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기본기가 얼마나 탄탄한지 묻는 시험
[대학 논술 Profiling] (11) 경희대
#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벌써 일년의 절반이 지나 7월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소식이 수험생들에게는 그다지 기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수능이 다가오기 때문이죠. 자신이 준비한 대로 신중하고 침착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고3학생들은 기말고사 잘 치렀는지 모르겠군요.

각설하고 이번 논술 프로파일링에서 다룰 대학은 경희대입니다.

경희대의 경우 지난 6월12일에 논술 모의고사를 진행했습니다.

아래에서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이번 논술 모의고사 분석 결과 경희대학교 역시 다른 서울 주요 대학들의 논술 경향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상명대학교 분석 때 2012년 논술의 트렌드를 세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첫째, 시험시간이 120분으로 통일되고 있다는 점, 둘째 계열별로 문제가 다르게 출제되고 있다는 점, 셋째 영어제시문 및 수리 문제의 도입 확대가 바로 그것입니다.

경희대 역시 시험시간을 120분으로, 인문계열과 사회계열의 문제가 다르게 출제되었고, 영어제시문과 수리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경희대는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대학 중 하나입니다.

캠퍼스가 크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며,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인문계이지만 한의학과로의 길이 열려 있고(비록 수시에서는 10명밖에 안 됩니다만 <2011년 기준>), 호텔경영학과 및 관광학과와 같은 특성화돼 있는 학과도 잘 마련된 학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경희대학교 논술시험의 특징은 무엇이고 난이도는 어느 정도나 될지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경희대 논술의 특징

-영어 제시문, 수리 문제 모두 출제되지만 탄탄한 논술의 기본기를 묻는 시험



경희대 논술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탄탄하고 숙련된 논술의 기본기가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희대의 경우 논술시험을 도입한 초기부터 지금까지를 살펴본다면 논술출제의 경향이 크게 변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2009년 이후 지금까지의 논술시험을 살펴보면 문제의 수, 제시문의 수, 글의 분량, 시간 등은 계속해서 변화했지만,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문제의 형식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학생들의 독해력을 주로 측정할 수 있는 다수 제시문을 동시에 요약하는 문제, 비교하기, 평가하기, 설명(분석)하기, 비판하기라는 논술의 기본기를 그대로 묻고 있다는 것이지요.

지난 호에도 설명했듯이 위의 문제 유형이 논술의 기본기라는 것이 난이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영어제시문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제시문을 하나 배치하는 것만으로 난이도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봤을 때, 경희대 논술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논술의 기본기에 어느 정도 숙련되어 있느냐에 따라 논술시험의 성적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시험시간은 120분, 인문/사회로 문제 별도 출제



그리고 이번에 치러진 논술 모의고사의 경향은 위에서 설명했듯이 120분으로 시험시간 축소, 계열별 문제 별도 출제, 영어제시문, 수리 문제 출제라고 했습니다.

첫 번째의 경우는 아래의 표를 참조하면 되고, 두 번째의 경우는 설명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문과 사회계열로 문제가 따로 출제된다고 했는데 도대체 인문계열은 어떤 과가 속하고 사회계열은 어떤 과가 속하는지 궁금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학교 측에서 구체적인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켜봐야 하겠지만, 2011년도 논술 시험에서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2011학년도의 경우 경희대 일반전형, 즉 논술 전형은 수시 1차로 진행되었습니다.

(올해는 수능 후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다시 말해 수시 2차인 것이지요).

그리고 시험 응시생이 몰린 결과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총 2개가 출제되었는데, 각 문제의 상단에는 A모집단위와 B모집단위를 나누었고, 문제마다 모집단위별 점수가 별도로 배점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시험문제는 모두 동일했는데 1번 문제가 A모집단위에게 20점 만점이라면 B모집단위는 30점 이런 식으로 출제가 되었던 것이지요.

여기에서 A모집단위는 국문, 사학, 철학,영어학, 아동가족학, 주거환경학, 의상학이 포함이 되었고 B모집단위의 경우 정치외교학, 행정학, 사회학, 경제학, 무역학, 언론정보학, 경영학, 회계/사무학, Hospitality경영학(호텔경영학), 관광학, 자율전공학, 한의예(인문)이 포함되었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인문계열은 숫자하고 그다지 관계없는 전공, 사회계열은 숫자하고 관계있는 전공이라고 보면 쉬울 것입니다.

따라서 숫자하고 덜 관계된 인문계열의 경우는 수리 문제가 빠지고 영어제시문이 배치되었고, 숫자와 관계있는 사회계열의 경우는 수리 문제가 들어가 있고 영어제시문도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사회계열이 인문계열보다 상대적으로 더 난이도가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사회계열의 논술의 경우 제시문의 길이가 짧아 전체적인 난이도는 두 계열 모두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는 아래의 표를 참조하고 어떤 주제가 출제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최근 4년 출제 주제

- 인문계열은 추상적이고 본질적인 인문학적 주제가, 사회계열은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구체적인 사회현실과 관련된 주제가 출제



2009년 이후 최근 출제되고 있는 문제 유형을 살펴본다면 두가지 특징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인간의 본성과 세계관, 정신과 몸과의 관계를 묻는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추상적인 주제와 세계화, 흡연, 이혼관 등과 같은 한국사회를 바라볼 수 있은 구체적인 사회문제와 관련된 주제가 동시에 출제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번 논술 모의고사를 발표하기 전까지 경희대 논술의 경우는 2세트가 출제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로 1세트에서는 인문학적인 주제를, 2세트에서는 사회적인 주제로 출제되었었고, 이것이 이번 논술 모의고사에서 계열별로 문제가 나뉘어 출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봤을 때 결국 경희대에서 출제되고 있던 주제의 변화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는 환영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인문계열을 지원하려는 학생의 경우는 구체적인 사회적 이슈를 살펴보기보다는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논술을 준비하면 되고, 사회계열을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보다는 구체적인 사회적 이슈를 중심으로 논술을 준비하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전자의 경우는 도덕과 윤리와 사상같은 교과서에 등장하는 주제를 점검하면 좋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생글생글 신문을 통해 사회적 이슈들을 정리해 나가면 좋을 것입니다.

