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하고 추상적인 주제에 대한 제시문 출제
[대학 논술 Profiling] (25) 숙명여대
수능이 끝났습니다.

그러나 수험생들에게 있어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입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시 2차 논술이 남아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정시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끝까지 기운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번 논술 프로파일링에서 다룰 대학은 숙명여자대학교입니다. 숙명여자대학교는 수시 2차에서 여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대학입니다. 눈에 보이는 이유는 첫째, 원서 접수를 수능 이후에 진행합니다.

다른 대부분의 대학이 수시 1차와 2차 모두 9월 초에 진행하는 것과 달리 숙명여자대학교는 수시 2차 논술고사에 대한 원서접수를 수능 이후에 진행합니다.

그러니 수능을 조금 못 봤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숙명여대를 대거 지원하게 되는 것이지요.

두 번째 이유는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작년의 경우 수능우선선발전형이 있기는 했지만, 경쟁률은 50:1에 육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시 2차 논술고사의 경우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는 학교들이 많고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학생들이 상당 부분 결시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약 40% 내외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60:1이 되어도 실제 경쟁률은 35:1 내외로 떨어지는 것이지요. 그러나 숙명여대는 실질적인 50:1이었습니다.

올해의 경우는 아예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고 있지 않으며, 올해 수능이 쉽다는 예고로 인해 작년에 비해 수시 경쟁률이 약 1.5배 상승했으므로 숙명여대로 여학생들이 대거 몰릴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주변에서 수시로 숙명여대를 갔다는 사람들을 그다지 많이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정원이 적기 때문은 아닙니다. 숙명여대는 꽤 규모가 있는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첫째 수능 이후에 진행되기 때문에 소문 듣기가 어렵고 둘째 논술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수능준비에 올인하거나 논술준비가 상대적으로 덜된 여학생들이 숙명여대를 수시에서 지원하게 되는데 논술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잘 쓸 수 없는 어려운 난이도를 숙명여대는 가지고 있답니다.

숙명여대의 논술 시험일자는 11월 20일 입니다. 자, 그렇다면 대한민국 여대의 양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숙명여대 논술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000자를 두 개나 써야 하는 긴 분량을 요구하는 논술



숙명여대 논술의 첫 번째 특징은 1000자라는 다소 긴 분량의 글을 두 세트나 써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대학들은 짧은 분량의 글과 긴 분량의 글을 다양하게 섞어서 출제하지만, 숙명여대는 다소 긴 분량의 글쓰기를 요구해 왔습니다.

작년까지는 150분 동안 논술을 진행했기 때문에 공통 1번 문제 300자, 공통 2번 문제 800~900자, 인문 1번 문제 1000자였던 것이 올해는 공통 1000자, 인문 1000자로 바뀐 것이지요. 올해 논술의 트렌드가 120분 2000자 내외라고 했습니다.

많은 대학들이 120분 시험을 유지하되 2000자 이상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1600~1800자 정도가 표준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니 120분 2000자는 꽤 많은 분량, 즉 학생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버거울 수 있는 논술입니다.

그럼 글쓰기도 까다로울까요? 밑의 문제 유형분석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분량이 긴 것은 그만큼 쓸 것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그 쓸 것은 제시문에 상당 부분 주어져 있답니다.

결국 문제의 요구조건을 하나씩 하나씩 충족하다 보면 1000자라는 분량도 금방 채울 수 있습니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1000자라는 글이 하나의 완성된 글, 즉 완결성과 일관성을 가지도록 작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논술의 기본기 + 문제 해결형 문제 + 입장 서술 모두 묻는 논술



예전 성균관대를 논술프로파일링에서 다룰 때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습니다.

논술의 모든 것을 묻는다고, 그래서 ‘논술의 풀 패키지’라고 명명했지요. 숙명여대 논술의 두 번째 특징도 그렇습니다.

논술의 풀 패키지입니다. 다만, 성균관대처럼 한 문제에 논술의 기본기, 문제 해결형 논제, 입장 서술 모두 담지는 않고 이 중 취사선택해서 문제를 출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숙명여대는 논술의 전반적인 부분을 두루두루 취사선택해서 출제한다는 것이지요.

논술의 기본기인 요약, 비교, 분석, 평가, 비판도 요구하고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서술하는 문제, 특정한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방안을 요구하는 문제 유형 중에서 몇 가지를 취사선택해서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숙명여대 논술시험은 논술을 잘 준비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게 다가옵니다.

게다가 제시문의 난이도도 높은 편이며, 제시문의 개수도 많고, 출제의도를 잘 살피기 어렵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고생할 수밖에 없답니다.



-영어제시문, 수리 문제없이도 어려운 논술



다시 강조하지만 숙명여대 논술은 어려운 편입니다. 2010년 수시 논술에서 2011년 수시 논술, 그리고 2012 수시 논술을 비교해 보면, 제시문의 숫자가 줄고, 문제 숫자가 동시에 줄며, 분량도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숙명여대의 논술 자체가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꾸준히 난이도를 낮추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작년의 경우는 쓸 양도 많고 어려운데 연필 사용이 불가능했었죠.

