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빠짐없이 일고 제시문을 읽어라"
# 문제 유형 분석
▼1~3교시 1번 문제; 대립되는 입장을 명명한 후 정확한 제시문 분류가 필요
먼저 각 교시의 1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이중 1교시 문제를 보도록 하지요.
"제시문 1~5는 사회 정책의 윤리적 토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각 입장의 핵심 주장을 정리하시오."
반복적으로 말하지만,논술 문제를 풀 때의 순서는 제시문보다는 논제를 먼저 읽는 것입니다.
논제에는 두 가지 정보가 들어가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는 전체 주제를 알 수 있고,둘째, 제시문 간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시문을 먼저 읽는 행위는 12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서 비효율적이라고도 했지요.
아마 이 글을 읽는 수험생 중에는 이미 논술시험을 본 적이 있거나 논술모의고사 등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충분하던가요?
아마 아주 쉽지 않은 이상 거의 대부분의 논술시험에서 시간이 부족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좋은 글을 써야 하는 논술에서는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아주 중요하답니다.
또한 논제를 먼저 읽되 1번 문제를 읽은 후 해당되는 제시문 읽고,2번 문제를 읽은 후 해당되는 제시문 읽는 것도 비효율적입니다.
주제가 하나인데,그 주제에 딸려 있는 문제가 여러 개일 경우에는 모든 문제를 읽은 후에 제시문을 읽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논술에서 출제되는 제시문들은 일반적으로 언어영역의 비문학 제시문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힌트들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이지요.
그러면 이 힌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당연히 문제에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 문제를 다 읽은 후에 제시문을 읽어야 한답니다.
더욱이 성균관대 논술의 경우 문제에 도표나 보기글이 붙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빠른 속도로 읽는다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논술문제가 어떻게 출제되는지를 안다면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논술문제를 출제할 때는 일반적으로 학생들에게 묻고 싶은 주제의식을 선정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로 정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주제의식을 대변할 수 있는 입장들을 선정합니다.
입장이 2개가 될 수도 있고 3개가 될 수도 있습니다만,일반적으로 3개 이하로 결정됩니다.
결국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주제 하에 "이를 위해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자"라는 입장과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기보다는 시장논리를 따르자"라는 입장이 선정될 수 있겠습니다.
그 이후 이 입장을 설명해 주고 동시에 학생들의 독해력을 판단할 수 있기 위해 각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제시문들을 선정하게 됩니다.
그러고 난 후 독해력을 평가하거나 논리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들을 내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중요한 정보를 몇 가지 도출할 수가 있는데,
첫째, 입장들은 주제를 대변하고 있으므로 주제에 대해 일정한 논리적인 관계를 갖게 된다.
(EX)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가 ↔ 개입해서는 안되는지
둘째, 제시문이 입장을 대변하고 있으므로 각 입장에 맞는 제시문들 간의 논리적인 관계도 존재하게 된다.
(EX>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가(가, 라) ↔ 개입해서는 안되는지(나, 다)
☞ (가&라) ↔ (나&다) , 가 ↔ 나, 가 ↔ 다 등
자, 이렇게 봤을 때 어떤 학생이 만약 제시문 가와 나가 대립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제시문 가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갔는데,제시문 나는 너무나 어려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제시문 나를 계속해서 반복해 읽거나 혹은 대충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 위주로 "복사하기-붙여넣기" 신공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당연한 것이지만,둘 다 모두 옳지 않은 방법이지요.
제시문 가와 나가 대립된다는 것을 알았으면,제시문 가와 나는 입장이 대립되는 것이지요.
간단한 논리입니다. "가 vs 나 = 가 vs ~가"라는 식이 성립되겠지요.
다시 말해 "나=~가"인 것이지요. 즉 제시문 가와 나가 대립되는 상황에서 나가 이해가 안된다면,일단 가의 반대라고 생각하고 제시문 나를 다시 읽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말이지요. (그림 참조) 다시 원래의 논의로 돌아오겠습니다. 문제를 모두 읽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낸 후 제시문을 읽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보다 정확히 제시문도 독해하고 출제자의 의도도 파악할 수 있답니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표면적으로 노출된 제시문과 문제만 보고 글을 쓰지만 실제로 그 뒤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장들과 출제자의 주제의식을 찾아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답니다.
