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올해부터는 논술의 당락에 있어 수능이 끼치는 영향력이 더 커진 만큼 수능의 난이도에 따라 논술시험 응시자의 폭도 달라지지요.
작년의 경우 수능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편인지라, 예상했던 최저가 나오지 않아 논술 2-2를 포기한 학생들이 매우 많았답니다.
뉴스에도 몇 번 나왔듯이 올해는 ‘쉬운 수능’이 예상되므로 자신 있게 논술까지 바라보게 될 가능성이 크겠지요.
자, 그렇다면 수능 이후에 치르게 될 대학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어떤 식으로 시험을 준비해야 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문제를 풀면서 집중할 여유는 없겠지만, 수능이 끝나고 며칠 안에 시험을 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가볍게나마 봐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 성균관대의 채점포인트는?
성균관대의 문제는 매우 전형적인 타입의 문제로, 기존의 형태가 유지된 지 벌써 4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므로 기출문제만 꾸준히 풀어보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문제가 나오는지 감이 잡힐 것입니다.
다만 작년부터 달라진 점이 있다면 경영-경제계열의 문제에 있어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제시문 5개 비교를 넣고 문제배점을 바꾸었다는 것뿐이지요.
그 외엔 자료를 해석하거나, 자료를 바탕으로 비판하거나, 자료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는 (변증법) 문제가 그대로 출제됩니다.
성균관대 가이드북 3년치만 모아봐도 이 흐름을 명확히 알 수 있지요. 가이드북에 나오는 문제유형 소개도 그다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합격생을 어떻게 골라낸다는 것이지?”
성균관대는 비슷한 레벨 대학들의 문제에 비해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물론 한양대와 같이 매우 ‘쉽고 친절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중앙대나 건국대에 비해서도 전혀 어렵지 않지요.
<답 맞히기> 게임을 할 정도로 어려운 제시문도 아니겠거니와, 사실상 1번 문제에서의 변별력은 <기준>이 아니라 <배분>이라고 밝힌 만큼 더 애매한 것도 사실입니다.
즉 제시문을 (1)(4)와 (2)(3)으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지, 이 둘을 나누는 기준이 a냐 b냐가 큰 것이 아니라고 밝힙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작년 경영계열 문제에서 <목적론과 의무론>이라는 단어를 맞히지 못한 학생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성균관대는 친절하게도 문제의 소재가 무엇인지도 가르쳐 줍니다.
그러므로 남은 것은 <자료해석 문제>이지요. ‘고급 통계’까지는 아니지만 꼼꼼한 해석을 필요로 하는 자료들을 배치해 놓고 ‘해석 자체를 요구’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설명드린 바 있지만 일반적인 자료-통계 문제와 달리 ‘고급 통계’라고 불리는 것들은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현상>이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성균관대 문제는 연세대나 건국대 수준의 난이도의 통계 자료를 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균관대 자료 해석의 특징은 ‘꼼꼼함’이지요.
즉 예상과 벗어난 해석을 찾기보다는 a라는 방향의 해석을 하기 위해 필요한 포인트의 수를 늘려줄 것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모의 <폭력>을 본다면, 3번 4번 문제가 그렇습니다.
<이라크를 제외한 지역의 테러 사망자>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테러 사망자>라는 구분은 헷갈리기 딱 좋습니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테러 사망자>라고 해놓았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웠을 통계자료를 어렵게 만들기 위해 한 번 꼰 것이지요.
4번 문제에서는 민간인 사망자의 통계를 보여주면서, <반정부 세력지역>과 <친정부 세력지역>을 나누어 놓았습니다.
이 문제를 푼 많은 학생들은 이 부분을 ‘그냥 민간인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읽고 맙니다.
굳이 이렇게 표가 나누어져 있는 사실을 신경쓰지 않은 것입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은근히 완벽한 답안에서 한두 포인트씩 벗어난 답안이 만들어집니다.
지금 수준의 문제가 이럴 뿐이지, 맘먹고 모순된 내용의 통계를 내놓고 해석하라고 요구하는 수준의 난이도가 등장한다면 변별력은 한결 더 높아지겠지요.
올해 성균관대를 응시한 학생들의 경우 작년 경영계열의 문제 <목적론과 의무론>을 풀어보기를 권합니다.
난이도로 친다면 성균관대가 지금까지 냈던 시험 중에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성균관대는 분량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분량이 많이 뽑힙니다.
