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을 처음 배울 때 가장 유의깊게 배워야 하는 기술은 ‘문장 합치기’ 기술이라고 지난 연재에 말씀을 드렸지요. 그렇다면, 그 문장을 합칠 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정확한 논리적 연결어 고르기’ 능력입니다. 논술을 처음 배우는 초창기 단계 2~3개월 동안은 이 능력 자체만을 키우는 기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이게 뭐 그렇게 어렵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요약을 한다는 것이 ‘A가 B하다. C는 D하다. E는 F하다’와 같이 사실의 나열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요약이란, 출제자가 요구하는 바로 그 답(핵심=내연)을 찾는 과정뿐만 아니라, 그 답이 도출되는 과정을 서술함으로써 분량을 채워야 하는 과정까지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요구되는 분량 자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어떻게 연결어를 결정 할 것인가?
정확한 연결어를 찾는다는 것은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제시문의 서술 구조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글(제시문)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이용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과정상의 갖가지 스킬을 사용하게 되지요. 문제를 풀게 될 우리는 그 과정과 스킬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그 방식대로 다시 요약을 해주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방식의 전개방식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전개방식이 곧 요약(전개)방식이기도 합니다. 다음의 제시문을 보면서 문장 합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제시문에서 다음의 정보들이 추출되었다고 해보죠.
<문제> 다음의 문장을 100자 내외로 합치시오.
① 한국사회는 어느새 다문화 사회로 접근하고 있다.
②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③ 국가 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세계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장은 무엇일까요? 혹은 화자가 가장 강조하려고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①번이나 ③번일까요? 물론 대부분의 글들이 맨 앞과 맨 뒤에 핵심을 담으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 이글에선 그게 아니네요. 오히려 ②번의 글이 끝난 다음에 화자는 “그러므로 ~하자”와 같은 주장을 던질 가능성이 큽니다. 내용상으로 보았을 때, 다문화와 차별은 서로 대립되는 내용이니까요. 자, 그렇게 보면, ①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②하고 있다는 문제상황이 제시되는 구조인 셈이지요. 그렇다면 ③은요? 세계화와 다문화 사회의 관계를 안다면, 충분히 ③에 따라 우리나라도 ①하고 있다는 동시적 변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화나 다문화가 같은 방향의 움직임이니까요. 이제 이걸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되지요.
<해답> 국가 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세계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에 따라) 한국사회 역시 어느새 다문화 사회로 접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여기서 but을 <불구하고>로 바꾼 이유는 이렇습니다. 저는 <but(하지만)>을 중간에 사용하는 것을 그다지 권하지 않습니다. 물론 문장의 맨 앞에 쓰는 것은 상관없지만, 무조건 <-지만>을 붙여서 연결하는 방식은 의미를 부정확하게 만들 수가 있거든요. 좀 더 정확하게 뜻을 다듬기 위해서는 but이 다음의 4가지로 바뀐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A but B = A임에도 불구하고 B = A라고 하더라도 B = A와 달리 B = A인 반면 B
즉, 하나의 but을 보고도 다양한 구조를 만들 수 있으므로, 이왕이면 다양한 방식 모두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다음의 문장을 100자 내외로 합치시오.
① 도박이란 우연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② 도박은 형법상 처벌을 받는다.
③ 골프는 우연적 요소가 없으므로 도박이 아니다.
화자는 ‘도박이란 원래 어떤 것이니까 (전제), 골프는 도박이 아니라’는 말을 하려나 봅니다. 이 관계가 다소 복잡할 수 있으므로 그림을 그려보면 이렇습니다. 즉, 가장 먼저 우연적 요소의 유무가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면, 골프는 우연적 요소가 없으니, 도박이 아니고, 당연히 형법상 처벌을 받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때문에>를 무작정 연결시킬 수 없으니 수식어구를 사용해 붙여보겠습니다. ‘우연적 요소 때문에 도박이기 때문에 형법상 처벌을 받는다’와 같이 <때문에>를 중복해서 쓸 수 없기 때문이지요.
[해답] 우연적 요소가 있어야 하는 도박이 형법상 처벌을 받는 것과는 달리, 우연적 요소가 없는 골프는 도박이 아니므로 형법상 처벌을 받지 않는다.