이번 2011년 수시 1교시 1번 문제를 보죠.1번 문제에서 이미 논제에서 엿볼 수 있는 주제는 사회 정책의 윤리적 토대,즉 어떤 윤리적 토대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하는지입니다.
문제는 제시문을 읽기 전에 어떤 윤리적 토대를 제시문들이 대변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문제를 끝까지 읽어봅시다.
입장 2개가 상반,즉 대립되고 있다는 정보를 1번 문제에서 이미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제시문 1~5는 예를 들어 (1, 2, 3) vs (4, 5)라는 관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아직 제시문을 읽지는 않았지만 두 가지 정보를 이미 알아냈군요.
그런데 2번 문제는 1번 문제의 두 입장에서 <보기>의 상인을 평가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보기의 상인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태도가 나타납니다. 사전지식이 없어도 상인의 태도가 자본주의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본주의를 윤리라고 부르지는 않지요?
그러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는 윤리라 하면 아마도 공리주의가 떠오를 것입니다.
공리주의는 고교 과정에 있는 것이니 사전지식이 아닙니다.
자,상인의 태도는 공리주의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1번 문제의 두 입장에서 상인을 평가하라고 합니다. 두 입장이 대립되므로 상인의 평가도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상인의 태도에 가까운 입장이 하나 있고,상인의 태도와 먼 입장이 있지 않을까요?
다시 말해 공리주의에 가까운 입장이 있고 공리주의와 먼 입장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한 상태에서 제시문을 읽어 봅시다.
그런데 제시문 1에는 고통을 줄이고 쾌락을 최대화한다는 말이나,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역시 우리가 추리한 대로 제시문 1은 공리주의를 토대로 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제시문 2, 3, 4, 5가 공리주의에 가까운지 먼지 판단한 후 공리주의에 먼 입장에 이름을 붙여주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접근해서 제시문을 읽는다면 훨씬 더 쉽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입장을 찾아냈고 제시문의 분류가 이루어지면 글은 어떻게 쓰면 될까요?
먼저 분류기준을 제시해 주면 되겠습니다.
"제시문 1~5는 각각 공리주의에 기반해 사회정책을 세울 것인지,의무론에 기반해 사회정책을 세울 것인지에 대한 상반된 입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요.
그러면 다음에는 각각의 입장에 맞는 제시문을 분류해서 서술한 후,각각의 제시문이 어떻게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를 서술해 주면 되겠습니다.
조금 생뚱맞을 수 있겠지만,다시 위의 논술 출제 방식 표를 보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1번 문제에 대한 답안을 쓴 형식과 문제가 출제되는 방식이 동일하지요?
결국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장과 주제의식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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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 분석은 정서적 사고 아닌 '정량적 사고'가 필요
1교시 2번 문제, 3교시 2번 문제: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쓰는 평가하기
다음으로 1교시 2번,3교시 2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문제 1의 입장에서 보기를 평가하라는 문제 유형입니다.
아마 많이 들어봤겠지만 논술 문제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의미는 95% 이상의 대학에서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 '평가'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이 좋은지,나쁜지를 설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제시문 가를 토대로 제시문 나를 평가하라"라는 문제가 있다고 합시다.
이럴 경우에는 제시문 가의 논리로 봤을 때,제시문 나의 논리가 좋은지,나쁜지를 판단하고,그것이 왜 그런지를 설명해 달라는 문제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요.
만약 제시문 가는 남성의 쇼핑방법에 대한 글이고 제시문 나는 여성의 쇼핑방법에 대한 글이라고 합시다.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나를 평가하라고 하면,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왜 두 가지 옷 중 하나를 고르지 못하는가라는 점에서 출발하여 주체적이지 못하다 고민만 하다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식의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왜 제시문 나가 나쁜지를 설명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평가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따라서 2011년 수시 1교시의 2번 문제, 즉 문제 1의 두 입장 각각에서 보기의 상인을 평가하라는 요구는 공리주의를 토대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리주의적 태도를 가진 상인을 평가하고, 의무론을 토대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리주의적 태도를 가진 상인을 평가하라는 말이 됩니다.
그럼 글의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전자의 경우는 좋게 판단한 후 왜 좋게 판단했는지를 설명할 것입니다.
반대로 후자의 경우는 좋지 않게 판단, 즉 부정적으로 판단한 후 왜 그런지를 설명하겠지요.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 설명하자면, 논술의 평가에는 두 가지만 존재합니다.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그것이지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조화 · 절충적 평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긍정적 평가라면 왜 좋은지, 부정적 평가라면 왜 나쁜지만 있습니다.
