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스펙보다 ‘나만의 이야기’로 승부걸었죠”
[입학사정관제 따라잡기] 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지역 핵심 인재
"'화려한 스펙'이 없어 갈등이 심했습니다. 하지만 '나만의 이야기'로 승부를 걸었고,결국 입학사정관제라는 좁은문을 통과했습니다. "

입학사정관전형의 단골 스펙인 전교회장은 물론 반장 한번 해본 적도 없고,내신(2.7등급)도 어정쩡해 고민이 많았다는 황민아 양(숙명여대 1년 · 문화관광학과).

하지만 그는 "화려한 스펙보다 '나만의 가능한 일'을 찾은 것이 합격의 비결인 것 같다"며 입학사정관전형 준비에는 약간의 무모한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스펙부족 메워준 공연예술의 꿈

"모의고사 성적이나 내신등급이 남보다 뛰어나지 못했지만 중학교 2학년 때 활동한 연극반을 계기로 공연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공연 관람을 테마로 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했는데 이런 아이디어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

황양을 인터뷰하면서 '스펙이 부족했다'는 말을 처음엔 겸손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나는 이런 스펙이 있어요'라고 할 만한 것이 정말로 거의 없었다.

그는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어서 학생회,독서토론반,논술반,수학동아리 등에는 다양하게 참가했지만 동아리의 장도 맡은 적이 없을 정도로 대다수 학생이 하는 평범한 활동이 전부였다.

입학사정관제를 의식하고 자기소개서를 연습 삼아 써보려했지만 교내활동 간에 연관성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고민하던 그에게 떠오른 생각이 '나만의 이야기'였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공연예술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써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고등학교에 다니면서도 틈틈이 공연을 보러 다니며 공연 관람을 테마로 하는 관광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적인 유적지나 유물 등만을 보고는 한 나라의 특성이나 문화를 다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평소의 생각을 정리해서 '공연테마 관광프로그램'을 만들어 문화예술과 실무경험을 커리큘럼으로 두고 있는 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에 지원했다.

평소의 관심에서 나온 그의 아이디어는 입학사정관의 마음을 움직였고,스펙 부족이라는 치명적 단점도 말끔히 상쇄시켰다.

⊙ 성적 올려준 '나만의 계획표'

"저의 내신 2.7등급은 특별전형으로 대학을 가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수준이었습니다.

저는 자기소개서에서도 '나만의 공부 향상 스토리'를 강조했습니다.

또 하나의 '나만의 스토리'가 입학사정관제의 좁은 문을 넓혀주었다고 생각합니다. "

황양의 출신고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교하고등학교. 농어촌특별전형이 적용되는 학교였지만 그의 내신 2.7등급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지역핵심인재전형을 노크하면서 자신의 '성적 스토리'를 강조하기로 했다.

그는 중학교 때 연극반을 하며 뮤지컬배우라는 꿈을 키웠다. 예술고등학교를 지원했지만 떨어졌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하루종일 공부만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고,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이런 그에게 어느날 담임선생님이 '구체적인 계획표를 세워보라'고 조언하셨다.

처음엔 너무 틀에 박혔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였지만 점차 계획표 짜는 것에 익숙해지고 실천이 몸에 배면서 소소한 달성감에 자신감이 붙었다.

계획표의 성과는 놀라웠다.

고1때 4등급이었던 내신이 고3때는 1.5등급으로 뛰어올랐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계획표를 세워 공부에서나 동아리활동에서나 꾸준히 자신을 관리해온 스토리를 진솔하면서도 상세하게 적었다.

'현재의 나'보다 '미래의 나'가 훨씬 나아질수 있음을 스스로 체험한 과정을 통해 어필한 것이다.

⊙ '나만의 이야기'로 채운 소개서

"자기소개서 준비로 밤을 새는 날이 많았습니다. 입학사정관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현재까지 자신의 활동을 정리하고 중간중간의 소개서를 써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

입학사정관전형 등 수시를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기간은 대개 8월 말에서 9월 초.수능공부의 막판 스퍼트를 내야하는 시기와 겹친다.

당연히 '내가 승산도 없는 일에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스펙도 부족하고 내신도 약한 황양의 경우는 이런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하지만 그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격려를 받으며 '내 인생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굳히니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동아리활동 등에서의 일상사는 자기소개서에서 과감히 생략했다.

대신 학교 활동에서 '오직 나만이 할 수 있었던 일'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일'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이런 과정에서 스펙에 대한 고민이 사그라들고 자신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입학사정관제에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기소개서 얘기가 나오자 모교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시간에 쫓겨 급하게 작성된 소개서를 담임선생님과 작문선생님께서 4~5차례나 수정해 주시고,활동사진이나 동영상까지 챙겨주는 등 적극 지원해주셨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친구와 함께 자기소개서와 서류를 꼼꼼히 읽고 궁금하거나 설명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체크해 22개의 질문서를 만들어 수시로 답변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뷰를 준비할 때는 기계적으로 외우기보다는 꼭 들어가야 할 핵심어와 몇가지 문맥의 흐름을 잘 기억해 두고 자연스럽게 답변하는 훈련을 쌓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스펙 부족으로 고민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보라고 강조한 그는 공연예술과 여행을 묶은 멋진 여행프로그램으로 외국인들이 찾고 싶은 '코리아 이미지'를 만들어 보는 게 자그마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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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인재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안해

▶ 숙명여대 입학사정관제 포인트 上

숙명여대 수시 입학사정관전형으로는 수시1차 자기주도학습우수자전형을 비롯해 글로벌여성인재전형,지역핵심인재전형,자기추천자전형이 있다.

자기주도학습우수자전형은 학생부 성적(교과와 비교과)으로 모집인원의 2배수를 선발한 다음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40%와 면접구술시험 60%로 200명을 선발한다.

글로벌여성인재전형은 글로벌서비스학부에서 모두 30명을 선발하는 데,1단계는 서류심사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면접구술시험을 합산해 전형한다.

이들 전형은 수시1차 일반전형과는 달리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으며 원서 접수는 8월 중에, 면접 시험은 10월22일(토)~23일(일) 실시할 예정이다.

자기주도학습우수자전형은 전공적합성과 성장 가능성이 선발 기준이 된다.

따라서 이 전형은 학생부 교과 성적이 아주 우수하거나 아니면 전공과 연계된 비교과 활동 실적이 우수한 학생이 유리하다.

글로벌여성인재전형은 영어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어학 능력 특기자가 국제기구나 글로벌미디어,창업이나 다국적 기업 등 분야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수험생이면 적극 지원해 볼 만하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는 대학의 인재상과 모집단위의 특성,전형 유형의 특성을 최대한 고려해 자신의 경험, 학습 상황, 교내외 활동 등을 중심으로 기재한다.

전년도 합격자의 교과 성적을 보면 자기주도학습우수자전형이 평균 1.0~1.95등급,수시1차 학교장추천 리더십전형은 인문계열이 평균 2.40등급,자연계열은 2.62등급이었으며 수시2차 논술우수자전형은 일반선발의 경우엔 인문계가 2.30등급,자연계가 2.35등급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 www.et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