갑자기 왜 있지도 않은 형법상 처벌 이야기로 끝을 내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겠지만, <A와 달리 B>와 같은 형태의 대립된 연결구는 호응을 맞춰줘야 하기 때문이지요. 앞에 형법상 처벌 어쩌구 했으니, 뒤에도 그것과 맞게 호응을 맞추는 것입니다. 위의 문제에서 <A와 달리 B>라고 쓸 경우, 형태상으로 명사면 명사, 동사면 동사가 서로 호응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과 평화>가 명사끼리 호응이 되듯, <사랑하는 일과 평화를 지키는 일>과 같이 호응을 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내용상으로도 <도박인 것과 도박이 아닌 것>이 서로 대립되면서 호응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연적 요소가 있는 것과 달리 도박이 아니다>와 같은 형태는 호응이 맞지 않습니다. 내용상 호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잊지 마세요. 비교가 일어날 경우, 형식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호응이 돼야 합니다.
<문제> 다음의 문장을 100자 내외로 합치시오.
① 식량부족이 비만을 진화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었다.
② 자연상태에서는 식량부족이 인간에게 만연한 현상이었다.
③ 식량의 잉여가 있는 상황에서 그 잉여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았다.
이 문제는 스토리를 좀 이해해야 합니다. 문맥상 ①번이 결론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스토리가 <② 때문에 ③ 때문에 ①이다>와 같은 형태가 되야하기 때문에 난감합니다. 그렇다고, <②하는 ③>이라고 하자니, 공통될 수 있는 주어도 없지요. 이렇게, <때문에>가 겹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다양한 꼼수가 등장합니다. 가령 ‘에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선 이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해답1] 식량부족이 인간에게 만연한 자연상태에서, 식량의 잉여가 있는 상황에서 그 잉여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았으므로, 식량부족이 비만을 진화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에서>가 겹치지요. <에서>를 줄여야겠네요. 그러기 위해서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가령 ‘식량의 잉여’는 중복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식량의 잉여가 있는 상황에서>라는 부분을 빼도 그 뒤에 나오는 ‘잉여’가 이 내용을 안고 가겠지요. 꽤나 복잡해 보이지만, 필요없는 수식어구나 전제들을 모두 빼면, “어느 상황에서, 어떤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았으므로, 식량부족이 비만을 진화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었다”라는 기본구조에 이것저것 덧댄 것뿐입니다.
[해답2] 식량부족이 인간에게 만연한 자연상태에서, 식량의 잉여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았으므로, 식량부족이 비만을 진화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중복되는 내용이 등장할 경우, 내용을 정리한 후에 문장을 합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차피 채점자의 입장에서는 특정한 키워드나 연결구조만을 따져볼 것이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내용을 정리한 후 요약을 해도 무방한 것입니다.
▨ 연재본의 배포에 관하여
현재 연재되는 내용들을 신청하여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정리된 pdf파일로 제공되며, 이 파일들을 모으다보면, 하나의 교재가 완성됩니다. 다만, 파일은 1회당 1개 파일만 제공하므로, 매주 연재를 보시고 꼼꼼하게 신청하시면 됩니다. 신청주소는 sgsgnote@gmail.com이며 신청하실 때는 연재 호수(생글 몇 호), 이름, 학교명, 휴대폰 번호를 같이 기재하시면 됩니다. 또한 이 주소로 완성된 2012년형 <생글첨삭노트> 교재(제본책자) 신청 역시 받습니다. 현재 중급교재까지 완성된 단계입니다.
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
▨ 어떻게 연결어를 결정 할 것인가?
정확한 연결어를 찾는다는 것은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제시문의 서술 구조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글(제시문)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이용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과정상의 갖가지 스킬을 사용하게 되지요. 문제를 풀게 될 우리는 그 과정과 스킬을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그 방식대로 다시 요약을 해주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방식의 전개방식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전개방식이 곧 요약(전개)방식이기도 합니다. 다음의 제시문을 보면서 문장 합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제시문에서 다음의 정보들이 추출되었다고 해보죠.
<문제> 다음의 문장을 100자 내외로 합치시오.
① 한국사회는 어느새 다문화 사회로 접근하고 있다.
②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③ 국가 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세계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장은 무엇일까요? 혹은 화자가 가장 강조하려고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①번이나 ③번일까요? 물론 대부분의 글들이 맨 앞과 맨 뒤에 핵심을 담으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 이글에선 그게 아니네요. 오히려 ②번의 글이 끝난 다음에 화자는 “그러므로 ~하자”와 같은 주장을 던질 가능성이 큽니다. 내용상으로 보았을 때, 다문화와 차별은 서로 대립되는 내용이니까요. 자, 그렇게 보면, ①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②하고 있다는 문제상황이 제시되는 구조인 셈이지요. 그렇다면 ③은요? 세계화와 다문화 사회의 관계를 안다면, 충분히 ③에 따라 우리나라도 ①하고 있다는 동시적 변화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화나 다문화가 같은 방향의 움직임이니까요. 이제 이걸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되지요.