결국 평가하기 유형은 같은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후 그 이유를 설명하고, 반대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한 후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비판하기 유형은 대립된 각각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의견이 왜 틀렸는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1교시 3번 문제, 2교시 2, 3, 3교시 3, 4번 문제:
정서적 사고가 아닌 정량적 사고가 필요한 정확한 도표 분석 유형
다음으로 1교시 3번, 2교시 2,3번, 3교시 3,4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모두 도표를 분석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2,3교시는 문제 1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고, 1교시는 입장과 관련이 있지만 도표 자체 분석에 더 무게가 실려 있는 문제입니다.
지난 번에도 설명했지만, 요즘의 논술 트렌드 중 하나는 수험생들의 수리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학에 기반한 수리문제가 출제되거나 논리력과 이해력에 기반한 수리문제가 출제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전자의 경우는 기댓값이나 통계, 수열같은 문제가 출제된다면, 후자의 경우는 도표분석이나 주어진 조건에서 답을 찾아내는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지요.
성균관대의 경우는 도표분석을 통해 수험생들의 수리적 사고능력을 평가하고 있고, 이는 성균관대의 전통적인 경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도표분석을 잘 못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학생들은 도표분석을 못할까요?
생글생글 신문에 자연계 논술 코너를 담당하는 김희연 선생님과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던 중 김 선생님께서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인문계 학생들은 도표분석뿐만 아니라 논술에서 수리 문제를 잘 못 푸는 이유는 정량적 사고가 필요한 문제에 정서적 사고로 접근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
정량적 사고는 자신이 좋고 싫음을 떠나 데이터의 있는 그대로를 보고, 그것의 경향성을 살펴보는 것을 의미하고, 정서적 사고는 말 그대로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을 하는 것에 사용됩니다.
즉, 문학을 읽을 때는 정서적 사고가 필요하고 수학 문제를 풀 때는 정량적 사고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인문계 학생들은 자연계 학생들에 비해 수학과 과학을 접근하는 경험의 차이로 인해 정량적 사고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지요.
그런데 도표분석은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정량적 사고로 접근해야 하는 것입니다.
최대값은 무엇이고 최소값은 무엇인지, 증가하고 있는지 감소하고 있는지, 혹은 A라는 변수로 인해 B라는 데이터의 변화가 있는지 등 모두 정량적 사고, 즉 논리적 사고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
느낌으로 감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도표분석을 잘 못한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은 도표를 직감, 감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왠지 이런 것 같다라는 접근이 아니라, 이러 저러한 수치를 봤을 때, 이러한 결론이 도출된다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도표의 제목을 통해 도표가 왜 조사되었는지를 찾아내고, 도표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참조에서 찾아내고 각각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명탐정 코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도표 여러 군데에 숨어있는 정보를 찾고 그것을 잘 연결시키면 범인의 윤곽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A가 못되게 생겼으니까 걔가 왠지 범인 같다라는 판단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지요.
▼1~2교시 4번 문제:
주어진 입장들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문제
마지막으로 1, 2 교시의 4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문제 유형은 모두 다릅니다. 1교시의 경우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여 보기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고 요구하고, 2교시는 세계화의 명암을 밝힌 후 세계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1교시의 4번 문제의 보기는 상속세에 대한 찬반 논란입니다.
결국 주어진 두 입장에서 봤을 때 상속세에 대한 찬반의견이 갈리게 되는 것이지요.
자신의 견해를 쓰라고는 했지만,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한 후 상대방의 입장을 비판하거나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라는 문제유형입니다.
2교시의 경우 주어진 주제가 세계화에 대한 긍정, 부정적 측면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보기에서 설명된 사례의 긍정, 부정적 측면을 찾아 설명한 후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방안을 쓰라는 문제입니다.
이렇게 봤을 때, 문제 유형은 다를 수 있지만, 주어진 입장을 기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2010년에 법인세 인하를 출발점으로 상속세 인하, 혹은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는데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학생들에게 묻는 것이 1교시 출제자의 의도였다는 점을 알 수 있지요.
마찬가지로 국내의 큰 육체적 노동을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 등 세계화라는 현실적인 물결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를 묻는 것이 2교시 출제자의 의도였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들이 제시문들과 각각의 입장으로 드러나고 있었던 것이지요.