결국 먼저 살펴봐야 할 주제의 범위가 줄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영어 제시문·수리 문제 출제··· 독해·논리력 주로 측정

# 문제 유형 분석

아래 표는 2009년부터 2012년 모의논술까지의 경희대 논술의 문제만 모두 모아둔 것입니다.

문제만 쭈욱 읽어봐도 일관된 흐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지만, 문제 끝에 굵은 글씨로 문제 유형을 정리해 놓았는데 굵은 글씨만 읽어 보기 바랍니다.

어떤가요?

인문 문제의 경우 비교하기, 분석하기, 다수 요약하기, 평가하기, 비판하기 유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 후 사례찾기등과 같은 논술의 기본기가 결합한 복합형 형태의 문제도 출제되고 있습니다.

반면 수리 문제의 경우 논리형, 도표분석, 연립부등식, 최댓값, 확률과 같은 수1 범위 내에서 출제되고 있는데 수리 난이도는 높지 않습니다.



- 인문 문제는 논술의 기본기로! 주제어를 주지 않으므로 난이도는 上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지요.

다수 요약하기 문제가 2009년 수시 오후, 2010년 수시 오후, 2011년 수시 오전, 2012년 모의논술 사회계열에 각각 출제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 유형에 대해서는 지난 성균관대 편을 참조하면 되겠는데, 다시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상반된 두 입장을 중심으로 4개 이상의 제시문을 요약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비교하기 문제 역시 다수 제시문을 요약하는 문제와 더불어 매해 출제되고 있는 유형입니다.

두 개 제시문의 공통점을 찾거나 차이점을 찾는 문제, 3개 제시문의 공통점을 찾는 문제가 출제되고 있습니다.

이 비교하기 자체는 쉬운 문제 유형이지만 영어제시문과 관련되어 비교하기가 출제되고 있으므로 난이도나 변별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영어 제시문은 실제 수능 외국어 제시문보다 조금 어렵거나 비슷한 정도이므로 큰 부담을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한 영어 제시문 역시 제시문이므로 문제의 전체 큰 틀에서 접근하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분석하기나 평가하기, 비판하기도 거의 매해 출제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 유형에 관해서도 제가 지난 논술 프로파일링에 소개하였고 논술첨삭노트에도 이와 관련된 부분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논술의 기본기를 묻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경희대 논술이 조금 더 어려운 시험일 것입니다. 2009년과 2010년 이후의 문제를 비교해 보기 바랍니다.

문제의 유형은 동일하지만 문제의 길이가 다르지요?

그것보다도 2009년의 경우는 문제에 전체 주제와 각 입장을 엿볼 수 있는 힌트들이 제공되고 있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주제, 입장, 제시문의 내용을 엿볼 수 있는 힌트, 즉 주제어가 제시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주 당연한 말이겠지만 문제에 주제어가 있고 없는 것은 난이도에 있어 큰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시문 독해에 있어 더 큰 집중과 정확도가 요구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희대 논술을 대하는 학생들의 체감난이도는 높은 편이랍니다.



- 수리 문제는 논리형과 수1에서 출제, 난이도는 中



반면에 수리 문제의 경우 쭈욱 살펴보면 알겠지만 논리형과 수1 응용 형태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논리형이라는 것은 등비수열이나 등차수열, 기댓값과 같은 수학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숫자를 활용하여 주어진 조건하에서 답을 찾거나 의미를 분석하는 문제 유형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복잡한 계산이나 응용형 수리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논리를 잘 따라가면 답을 찾을 수 있는 논리력 테스트 문제 유형이라는 것입니다.

수 1 응용형태라는 것은 연립부등식에서 최댓값을 구하거나 기댓값을 구하거나 일차함수를 응용하는 문제가 출제되는데 난이도는 높지 않은 편입니다.

다시 말해 수능 수리 영역의 4점짜리 문제 난이도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쉬운 3점짜리 문제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궁금한 수험생들은 한번 직접 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학교에서 예시 답안도 제공하고 있답니다.

그럼에도 수리가 부담이 되는 학생들은 사회계열이 아닌 인문계열을 지원하면 되겠습니다.

인문계열에서는 수리 문제가 없기 때문이지요.

# 경희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경희대학교 논술은 학교 측에서 밝힌 것처럼 엄청난 창의력보다는 독해력과 논리력을 주로 묻는 시험입니다.

그 결과 문제 역시 독해력과 논리력을 주로 측정하는 논술의 기본기에 해당하는 문제들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다만 변별력 확보를 위해 영어제시문 수리 문제가 출제되고 문제에서 주어지는 힌트들을 최소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경희대 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논술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준비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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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논술 Profiling] (11) 경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