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 적고 어렵지 않은 난이도 ··· 교과서에 나오는 주제
#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7월 모의고사는 잘 보셨나요?
1학기 내신시험 성적표를 받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다음 주부터면 여름방학이 시작됩니다.
수험생들에게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적기인 만큼 더워도 조금만 참고 자신이 세운 계획을 모두 지켜나가기 바랍니다.
이번 대학논술 프로파일링에서 다룰 대학은 가톨릭대학교입니다.
가톨릭대의 경우는 캠퍼스가 세 곳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대학로에 위치한 성신캠퍼스는 신학과가 위치하고 있고, 간호학과가 있는 성의캠퍼스는 서울성모병원 내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에게 해당될 캠퍼스는 성심캠퍼스로 부천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록 서울 안에 있지는 않지만 서울 바로 옆에 위치한 역곡역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지요.
사견이기는 하지만 저는 중하위권학생들에게 반드시 추천하는 학교 중 하나가 바로 이번 호에 소개할 가톨릭대학입니다.
왠지 가톨릭대라고 하면 종교적인 무언가가 강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 재단이 종교인 대학 중 가장 해당 종교에 대한 요구가 없는 곳이 가톨릭대와 서강대입니다.
다시 말해 기독교재단인 경우에는 채플 수업이 필수인 경우가 있는 반면 가톨릭재단인 학교에서는 채플에 해당하는 과목이 필수가 아니죠.
그래서 종교적인 것이 크지 않고 재단이 안정적이며, 수능최저등급이 없으며 논술의 기본기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요소 때문에 수험생 여러분들이 노려볼 만한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렇다면 실제 가톨릭대 논술시험의 특징은 무엇이고 난이도는 어느 정도나 될지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가톨릭대 논술의 특징
-적은 제시문 분량, 어렵지 않은 난이도, 논술의 기본기가 중요
가톨릭대 논술의 경우 지난 호의 경희대와 마찬가지로 논술의 기본기가 중요한 시험입니다.
그러나 경희대 논술의 경우 영어제시문이 포함되어 있거나 문제에서 많은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에 탄탄하고 숙련된 논술의 기본기가 필요로 합니다.
반면 가톨릭대의 경우 논술의 기본기에 해당하는 질문으로 논술이 구축되어 있지만 제시문이 길지 않고 난이도도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가톨릭대에서 처음으로 논술가이드북을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지문 제시형 문제를 출제하되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지식을 담은 지문, 번역투의 지문,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문을 피한다. "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지식을 담은 지문이겠지요.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말하는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지식을 담은 지문을 피하겠다는 말은 교과서를 인용하거나 이른바 상위권 대학에서 출제되는 것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제시문을 쓰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가톨릭대의 기출문제를 보면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를 보입니다.
게다가 각 제시문이 1000자 미만의 짧은 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데 있어 시간이 부족하지도 않지요.
또한 120분 동안 1100자 정도로 쓰면 되기 때문에 시간의 압박도 크지 않습니다.
실제로 시험을 본 학생들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요.
계속해서 반복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쉽다고 하는 논술에 과연 변별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모릅니다.
하지만 논술의 기본기라는 것이 말이 기본기지 실제 많은 대학들의 논술 문제에서 출제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실전기라는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논술의 기본기는 결코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또한 이번에 가톨릭대에서 발표한 논술가이드에서 볼 수 있듯이 채점기준이 꽤 까다롭고 자세하기 때문에 변별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시험입니다.
가톨릭대는 입시에서 꾸준히 논술을 봐왔기 때문에 논술에 대한 데이터와 자체 검증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학 중 하나입니다.
난이도가 쉽다는 것과 시험을 쉽게 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대학원 시절 논술고사 시험감독을 하러 자주 들어간 적이 있었고, 논술시험이 끝나고 나가는 학생들의 대화도 많이 듣게 된답니다.
이때 학생들의 대화나 태도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이 "쉬웠다", "어렵지 않았다"라는 말입니다.
