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겪고 탄생한 부가가치세

소득세는 국세… 재산세는 지방세


[세금을 바로 알자] (2) 세금의 종류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새 법을 시행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

미국의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이 새로운 법을 만들고 시행하는 것의 어려움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다.

한데 국민에게 직접 부담을 지우는 세금의 경우는 어떨까.

아마 일반 법보다 세금을 새로 만드는 일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오죽했으면 새로운 세금은 '악세(惡稅)'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세금을 덜컥 내라고 한다면 누구든지 달가울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세금을 도입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조세제도를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세금을 매기는 일이다.

과거에는 납세자가 국가의 서비스를 받는 혜택에 따라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했지만,요즘에는 납세자가 지닌 경제적 능력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것이 더 공평하다는 의견이 보다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핵심세금 자리잡은 부가세

지금은 우리나라 세금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은 부가가치세도 1977년 7월 처음 시행할 때만 해도 경제 ·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도입하기 전부터 찬 · 반 양론이 팽팽한 데다 부가가치세를 부담해야 할 사업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물가, 유통 질서, 상거래에 미치는 영향마저 대단해 도입 초기에는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부가가치세도 새로운 세금은 악세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었다.

부가가치세는 영어 'Value Added Tax'에서 비롯돼 VAT로 표기한다.

영어로 뜻을 풀이하면 쉽게 이해되지만, 우리말로 옮길 때는 '부가가치세'라는 명칭이 익숙하지 않아 대개 '부가세'로 줄여서 불렀다.

그런데 부가세라는 세금 명칭부터 많은 사람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부가세의 한자 표기는 가격에 덧붙여 매긴다는 의미의 '附價稅'인데, 사람들은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한다는 '附加稅'로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다.

세금의 명칭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세금 이름으로 빚어진 해프닝보다 더 심각했던 것은 물가에 미친 영향이다.

부가가치세의 세율은 10%다. 따라서 1000원짜리 물건에 붙는 부가가치세는 100원인 셈이다.

이 때문에 상인들이 물건 값에 10%를 덧붙여 1100원을 받아 부가가치세 비율만큼 소비자들이 부담을 하다 보니 부가가치세가 시행된 무렵에는 물가가 한창 오르던 때여서 불난 곳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됐다.

공연히 긁어서 부스럼을 냈다는 불만이 잇달아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도입한 데다,당시만 해도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몇몇 나라에서만 부가가치세를 도입했을 정도로 낯선 제도였기 때문이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는 속담처럼 부가가치세는 우여곡절 끝에 차츰 자리를 잡아갔고,결국 우리나라 세금의 핵심으로 뿌리를 내렸다.

그리고 부가가치세는 국가의 재정 수입 확보뿐만 아니라 탈세 방지에 효과적인 과학적인 조세제도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확실한 과세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 표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세금으로 잘 잡히지 않았던 음성적인 세원의 양성화와 세금계산서 발행으로 유통 거래 질서를 개선하는 한편, 영수증 주고받기 같은 상거래 관행을 바로잡는 등 국민들의 의식구조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납부주체로 나뉜 직·간접세

[세금을 바로 알자] (2) 세금의 종류
세금은 납부하는 주체에 따라 직접세와 간접세로 구분된다.

상품 거래나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즉 이윤에 매기는 부가가치세는 간접세에 해당된다.

물건 값에 포함돼 있어 최종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을 사업자가 대신해서 납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옷이나 신발 같은 물건을 사거나 운동경기 관람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 그 가격에 포함해서 내는 세금이 바로 부가가치세다.

우리가 사서 쓰는 대부분의 물건에는 부가가치세가 붙어 있어 물건 판매자는 소비자로부터 받은 세금을 반드시 국가에 납부해야 한다.

⊙ 자치단체 살림은 지방세로

부가가치세 못지않게 중요한 세금으로는 소득세와 법인세가 있다.

소득세는 잘 알려진 것처럼 개인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소득의 크기에 따라 법으로 정한 금액을 국가에 납부하는 세금이다.

소득은 개인이 사업이나 직장 생활 등을 통해 벌어들인 돈에서 그 돈을 벌기 위해 들어간 비용을 뺀 금액을 일컫는다.

대개 소득이 많은 사람은 많이 납부하고,적은 사람은 적게 납부한다.

소득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소득세의 종류도 그만큼 다양하다.

법인세는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이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이윤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법인은 개인과 달리 법률에 의해 인격체(사람)로 보는 단체나 기관을 말하는데,우리에게 잘 알려진 큰 회사들은 대부분 법인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은 어디에 납부해야 할까.

이들 세금은 모두 국가에 납부해야 한다. 그래서 국세로 불린다. 국세는 정부 살림을 꾸려 나가는 바탕이 된다.

이와 함께 우리가 거주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을 꾸리는 데도 세금이 필요하다.

각 지방의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세금이니까 국세와 구분하기 위해 지방세라고 이름 붙였다.

대표적인 지방세로는 아파트 · 토지 · 건물 같은 부동산을 살 때 납부하는 취득세와 등록세,그리고 소유하고 있는 재산에 부과하는 재산세 등이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세금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속담이 있다. 열 손가락 모두가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다.

세금도 마찬가지다.

명칭에 걸맞은 역할을 각각 충실하게 맡아 우리나라 살림의 주춧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계가 활기차게 돌아가는 데 윤활유가 꼭 필요한 것처럼,적재적소에 매겨지는 다양한 세금은 우리나라를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자료:국세청 세정홍보과(02-397-7506~8)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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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 퀴즈 / 정답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세금은 납세 주체에 따라 직접세와 간접세로 구분하기도 한다.

다음 중 간접세의 대명사로 불리는 세금은 무엇일까요?

①소득세

②법인세

③부가가치세

④상속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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