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77) 면접 (上)
수시 2-1 논술시험이 거의 끝난 관계로 수능 전까지 있는 면접 전형 준비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경우, 학생부우수자나 학교장추천으로 면접전형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러므로,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면접이 정말 당락을 좌우하나?

이 질문이야말로 ‘논술이 정말 당락을 좌우하나?’라는 질문과 더불어 가장 흔하게 나오는 질문입니다.

왜냐면 논술도 내신이라는 요소가 있고, 면접도 내신과 전형에 따른 스펙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지요.

논술은 몇몇의 대학을 제외하고 내신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거니와, 어차피 지원자들간 내신차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아니’라고 쉽게 말할 수 있겠지만, 면접은 ‘그렇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보통 10분간의 면접으로 한 사람을 판단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예전 서강대 논술이 수시 2-1 논술이 있던 시절, 1차로 논술을 보고 2차로 면접을 치렀습니다.

1차의 논술점수로 어느 정도 순위를 매겨놓고, 3배수로 면접을 본 것이지요.

이 경우, 면접은 ‘새로운 등수를 가리는 시험’이라기보다는 논술의 등수를 뒤집을 만큼 특이사항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즉, 등수에 제대로 들어온 사람들이 혹시 ‘우연히’ 논술 답만 맞힌 것은 아닌지, 혹시 더 괜찮은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정도인 셈이지요.

현재 치러지는 면접 역시 기본적인 내신과 전형 스펙이 있기 때문에 (흔히 비교과라고 합니다만) 기본점수가 여기서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제한적인 점수차이를 두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단순히 면접만으로 모든 것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아주 제한적으로, 제시문형 심층면접을 보는 대학이라면 다를 수 있겠지요.

이것은 면접이라기보다는 말로 하는 면접이니까요. (중앙대나 경희대, 단국대의 경우)



◈ 어떻게 말해야 똑똑해 보일 수 있나?

면접도 어차피 논술과 마찬가지로 입시전형 중 하나입니다. 논술이나 면접은 모두 <이 사람이 얼마나 대학에서 전공공부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는가>를 확인하는 것뿐입니다.

쉽게 말하면 <얼마나 똑똑한지만 확인>하면 되지요.

논술은 ‘제시문을 독해하고, 이에 대해 답을 구하고, 그것을 다시 원고지에 쓰는 작업’으로서 이를 증명하는 것이고, 면접은 질문에 대해 <똑똑한 척하며 말함>으로써 증명하는 것이지요.

이게 참 애매한 표현이긴 하지만, <똑똑한 척>이라는 표현 이상의 것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공식적인 자리에서 어른(손윗사람)과 대화할 기회를 가져보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듯, 생각나는 대로, 중요하다고 느낀 대로 말하기 쉽지요. 하지만, ‘입을 여는 대로 나오는 소리’를 대답으로 치기엔 문제가 많습니다.

여학생들의 경우, 독특한 여고생 어투(?)를 쓰면서 말끝을 늘리거나 올리기 일쑤이고, 남학생들은 지나치게 간결하게 툭툭 끊어 이야기하기 쉽지요.

그러므로, 우선 이 모든 준비를 하기 전에 자신이 말하는 상황을 직접 녹화를 해서 보거나, 누군가에게 봐달라고 하면 좋겠지요.

우선, 지나치게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것처럼 함부로’ 이야기하지는 않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말소리가 작은지, 시선처리는 불안하지 않은지, 자기도 모르는 대화습관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등등도 봐야겠지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문어투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즉, 친구들과의 대화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논술원고지에 쓸 때처럼, 문어체의 형태로 말하려고 노력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말은 쉽겠지만, 연습이 충분히 되지 않은 경우는 특정한 단어나 문장 구조를 미리 떠올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논술을 해보았다면 ‘수식어구’를 사용하거나, ‘매끄러운 연결어 사용’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번만의 실전 훈련을 통해서 조금씩 극복할 수 있습니다.

간혹 ‘맘편히 평소처럼 이야기하라는 식’으로 조언하는 강사들도 있긴 합니다만,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떠드는 식으로 편하게 이야기하는 캐릭터를 좋아할지, 아니면 다소 긴장은 한 듯하지만 문장을 만들어서 하려고 노력하는 캐릭터를 좋아할지 말입니다.



◈ 면접의 종류

이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자신이 봐야 할 면접이 어떤 유형의 면접이냐는 것입니다.