이런 식인 것이죠. "오늘 시험 쉽지 않니? 다 잘쓴 것 같은데, 아 띄어쓰기 더 신경 쓸 걸."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과연 논술 시험이 고등학생들이 느끼기에 그렇게 쉬운 것일까요? 논술을 8년 넘게 가르치다 보니 시험이 쉬웠다고 평하는 학생들 중 좋은 글을 쓴 학생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쉬운 제시문이 등장한다고 해도 수험생들이 생각해야 할 지점들은 복잡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문제의 요구사항, 출제의도 등을 모두 고려해야 좋은 답안을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시험이 쉬웠다고 평하는 학생들이 이러한 여러 고려사항을 모두 다 충실히 이행한 후 시험이 쉬웠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잔인한 편이죠.
논술을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이 너무 논술이 어렵다고 푸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이지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논술입니다.
수능 만점을 받는 학생들도 논술은 잘 못하지요. 따라서 꾸준한 논술 대비가 필요합니다.
# 최근 4년 출제 주제
-공통문제는 문과와 이과 모두 생각할 수 있는 교과서에 기반을 둔 주제, 인문 문제는 사회현실과 관련된 주제 출제
가톨릭대 논술의 경우는 문제가 총 2세트로 출제됩니다.
공통문제와 인문 문제 세트가 그것인데, 공통문제는 이과학생들도 써야 하는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인문계열은 공통문제 + 인문문제를 풀게 되고, 이과계열은 공통문제 + 수리문제를 풀게 되어 있답니다. 따라서 공통문제의 경우 문 · 이과 학생들 모두 풀 수 있는 주제로 출제됩니다.
숙명여대와 서울여대 같이 이과 학생들이 인문논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항의 경우 일반적으로 인문계열 학생의 입장에서 난이도는 높지 않습니다.
또한 주제 역시 익숙한 것으로 출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톨릭대의 공통문제 역시 주제는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나 혹은 문 · 이과 모두에게 통용될 수 있는 주제가 출제됩니다.
실제로 2008년의 현대사회의 이미지 소비라는 주제는 고등학교 도덕시간에 배울 수 있는 내용이며, 2009년의 언어와 사고의 관계 역시 고등학교 국어 혹은 문법 시간에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학문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자세와 태도에 대한 주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반면, 인문 문제의 경우는 학교 측에서 표현한 것을 인용하자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응당 관심 가질 만한 주제'입니다.
2008년의 경우는 사회제도 준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2009년은 선입견에 대해, 2010년에는 역사 드라마와 역사 왜곡에 대해, 2011년에는 리더십에 대한 주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생각해 봤음 직한 구체적인 사회현실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가 출제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 사회에 관련된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의 주제가 출제된다고 해서 시사적인 이슈가 출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광운대와 같이 따끈따끈한 시사 이슈보다는 한번 정도는 들어봤음 직한 친숙한 주제들이므로 시사에 대한 큰 부담은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비교 · 분석 · 평가하기 문제유형 주로 출제
# 문제유형 분석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가톨릭대 논술 문제를 <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지난 호의 경희대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문제만 쭈욱 읽어봐도 일관된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지만, 문제 끝에 굵은 글씨로 문제 유형을 정리해 놓았는데 굵은 글씨만 읽어 보기 바랍니다.
어떤가요? 비교하기, 분석하기, 평가하기 유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판하기는 없지요?
-비교하기, 분석하기, 평가하기를 정복해야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는 논술
하나씩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비교하기 문제가 매해 출제되고 있습니다.
비교하기도 2개의 차이점을 찾거나 2개의 공통점을 찾는 문제가 대부분이고 3개의 공통점을 찾는 문제도 2008년에 출제되었습니다.
비교하기가 가장 기본적인 논술 유형이기는 하지만 비교하기에도 난이도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제시문의 난이도가 비슷하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 비교하기의 난이도는 '2개 공통점/차이점 → 3개 공통점 → 3개 차이점'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3개 차이점을 쓰는 문제는 난이도가 너무 높아 연세대, 이화여대, 건국대 3개 대학에서만 출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봤을 때 가톨릭대의 비교하기는 주로 2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쓰라고 하고 있으므로 비교하기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지 않은 것을 출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제시문의 길이와 난이도도 높지 않으므로 비교하기의 원리와 충분한 연습만 되어 있다면 가톨릭대 논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분석하기 유형이 눈에 들어옵니다.
