는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실전 문제에서는 제시문이 단 한 개만 등장하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이제부터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들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 공통점 찾기 문제의 구조

논술문제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유형을 네 가지로 본다면, 그 중 첫 번째가 ‘공통점 찾기’일 것입니다. 공통점 찾기란 말 그대로 두 제시문의 공통된 내연을 찾아내는 일입니다. 이미 소개해드렸듯이, 제시문이 가지고 있는 외연과 내연을 찾아내고, 이 내연끼리의 공통점을 찾는 것입니다. 물론 공통점 찾기 유형은, 이것 자체로만 출제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가톨릭대만 예외적으로 <공통점 찾기>나 <비교하기>를 2개의 제시문으로 낼 뿐 대부분의 대학들은 3~4개의 제시문을 두고 <공통점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하시오>와 같은 복합유형을 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통점 찾기 유형은 가장 손쉽게 변별력을 결정하는 기초 구성 요소이므로 쉽게 간과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인 공통점 찾기의 의미상의 연결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93) 기본문제 유형 ① - 공통점 찾기
모두 같은 방향의 내용이지만 표현이나 어휘는 모두 다르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론이란 내연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두 내연을 기계적으로 합친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편의상 외연과 내연으로 구별했지만 A는 B의 근거, B는 C의 근거가 되겠지요. 즉 앞의 내용이 뒤의 내용에 대한 근거나 과정이 되면서 점점 의미가 확대, 보편화돼 가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결론이 마지막에 등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최근 추세는 결론을 맨 앞에 담는 것이니까요. 출제자들이 보기 좋게, ‘난 답을 맞혔소’라고 외쳐주는 것이지요. 당연히 제시문은 2개 혹은 그 이상일 수 있으니, 이것을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93) 기본문제 유형 ① - 공통점 찾기
물론 내연은 서로 다른 소재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방향은 같되 어휘나 표현은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이 내연을 합친 것이 공‘ 통 관점’입니다. 이는 보통 S+V형태로 표현됩니다(명사형이 아니란 이야기죠). 결론을 쓰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아마도 이런 것입니다. “두 제시문은 공통적으로 주어가 동사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결론으로 모아진 두 개의 화살표는 결국 <공통된 관점>이라는 결론을 향해 내연끼리 연결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즉 문제의 결론은 내연에서 추출되는 것이므로 내연(가)와 내연(나)가 합쳐져 결론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당연히 (가)의 내연은 결론과 연결이 되어야 하고(=그에 합당한 내용이 필요하고) (나)의 내연 역시 결론과 연결돼야 합니다. 결국 공통분모가 되는 요소들이 각 내연과 결론에 들어가 있어야 글의 연결성(통일성)이 완성되는 것이죠. 그러므로 공통점 찾기를 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의사항 ①: 내연과 결론의 긴밀한 연결성


이게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외연과 내연의 관계가 갖는 타당성처럼 내연과 결론 사이에도 타당성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말이지요. 그러므로 우선 공통된 관점을 찾았더라도 그것이 내연과 어느 정도 관계가 성립되는가를 반드시 확인해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제시문의 일방적인 단어나 표현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그보다 상위의 개념을 씁니다.

- 주의사항 ②: 서로 다른 듯 같은 내연


더군다나 각 내연은 서로 다른 내연으로부터 나왔으니 서로 다른 어휘를 사용한, 비슷한 방향의 내연이어야 합니다. 이것도 학생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니 얼른 어휘의 양도 늘려야겠군요. 자, 그럼 다음 제시문을 보고 실제로 요약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도록 하지요. 분량관계상 해설은 다음 연재에 이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처해 있는 이 고통스러운 교육의 문제를 생각해보았을 때, 관련된 모두가 괴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치열한 입시경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도 계속 세대를 거치면서 괴로움은 후배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학교는 입시를 위해 아이들을 비판능력 없는 <무뇌아>로 만들려고 할 것이고, 사회는 아이들을 영원한 <예비실패자>로 취급할 것이며, 피터지는 경쟁 속에서 얄팍한 전우애만이 남겨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아마도 수능이 다가올수록) 이것을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체념한다. 이른바 쿨(cool)해지는 것이다.

결국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문제이긴 하겠지만, 자본주의의 문제, 소수자의 차별문제, 정치의 보수화 따위의 문제들을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로, 얼토당토않은 쿨함이 작동된다면 <그냥 그런거지. 원래 세상은 그런거야. 강한 놈이 살아남는 거지>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른바 쿨해진다는 것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사실(fact)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는 뜻이 된다. 그렇게 개인들은 현실에 순응하게 된다.

‘국가는 매번 옳은가?’ 이런 질문처럼 무의미한 질문은 없다고 생각한다. 국가는 매번 옳은가? NO.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우리는 이미 인류의 역사를 통해 국민을 위해 존재했던 많은 형태의 정부들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해악을 끼친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그러한 과거의 사실들과는 별개로 지금 당장 펼쳐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국가가 하는 일이니 무조건 맞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이것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의견의 문제여야 하지만, 그 의견은 대부분 맹목적인 믿음과 추종으로 연결된다. 무언가 잘못돼가고 있다는 것을 도저히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논리적인 사고나 진지한 물음, 반성과 수정과 같은 행위에 대해 ‘귀찮은 반응’을 보이며 현실에 안주한 채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우리의 시대가 더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러한 태도에서 말미암은 것이 분명하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믿음은, 무비판적인 태도 앞에서 방향을 잃은 채 좌초하게 된다.


<문제> 아래의 표는 <위 제시문들의 공통된 관점을 서술하시오>라는 문제의 개요표다. (나) 부분에 들어갈 내용을 120자 내외로 서술하시오.

[결론] 두 제시문은 공통적으로 현실의 문제에 순응하는 현대인들의 태도가 현실을 정체시킨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가) 요약] 제시문 (가)는 모두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시교육 속에서도 학생들이 이를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쿨한 태도가 결국 현실에 대한 무비판적인 순응만 만들어 낼 뿐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 요약] ( )


▧ 연재본의 배포에 관하여


현재 연재되는 내용들을 신청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정리된 pdf파일로 제공되며, 이 파일들을 모으다 보면, 하나의 교재가 완성됩니다. 다만 파일은 1회당 1개 파일만 제공하므로, 매주 연재를 보시고 꼼꼼하게 신청하시면 됩니다. sgsgnote@gmail.com로 신청하실 때 연재 호수(생글 몇 호), 이름, 학교명, 휴대폰 번호를 같이 기재하시면 됩니다. 또한 현재 연재되고 있는 내용의 원본인 2012년형 <생글논술 첨삭노트> 교재(제본책자) 신청 역시 받습니다. 현재 고급교재까지 완성되었습니다.

이용준 S·논술 선임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