결국 1~2교시의 4번 문제를 잘 쓰기 위해서는 논술 전체의 주제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출제자가 수험생에게 어떤 것이 궁금해서 이러한 문제를 출제했는지를 생각하고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 성균관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논술의 기본 이상의 실력이 필요한 시험
그리고 이 원고를 쓰고 있는 사이 성균관대에서 논술모의고사를 진행했는데, 위에서 분석한 문제 유형이 크게 바뀌지 않고 출제되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풀패키지 형식이 그대로 출제된 것이죠.
1번 문제는 제시문 4개를 분류한 후 대립되는 입장을 중심으로 요약하는 문제, 2번 문제는 대립된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보기글을 평가하는 것, 3번 문제는 도표분석, 4번 문제는 입장 중 하나를 옹호 혹은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제는 전쟁과 폭력에 대한 것으로 폭력은 무조건 용인될 수 없다라는 입장과 자국민의 보호와 보편적 인권을 추구하는 폭력은 용인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성균관대 논술은 앞서 말한 것처럼 풀패키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논술의 기본을 마스터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논술의 기본기는 제시문의 독해, 비교, 분석, 비판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모두 적용되고 도표분석과 전체 논제를 바라보는 힘,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까지 대입논술에서 다루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시험이 바로 성균관대 논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균관대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논술을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능 이후에 보는 수시전형인 만큼 힘들겠지만 꾸준히 논술을 준비하고 많은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수능 후에 잠깐 학원이나 과외 등을 통해 2~3일, 혹은 길게 1주일 공부하고 시험을 보는 것보다는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을 다진 후 시험을 보는 것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은 자명하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학이 논술을 보고 있는데 아직 논술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 수험생이 있다면 학교, 방과후 수업, 스터디 등 어떤 방법으로든 논술 문제를 쓰고 평가받는 연습과정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호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
# 문제 유형 분석
▼1~3교시 1번 문제; 대립되는 입장을 명명한 후 정확한 제시문 분류가 필요
먼저 각 교시의 1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이중 1교시 문제를 보도록 하지요.
"제시문 1~5는 사회 정책의 윤리적 토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각 입장의 핵심 주장을 정리하시오."
반복적으로 말하지만,논술 문제를 풀 때의 순서는 제시문보다는 논제를 먼저 읽는 것입니다.
논제에는 두 가지 정보가 들어가 있다고 했습니다.
첫째는 전체 주제를 알 수 있고,둘째, 제시문 간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시문을 먼저 읽는 행위는 12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서 비효율적이라고도 했지요.
아마 이 글을 읽는 수험생 중에는 이미 논술시험을 본 적이 있거나 논술모의고사 등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충분하던가요?
아마 아주 쉽지 않은 이상 거의 대부분의 논술시험에서 시간이 부족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좋은 글을 써야 하는 논술에서는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가 아주 중요하답니다.
또한 논제를 먼저 읽되 1번 문제를 읽은 후 해당되는 제시문 읽고,2번 문제를 읽은 후 해당되는 제시문 읽는 것도 비효율적입니다.
주제가 하나인데,그 주제에 딸려 있는 문제가 여러 개일 경우에는 모든 문제를 읽은 후에 제시문을 읽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논술에서 출제되는 제시문들은 일반적으로 언어영역의 비문학 제시문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힌트들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이지요.
그러면 이 힌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당연히 문제에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 문제를 다 읽은 후에 제시문을 읽어야 한답니다.
더욱이 성균관대 논술의 경우 문제에 도표나 보기글이 붙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빠른 속도로 읽는다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논술문제가 어떻게 출제되는지를 안다면 더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논술문제를 출제할 때는 일반적으로 학생들에게 묻고 싶은 주제의식을 선정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로 정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주제의식을 대변할 수 있는 입장들을 선정합니다.
입장이 2개가 될 수도 있고 3개가 될 수도 있습니다만,일반적으로 3개 이하로 결정됩니다.
결국 한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주제 하에 "이를 위해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자"라는 입장과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기보다는 시장논리를 따르자"라는 입장이 선정될 수 있겠습니다.
그 이후 이 입장을 설명해 주고 동시에 학생들의 독해력을 판단할 수 있기 위해 각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제시문들을 선정하게 됩니다.
