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과 면접은 함께 가야"

지난 시간에 이어 <기본정보를 묻는 유형>에 대해 말씀드리고, 그외 다른 유형들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 학업계획 및 진로

[생글 논술 첨삭노트] (78) 면접 (하)
이 질문이야말로 입학사정관제에 걸맞은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것이지요.

물론, 허황되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입학만 하면 어찌하든 자기 맘이란 걸 입학사정관도 알고, 여러분도 알고 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연관도 없는, 그저 하고 싶은 대로 막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딛고 있는 바탕을 토대로 한 단계씩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야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전공 커리큘럼이나 학교 특색 등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복수전공을 어떤 방식으로 허용하는지, 관련된 자격증은 무엇이 있는지 등을 알아둬야겠지요.

(면접은 사전 정보를 많이 습득하고 있을수록 당연히 자신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로와 동아리 활동을 연계시키는 것은 전형적인 답변 중 하나겠지요.

피상적으로 해외연수나 관련 동아리 이름을 말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할 구체적인 활동들도 이름을 거론하며 세세히 설명해줍니다.

전공과 관련해서는 세부적인 전공이나 분야를 지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역사를 전공한다고 했을 때, 근현대사냐 조선사냐, 혹은 미시사냐 일상사냐를 두고 나눌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 대학이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느냐를 미리 알아두어야겠지요.

같은 ‘역사학’이라고 하더라도, 대학마다 지향하는 방향이 다르니까요.

추가적인 질문으로는 흔하게 “복수전공은 어떤 것을 하고 싶은가?”라는 것이 있겠지요.

“전공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전공을 정의해본다면?”과 같은 질문도 종종 나오는 추가질문입니다.



② 시사이슈에 대해 자기 생각 말하기

국민대나 동국대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시사이슈에 대해 별 다른 사전 준비작업 없이 바로 질문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면접장 들어가기 몇 분전에 문제지를 보여주고 바로 말하게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기본적으로 최근의 시사이슈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올해 같은 경우 309호에 제가 정리해드린 것과 같이, <공정사회> <무상급식> <다문화사회> <정보관리> 등의 문제가 이슈였죠.

생글생글에서 연재되고 있는 시사이슈 찬반토론을 읽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공과 관련한 시사이슈가 나올 가능성도 크므로, 이 역시 확인해두어야겠지요.

아래의 질문은 나올 만한 몇 개의 내용들을 질문형태로 정리해본 것입니다.



정보화 사회에 있어, 트위터나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같은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에는 무엇이 있는지 말하시오.

높아진 대학 진학률에 비례하여, 높아진 등록금 때문에 반값등록금 시위가 일어난 적이 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말하시오.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외국 기업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교육과 의료 서비스 개방에 따른 긍정적 영향과 부정적 영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십시오. (2011년 국민대 기출)

무상급식을 모든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하는지, 일부 학생들을 선별하여 제공해야 하는지에 관해 찬반 양론이 있습니다. 수혜 학생의 입장과 사회 전체의 입장을 고려해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해보십시오.

2011년 9월 서울시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의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학생들은 각급 학교의 정책결정에 일정하게 의사를 반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만들 수 있는 장점과 단점에 대해 설명하시오.

최근 대기업에게 도덕적, 윤리적 기준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말하고, 사회적 책임(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어떤 식으로 수행해야 하는지 기업가의 입장에서 설명하시오.



대답하는 방식 자체는 찬반 제시문을 보여준 후 자기 의견을 쓰게 하는 논술 문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유시간이 어느 정도 있느냐에 따르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찬반의 내용을 모두 이해한 상태에서, <물론-하지만>과 같은 방식을 써서 자기 의견을 도출해내지요.

많은 학생들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와 같이 단촐한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이 방법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내용이 풍부하지 못할뿐더러, 시간을 알차게 채우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교수님의 질문에 대해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것 못지 않게, <하나의 결론 + 왜냐하면 + 하나의 근거>와 같은 방식 역시 교수님을 답답하게 하지요.

