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매도와 증시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없는 주식을 판다? … 공매도는 '봉 이 김선달’
공매도(空賣渡ㆍshort selling)는 말 그대로 없는 걸 판다는 뜻이다. 무얼 파는 걸까?


바로 증권(주식과 채권)이다.

손에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나중에 만기가 돌아오면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돌려주는 매매기법이다.

주식을 되사 갚는 것은숏커버링(short covering)이라고 한다.

‘숏(short)’과 ‘롱(long)’이 금융용어로 사용될 때는 각각 매‘ 도’와 매‘ 수’를 뜻한다.

공매도는 특히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할 때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자주사용된다.

예를 들어 현재 100만원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의 부진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삼성전자 주식이 없는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 100주를 빌려 주당 100만원(총 1억원)에 판다.

그리고 며칠 후 삼성전자 주가가 90만원으로 떨어지면 이 투자자는 9000만원을 들여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 100주를 사 되갚는다.

수수료와 거래비용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며칠 새 주당10만원씩 1000만원의 수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예측이 틀려 삼성전자 주가가110만원으로 뛴다면 1000만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이처럼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손해를 본 투자자가 주식을 확보하지 못해결제일에 주식을 되갚지 못하면 결제불이행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방지하지 위해 공매도를 하려는 투자자는 미리 주식을 빌린 곳에 증거금을 내야 한다.공매도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위의 사례처럼 주식을 빌려 파는 차입 공매도(커버드 숏셀링ㆍcovered shortselling)다.

주식을 빌려주는 곳은 증권 관련 전문 금융회사인 한국증권금융이나 증권사 등으로 이들은 빌려주는 대가로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또다른 하나는 아예주식이 없으면서도 파는 무차입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ㆍnaked short selling)다.

공매도는 증시가 하락할 때 낙폭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증시가 약세일 때 공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 하락폭이 깊어진다.

또특정 투자자나 증시 작전세력이 부당이익을 겨냥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시세조종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그래서 세계 각국은 공매도를 비교적 엄격하게 규제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무차입공매도는 금지하고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자 차입 공매도도 일시 금지시켰으며, 증시가 안정성을 되찾았다고 판단되자 이번에 다시 허용한 것이다.공매도는 그러나 역기능만 있는 게 아니다.

공매도자들의 장 참여로 시장가격(주가)은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하게 된다.

또 공매도를 활용할 경우 다양한 투자기
법을 개발할 수 있다. 투자수익을 올리기 위해 공매도를 가장 자주 활용하는 게 헤지펀드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를 롱‘ 숏전략’에 많이 동원한다. 두 개 이상의 자산을 동시에 사고 팔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헤지펀드의 공매도 대상엔 외환도포함된다.

최근 헤지펀드들은 재정위기로이탈리아 국채 가격이 급락(국채수익률은상승)할 것으로 보고 대거 이탈리아 국채를공매도하면서 위기를 키운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나 1992년영국 파운드화 위기 때도 헤지펀드들은 해당국 통화를 공매도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올렸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
환율 이야기 (14) - 환율과 통화스와프

환율변동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없는 주식을 판다? … 공매도는 '봉 이 김선달’
외국돈과 비교한 우리돈의 가치인 환율은 끊임없이 변동하는 까닭에 예상치 않은 손실(환차손)이나 이익(환차익)을 볼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금융회사나 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리스크)을 줄이기 위해 환위험관리에 늘 신경을 쓴다.

통화스와프(currency swaps,CRS) 또는 스와프거래(swap transaction)는 환위험관리에 사용되는 거래 기법 중 하나다.스와프는 교‘ 환’이라는 뜻이다.

외환시장에서 스와프거래란 현물환거래 대 현물환거래, 현물환거래 대 선물환거래 또는 선물환거래 대 선물환거래와 같이 결제일과 거래방향을 달리하는 두 개의 외환거래가 동시에 행해지는 거래를 뜻한다.

쉽게 말해 서로 다른 통화를 일정 기간바꾼다는 뜻으로, 거래 당사자가 약속한비율에 따라 일정한 시점(만기)에 통화를교환하는 외환거래를 말하는 것이다.

현물환거래는 외환거래가 이뤄진 후 즉각적으로 대금 결제가 이뤄지는 거래, 선물환거래는 외환거래 계약 체결일부터 일정기간 후 특정일에 외환을 결제·인도하기로 하는 거래다.

통화스와프가 필요한 이유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려는 사람이나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은행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만기 3개월 조건으로 1억달러를 차입한다고 하자.

만일 외환위기 조짐이 보이는 불안한상황이라면 3개월 내에 환율이 급등해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데 이런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길이 바로 스와프거래를 하는 것이다.

즉 이 은행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빌린 1억달러를 현물환시장에서 1달러=1100원에 팔아 1100억원의 원화로 조달한 후 이를 운용하고 동시에 3개월 후 1억달러를 달러당 1100원에 사겠다는 선물환 거래를 실시한다.

이렇게 현물환 매도와 선물환 매입 거래를 동시에 하면(즉 통화스와프를 이용하면) 차입 기간에 환율급변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위험을 회피할 수 있게 된다.

통화스와프는 환위험 회피 목적 외에도 환위험의 부담 없이 특정 통화를 다른통화로 바꿔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일정 기간 동안 외화자금을 조달하는수단으로도 이용된다.

예를 들어 A은행은 엔화 가치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 갖고 있는 엔화를 팔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달러화가 필요하게 됐는데 동원 가능한 자금이 엔화밖에없다.

이럴 때 이 은행은 우선 엔화를 현물환시장에서 팔아 미 달러화를 조달하는 동시에 엔화의 선물환매입 계약을 체결하는 통화스와프를 실시함으로써 일정기간 동안 환위험 부담없이 달러화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통화스와프는 새로운 통화가 기존 통화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를 지급하고 높은 이자를 얻을 수 있는 차익거래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통화스와프에는 위험 회피의 비용이든다.

계약기간 동안 통화를 보유한 사람이 상대방에 주는 돈값, 즉 CRS금리가 여기에해당한다.

3개월 만기로 원화를 가진A와 달러를 가진 B가 통화스와프 계약을맺는다고 하자.

이때 달러를 받는 A는 B에 빌린 달러금리를, 원화를 받는 B는 A에 원화금리를 각각 줘야 한다. CRS금리는 통상 덜 안전한 통화를 가진 사람일수록 비싸다.

원화와 달러화를 비교할 때 원화는 달러보다 보유 위험이 높다.

그래서위에서 예로 든 A와 B의 경우 원화를 가진 A가 더 높은 CSR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달러를 빌린 데 대한 금리가 원화를 빌린 데 대한 금리보다 높다는 얘기다.통화스와프는 국가 간에도 이뤄진다.

최근 우리나라는 일본 중국 등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08년 10월에도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이 협정을 체결하면 어느 한 나라가 외환위기에 빠질 경우 다른한 쪽이 달러화 등 외화를 즉각 융통해준다.

비상시 쓸 수 있는 외화자산인 외환보유액에 더해 추가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는 셈이다.

국가 간 통화스와프는 비상시 안정적인 상대국 통화를 손쉽게 빌려자국의 통화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