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표·수리 문제 없고 영어 제시문 출제
[대학 논술 Profiling] (17) 동국대
#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9월 모의고사가 끝났습니다.

각자 자신이 원하는 성적을 받았으면 합니다.

이제 점점 수시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9월 24일 항공대학교 논술을 시작으로 10월 22일 경기대학교를 끝으로 수시 1차 논술시험이 마무리됩니다.

수시 1차에서 논술을 보는 학교를 언급하자면, 항공대, 광운대, 연세대, 동국대, 상명대, 이화여대, 성신여대, 건국대, 국민대, 홍익대, 가톨릭대, 인하대, 경기대, 이렇게 총 13개 대학입니다.

이 중 가장 뜨거운 인기를 끌 대학을 꼽는다면 아마 동국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수능최저등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시 1차 논술을 보는 대학에서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곳은 광운대, 경기대, 인하대, 가톨릭대, 성신여대, 이화여대(논술우선선발), 그리고 동국대입니다.

여학생들에게는 이화여대가 가장 인기가 높겠지만 전체 선발 인원 중의 약 40%만이 논술우선선발이기 때문에 그 숫자가 많지 않고, 남학생은 지원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 실제로 올해 가장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을 대학은 아무래도 동국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는 바로 이 동국대 논술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동국대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남산에 위치해 있고, 재단은 불교 조계종입니다.

아주 당연한 것이겠지만 어떤 대학이 종교재단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종교에 대한 포교나 압력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것이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동국대의 경우 근 3년 동안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수시 1차에 논술시험을 시행해왔습니다.

그래서인지 동국대에 대한 학생들의 인기는 높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동국대 논술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동국대 자체로 선발하는 신입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올해 동국대의 국어국문과는 수시 전체에서 21명을 선발하며, 30%이상인 7명을 논술로 선발합니다.

일반적으로 수시의 경쟁률이 50: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50명 중에 논술성적이 7등안에 들어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다시 말해 2%안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수시는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정시에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상향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 중 거의 대부분은 수능최저등급을 맞출 자신이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동국대 논술을 지원하는 많은 학생들이 수능최저등급을 맞추지는 못하지만 논술 실력에 자신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부터 예비합격자 제도가 도입되었다고 하더라도 동국대 합격자 중의 90% 이상은 그대로 동국대에 입학하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다른 대학으로 빠지지 않을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동국대 논술시험을 통과하여 동국대 학생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준비해 온 논술실력을 갈고 닦아야 하겠습니다.

동국대 논술시험은 10월 1일 토요일에 있습니다.

사회과학부와 경영, 광고홍보학과는 13시에 나머지 학과는 16시에 각각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날 논술을 같이 보는 학교는 연세대와 상명대가 있습니다.

동국대는 논술을 오랫동안 시행해 왔는데 동국대 논술의 특징은 어떤지를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동국대 논술의 특징

-도표문제나 수리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으며, 영어제시문이 출제되는 논술

먼저, 동국대 논술의 첫 번째 특징은 많은 대학에서 도표분석 문제나 수리문제를 출제하는 것과 달리 주로 글로 작성된 제시문을 중심으로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입니다.

2009년 수시 논술의 경우는 그림이 나오기는 했지만 제시문 자체에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제시문으로 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며, 2010년 수시 논술의 경우 도표가 있었지만 수리적인 능력을 묻는 도표가 아니었습니다.

다시 말해 동국대 논술의 경우 수리적인 능력은 상대적으로 덜 묻는 시험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인지 동국대의 경우 2010년 모의논술부터 영어 제시문을 출제해 왔습니다. 2010년, 2011년 수시에도 영어 제시문을 출제해 왔고, 올해 역시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어 제시문의 길이는 다른 대학과 비슷하게 외국어영역의 제시문의 길이와 유사한 편이며, 난이도 역시 다른 대학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영어 제시문이 출제되는 대학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인문, 동국대, 숭실대, 6개 대학입니다)

-1200자 미만의 중간이하 길이의 다수의 제시문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어야 하는 논술!