분량이 많은 것과 꼼꼼한 서술은 같은 것이 아니므로, 분량을 늘리더라도 ‘쓸 말’을 미리 정리해놓고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대립되는 두 입장 중에서 한 입장을 미리 설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즉 a라는 입장을 선택했다가 다시 b라는 입장을 선택하게 되면 모순이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애초에 문제를 풀 때 절대적으로(!) 끝까지 다 풀어본 후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성균관대 역시 세트 문제의 특성상 애매한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뒷 문제의 조건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자료를 제시문 (1)과 (3)의 입장에서 각각 해석하시오>라고 한다면 (1)과 (3)은 자동으로 대립된 입장이 될 테니까요. 이런 문제풀이의 노하우들은 작년 기출 경영계열, 올해 모의만 풀어보더라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경희대(인문)의 채점포인트는?
올해 이화여대 인문계열의 문제에서는 지금까지 시도된 적 없는 난이도의 영어제시문이 나온 덕에 응시한 학생들이 골탕을 먹었지요. 논술시험이라기보다는 영어 독해 시험이었다고 느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제시문만 해석했다면 충분히 풀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해석이 되지 않은 통에 문제가 통째로 날아가버린 것이지요.
한 세트로 묶여 있는 문제에서 제시문 한 개의 해석이 어떻게 되느냐는 곧 합격이냐 아니냐로 연결됩니다.
하나를 틀리면 다 틀리고, 하나를 맞히면 다 맞히게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지요.
올해 경희대 인문계열 모의 문제 역시 영어제시문이 관건이었습니다.
사회계열이 수리논술로 확실하게 변별력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인문계열은 영어제시문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물론 (가)와 (나)를 비교하는 문제였기 때문에 대략의 방향이야 이해했겠지만, 제시문 2개에 500~600자의 분량을 쓰라고 요구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영어제시문을 제대로 해석하면 합격시켜줄게>라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해석의 포인트가 <reciprocate>라는 단어 하나였다는 점은 학생들을 더욱 애석하게 했지요. 영어제시문의 경우 수능 영어도 마찬가지겠지만 단어 하나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제시문 해석의 깊이를 결정지어줍니다.
하지만 2~3번 문제에서는 한결 단순한 형태의 문제가 나왔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학생들은 3번 문제, 즉 시 해석 문제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를 (가)~(라)의 관점에서 해석을 해야 한다니, 그것도 600자 안에 끝내야 한다니 너무 복잡해!’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 문제는 제시문을 읽지 않고도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1~2번 문제가 다음과 같았기 때문이지요.
"
<문제1> 제시문 (가)와 (나)의 내용을 요약하고 각각의 논지를 비교 논술하시오. (501자 이상~600자 이하)
<문제2> 제시문 (다)의 내용에 근거하여 제시문 (라)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하시오. (501자 이상~600자 이하)
즉 1번에서는 (가)와 (나)가 대립된다는 것을, 2번에서는 (다)와 (라)가 같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시문 4개는 자연스럽게 1 대 3 양 사이드로 묶입니다. 그렇다면 시 해석 역시 양 사이드에서 하나씩 가져가서 하면 되는 것이지요.
언제나 그렇지만 시 해석을 막무가내로 한다면 정답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시 해석은 열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논술 문제에서는 반드시 다른 조건을 이용해 시를 해석하게 돼 있습니다.
저런 조건만 충분히 확인한다면 시 해석이든, 통계해석이든 충분히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 경희대(사회)의 채점포인트는?
단연코 수리 논술입니다.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 있다면 경희대는 도출된 결과를 제시된 제시문과 연관지어 설명하거나 비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 때문에 난이도를 극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합니다.
(물론 영어제시문이 있지만 인문계열에 비해 짧고 쉽습니다) 경희대의 경우 지금까지 냈던 문제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주먹구구식 사칙연산이고, 하나는 연립방정식입니다. 최근에는 연립방정식만 내고 있지요.
작년 모의, 기출, 올해 모의 이렇게 문제 3개만 풀어봐도 어느 정도인지 딱 감이 올 것입니다.
(대학 측에서 답안도 제공하고 있으니 꼭 확인하세요) 기본적으로 고1 수준에서 풀 수 있는 연립방정식인 관계로 어렵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실제로 답안을 쓰는 훈련을 해보지 않았다면 어떤 식으로 답안을 작성하고, 또 분량 안에 채워야 할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눈으로 말고, 직접 손으로 풀고 답안까지 작성해보면 시험 때 체감난이도가 확실히 낮아질 것입니다.
◈ 해설서를 나눠드립니다.
이번에 연재된 내용 중 작년 성균관대 경영계열 문제와 올해 성균관대 모의문제에 대한 해설서를 pdf로 나눠드립니다.
성균관대는 이 두 문제만으로 충분히 대비를 할 수 있다고 할 만큼 문제의 정합성이 뛰어납니다.
파일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sgsgnote@gmail.com으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이외의 해설서는 나눠드리지 않으니, 이 점도 꼭 알아주세요!
(요새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해설서까지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다음 시간엔 서강대와 중앙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
올해부터는 논술의 당락에 있어 수능이 끼치는 영향력이 더 커진 만큼 수능의 난이도에 따라 논술시험 응시자의 폭도 달라지지요.