<해답> 국가 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세계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에 따라) 한국사회 역시 어느새 다문화 사회로 접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여기서 but을 <불구하고>로 바꾼 이유는 이렇습니다. 저는 <but(하지만)>을 중간에 사용하는 것을 그다지 권하지 않습니다. 물론 문장의 맨 앞에 쓰는 것은 상관없지만, 무조건 <-지만>을 붙여서 연결하는 방식은 의미를 부정확하게 만들 수가 있거든요. 좀 더 정확하게 뜻을 다듬기 위해서는 but이 다음의 4가지로 바뀐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A but B = A임에도 불구하고 B = A라고 하더라도 B = A와 달리 B = A인 반면 B
즉, 하나의 but을 보고도 다양한 구조를 만들 수 있으므로, 이왕이면 다양한 방식 모두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 다음의 문장을 100자 내외로 합치시오.
① 도박이란 우연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② 도박은 형법상 처벌을 받는다.
③ 골프는 우연적 요소가 없으므로 도박이 아니다.
화자는 ‘도박이란 원래 어떤 것이니까 (전제), 골프는 도박이 아니라’는 말을 하려나 봅니다. 이 관계가 다소 복잡할 수 있으므로 그림을 그려보면 이렇습니다. 즉, 가장 먼저 우연적 요소의 유무가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면, 골프는 우연적 요소가 없으니, 도박이 아니고, 당연히 형법상 처벌을 받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때문에>를 무작정 연결시킬 수 없으니 수식어구를 사용해 붙여보겠습니다. ‘우연적 요소 때문에 도박이기 때문에 형법상 처벌을 받는다’와 같이 <때문에>를 중복해서 쓸 수 없기 때문이지요.
[해답] 우연적 요소가 있어야 하는 도박이 형법상 처벌을 받는 것과는 달리, 우연적 요소가 없는 골프는 도박이 아니므로 형법상 처벌을 받지 않는다.
갑자기 왜 있지도 않은 형법상 처벌 이야기로 끝을 내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겠지만, <A와 달리 B>와 같은 형태의 대립된 연결구는 호응을 맞춰줘야 하기 때문이지요. 앞에 형법상 처벌 어쩌구 했으니, 뒤에도 그것과 맞게 호응을 맞추는 것입니다. 위의 문제에서 <A와 달리 B>라고 쓸 경우, 형태상으로 명사면 명사, 동사면 동사가 서로 호응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과 평화>가 명사끼리 호응이 되듯, <사랑하는 일과 평화를 지키는 일>과 같이 호응을 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내용상으로도 <도박인 것과 도박이 아닌 것>이 서로 대립되면서 호응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연적 요소가 있는 것과 달리 도박이 아니다>와 같은 형태는 호응이 맞지 않습니다. 내용상 호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잊지 마세요. 비교가 일어날 경우, 형식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호응이 돼야 합니다.
<문제> 다음의 문장을 100자 내외로 합치시오.
① 식량부족이 비만을 진화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었다.
② 자연상태에서는 식량부족이 인간에게 만연한 현상이었다.
③ 식량의 잉여가 있는 상황에서 그 잉여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았다.
이 문제는 스토리를 좀 이해해야 합니다. 문맥상 ①번이 결론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스토리가 <② 때문에 ③ 때문에 ①이다>와 같은 형태가 되야하기 때문에 난감합니다. 그렇다고, <②하는 ③>이라고 하자니, 공통될 수 있는 주어도 없지요. 이렇게, <때문에>가 겹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다양한 꼼수가 등장합니다. 가령 ‘에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선 이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해답1] 식량부족이 인간에게 만연한 자연상태에서, 식량의 잉여가 있는 상황에서 그 잉여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았으므로, 식량부족이 비만을 진화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에서>가 겹치지요. <에서>를 줄여야겠네요. 그러기 위해서는 내용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가령 ‘식량의 잉여’는 중복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식량의 잉여가 있는 상황에서>라는 부분을 빼도 그 뒤에 나오는 ‘잉여’가 이 내용을 안고 가겠지요. 꽤나 복잡해 보이지만, 필요없는 수식어구나 전제들을 모두 빼면, “어느 상황에서, 어떤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았으므로, 식량부족이 비만을 진화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었다”라는 기본구조에 이것저것 덧댄 것뿐입니다.
[해답2] 식량부족이 인간에게 만연한 자연상태에서, 식량의 잉여를 효과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사람의 생존 확률이 높았으므로, 식량부족이 비만을 진화에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중복되는 내용이 등장할 경우, 내용을 정리한 후에 문장을 합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차피 채점자의 입장에서는 특정한 키워드나 연결구조만을 따져볼 것이 때문에, 전체적인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내용을 정리한 후 요약을 해도 무방한 것입니다.
▨ 연재본의 배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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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