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이지만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있는 주제 출제
⊙ 들어가며…
4월 모의고사는 잘 보셨는지요? 날씨가 어느새 따뜻해졌고 거리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있네요.
이번 주는 해마다 인지도와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건국대입니다.
일감호라는 호수가 참 유명하지요.
그렇다면 건국대 논술은 어떨까요?
인지도와 인기가 급증하는 만큼 건국대 논술은 어려워졌습니다.
건국대를 지망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수능과 내신으로 정신없겠지만 논술도 꾸준히 연습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처음부터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찬찬히 읽어보면 이해가 갈 것입니다.
그럼 건국대 논술을 파헤쳐 보지요.
⊙ 건국대 수시 논술의 특징
건국대는 2011년 모의논술을 기점으로 그 난이도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2011년 수시 1차 논술시험이 끝난 직후 대학 측의 출제의도 중 "독해력과 분석력,비판적 사고력과 독창적 문제해결 능력 등 종합적 사고능력을 갖춘 학생이라야 전 문항에 걸쳐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 선발의 변별력을 높이도록 하였다"고 하는 것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연세대 논술 문제 유형과 동일한 3개 비교하기 1번 문제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를 봐서 난이도가 올라갔다고 이렇게 초반부터 세게 말하는 것일까요?
뒤의 주제 및 논제분석에서도 살펴보겠지만,1번 논제의 경우는 제시문 3개를 동시에 비교 분석하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 유형은 현재 논술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 중 단 한 곳만 시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연세대 논술 1번 문제이지요. 제시문 3개 비교하기는 난이도가 상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두 제시문을 비교 분석하는 문제는 <그림 1>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것이 아주 어렵지는 않습니다.
차이를 나누는 기준이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림 2>를 보면,세 제시문의 공통점을 찾는 것은 두 개의 제시문을 찾는 것보다 난이도가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또한 제시문들의 차이를 나누는 기준도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이 요구되지요.
▼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의미까지 서술해야 하는 2번 문제
그리고 2번 문제는 도표분석 문제로 단순히 도표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서 지나지 않고 도표의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를 서술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도표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사회탐구영역에서도 도표가 자주 출제되는 사회문화나 정치 같은 과목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이러한 문제 유형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고려대 논술 문제 유형과 같은 비문학으로 문학을 분석해야 하는 3번 문제
마지막으로 3번 문제는 비문학 제시문들로 문학을 분석한 후 자신의 견해를 쓰는 문제입니다.
논술을 할 때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독해 중 하나가 문학입니다.
문학 자체도 읽기 어려워하는데 비문학 제시문들로 문학을 분석해야 하지요.
그런데 처음 보는 소설이 그것도 긴 분량으로 등장하면 학생들은 어려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문제 유형도 꽤 어렵답니다. 실제 이런 유형이 등장하는 학교는 고려대와 숙명여대인데,숙명여대 논술은 상대적으로 덜 어렵다면,고려대는 조금 더 어렵지요.
문학의 분량도 길고 독해가 어렵죠. 건국대 논술의 3번 문제는 고려대의 난이도에 더 가깝답니다.
게다가 이 문제는 901자에서 1100자를 써야 하지요. 짧은 글보다 긴 글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더 까다롭지요.
그래서인지 건국대는 총 1900~2300자를 쓰는데 180분을 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800자 내외를 1시간 정도에 쓰는 것으로 볼 때, 건국대의 논술 시험은 꽤 긴 편입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180분이나 되니,시간은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건국대 논술을 본 학생들은 180분도 모자랐다고 말했으니까요. 학교 측이 밝힌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이야기는 그냥 한 말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최근 3년 출제 주제
▼원론적이고 추상적이지만 우리의 삶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제
건국대는 전통적으로 아주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 자체를 묻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인간의 본질에 대한 것이나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것 등과 같은 추상적인 주제들을 물어왔습니다.
조금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을 텐데,서울시립대가 정부의 시장 개입(2010년)에 대한 주제를 묻거나,서울여대가 저출산의 문제(2008년)를 묻거나,성균관대가 상속세 인하(2011년)에 대한 주제를 묻는 것과는 달리 건국대는 오늘날 올바른 타자와의 공존 방법(2011년)은 무엇일까를 묻는 것이지요.
어떤가요?
차이가 조금 느껴지지요?
2009년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일의 의미를,2010년에는 가치의 상관성과 올바른 소통의 방식을, 2011년에는 올바른 인식방법과 타자와의 공존방법을 묻고 있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주제들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것이 자신이 살고 있는 삶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질까에 대해 쉽게 연결하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이런 주제는 학생들이 굉장히 어려워하고 낯설어할 만한 주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 주제가 단순히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문제 2번을 통해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2009년 논술의 경우 미래를 내다보는 일을 경제의 영역에 적용하지요.
맨큐의 경제학에서 미래의 실업률을 예측하는 도표를 제시한 뒤,그것의 의미를 제시문들을 통해 밝히기를 요구합니다. 왜 실업률의 예측과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까,그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등등을 서술해야 합니다.
즉 건국대의 논술은 학생들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음직한 주제를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제시문 독해로 주제에 대한 정보와 입장을 파악해내야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꾸 어렵다고만 하니 건국대는 지원하지 말라는 말일까요?
