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72) 세트로 된 문제는 연결된 주제의식을 토대로 접근
지난주에 말씀드린 건국대 문제는 일종의 세트문제였지요.

세트문제란 것은 하나의 주제 밑에 복수의 제시문이 붙어 있고 여기에 문제가 3~4개씩 나오는 형태의 문제를 의미합니다. 건국대의 경우 작년까지 3문제,2500자 분량이었다가 올해 2문제,2000자로 줄였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1번과 2번이 연결되어 붙어 있는 세트형태의 문제입니다.

(세트형태가 아닌 개별문제들이 나열된 형태로는 동국대나 홍익대 항공대 인하대 등이 있겠네요.

이런 대학의 문제들은 각 문제의 주제가 다른 셈이지요. )

이런 세트문제들로는 성균관대 한국외대 이화여대 성신여대가 유명합니다.

하나의 통일된 주제에 대해 3~4개의 문제가 붙어 있을 뿐더러 마지막 문제는 1000자에 가까운 문제를 서술하게 하지요.

두 문제이긴 하나 고려대나 연세대도 한 주제의 세트 문제이기 때문에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세트문제를 풀 때 유의사항을 우선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원칙1> 한번 요약한 제시문은 다시 자세하게 요약하지 않는다.

세트문제를 내는 대학들,예를 들어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건국대 숙명여대 숭실대 등의 경우 대개 1번 문제는 비교문제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여기 나온 제시문을 갖고 다시 2번 문제로 이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제시문을 연속적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당연히 요약을 계속 반복적으로 할 필요는 없겠지요! 그러므로 첫 번째 문제의 요약을 제외하고 또다시 등장한 제시문의 요약은 살포시 외연처리하든지 아예 처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혹은 <~에서 보이듯> <~가 말하는 것처럼>과 같은 형태로 처리해도 무방합니다. )

다만 여기서 유의할 점은 그 하나의 제시문이 여러 번 쓰인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제시문 요약을 한번 틀리면 나머지 것에도 연속적으로 그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독해를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원칙이 등장하게 됩니다.



<원칙2> 답을 모를 경우 연결된 다른 문제 조건을 통해 힌트를 얻는다.

모든 문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하나의 문제에서 방향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할 경우 다른 문제를 통해서 유추가 가능합니다.

가령,외대 문제가 심하게 그렇습니다. <(가)와 (나)를 비교하시오>라는 문제가 나온 후 다시 2번에 <(가)와 (나)의 관계를 고려하여, (다)와 (라)를 설명하시오>라는 문제가 있다고 할 때, (가)와 (나)만 바로 비교하는 것보다는 (다)(라)도 같이 살펴보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겠지요.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1번부터 바로 푸는 것보다는 전체 문제를 다 살펴보고 답을 어느 정도 생각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체적인 정합성이 모두 맞아 떨어지는 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지요.

이것은 꼭 세트문제가 아니더라도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 문제의 답을 알 것 같다고 우선 답안지를 채우진 마세요.

일정하게 문제들의 답을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실전 시험을 볼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기에 시간 배분에 관해서는 자기 스스로 일정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원칙3> 기출문제를 통해서 각 대학이 원하는 스타일의 답안에 익숙해진다.

대학별로 예시답안을 쓰는 스타일도 제각각입니다.

그리고 특정한 문제에 대해서 요구하는 답안 형태도 모두 다르지요. 예를 들어 이화여대 인문계열의 4번 문제,혹은 사회계열의 3번 문제(긴 글쓰기)의 경우 제시문을 모두 사용하라는 조건이 있으므로 당연히 제시문의 이름이 한 번씩 등장해야 합니다.

고려대의 경우 <비교>란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창의적인 비교이므로 서수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개의 항목을 나열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연세대의 경우 역시 비교란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2개의 기준이 교차되어 사용되는 '오묘한' 형태의 비교가 80%를 차지합니다.

(이것은 확실히 그 이전의 문제들을 접해보지 않고서는 도무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2 대 1의 비교 형태가 2개나 3개가 등장하는 문제입니다.

연세대 문제는 차후에 실제로 풀어보면서 유형을 익히도록 해보겠습니다. )

구체적인 답안쓰기 유형은 물론,그 대학이 요구하는 형태를 따라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답안형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학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을 버릴 수는 없는 것이지요.

이것은 그 대학이 원하는 답안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물론 매년 그 형태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대체적으로 그 구조는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는 편이므로 이를 꼭 확인하도록 합시다.