그러고 난 후 독해력을 평가하거나 논리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들을 내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중요한 정보를 몇 가지 도출할 수가 있는데,
첫째, 입장들은 주제를 대변하고 있으므로 주제에 대해 일정한 논리적인 관계를 갖게 된다.
(EX)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가 ↔ 개입해서는 안되는지
둘째, 제시문이 입장을 대변하고 있으므로 각 입장에 맞는 제시문들 간의 논리적인 관계도 존재하게 된다.
(EX>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가(가, 라) ↔ 개입해서는 안되는지(나, 다)
☞ (가&라) ↔ (나&다) , 가 ↔ 나, 가 ↔ 다 등
자, 이렇게 봤을 때 어떤 학생이 만약 제시문 가와 나가 대립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제시문 가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갔는데,제시문 나는 너무나 어려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제시문 나를 계속해서 반복해 읽거나 혹은 대충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 위주로 "복사하기-붙여넣기" 신공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당연한 것이지만,둘 다 모두 옳지 않은 방법이지요.
제시문 가와 나가 대립된다는 것을 알았으면,제시문 가와 나는 입장이 대립되는 것이지요.
간단한 논리입니다. "가 vs 나 = 가 vs ~가"라는 식이 성립되겠지요.
다시 말해 "나=~가"인 것이지요. 즉 제시문 가와 나가 대립되는 상황에서 나가 이해가 안된다면,일단 가의 반대라고 생각하고 제시문 나를 다시 읽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말이지요. (그림 참조) 다시 원래의 논의로 돌아오겠습니다. 문제를 모두 읽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낸 후 제시문을 읽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야 보다 정확히 제시문도 독해하고 출제자의 의도도 파악할 수 있답니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표면적으로 노출된 제시문과 문제만 보고 글을 쓰지만 실제로 그 뒤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장들과 출제자의 주제의식을 찾아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답니다.
이번 2011년 수시 1교시 1번 문제를 보죠.1번 문제에서 이미 논제에서 엿볼 수 있는 주제는 사회 정책의 윤리적 토대,즉 어떤 윤리적 토대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하는지입니다.
문제는 제시문을 읽기 전에 어떤 윤리적 토대를 제시문들이 대변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문제를 끝까지 읽어봅시다.
입장 2개가 상반,즉 대립되고 있다는 정보를 1번 문제에서 이미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제시문 1~5는 예를 들어 (1, 2, 3) vs (4, 5)라는 관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아직 제시문을 읽지는 않았지만 두 가지 정보를 이미 알아냈군요.
그런데 2번 문제는 1번 문제의 두 입장에서 <보기>의 상인을 평가하라고 합니다.
그런데 보기의 상인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태도가 나타납니다. 사전지식이 없어도 상인의 태도가 자본주의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본주의를 윤리라고 부르지는 않지요?
그러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과 관련이 있는 윤리라 하면 아마도 공리주의가 떠오를 것입니다.
공리주의는 고교 과정에 있는 것이니 사전지식이 아닙니다.
자,상인의 태도는 공리주의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1번 문제의 두 입장에서 상인을 평가하라고 합니다. 두 입장이 대립되므로 상인의 평가도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상인의 태도에 가까운 입장이 하나 있고,상인의 태도와 먼 입장이 있지 않을까요?
다시 말해 공리주의에 가까운 입장이 있고 공리주의와 먼 입장이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한 상태에서 제시문을 읽어 봅시다.
그런데 제시문 1에는 고통을 줄이고 쾌락을 최대화한다는 말이나,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역시 우리가 추리한 대로 제시문 1은 공리주의를 토대로 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제시문 2, 3, 4, 5가 공리주의에 가까운지 먼지 판단한 후 공리주의에 먼 입장에 이름을 붙여주면 될 것입니다.
이렇게 접근해서 제시문을 읽는다면 훨씬 더 쉽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입장을 찾아냈고 제시문의 분류가 이루어지면 글은 어떻게 쓰면 될까요?
먼저 분류기준을 제시해 주면 되겠습니다.
"제시문 1~5는 각각 공리주의에 기반해 사회정책을 세울 것인지,의무론에 기반해 사회정책을 세울 것인지에 대한 상반된 입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고요.
그러면 다음에는 각각의 입장에 맞는 제시문을 분류해서 서술한 후,각각의 제시문이 어떻게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를 서술해 주면 되겠습니다.