2010년 이후 최근 2년 사이에 꾸준히 출제되고 있는데 이 유형은 모든 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유형 중 하나입니다.
물론 대학마다 이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차이는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2010년 공통문제의 경우 지문 가를 활용하여 지문 나에 나타난 문제점에 대하여 논하라는 말은 실제로는 "지문 가를 활용하여 지문 나에 나타난 문제점을 설명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답안을 써야 한답니다.
오해를 없애기 위해 "논술하시오"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논하라, 논술하라라고 하면 자신의 생각을 써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논술하라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에 관하여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다"라는 것입니다.
즉, 논술하라라는 앞의 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논술시험은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니까요.
예를 들어 보지요.
2011년 수시 논술 인문 1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문제는 "지문 가의 행위와 지문 나의 행위가 지니고 있는 의미의 차이점에 대해 논하시오"입니다.
이 문제는 "지문 가의 행위와 지문 나의 행위가 지나고 있는 의미의 차이점을 쓰시오."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의미의 차이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 아니지요.
마찬가지입니다. 2011년 수시 논술 인문 2의 문제는 "지문 가와 지문 다를 활용하여 바람직한 공동체와 리더십의 관계에 대해 논하시오"입니다.
바람직한 공동체 상과 리더십의 관계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쓰라는 것처럼 얼핏 보이지만 제시문 가에서는 이미 공동체상이 제시되어 있고 제시문 다에는 바람직한 리더십이 나타나기 때문에 답은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모든 구성원이 조화로운 공동체와 그를 이를 수 있는 리더십을 쓰라"는 것이지요.
즉 논술에서 논술하라는 말이 언제나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요즈음의 논술에서는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쓰는 것을 열어두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 보면 금방 이해가 갈 것입니다.
1000자 미만의 짧은 글에서 제시문의 분석과 자신의 견해와 그것에 대한 근거를 모두 써낼 수 있을까요?
500자 미만의 글에서는 그것이 가능할까요?
자유로운 생각보다는 논리적인 생각이 요즈음의 논술에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평가하기 유형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논술의 기본기 중에서 비판하기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왜 비판하기는 없을까요?
논술의 기본기를 요약, 비교, 설명, 평가, 비판이라고 했을 때 난이도가 가장 높은 유형은 비판하기 유형입니다.
왜냐하면 비판하기는 주어진 제시문의 논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쟁점을 선명하게 잡아내고 이를 비판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는지도 따져 봐야 하며 그 근거는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것인지, 논리적으로 오류가 없는 주장이라고 할지라도 현재 한국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주제인지도 생각해 봐야 좋은 비판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판하기는 쓰는 방법이 가장 열려 있는 유형이기도 하기 때문에 많은 연습을 해야 습득할 수 있습니다.
결국 비교, 분석, 평가하기만으로도 가톨릭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판하기라는 어려운 유형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많은 대학에서는 이 유형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꾸준한 연습을 해야 하겠습니다.
# 가톨릭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가톨릭대학교 논술은 논술의 기본기만으로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는 시험입니다.
난이도가 높은 논술의 기본기가 아닌 보통 난이도의 논술의 기본기가 필요한 시험이라는 말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능최저등급이 없고 논술 자체가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추천하고 싶은 대학 중의 하나입니다.
혹시나 걱정이 되어서 한마디만 덧붙인다면 아직 논술을 시작하지 않은 학생의 경우는 여름방학 시기에 논술에 대한 공부 비중을 늘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논술에 올인하라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한두 시간씩 논술에 대해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늦은 시기이기 때문에 양도 양이지만 논술에 익숙해지고 친해져야 하기 때문에 매일하는 것이 많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답니다.
따라서 방과후 수업이나 학교 자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거나 생글생글의 여러 코너를 활용하여 매일 400~500자 정도씩 논술을 쓰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늦었다고 생각되면 늦은 것이니 그만큼의 많은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
#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7월 모의고사는 잘 보셨나요?
1학기 내신시험 성적표를 받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다음 주부터면 여름방학이 시작됩니다.