<원칙 4> 시간을 준수하며 쓴다.

시험장에 가보면 생각보다 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결국 시간에 쫓긴 채 휘갈기며 칸을 채우는 경우가 너무 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시간을 철저히 재면서 풀어야겠지요.

문제를 풀 때는 기본적으로 일정한 시간 분배를 해놓습니다.

예를 들어 2시간이라면 모든 문제를 읽고 답을 찾는 시간을 30분이나 40분 정도로 규정해놓는 것이지요.

개인의 독해실력이나 쓰기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것을 정해놓지 않고 주구장창 시간을 버리며 읽을 수는 없습니다.

답을 모르더라도 우선은 그냥 넘어가야 합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완벽하게 모든 문제를 맞추고 들어가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참고삼아 말씀드리자면 최근의 경향은 2시간에 2000자 분량을 요구합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므로 실전을 앞두고는 철저하게 시간을 정해놓고 풀어야 합니다.

모른다고 버틸 것이 아니라 가장 근접하게라도 다가서야 하는 것이지요.

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대학 측의 발표를 보면 논술합격자들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65~75점 사이가 가장 흔합니다. 어느 정도 틀리는 것을 감수해도 되는 것입니다.



<원칙 5> 분량을 모를 경우 배점이나 문장 수를 통해 대략의 길이를 가늠한다.

이대나 성균관대 문제는 분량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는 2가지 방식으로 분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기본유형에 대한 준비를 한 경험이 있다면 제시문 2개 비교나 공통점 찾기 문제가 대략 350~400자로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1문장+(가)요약 2문장+(나)요약 2문장=총 5문장 뭐 이런 식이지요.

마찬가지로 제시문 4개를 2 대 2로 분류하는 문제는 500~600자 분량.

이것은 우선 자신의 경험에 따라 몸에 밴 습관처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점수를 이용하는 것도 있습니다.

즉,2시간 2000자가 스탠더드 분량이라면 여기서 배점만큼 곱하면 되겠지요.

가령 30점 배점이라면 600자 분량이 나온다는 것을 추측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보다 더 많이 쓰는 경우가 흔하지요.

예를 들어 이화여대에서 내놓은 예시답안의 글자 수를 합치면 3000자에 육박합니다.

(실제로는 불가능하지요. 가이드북을 보고 공부하는 학생들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



⊙ 고급통계 문제의 경우

이것은 지난주에 내드린 건국대 문제와 같이 고급통계유형의 문제가 나올 경우에 알아두어야 할 사항입니다.

일반적인 통계 문제들,서울여대 인하대 숭실대의 경우는 있는 그대로의 통계가 '학생들을 속이는 경우' 없이 심플하게 출제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일정하게 스토리만 만들면 되는 <표를 이용한 작문연습>인 셈이지요.

하지만 시립대 건대 성균관대 연세대와 같은 고급통계문제의 경우,표를 읽는 그대로 읽기보다는 <무엇인가 이상한 점> <예외적인 상황>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리들의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이 부분은 왜 이럴까?"하고 그 이유를 고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지요. 그만큼 표를 꼼꼼하게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지난주에 내드린 건국대 <대체와 보완>의 1번 문제에서 후진국의 휴대전화 증가율이 2002년을 기점으로 유선전화 증가율을 능가하게 된다는 사실을 찾거나 언급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대개의 경우 시험장에서도 이런 상황이 펼쳐지겠지요. 생각보다 논술을 '완벽하게 잘하는' 학생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 첨삭안내에 관하여

이번 주에는 2012학년도 이화여대 모의논술고사 인문계열을 첨삭하도록 하겠습니다.

4번 문제가 대표적인 변증법 문제인 관계로 다른 것은 아니더라도 4번은 꼭 풀어 보내주셨으면 좋겠네요.

다른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라도 1,2번 비교-설명형 문제는 기본적인 유형이니만큼 푸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이화여대 문제를 학교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으신 후, 9월11일(일) 밤 12까지 써서 sgsgnote@gmail.com으로 보내주시면,선착순 50명에게 첨삭을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설이나 예시답안을 참고하셔도 나쁘지 않지만 그 예시답안은 분량이나 내용면에서 매우 허술한 면이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직접 해설을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리고 보내주실 때는 꼭!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이게 없으면 해설서를 드리지 않아요! 우수한 답안을 뽑아 이번에 새로 나온 생글첨삭노트 2011년판 실전교재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