작년의 경우 수능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편인지라, 예상했던 최저가 나오지 않아 논술 2-2를 포기한 학생들이 매우 많았답니다.
뉴스에도 몇 번 나왔듯이 올해는 ‘쉬운 수능’이 예상되므로 자신 있게 논술까지 바라보게 될 가능성이 크겠지요.
자, 그렇다면 수능 이후에 치르게 될 대학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어떤 식으로 시험을 준비해야 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문제를 풀면서 집중할 여유는 없겠지만, 수능이 끝나고 며칠 안에 시험을 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가볍게나마 봐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 성균관대의 채점포인트는?
성균관대의 문제는 매우 전형적인 타입의 문제로, 기존의 형태가 유지된 지 벌써 4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므로 기출문제만 꾸준히 풀어보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문제가 나오는지 감이 잡힐 것입니다.
다만 작년부터 달라진 점이 있다면 경영-경제계열의 문제에 있어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제시문 5개 비교를 넣고 문제배점을 바꾸었다는 것뿐이지요.
그 외엔 자료를 해석하거나, 자료를 바탕으로 비판하거나, 자료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는 (변증법) 문제가 그대로 출제됩니다.
성균관대 가이드북 3년치만 모아봐도 이 흐름을 명확히 알 수 있지요. 가이드북에 나오는 문제유형 소개도 그다지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합격생을 어떻게 골라낸다는 것이지?”
성균관대는 비슷한 레벨 대학들의 문제에 비해 그다지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물론 한양대와 같이 매우 ‘쉽고 친절한 문제’가 있긴 하지만 중앙대나 건국대에 비해서도 전혀 어렵지 않지요.
<답 맞히기> 게임을 할 정도로 어려운 제시문도 아니겠거니와, 사실상 1번 문제에서의 변별력은 <기준>이 아니라 <배분>이라고 밝힌 만큼 더 애매한 것도 사실입니다.
즉 제시문을 (1)(4)와 (2)(3)으로 나누는 것이 중요하지, 이 둘을 나누는 기준이 a냐 b냐가 큰 것이 아니라고 밝힙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작년 경영계열 문제에서 <목적론과 의무론>이라는 단어를 맞히지 못한 학생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성균관대는 친절하게도 문제의 소재가 무엇인지도 가르쳐 줍니다.
그러므로 남은 것은 <자료해석 문제>이지요. ‘고급 통계’까지는 아니지만 꼼꼼한 해석을 필요로 하는 자료들을 배치해 놓고 ‘해석 자체를 요구’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설명드린 바 있지만 일반적인 자료-통계 문제와 달리 ‘고급 통계’라고 불리는 것들은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현상>이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성균관대 문제는 연세대나 건국대 수준의 난이도의 통계 자료를 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성균관대 자료 해석의 특징은 ‘꼼꼼함’이지요.
즉 예상과 벗어난 해석을 찾기보다는 a라는 방향의 해석을 하기 위해 필요한 포인트의 수를 늘려줄 것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모의 <폭력>을 본다면, 3번 4번 문제가 그렇습니다.
<이라크를 제외한 지역의 테러 사망자>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테러 사망자>라는 구분은 헷갈리기 딱 좋습니다.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의 테러 사망자>라고 해놓았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웠을 통계자료를 어렵게 만들기 위해 한 번 꼰 것이지요.
4번 문제에서는 민간인 사망자의 통계를 보여주면서, <반정부 세력지역>과 <친정부 세력지역>을 나누어 놓았습니다.
이 문제를 푼 많은 학생들은 이 부분을 ‘그냥 민간인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읽고 맙니다.
굳이 이렇게 표가 나누어져 있는 사실을 신경쓰지 않은 것입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은근히 완벽한 답안에서 한두 포인트씩 벗어난 답안이 만들어집니다.
지금 수준의 문제가 이럴 뿐이지, 맘먹고 모순된 내용의 통계를 내놓고 해석하라고 요구하는 수준의 난이도가 등장한다면 변별력은 한결 더 높아지겠지요.
올해 성균관대를 응시한 학생들의 경우 작년 경영계열의 문제 <목적론과 의무론>을 풀어보기를 권합니다.
난이도로 친다면 성균관대가 지금까지 냈던 시험 중에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성균관대는 분량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분량이 많이 뽑힙니다.