조금 생뚱맞을 수 있겠지만,다시 위의 논술 출제 방식 표를 보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1번 문제에 대한 답안을 쓴 형식과 문제가 출제되는 방식이 동일하지요?
결국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장과 주제의식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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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 분석은 정서적 사고 아닌 '정량적 사고'가 필요
1교시 2번 문제, 3교시 2번 문제: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쓰는 평가하기
다음으로 1교시 2번,3교시 2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문제 1의 입장에서 보기를 평가하라는 문제 유형입니다.
아마 많이 들어봤겠지만 논술 문제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의미는 95% 이상의 대학에서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중 '평가'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이 좋은지,나쁜지를 설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제시문 가를 토대로 제시문 나를 평가하라"라는 문제가 있다고 합시다.
이럴 경우에는 제시문 가의 논리로 봤을 때,제시문 나의 논리가 좋은지,나쁜지를 판단하고,그것이 왜 그런지를 설명해 달라는 문제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요.
만약 제시문 가는 남성의 쇼핑방법에 대한 글이고 제시문 나는 여성의 쇼핑방법에 대한 글이라고 합시다.
제시문 가의 입장에서 제시문 나를 평가하라고 하면,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입니다.
왜 두 가지 옷 중 하나를 고르지 못하는가라는 점에서 출발하여 주체적이지 못하다 고민만 하다 시간을 보내게 된다는 식의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왜 제시문 나가 나쁜지를 설명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평가라는 말의 의미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따라서 2011년 수시 1교시의 2번 문제, 즉 문제 1의 두 입장 각각에서 보기의 상인을 평가하라는 요구는 공리주의를 토대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리주의적 태도를 가진 상인을 평가하고, 의무론을 토대로 사회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리주의적 태도를 가진 상인을 평가하라는 말이 됩니다.
그럼 글의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전자의 경우는 좋게 판단한 후 왜 좋게 판단했는지를 설명할 것입니다.
반대로 후자의 경우는 좋지 않게 판단, 즉 부정적으로 판단한 후 왜 그런지를 설명하겠지요.
혹시나 오해가 있을까 설명하자면, 논술의 평가에는 두 가지만 존재합니다.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그것이지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조화 · 절충적 평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긍정적 평가라면 왜 좋은지, 부정적 평가라면 왜 나쁜지만 있습니다.
결국 평가하기 유형은 같은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후 그 이유를 설명하고, 반대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한 후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비판하기 유형은 대립된 각각의 입장에서 상대방의 의견이 왜 틀렸는지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1교시 3번 문제, 2교시 2, 3, 3교시 3, 4번 문제:
정서적 사고가 아닌 정량적 사고가 필요한 정확한 도표 분석 유형
다음으로 1교시 3번, 2교시 2,3번, 3교시 3,4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모두 도표를 분석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2,3교시는 문제 1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것이고, 1교시는 입장과 관련이 있지만 도표 자체 분석에 더 무게가 실려 있는 문제입니다.
지난 번에도 설명했지만, 요즘의 논술 트렌드 중 하나는 수험생들의 수리적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학에 기반한 수리문제가 출제되거나 논리력과 이해력에 기반한 수리문제가 출제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전자의 경우는 기댓값이나 통계, 수열같은 문제가 출제된다면, 후자의 경우는 도표분석이나 주어진 조건에서 답을 찾아내는 문제가 출제되는 것이지요.
성균관대의 경우는 도표분석을 통해 수험생들의 수리적 사고능력을 평가하고 있고, 이는 성균관대의 전통적인 경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학생들이 도표분석을 잘 못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학생들은 도표분석을 못할까요?
생글생글 신문에 자연계 논술 코너를 담당하는 김희연 선생님과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던 중 김 선생님께서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인문계 학생들은 도표분석뿐만 아니라 논술에서 수리 문제를 잘 못 푸는 이유는 정량적 사고가 필요한 문제에 정서적 사고로 접근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
정량적 사고는 자신이 좋고 싫음을 떠나 데이터의 있는 그대로를 보고, 그것의 경향성을 살펴보는 것을 의미하고, 정서적 사고는 말 그대로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해석을 하는 것에 사용됩니다.
즉, 문학을 읽을 때는 정서적 사고가 필요하고 수학 문제를 풀 때는 정량적 사고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인문계 학생들은 자연계 학생들에 비해 수학과 과학을 접근하는 경험의 차이로 인해 정량적 사고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지요.