수험생들에게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적기인 만큼 더워도 조금만 참고 자신이 세운 계획을 모두 지켜나가기 바랍니다.
이번 대학논술 프로파일링에서 다룰 대학은 가톨릭대학교입니다.
가톨릭대의 경우는 캠퍼스가 세 곳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대학로에 위치한 성신캠퍼스는 신학과가 위치하고 있고, 간호학과가 있는 성의캠퍼스는 서울성모병원 내부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에게 해당될 캠퍼스는 성심캠퍼스로 부천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록 서울 안에 있지는 않지만 서울 바로 옆에 위치한 역곡역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지요.
사견이기는 하지만 저는 중하위권학생들에게 반드시 추천하는 학교 중 하나가 바로 이번 호에 소개할 가톨릭대학입니다.
왠지 가톨릭대라고 하면 종교적인 무언가가 강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 재단이 종교인 대학 중 가장 해당 종교에 대한 요구가 없는 곳이 가톨릭대와 서강대입니다.
다시 말해 기독교재단인 경우에는 채플 수업이 필수인 경우가 있는 반면 가톨릭재단인 학교에서는 채플에 해당하는 과목이 필수가 아니죠.
그래서 종교적인 것이 크지 않고 재단이 안정적이며, 수능최저등급이 없으며 논술의 기본기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요소 때문에 수험생 여러분들이 노려볼 만한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종교가 없습니다. 오해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렇다면 실제 가톨릭대 논술시험의 특징은 무엇이고 난이도는 어느 정도나 될지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가톨릭대 논술의 특징
-적은 제시문 분량, 어렵지 않은 난이도, 논술의 기본기가 중요
가톨릭대 논술의 경우 지난 호의 경희대와 마찬가지로 논술의 기본기가 중요한 시험입니다.
그러나 경희대 논술의 경우 영어제시문이 포함되어 있거나 문제에서 많은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에 탄탄하고 숙련된 논술의 기본기가 필요로 합니다.
반면 가톨릭대의 경우 논술의 기본기에 해당하는 질문으로 논술이 구축되어 있지만 제시문이 길지 않고 난이도도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해 가톨릭대에서 처음으로 논술가이드북을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지문 제시형 문제를 출제하되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지식을 담은 지문, 번역투의 지문,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문을 피한다. "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지식을 담은 지문이겠지요.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말하는 고등학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지식을 담은 지문을 피하겠다는 말은 교과서를 인용하거나 이른바 상위권 대학에서 출제되는 것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제시문을 쓰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가톨릭대의 기출문제를 보면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를 보입니다.
게다가 각 제시문이 1000자 미만의 짧은 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글을 읽는 데 있어 시간이 부족하지도 않지요.
또한 120분 동안 1100자 정도로 쓰면 되기 때문에 시간의 압박도 크지 않습니다.
실제로 시험을 본 학생들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요.
계속해서 반복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쉽다고 하는 논술에 과연 변별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모릅니다.
하지만 논술의 기본기라는 것이 말이 기본기지 실제 많은 대학들의 논술 문제에서 출제되는 것과 동일하기 때문에 실전기라는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논술의 기본기는 결코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또한 이번에 가톨릭대에서 발표한 논술가이드에서 볼 수 있듯이 채점기준이 꽤 까다롭고 자세하기 때문에 변별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시험입니다.
가톨릭대는 입시에서 꾸준히 논술을 봐왔기 때문에 논술에 대한 데이터와 자체 검증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학 중 하나입니다.
난이도가 쉽다는 것과 시험을 쉽게 보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대학원 시절 논술고사 시험감독을 하러 자주 들어간 적이 있었고, 논술시험이 끝나고 나가는 학생들의 대화도 많이 듣게 된답니다.
이때 학생들의 대화나 태도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이 "쉬웠다", "어렵지 않았다"라는 말입니다.
