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2월 첫시험… 1월1일부터 접수
[주니어 테셋] 초·중생 경제이해력 평가 … 명문高  '지름길'
중학생과 초등학교 고학년을 위한 경제·금융 이해력검증시험인 ‘주니어 테샛(Junior TESAT)’이 내년 2월 선보인다.

대학생과 직장인을 위한 경제이해력검증시험인 테샛(TESAT)을 총괄하는 한국경제신문 테샛위원회는 초·중학생을 위한 ‘주니어 테샛’ 1회 시험을 내년 2월12일 시행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테샛위원회 측은 “‘주니어 테샛’은 국가공인 1호 경제이해력시험인 테샛을 중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개발한 청소년 경제·금융 이해력검증시험”이라며 “청소년들이 경제에 관심을 갖고 올바른 경제지력도 갖출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학입시에서 논술과 수시, 입학사정관제 모집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주니어 테샛은 중장기적으로 특목고 등 명문고 입학과 대입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테샛위원회는 1회 시험을 내년 2월 서울에서 치른 후 점차 고사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 문항 구성 어떻게…

성인을 위한 현행 테샛은 경제 시사 상황추론판단 등 3개 영역을 다뤘으나 주니어 테샛은 시사 대신 금융을 포함시켜 금융 문제가 비중 있게 출제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최근 세계경제 위기와 신용불량자 양산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들이 청소년 금융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금융감독원이 금융교육 표준안을 내놓는 등 금융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주니어 테샛은 초등학교 6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한다. 고등학교 신입생도 포함한다. 5지선다형 50문항이며, 시험시간은 60분이다. 문제 난이도는 중학교 사회교과서 경제영역과 금감원 금융교육표준안 내용 수준이다.

출제영역별로는 경제 25문항, 금융 25문항이며 배점은 경제 150점, 금융 150점 등 300점 만점이다. 문항별 배점은 단순 지식을 묻는 경우 5점(문항 수 10개), 응용지식을 물으면 6점(30개), 복합적인 추론을 요구하는 문제는 7점(10개)이다. 지식, 응용, 추론 분석, 종합력을 골고루 검증하며 단순 지식보다 이해와 추론, 분석력을 검증하는 문항에 중점을 둔다. 응시료는 2만원이며 50명 이상 단체로 응시할 경우 5000원을 할인해준다.

#평가 등급은…

‘주니어 테샛’이 평가하고자 하는 경제이해력은 ‘청소년으로서 개인 금융(재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기초적인 경제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검증 목적에 따라 ‘주니어 테샛’은 총점(만점 300점) 기준으로 S, 1, 2, 3급 등 등급을 부여한다. S급은 270~300점으로 금융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주어진 경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청소년이다. 경제이해력이 탁월한 수준이다.

1급(240~269점)은 금융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정보를 대부분 이해할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주어진 경제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경제이해력이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2급(210~239점)은 경제이해력이 우수한 수준, 3급(180~209점)은 보호자의 도움을 약간 받는다면 주어진 경제 상황에서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수준이다.

#T-FAI 지수도 제공

테샛위원회는 시험 성적과 함께 수험생의 저축·소비·투자 성향을 알 수 있는 테샛 주니어 금융성향지수(T-FAI·Tesat junior Financing Attitude index)도 참고자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 지수는 소비·저축·투자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었을 경우 건전한 금융활동을 할 수 있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T-FAI 지수는 평균이 100이 되도록 금융 관련 지식·의식·습관·태도 등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금융 성향이 응시자 전체 평균보다 우수하다는 의미다. 즉 수입 소비 저축 부채 신용관리 등 금융(재무)관리 역량이 평균 이상이라는 뜻이 된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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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모 70% “아이들에게 금융·경제 교육 시키죠”

경제 알면 다른 과목도 잘해

한국의 문맹률은 제로에 가깝다. 미국의 문맹률이 4%에 이른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수치다. 하지만 ‘경제문맹률’은 우리가 훨씬 취약하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부모들 70% 이상이 자녀들의 금융교육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반면 우리는 그 절반인 33%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장을 이해하고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는 경제교육에 힘써왔다. 비영리 청소년 경제교육 기관 JA(Junior Achievement)는 연간 700만명의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제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DECA, NCEE 등도 전역에 지부를 두고 경제문맹 퇴치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영방송도 경제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이처럼 조기 경제교육으로 청소년의 경제지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쓴다. 경제교육에 대한 투자는 국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 미국이 ‘혁신’ 부문 세계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조기 경제교육에 힘입은 바 크다.

경제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학업에서도 우수하다는 연구 사례도 있다. 플로리다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6개월간 경제교육을 받은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언어 점수가 평균보다 15%, 수학 18%, 과학 3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2009년 4회 테샛에서 고교생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던 김민준 군(대구 대륜고)이 경제에 심취하다 보니 수학 영어 국어 등 다른 과목 성적도 덩달아 올라 EBS의 ‘공부의 왕도’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경제개념을 습득한 아이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효율적인지 일찍 깨닫는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지만 한국은 입시 중심의 교육체제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교육에 소홀했다. 2008년 경제교육지원법이 마련됐으나 학교 경제교육은 아직까지 현실 경제를 이해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테샛으로 경제교육에 힘써 온 한국경제신문은 2012년부터 ‘주니어 테샛’을 통해 청소년들의 조기 경제교육에도 발벗고 나선다. 경제 금융 교육 유관 단체와 힘을 모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공부 붐을 일으켜 국민의 경제지력 향상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bebop@hankyung.com

美 부모 70% “아이들에게 금융·경제 교육 시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