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자원 확보 위해 적극 공략

# 美,러시아 EU도 전략적 진출
[Global Issue] '암흑의 대륙'  아프리카···'투자의 대륙'으로 거듭난다
1990년대까지 ‘암흑의 대륙’으로 불리던 아프리카가 새로운 투자처로 바뀌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정치가 안정되고 연평균 5~6%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예측기관 글로벌 인사이트는 2020년까지 아프리카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5.8%로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성장률(3.9%)보다 1.9%포인트 높은 수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5년 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상위 10개국에 아프리카대륙 국가가 7곳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등은 자원의 보고인 아프리카에서 자원 확보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가장 공격적으로 구애를 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통 큰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07~2011년 4년간 중국의 대아프리카 원조총액은 400억달러로 미국보다 많다.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인 27일부터는 자칭린 정협 주석이 아프리카를 순방했다. 그는 위안화 외교를 펼쳤다. 자칭린은 AU(아프리카연합) 본부가 있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AU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높이 99.9m, 연면적 5만2000㎡인 이 건물은 중국이 2억달러(2250억원)를 원조해 지어진 건물이다. 54개 아프리카 국가들의 모임인 AU가 중국의 품 안에 들어가는 듯한 모양새가 연출된 것이다. 건물 기증식에서 자칭린은 “AU는 아프리카와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중요한 협력 동반자로서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심사를 지지해준 친구”라며 “이 센터는 중국 국가와 국민이 아프리카 국가와 국민에게 보내는 소중한 선물”이라고 말했다.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는 준공식에서 “중·아프리카 협력의 미래는 더 밝아질 것”이라며 “중국의 부상과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아프리카 부흥을 확신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화답했다.

후 주석은 2006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아프리카 포럼 당시 AU에 새로운 컨벤션센터를 지어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경제 발전에 필요한 석유 등 막대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프리카산 석유가 중국 전체 석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 10% 남짓에서 최근 40% 수준으로 늘어났다. 앙골라 수단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이 주요 공급국이다. 아프리카는 중국의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중국과 아프리카 간 무역액은 2001년 10억달러에서 지난해 1600억달러로 160배 증가했다. 중국은 아프리카로부터 석유 구리 목재 등을 수입하고, 기계류 전자제품 섬유 의류 등을 수출한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17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제1회 ‘러시아 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 아프리카 진출을 선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아프리카 국가와 러시아의 사업가 및 정부 관계자 250명이 참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원 개발과 철도 및 도로 건설 지원을 위한 기술 제공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포럼을 주관한 미하일 마르겔로프 러시아 대통령 특사는 “러시아가 1990년대에 포기했던 아프리카의 이권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의 것이 됐다”며 “이제는 주력 기업들과 은행들이 아프리카로 돌아가 비즈니스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중국이 이미 아프리카 각국의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진출한 것을 겨냥해 아프리카 국가들에 “투자 파트너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오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 중 중국과의 관계에 불만을 품은 국가나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을 쓰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 제국주의 열강에 저항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원조를 해준 바 있다며 과거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의 아프리카 외교는 중국이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었던 중앙아시아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는 데 따른 반작용의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EU와 아프리카는 최근 아프리카·EU 에너지파트너십(AEEP) 회의를 열었다. 5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입한 재생에너지협력프로그램(RECP)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0년 아프리카의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기술을 아프리카로 들여오는 게 목표다. 이에 EU와 아프리카는 현대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공동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또 에너지 안보를 개선하는 데도 함께 힘쓸 계획이다.

미국도 아프리카 진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대아프리카 수출액은 210억달러(22조8000억원)로 중국에 비하면 현저히 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월마트, 구글 등 미국 기업 20여개가 아프리카로 사업을 확장할 뜻을 밝혔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가나에 항공기 임대사무소를 열고 아프리카 중서부 지역 개척에 나섰다.

장성호 한국경제신문기자 ja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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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뺏앗아간다"… 아프리카서 확산되는 反中정서

중국인 납치사건 잇따라

[Global Issue] '암흑의 대륙'  아프리카···'투자의 대륙'으로 거듭난다
최근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값싸게 자원을 사들이고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신(新)식민주의’ 전략을 구사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반중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아프리카에 일찍 진출한 데다 많은 중국인이 이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에티오피아 잠비아 등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많은 중국인 근로자들이 유입되면서 아프리카인들의 실업난을 가중시킨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과거 미국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납치되거나 분규에 휘말렸던 것과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1시께 이집트 동북부의 북시나이 주 아리시 시에서 중국인 25명이 베두인족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그들은 15시간 만인 1일 오전 3시께 풀려났다. 납치됐던 중국인은 현지에 진출한 중국 국영 시멘트회사의 직원들로 현장 근로자 24명에 통역 1명이 포함돼 있다. 막대한 몸값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8일 수단 남부의 한 중국 기업 도로공사 현장에서는 반정부군인 ‘수단 인민해방군’이 습격해 29명의 중국인 근로자가 억류됐다. 습격 동기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기업의 진출이 확대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WSJ는 “중국의 영향력이 아프리카에서 커지자 중국 정부를 자신들의 이해 관철을 위한 지렛대로 쓰고 있다”며 “여러 납치 사건은 해당 정부와 소수민족 간 다툼에 중국이 엮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작년 말 현재 아프리카의 중국 기업은 1600여개, 체류자는 200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