이런 식인 것이죠. "오늘 시험 쉽지 않니? 다 잘쓴 것 같은데, 아 띄어쓰기 더 신경 쓸 걸."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과연 논술 시험이 고등학생들이 느끼기에 그렇게 쉬운 것일까요? 논술을 8년 넘게 가르치다 보니 시험이 쉬웠다고 평하는 학생들 중 좋은 글을 쓴 학생은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쉬운 제시문이 등장한다고 해도 수험생들이 생각해야 할 지점들은 복잡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문제의 요구사항, 출제의도 등을 모두 고려해야 좋은 답안을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시험이 쉬웠다고 평하는 학생들이 이러한 여러 고려사항을 모두 다 충실히 이행한 후 시험이 쉬웠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현실은 잔인한 편이죠.
논술을 가르치다 보면 학생들이 너무 논술이 어렵다고 푸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이지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논술입니다.
수능 만점을 받는 학생들도 논술은 잘 못하지요. 따라서 꾸준한 논술 대비가 필요합니다.
# 최근 4년 출제 주제
-공통문제는 문과와 이과 모두 생각할 수 있는 교과서에 기반을 둔 주제, 인문 문제는 사회현실과 관련된 주제 출제
가톨릭대 논술의 경우는 문제가 총 2세트로 출제됩니다.
공통문제와 인문 문제 세트가 그것인데, 공통문제는 이과학생들도 써야 하는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인문계열은 공통문제 + 인문문제를 풀게 되고, 이과계열은 공통문제 + 수리문제를 풀게 되어 있답니다. 따라서 공통문제의 경우 문 · 이과 학생들 모두 풀 수 있는 주제로 출제됩니다.
숙명여대와 서울여대 같이 이과 학생들이 인문논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항의 경우 일반적으로 인문계열 학생의 입장에서 난이도는 높지 않습니다.
또한 주제 역시 익숙한 것으로 출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톨릭대의 공통문제 역시 주제는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나 혹은 문 · 이과 모두에게 통용될 수 있는 주제가 출제됩니다.
실제로 2008년의 현대사회의 이미지 소비라는 주제는 고등학교 도덕시간에 배울 수 있는 내용이며, 2009년의 언어와 사고의 관계 역시 고등학교 국어 혹은 문법 시간에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2010년과 2011년의 경우 학문을 연구하는 연구자의 자세와 태도에 대한 주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반면, 인문 문제의 경우는 학교 측에서 표현한 것을 인용하자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응당 관심 가질 만한 주제'입니다.
2008년의 경우는 사회제도 준수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2009년은 선입견에 대해, 2010년에는 역사 드라마와 역사 왜곡에 대해, 2011년에는 리더십에 대한 주제가 출제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생각해 봤음 직한 구체적인 사회현실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가 출제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 사회에 관련된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의 주제가 출제된다고 해서 시사적인 이슈가 출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광운대와 같이 따끈따끈한 시사 이슈보다는 한번 정도는 들어봤음 직한 친숙한 주제들이므로 시사에 대한 큰 부담은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비교 · 분석 · 평가하기 문제유형 주로 출제
# 문제유형 분석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가톨릭대 논술 문제를 <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지난 호의 경희대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문제만 쭈욱 읽어봐도 일관된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지만, 문제 끝에 굵은 글씨로 문제 유형을 정리해 놓았는데 굵은 글씨만 읽어 보기 바랍니다.
어떤가요? 비교하기, 분석하기, 평가하기 유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비판하기는 없지요?
-비교하기, 분석하기, 평가하기를 정복해야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는 논술
하나씩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비교하기 문제가 매해 출제되고 있습니다.
비교하기도 2개의 차이점을 찾거나 2개의 공통점을 찾는 문제가 대부분이고 3개의 공통점을 찾는 문제도 2008년에 출제되었습니다.
비교하기가 가장 기본적인 논술 유형이기는 하지만 비교하기에도 난이도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제시문의 난이도가 비슷하다는 것을 전제했을 때 비교하기의 난이도는 '2개 공통점/차이점 → 3개 공통점 → 3개 차이점'으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3개 차이점을 쓰는 문제는 난이도가 너무 높아 연세대, 이화여대, 건국대 3개 대학에서만 출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봤을 때 가톨릭대의 비교하기는 주로 2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쓰라고 하고 있으므로 비교하기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지 않은 것을 출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제시문의 길이와 난이도도 높지 않으므로 비교하기의 원리와 충분한 연습만 되어 있다면 가톨릭대 논술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분석하기 유형이 눈에 들어옵니다.
