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은 행복한 미래위한 초석

세금에도 '공짜 점심'은 없어

[세금을 바로 알자] (8) 미래의 투자
'스노볼(Snow Ball · 눈덩이).'

'책임지는 부자(Responsible Wealth)' 모임을 주도하며 상속세 폐지 반대와 공평 과세 캠페인 등을 펼쳐 전 세계에 선풍을 일으킨 워런 버핏의 자서전 제목이다.

눈덩이를 만들 때 처음부터 단단하게 만들기는 어렵지만 공의 모습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조금만 굴려도 빠르게 커지면서 단단해진다.

워런 버핏은 장기 투자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자서전에까지 이런 제목을 붙였고, 실제로도 대단한 수익률을 올려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 다양한 공공서비스의 대가

이처럼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워런 버핏은 우리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준다.

각자의 소득 수준에 알맞게 내는 세금은 '미래를 위한 소중한 투자'이자 국민이 누리는 '다양한 공공서비스에 대한 대가'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그는 성실 납세는 애국이며, '책임지는 부자'를 통해 세금은 미래의 투자라는 것을 널리 퍼뜨리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투자는 나중에 이익을 목적으로 돈을 쓰거나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일컫는다.

사람들이 자기계발을 열심히 하고, 운동을 하며 건강을 챙기고, 독서나 여행을 하며 지식을 늘리는 것도 자신을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보다 나은 삶을 가꾸기 위해서다.

그리고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이룩한 눈부신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초고속 인터넷망, 휴대폰과 반도체 등 정보통신,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같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자리에 우뚝 선 것도 국민의 성실 납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바탕에는 세금으로 마련한 국가의 연구 · 개발(R&D) 예산과 기금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납세자들이 기꺼이 낸 소중한 돈을 국가가 시의적절하게 투자해서 거둔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 고령화로 재정 수요 급증

세금은 국민의 윤택한 삶을 위해 곳곳에서 소중하게 쓰인다. 그리고 사회가 발전할수록 세금의 쓰임새는 더 많아지게 된다.

국가가 한푼의 세금이라도 헛되게 새나가는 것을 차단하고 탈세를 적발해 세원을 늘리려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맞닥뜨리면서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것은 저출산을 야기하고, 저출산은 고령화 문제로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2010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2005년의 9.3%에서 2010년에는 11.3%로 급증했다.

이런 속도로 가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예측처럼 2050년에는 일본 다음으로 초고령 국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에 대처하기 위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이미 투입된 42조2000억원보다 79%나 늘린 78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재정 수요에 비해 우리나라 국민의 조세부담률(국민이 낸 세금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OECD 33개 회원국 가운데 26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OECD 세입 통계 2010'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조세부담률은 20.7%로 OECD 평균치인 25.8%보다 5.1%포인트 낮다. 따라서 조세부담률과 재정 수요 증대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OECD 평균 기준으로 볼 때도 조세부담률이 낮은 데다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저출산 · 고령화 등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많은 재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 조세부담률 낮은편

유럽 국가들의 조세부담률은 무척 높다.

전 세계에서 복지가 가장 잘 갖춰진 덴마크는 47%를 넘어섰고,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의 조세부담률도 30%를 웃돌 정도다.

그런데 조세부담률이 높을수록 행복한 나라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올해 초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레가텀연구소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순위를 보면 1위부터 4위까지를 공교롭게도 조세부담률이 가장 높은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이 차지했다.

복지국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나라들이 상위권을 휩쓴 반면, 조세부담률이 비교적 낮은 우리나라는 56위에 그쳤다.

복지 확대와 조세 부담 증가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추가 세금 부담 없이 누구든지 복지를 누릴 수 있다면 마다할 사 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절대 없다. 세금을 많이 거두게 되면 개인의 부담은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조세부담률은 대개 세금 부담의 경중을 판단할 때 이용된다. 조세부담률이 높으면 그만큼 세금 부담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조세부담률이 낮다고 해서 반드시 좋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한 국가의 위기 관리 능력은 문제가 터지기에 앞서 사태의 핵심을 짚어내고 해결책을 제때 실천에 옮기는 역량에 달려 있다.

한반도 통일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통일세, 환경 보전을 위한 환경세 같은 목적세를 서서히 준비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행복한 삶을 위한 투자

자기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는 것을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처럼 공동체의 꾸준한 번영을 위해선 국민 모두가 꼭 해야 할 투자가 있다.

바로 성실 납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일이다.

국가라는 공동체를 꾸려가는 힘은 국민이 골고루 내는 세금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공공시설을 짓고 운영하려면 세금이 필요하고, 세금으로 이들 시설을 잘 갖춰 놓게 되면 국민 모두에게 두고두고 혜택이 돌아온다. 세금은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마땅히 치러야 할 투자인 셈이다.

그런데 우리는 때때로 이런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복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세금 이야기가 나오면 태도가 달라진다.

이젠 세금을 바라보는 겉과 속이 다른 우리의 자화상에 대한 반성이 필요할 때다.

세금을 부담으로만 여겨선 안 된다는 얘기다. 세금이 얼마나 중요한 곳에 쓰이고, 왜 세금이 필요한지를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

밭을 갈아야 하는데 소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면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만약 농사를 짓지 못한 채 망치게 되면 밭주인이나 소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국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세금을 바탕으로 올바른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대한민국은 세계가 우러르는 나라로 활개를 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대한민국보다 더 강한 국가, 더 많은 국민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복지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게 돼야만 '잘사는 나라'에서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자료:국세청 세정홍보과 (02)397-7506~8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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