동국대 논술의 두 번째 특징은 스피드를 요구하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 복수의 제시문을 두고 복수의 문제를 두는 논술의 출제 방식이 있다면,

-이러한 방식으로 출제된 문제를 set로 표현하겠습니다-

이러한 set가 복수로 출제되는 방식도 있습니다.


동국대 논술의 경우는 총 3세트가 출제되어 왔습니다.

문제는 총 4문제 이상이 되었고, 제시문은 10개 정도가 출제되었습니다.

다행히 제시문의 길이가 1200자 미만으로 길지 않고 난이도도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세 개의 주제에 대한 많은 제시문을 읽고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동국대 논술의 두 번째 특징을 스피드로 정의한 것입니다.


-독해력과 분석력에 기반을 둔 논술, 문제해결방안을 서술하라는 논술문제도 등장

동국대 논술의 세 번째 특징은 주로 독해력과 분석력에 기반을 둔 논술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문제 유형 분석편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주로 제시문을 얼마나 잘 이해했으며 그 논리를 서로 다른 영역의 구체적인 현상에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주로 물어보는 논술시험입니다.

그래서 주로 요약하라, 설명하라는 요구로 문제가 끝을 내고 있습니다.

또한 이것을 바탕으로 어떤 문제현상에 대한 해결방안을 쓰라고 하는 문제도 다수 출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나를 설명한 후, 제시문 다를 참고하여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쓰라는 문제가 출제된다는 것입니다.

동국대는 작년까지 150분, 1800자 이상의 분량으로 문제가 출제되어 왔고, 올해부터 트렌트에 따라 120분으로 바뀐다는 고지는 있었으나 논술모의고사를 보지 않아 추정할 수밖에 없지만, 제시문을 1~2개 주고 한 set에 문제 하나 정도만 묻는 형식으로 소폭 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해결형 논제는 제시문안에 실마리가

# 최근 3년 출제 주제


- 학문적으로 출발한 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주제 출제

동국대 논술 주제는 다양하게 출제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시험에서 세 가지 정도의 주제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얼핏 보면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그때그때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일관된 경향이라는 것은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조금은 추상적이고 학문적인 딱딱한 주제일 수는 있겠으나 그 주제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보이는 분야인 문학, 오늘날의 사회 현상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주제가 출제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10년 모의논술 set 3에서처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등장하는 meme라는 과학적 개념을 구운몽이라는 고전문학에 적용해 본다거나, 2010년 수시논술 set 1에서처럼 다양한 신호 개념을 활용하여 현대사회의 과시소비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2010년, 2011년 수시 논술 set 3에서처럼 학문적으로 시작하여 현대의 문제현상에 적용한 후 오늘날의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출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학 논술 Profiling] (17) 동국대
이렇게 봤을 때, 학생들에게 동국대 논술은 조금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존재합니다.

주제가 한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 역시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다면 쉽게 읽힐 수도 있겠지만, 배경지식이 없이도 제시문만 잘 읽어낸다면 충분히 좋은 답안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요즈음의 논술 트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문제 유형 분석

-요약과 분석하기가 중심인 논술, 결국 논술의 기본기!


앞서 말했지만, 동국대 논술의 문제 유형상의 특징은 바로 요약과 분석하기가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요약, 분석, 해결방안 쓰기가 문제의 대부분입니다.

이는 결국 학생들의 독해력과 논리력을 주로 보겠다는 것이며 어느 정도 정해진 답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며, 분량을 봤을 때 이는 확실해집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2011년 수시논술의 경우 1번 문제는 150~200자, 2번 문제는 350~450자, 3번 문제는 450~550자, 4번 문제는 600~800자입니다.

1번 문제는 제시문 가와 나를 요약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하나의 문장을 쓰면 50자 내외로 쓰게 됩니다.

이는 누가 그렇게 쓰라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아무런 논술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은 학생의 평균이라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150~200자라는 것은 약 3~4문장 내외로 써달라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1번 문제는 가와 나를 요약하는 것입니다.

가와 나의 내용을 각각 두 문장으로 요약하면 되는 문제이므로 정답은 정해져 있다고 봐야 하며 독해력이 평가의 중심에 서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2번 문제는 350~450자 이므로 7~9문장으로 써야 할 것입니다.