교수님을 굳이 지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추가적인 질문을 할 필요가 생기지 않도록, 모든 내용을 먼저 말해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러므로, 찬반 양론을 균형 있게 서술하고 자기 의견을 도출해내는 방식을 익혀둬야 합니다.

대략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1분~1분30초 정도가 되니, 스스로 시간을 재보면서 연습을 해도 좋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경희대의 경우 위와 같은 시사 이슈 주제로 5분간 ‘발표’(프레젠테이션)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가장 높은 수준의 변별력을 갖겠지요. 반대로, 가장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③ 전공면접

말 그대로 전공면접입니다. 전공 적합성을 알아내기 위해 전공과 관련하여 알아둘 만한 내용들을 미리 묻는 것이지요. 전공 관련 질문은 어느 대학이든 상관없이 다 할 수 있습니다. 인성면접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는 분명 전공 적합성에 대한 평가 역시 들어가도록 되어있으니까요. 시간이 남아도, 자기소개서 내용이 부족한 듯 보여도, 혹은 남다른 스펙을 가지고 있어도 할 수 있는 질문인 셈입니다. 그러므로, ①번의 인성면접을 준비하면서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올해 고려대 국어교육과에서는 인성면접 후에 전공질문으로 ‘구개음화와 두음법칙을 설명하시오’라고 요구했습니다. 다른 과에서 이런 걸 물어볼 리가 없겠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를 따지기 보다는, 어떤 문제가 나올 것인가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한결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혼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명지대, 경북대 혹은 전남대의 문제들을 추천합니다. 지금 언급한 대학들은 전공면접 기출문제들을 친절하게 제공해주는 학교들입니다. 전공에 맞게 면접을 하는 대학들이 많지 않은 관계로 그런 질문들을 구하기 어려우니만큼, 참고를 하시면 좋겠네요.



④ 논술문제를 말로 풀어내기

마지막 유형은 면접이라고 부르기 애매하군요. 제시문이 있는 논술문제를 글로 쓰는 대신, 말로 하게 하는 형태입니다. 대표적인 대학들은 고려대(학교장 추천) 중앙대 서강대 이화여대 단국대 서울여대 등입니다. 제시문은 학교에 따라 영어제시문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재밌게도, 중앙대 학업적성면접문제는 일반 논술문제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유형은 면접을 따로 대비하기 민망할 정도로, 평소에 논술 훈련을 해놓으면 그만입니다. 문제도 유사하거니와, 문제 조건들도 논술에서 흔히 보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짧은 시간 안에 답을 찾지 못한다면 대략 난감해지면서, 엉뚱한 말을 하고 나오기 쉽습니다.



◈ 면접 훈련은 이렇게!

면접은 사실 ‘실전 같은 훈련’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질문이냐의 문제도 있지만, 그런 상황을 실제로 구성해보고 올바른 태도로 질문에 답하는 훈련을 집이나, 교실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말하기 태도나 말하기 습관을 누군가에게 보여주세요. (친구든! 부모님이든!) 혹은 직접 동영상을 찍어서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확인하지 못했던 미세한 습관들도 확인할 수 있으니, 재미(?)도 있고 도움도 되지요!

그리고, 논술에 비해 정보가 지나치게 적은 면접시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우선, 학교에서 기출문제나 가이드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인터넷을 뒤져서 ‘면접후기’를 확인해보는 일이 꼭 필요합니다. 확인 후에도 그 유형 그대로 믿기보다는 변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유형들도 기본유형 못지 않게 대비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학 측에서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인성면접→ 전공면접→제시문면접>과 같은 식으로 유형을 임의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관련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다음주에는 전에 예고한 바와 같이 수시 2-2 대학들의 대비법에 대해 말씀드리고, 올해의 모의문제 해설지를 제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