2010년 이후 최근 2년 사이에 꾸준히 출제되고 있는데 이 유형은 모든 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유형 중 하나입니다.
물론 대학마다 이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 차이는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2010년 공통문제의 경우 지문 가를 활용하여 지문 나에 나타난 문제점에 대하여 논하라는 말은 실제로는 "지문 가를 활용하여 지문 나에 나타난 문제점을 설명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답안을 써야 한답니다.
오해를 없애기 위해 "논술하시오"라는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논하라, 논술하라라고 하면 자신의 생각을 써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논술하라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것에 관하여 의견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다"라는 것입니다.
즉, 논술하라라는 앞의 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논술시험은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니까요.
예를 들어 보지요.
2011년 수시 논술 인문 1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문제는 "지문 가의 행위와 지문 나의 행위가 지니고 있는 의미의 차이점에 대해 논하시오"입니다.
이 문제는 "지문 가의 행위와 지문 나의 행위가 지나고 있는 의미의 차이점을 쓰시오."라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의미의 차이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이 아니지요.
마찬가지입니다. 2011년 수시 논술 인문 2의 문제는 "지문 가와 지문 다를 활용하여 바람직한 공동체와 리더십의 관계에 대해 논하시오"입니다.
바람직한 공동체 상과 리더십의 관계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쓰라는 것처럼 얼핏 보이지만 제시문 가에서는 이미 공동체상이 제시되어 있고 제시문 다에는 바람직한 리더십이 나타나기 때문에 답은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모든 구성원이 조화로운 공동체와 그를 이를 수 있는 리더십을 쓰라"는 것이지요.
즉 논술에서 논술하라는 말이 언제나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요즈음의 논술에서는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쓰는 것을 열어두고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 보면 금방 이해가 갈 것입니다.
1000자 미만의 짧은 글에서 제시문의 분석과 자신의 견해와 그것에 대한 근거를 모두 써낼 수 있을까요?
500자 미만의 글에서는 그것이 가능할까요?
자유로운 생각보다는 논리적인 생각이 요즈음의 논술에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평가하기 유형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논술의 기본기 중에서 비판하기를 제외한 나머지 문제들이 출제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왜 비판하기는 없을까요?
논술의 기본기를 요약, 비교, 설명, 평가, 비판이라고 했을 때 난이도가 가장 높은 유형은 비판하기 유형입니다.
왜냐하면 비판하기는 주어진 제시문의 논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쟁점을 선명하게 잡아내고 이를 비판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오류가 있는지도 따져 봐야 하며 그 근거는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것인지, 논리적으로 오류가 없는 주장이라고 할지라도 현재 한국 상황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주제인지도 생각해 봐야 좋은 비판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판하기는 쓰는 방법이 가장 열려 있는 유형이기도 하기 때문에 많은 연습을 해야 습득할 수 있습니다.
결국 비교, 분석, 평가하기만으로도 가톨릭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판하기라는 어려운 유형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많은 대학에서는 이 유형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꾸준한 연습을 해야 하겠습니다.
# 가톨릭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가톨릭대학교 논술은 논술의 기본기만으로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는 시험입니다.
난이도가 높은 논술의 기본기가 아닌 보통 난이도의 논술의 기본기가 필요한 시험이라는 말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능최저등급이 없고 논술 자체가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추천하고 싶은 대학 중의 하나입니다.
혹시나 걱정이 되어서 한마디만 덧붙인다면 아직 논술을 시작하지 않은 학생의 경우는 여름방학 시기에 논술에 대한 공부 비중을 늘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논술에 올인하라는 것이 아니라 매일 한두 시간씩 논술에 대해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늦은 시기이기 때문에 양도 양이지만 논술에 익숙해지고 친해져야 하기 때문에 매일하는 것이 많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답니다.
따라서 방과후 수업이나 학교 자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거나 생글생글의 여러 코너를 활용하여 매일 400~500자 정도씩 논술을 쓰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늦었다고 생각되면 늦은 것이니 그만큼의 많은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