올해부터는 가능합니다.



-생소하고 추상적인 주제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제시문 출제



최근 3년간 출제된 주제를 살펴보면 알겠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잘 다루지 않는 주제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추상적이기 까지 합니다. 예를 들면, 세계화와 바람직한 음식과 인간의 관계라든가, 결정과 비결정론으로 본 운명관과 같은 주제들은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생소할 수밖에 없는 주제이며 추상적인 주제입니다.

예전에도 설명했지만, 익숙한 주제와 익숙하지 않은 주제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답니다. 후자가 훨씬 어렵고 불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숙명여대의 논술 주제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갑니다.

주제도 일반적이지 않은데, 제시문도 인문계열 학생이 잘 접해보지 못한 분야에서 출제됩니다.

실제로 2010년 수시 논술의 경우 기억에 대한 뇌과학적인 제시문이 출제되기도 했었고, 2012년 모의논술의 경우 과학적인 제시문이, 그리고 학생들이 버거워하는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 제시문도 동시에 출제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버거울 수 있습니다.

추상적인 주제와 생소한 분야의 제시문은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제가 추상적이라고 해서, 제시문이 생소한 분야의 것이나, 문학이라고 해서 문제를 푸는 방식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제시문과의 관계, 문제를 푸는 방식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서두부터 지속적으로 논술을 준비하지 않은 학생은 어려울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대학 논술 Profiling] (25) 숙명여대
# 문제 유형 분석
[대학 논술 Profiling] (25) 숙명여대
- 출제의도와 문제 출제 방식을 읽어내야 논술에서 성공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지만, 숙명여대의 경우 논술의 기본기를 모두 물어봅니다.

그리고 문제해결형도 입장 서술도 모두 묻고 있습니다.

논술의 기본기에 대한 설명은 지난 호에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문제 해결형 문제나 입장 서술 문제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기재해 놓았기에 설명하지않겠습니다.

다만,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과 그것을 읽어내는 방식에 대한 설명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논술 문제를 출제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에게 묻고 싶은 주제를선택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대표하고 대변할 수 있는 입장을 선정하게 됩니다.

그리고이러한 입장을 잘 반영할 수 있는 제시문을선택한 후 학생들에게 독해력과 논리력과창의력을 물을 수 있는 질문을 마련하게 됩니다.

사람마다 학교마다 출제하는 세부적인 것은 다를 수 있겠으나 기본적인 틀은 같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보면, 하나의 제시문은 한 가지의입장을 대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건국대의 경우 제시문 하나에 두 가지입장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입장과 입장의 관계가 있듯이 제시문과 제시문의 관계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제시문과 제시문이 관계가 있다는 것은 하나의 주제로 모두연결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자, 2012년 모의논술 공통문제를 보도록하겠습니다.

문제에서는 제시문 가의 관점을 토대로 제시문 다에 나타나는 입장의 대립을 그림 2를 활용하여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에 등장하는 미국 남부 백인들의 입장을 비판하라고 합니다.

논술을많이 준비한 학생이라면, 문제만 보더라도제시문과의 관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즉,(가&다) vs 나의 백인인 것이지요.먼저 문제에서 관점이라는 말은 입장, 주장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리고 ‘가의 관점을토대로, 활용하여, 바탕으로, 참고하여’ 모두 같은 의미입니다. 또한 설명하라는 것은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고, 설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연결고리가 한 개이상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종합해 보면 문제는 제시문 가에는제시문 다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이것을 끄집어내서 제시문 다에 적용해 보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시문 가에서 작동하고 있는 원리가 제시문 다의 대립상황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지요.

그리고 이는 하나의 입장이 되고 이는 제시문 나의 백인과 반대되는 입장을 갖게 되지요.말로 설명하면 잘 와닿지 않을 테니 그림을 보세요.

어떤가요. 조금 이해가 되나요.

각 주제가 무엇인지 입장이 무엇인지는 제시문을 읽기 전에 알 수 없는 것이지만, 문제만 잘 분석한다면 대략적인 제시문의 관계를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 문제에서 출제된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출제방식을 알고 있다면제시문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읽어낼 수있습니다. 필요한 부분을 찾으면서 독해가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20분 동안2000자를 써야 하므로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중요하답니다.

다시 문제로 돌아가 봅시다.

제시문 가의관점을 토대로 제시문 다에 나타나는 입장의 대립을 그림 2를 활용하여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나에 등장하는 미국 남부 백인들의 입장을 비판하라.

이제 제시문의 관계가 조금 예상이 가능한가요? 이렇게문제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출제의 원리만알고 있다면 보다 좋은 답안을 쓸 수 있게됩니다.

숙명여대 논술을 잘 쓰기 위해서는 논술에대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만약 논술을 준비한 친구 중에 숙명여대를 쓰려고 마음먹고 있다면 기존에 배웠던 논술을 다지고 복습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반대로 논술을 잘 준비하지 않고 숙명여대 수시 일반학생전형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수능 이후에 시험이 진행되므로 남은시간동안 최대한 논술에 시간을 할애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