그런데 도표분석은 수학 문제를 푸는 것처럼 정량적 사고로 접근해야 하는 것입니다.
최대값은 무엇이고 최소값은 무엇인지, 증가하고 있는지 감소하고 있는지, 혹은 A라는 변수로 인해 B라는 데이터의 변화가 있는지 등 모두 정량적 사고, 즉 논리적 사고를 해야 하는 것이지요.
느낌으로 감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도표분석을 잘 못한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은 도표를 직감, 감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왠지 이런 것 같다라는 접근이 아니라, 이러 저러한 수치를 봤을 때, 이러한 결론이 도출된다라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도표의 제목을 통해 도표가 왜 조사되었는지를 찾아내고, 도표를 분석할 수 있는 도구를 참조에서 찾아내고 각각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명탐정 코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도표 여러 군데에 숨어있는 정보를 찾고 그것을 잘 연결시키면 범인의 윤곽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A가 못되게 생겼으니까 걔가 왠지 범인 같다라는 판단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지요.
▼1~2교시 4번 문제:
주어진 입장들을 현실에 적용시키는 문제
마지막으로 1, 2 교시의 4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문제 유형은 모두 다릅니다. 1교시의 경우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여 보기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고 요구하고, 2교시는 세계화의 명암을 밝힌 후 세계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1교시의 4번 문제의 보기는 상속세에 대한 찬반 논란입니다.
결국 주어진 두 입장에서 봤을 때 상속세에 대한 찬반의견이 갈리게 되는 것이지요.
자신의 견해를 쓰라고는 했지만,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한 후 상대방의 입장을 비판하거나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라는 문제유형입니다.
2교시의 경우 주어진 주제가 세계화에 대한 긍정, 부정적 측면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보기에서 설명된 사례의 긍정, 부정적 측면을 찾아 설명한 후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방안을 쓰라는 문제입니다.
이렇게 봤을 때, 문제 유형은 다를 수 있지만, 주어진 입장을 기반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2010년에 법인세 인하를 출발점으로 상속세 인하, 혹은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는데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를 학생들에게 묻는 것이 1교시 출제자의 의도였다는 점을 알 수 있지요.
마찬가지로 국내의 큰 육체적 노동을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 등 세계화라는 현실적인 물결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를 묻는 것이 2교시 출제자의 의도였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들이 제시문들과 각각의 입장으로 드러나고 있었던 것이지요.
결국 1~2교시의 4번 문제를 잘 쓰기 위해서는 논술 전체의 주제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출제자가 수험생에게 어떤 것이 궁금해서 이러한 문제를 출제했는지를 생각하고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 성균관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논술의 기본 이상의 실력이 필요한 시험
그리고 이 원고를 쓰고 있는 사이 성균관대에서 논술모의고사를 진행했는데, 위에서 분석한 문제 유형이 크게 바뀌지 않고 출제되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풀패키지 형식이 그대로 출제된 것이죠.
1번 문제는 제시문 4개를 분류한 후 대립되는 입장을 중심으로 요약하는 문제, 2번 문제는 대립된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하여 보기글을 평가하는 것, 3번 문제는 도표분석, 4번 문제는 입장 중 하나를 옹호 혹은 비판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제는 전쟁과 폭력에 대한 것으로 폭력은 무조건 용인될 수 없다라는 입장과 자국민의 보호와 보편적 인권을 추구하는 폭력은 용인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성균관대 논술은 앞서 말한 것처럼 풀패키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논술의 기본을 마스터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논술의 기본기는 제시문의 독해, 비교, 분석, 비판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모두 적용되고 도표분석과 전체 논제를 바라보는 힘,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까지 대입논술에서 다루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시험이 바로 성균관대 논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균관대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논술을 차분히 준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능 이후에 보는 수시전형인 만큼 힘들겠지만 꾸준히 논술을 준비하고 많은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해야 할 것입니다.
수능 후에 잠깐 학원이나 과외 등을 통해 2~3일, 혹은 길게 1주일 공부하고 시험을 보는 것보다는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을 다진 후 시험을 보는 것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은 자명하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학이 논술을 보고 있는데 아직 논술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 수험생이 있다면 학교, 방과후 수업, 스터디 등 어떤 방법으로든 논술 문제를 쓰고 평가받는 연습과정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호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