먼저 제시문 다의 차등의 원칙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므로 적어도 2문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차등의 원칙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써야 하므로 이 역시 1~2문장 정도가 필요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써야 하므로 3~4문장 정도가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이 역시 학생들의 창의력보다는 독해력과 논리력, 이해력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결국 동국대 역시 다른 대학에서처럼 논술의 기본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정의내릴 수 있겠습니다.


-문제해결형 논제는 제시문에 문제, 원인, 해결책의 실마리가 모두 들어가 있다!

지금까지 설명했던 유형중 문제해결형 논제는 처음 등장하기 때문에 간략한 설명을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문제해결형 논제란 어떤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라는 문제로 예전 논술에서 다수 출제되었던 유형입니다.

지금은 자주 출제되는 유형은 아니지만 가끔 출제되고 있습니다.

문제해결형 논제를 쓰기 위해서는 어떤 문제 현상이 있는가, 그리고 그 문제 현상이 나타난 배경 혹은 원인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인가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출산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은 무엇일까라는 문제가 나왔다고 가정해봅시다.

실제로 2009년 서울여대에서 출제되었던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저출산 고령화가 문제이니 캠페인이나 교육을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자고 쓰는데, 이는 구체적이지 않은 주제입니다. 보다 논리적인 글이란, 한국사회에 저출산 고령화라는 문제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생산가능인구의 부양부담 증가로 인한 경제성장의 둔화 때문이며, 따라서 생산가능인구의 부양부담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법이 필요하다고 써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사전지식이 없다면 이를 어떻게 알 수 있을지 물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도 대학에서는 수험생 여러분의 실력을 높게 평가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실마리를 모두 제시문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시문 가에서는 문제현상을 보여주고 제시문 나에서는 그것에 대한 원인을 보여주며, 제시문 다에서 해결방안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식으로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2010년 동국대 수시 논술 set3의 경우 법감정과 법적 안정성간의 충돌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라고 요구합니다.

제시문 가의 경우는 조두순 사건에 대한 감형 선고에 대한 국민들에 대한 악화된 법감정을 보여주고 있고, 제시문 나는 이것이 국민들의 법감정과 왜 어긋나는지를 설명하며, 제시문 다는 아동성범죄와 관련된 법의 수정을, 제시문 라는 음주에 대한 법적 해석을, 제시문 마는 우리 나라의 아동성범죄 형량이 적당함을 법적 안정성에 근거하여 설명하고, 제시문 바는 법적 안정성의 정의에 대한 글입니다.

문제의 법감정과 법적 안정성간의 충돌은 조두순 사건으로 증폭되었고, 이는 현재의 법에서 정한 아동범죄에 대한 형량과 국민들이 생각하는 형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며, 이는 법감정과 법적 안정성간의 합의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음주후 범죄에 대한 법관의 해석과 국민들의 해석의 차이도 또 다른 충돌지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떤 법률이 정당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법률에 따라 전문가들이 판단하게 두되, 만약 충돌이 발생할 경우 법원의 판단이 여론에 의해 좌지우지되지도 말아야 하겠지만 국민의 법의식과 합치될 수 있는 방안, 예를 들면 국민배심원제 등을 따르는 것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는 법을 제정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것이 이 문제의 답안이 될 것입니다.

위의 답안 방향은 모두 제시문에 있는 내용을 잘 배치하고 구성한 것뿐입니다.

다시 말해 제시문에 무엇이 문제이며, 왜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가 모두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논술의 기본기를 묻는 문제 유형과 마찬가지로 문제해결유형 논제 역시 제시문을 꼼꼼하게 읽어가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려 한다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동국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만약 논술을 체계적이고 꾸준히 준비했다면 동국대 논술은 아주 어려운 시험은 아닙니다.

이 말은 결국 얼마나 논술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연습해 왔는지가 평가의 결과와 비례하게 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수시 1차 논술시험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의 시점에서는 논술의 기본기 뿐만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답안을 쓰는 연습도 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를 푸는 사람의 입장에서 글을 쓰기보다는 나라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까, 혹은 나라면 문제를 어떻게 냈을까라는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가 된 것입니다.

강현정 S·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