면접 역시 논술처럼 몇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유형 중 하나가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여러 유형 중 몇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① 기본 정보를 묻는 유형

이 유형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유형이지요. 어느 대학에서도, 심지어 취업면접에서도 물을테니 말이지요.

물론 자기소개서에도 써있는 내용이지만, 면접관들은 다시 물어봅니다.

자기소개서야 어차피 남이 대필해줄 수도, 혹은 심혈을 기울여 오랜시간 투자한 결과물일 수도 있습니다.

그 내용을 직접 말로 들어봄으로써,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지요.

가장 흔한 질문은 다음의 4가지입니다.

“이 대학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이 학과를 지원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당신은 이 과에 입학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대학 입학 후의 계획에 대해 말해보세요.”

이 질문들은 진짜 속내를 알아보기 위해 던지는 질문일 수도 있고, 긴장을 풀라는 의미로 물어보기도 하는 것들입니다.

물론, 진짜 짜인듯한 대답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찌됐든 본인만이 아는 ‘거짓말’로 진짜인 척 둘러댈 수도 있겠지요.



▶대학 지원동기

지원동기에 대답을 위해서는 각 대학의 이념이나 인재상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거기에 맞춰 자신을 포장해도 나쁘지 않겠습니다만, 반대로 다른 방식으로 돌려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의 이미지에 대한 개인적 감상이나, 특성화된 무엇에 대한 인상 등도 작용할 수 있으니까요.

(다른 학생들이 어떻게 대답해볼지를 상상해봐도 좋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외운 듯 말하는 것은 그다지 창의적으로 보이지 않겠지요!) 가볍게 에피소드를 곁들이거나, 대학에 대해 널리 알려진 사실을 이용해서 어렸을 때부터 이 대학만을 꿈꿔왔다는 것을 드러내도 좋겠지요.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서는 몇 가지 추가되는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학교 이미지는 평소 어땠나요?”

“이 학교 선배중에 아는 사람이 있나요?”

“다른 대학과 비교해서 이 학교만의 장단점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이 대학 말고 어떤 대학에 지원했나요?

그 대학 붙으면 거기로 갈 건가요?”

마지막 질문같은 경우, 언제나 난처한 질문이지요.

교수님들도 뻔히 학생들이 복수지원한다는 것을 알면서, 짓궂게 물으시는 것이지요.

▶학과 지원동기

학과지원동기를 묻는 경우, 당연히 세부적인 전공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특정 교수님 이름이나, 흥미있는 과목, 학과의 전통이나 특징을 알아두면 더 좋겠지요.

이에 대해 추가적으로 예상되는 질문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복수전공으로는 무엇을 하고 싶나요?”(당연히 왜 그것과 이 전공을 접목시키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이 과(학부)가 다른 대학의 그것들과 달리 가진 독보적인 특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 분야와 관련하여 존경하는 인물이 있나요?

왜 그런가요?”

“학교를 다니다가 전공이 맘에 안 들거나, 적성에 안 맞는다고 판단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요?”

대부분의 경우, 이미 자기소개서에 관련 내용을 써놨기 때문에, 추가질문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람이 뽑힙니다.

위의 대학지원동기도 마찬가지겠지만, 대답은 단답형이 되지 않도록 합니다.

교수님의 질문에 대해 최소한 1분 정도 이상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말할 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교수님이 답답한 듯 “그것 뿐인가요?”라고 되묻는다면 무언가 많이 모자란 것이겠지요.

▶ 구체적인 노력 여부

지원동기와 달리 구체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므로, 공을 들여 말해야 합니다.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그 내용을 구체화시키는 것이 좋겠지요.

당연히 가벼운 에피소드를 등장시켜 좀 더 풍부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지요.

이 질문의 경우, 자기 소개서의 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부풀려서 쓴 부분이 있다면 좀 더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이 질문은 위의 학과지원동기와 연이어 나올 가능성이 크므로, 다른 추가 질문이 나올 상황 역시 다양한 각도에서 대비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이 기울인 노력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학생이 있다면 당신은 떨어져도 무방한가요?”

“시간이 더 있었다면 어떤 노력을 더 했을까요?”

“고등학교 재학시절 학업활동 외에 자신이 노력을 기울인 활동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자신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 특성이 이 과에 어떻게 연계되나요?”

“살아오면서 좌절했던 경험에 대해 말하고 이에 대한 극복을 어떻게 했는지 말해보세요.”

다음호에 계속 ☞ 이용준 S·논술 선임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