분량이 많은 것과 꼼꼼한 서술은 같은 것이 아니므로, 분량을 늘리더라도 ‘쓸 말’을 미리 정리해놓고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대립되는 두 입장 중에서 한 입장을 미리 설정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즉 a라는 입장을 선택했다가 다시 b라는 입장을 선택하게 되면 모순이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애초에 문제를 풀 때 절대적으로(!) 끝까지 다 풀어본 후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성균관대 역시 세트 문제의 특성상 애매한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뒷 문제의 조건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자료를 제시문 (1)과 (3)의 입장에서 각각 해석하시오>라고 한다면 (1)과 (3)은 자동으로 대립된 입장이 될 테니까요. 이런 문제풀이의 노하우들은 작년 기출 경영계열, 올해 모의만 풀어보더라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경희대(인문)의 채점포인트는?
올해 이화여대 인문계열의 문제에서는 지금까지 시도된 적 없는 난이도의 영어제시문이 나온 덕에 응시한 학생들이 골탕을 먹었지요. 논술시험이라기보다는 영어 독해 시험이었다고 느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제시문만 해석했다면 충분히 풀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도 해석이 되지 않은 통에 문제가 통째로 날아가버린 것이지요.
한 세트로 묶여 있는 문제에서 제시문 한 개의 해석이 어떻게 되느냐는 곧 합격이냐 아니냐로 연결됩니다.
하나를 틀리면 다 틀리고, 하나를 맞히면 다 맞히게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지요.
올해 경희대 인문계열 모의 문제 역시 영어제시문이 관건이었습니다.
사회계열이 수리논술로 확실하게 변별력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인문계열은 영어제시문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물론 (가)와 (나)를 비교하는 문제였기 때문에 대략의 방향이야 이해했겠지만, 제시문 2개에 500~600자의 분량을 쓰라고 요구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영어제시문을 제대로 해석하면 합격시켜줄게>라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그 해석의 포인트가 <reciprocate>라는 단어 하나였다는 점은 학생들을 더욱 애석하게 했지요. 영어제시문의 경우 수능 영어도 마찬가지겠지만 단어 하나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제시문 해석의 깊이를 결정지어줍니다.
하지만 2~3번 문제에서는 한결 단순한 형태의 문제가 나왔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학생들은 3번 문제, 즉 시 해석 문제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를 (가)~(라)의 관점에서 해석을 해야 한다니, 그것도 600자 안에 끝내야 한다니 너무 복잡해!’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 문제는 제시문을 읽지 않고도 풀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1~2번 문제가 다음과 같았기 때문이지요.
"
<문제1> 제시문 (가)와 (나)의 내용을 요약하고 각각의 논지를 비교 논술하시오. (501자 이상~600자 이하)
<문제2> 제시문 (다)의 내용에 근거하여 제시문 (라)가 의미하는 바를 설명하시오. (501자 이상~600자 이하)
즉 1번에서는 (가)와 (나)가 대립된다는 것을, 2번에서는 (다)와 (라)가 같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시문 4개는 자연스럽게 1 대 3 양 사이드로 묶입니다. 그렇다면 시 해석 역시 양 사이드에서 하나씩 가져가서 하면 되는 것이지요.
언제나 그렇지만 시 해석을 막무가내로 한다면 정답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시 해석은 열려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논술 문제에서는 반드시 다른 조건을 이용해 시를 해석하게 돼 있습니다.
저런 조건만 충분히 확인한다면 시 해석이든, 통계해석이든 충분히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 경희대(사회)의 채점포인트는?
단연코 수리 논술입니다. 다른 대학과 다른 점이 있다면 경희대는 도출된 결과를 제시된 제시문과 연관지어 설명하거나 비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 때문에 난이도를 극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합니다.
(물론 영어제시문이 있지만 인문계열에 비해 짧고 쉽습니다) 경희대의 경우 지금까지 냈던 문제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주먹구구식 사칙연산이고, 하나는 연립방정식입니다. 최근에는 연립방정식만 내고 있지요.
작년 모의, 기출, 올해 모의 이렇게 문제 3개만 풀어봐도 어느 정도인지 딱 감이 올 것입니다.
(대학 측에서 답안도 제공하고 있으니 꼭 확인하세요) 기본적으로 고1 수준에서 풀 수 있는 연립방정식인 관계로 어렵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실제로 답안을 쓰는 훈련을 해보지 않았다면 어떤 식으로 답안을 작성하고, 또 분량 안에 채워야 할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눈으로 말고, 직접 손으로 풀고 답안까지 작성해보면 시험 때 체감난이도가 확실히 낮아질 것입니다.
◈ 해설서를 나눠드립니다.
이번에 연재된 내용 중 작년 성균관대 경영계열 문제와 올해 성균관대 모의문제에 대한 해설서를 pdf로 나눠드립니다.
성균관대는 이 두 문제만으로 충분히 대비를 할 수 있다고 할 만큼 문제의 정합성이 뛰어납니다.
파일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sgsgnote@gmail.com으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이외의 해설서는 나눠드리지 않으니, 이 점도 꼭 알아주세요!
(요새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해설서까지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다음 시간엔 서강대와 중앙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