갑작스럽겠지만,왜 논술 시험에서 제시문이 나올까요?
물론 독해력을 평가하기 위해라는 것이 답 중 일부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답은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을 도와주기 위함입니다.
만약 제시문이 없이 타자와의 공존 방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쓰라는 문제만 덩그러니 주어지고 글을 쓰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객관적인 평가 자체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사람마다 모두 생각이 다를 테니까요.
그리고 학생들 역시 의미 있는 답을 쓰는 것도 어려울 것이고요.
따라서 논의의 범위를 제한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제시문을 통해 관련된 정보들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결국 제시문들에는 이 생소하고 낯선 주제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정보들이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쉽게 주면 변별력이 없으니 어려운 말로 포장해서 주는 것일 뿐이지요.
그러니 평생 살아가면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들이라고 해도 제시문을 꼼꼼하게 자세하게 읽는다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논술이 그러하겠지만 건국대 논술에서 역시 정확한 제시문 독해가 중요하겠습니다.
기본기 닦은 후 고난이도 문제로 연습해야
⊙ 문제 유형 분석 (2010~2011학년도 수시 출제 문제 참조)
올해 건국대는 논술 모의고사를 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문제 유형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측에서 변별력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지요.
출제의도를 꼼꼼히 살펴보면 논술 변별력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따라서 2011년 논술모의고사에서부터 바뀐 문제 유형을 그 이전의 논술문제와 비교하면서 문제 유형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문제 1-차이점을 다양한 기준으로 비교하되 제시문 3개를 모두 아우를 수 있어야.
2010년 수시 문제는 제시문 가와 나를 소통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라고 요구합니다.
이는 다른 대학에서도 자주 출제하는 유형이며,배점이 낮은 문제 유형으로 그만큼 어렵지 않지요.
그런데 2011년 수시 문제는 자기와 타자의 관계에 대한 가,나,다의 입장을 비교하는 문제로 바뀌게 됩니다. 2개 비교와 3개 비교의 난이도 차이는 큽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2개 비교는 수월하게 해 내는 편이지만,3개 비교를 하는 순간 좌절하곤 합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2개 비교는 한 제시문을 토대로 다른 제시문을 바라보면 되기 때문에 조금만 생각하면 공통점과 차이점이 눈에 보이지요.
하지만 3개 비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엄청난 유형의 문제는 연세대 수시 논술에서만 시행되고 있습니다.
(과거 이화여대에서도 출제가 된 적이 있지요) 그만큼 변별력이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첫째는 정확한 제시문 독해입니다.
자기와 타자라는 주제에 대해 먼저 저자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찾는 것이지요.
좋게 말하고 있는지,나쁘게 말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고 주장은 무엇인지,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차근차근 찾아봐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주제를 중심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시문은 하나의 입장 혹은 관점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문제 출제자가 왜 하필이면 그 제시문을 제시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알려면 주어진 주제어를 토대로 독해해야 합니다.
그런 뒤 제시문의 입장을 보기 좋게 잘 정리하기 바랍니다.
머릿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글로 표현을 해 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천재가 아닌 이상 어떤 자료도 없이 글을 쓰는 것은 무리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게 마련이지요. 그러니 글쓰기 전 단계로 많은 자료들을 만들어 둬야 합니다.
정리된 제시문들의 내용에 적용될 기준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마지막 단계입니다.
모든 타자를 배려해야 하는 것인지,가까운 타자만 배려해야하는 것인지 등과 같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여러분이 설정한 기준이 세 제시문 모두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시문 가와 나에만 해당하는 기준은 문제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단순히 제시문을 각각 요약하는 차원에서만 멈추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두 개 이상의 기준으로 제시문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유형 자체가 논리력뿐만 아니라 차이를 만들어내는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력까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 2-유의미한 수치를 찾아낸 후 의미를 부여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다음으로는 도표분석 문제입니다.
이 문제 유형 자체는 변화하지 않았지만, 도표가 여러 개에서 1개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쉬워졌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건국대 도표분석 문제의 경우 꽤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도표분석에서 의미부여까지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유의한 수치부터 찾는 것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즉 가격정책에 따라 고객의 반응이 달라지는 양상 자체를 나타내는 수치를 보자는 것이지요.
그리고 다른 양상이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살펴보셔야 할 것입니다.
2011년 수시의 경우 정액지불이냐,자유지불이냐에 따라 데이터가 어떻게 변하는지,기부의 유무에 따라 데이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결국 생각해야 할 것은 4가지가 되겠지요.
정액 vs 자유,정액 vs 정액(기부),자유 vs 자유(기부),정액(기부) vs 자유(기부) 이렇게 말입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심리적이고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하라고 했으므로 정액지불과 자유지불,그리고 기부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무엇일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개인의 기업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그리고 사회의 이익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 3 -논술에서 문학제시문은 비문학과 주제로 분석한다!자신의 견해는 주어진 입장 중 택일하여 서술한다!
마지막으로 3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이 문제 역시 크게 바뀐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분석해야 하는 문학 제시문이 2개였던 것이 1개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더 어려워졌습니다.
왜냐하면 문학 제시문이 2개라는 것은 이 2개의 입장 차이가 나타나고 그 입장 차이를 바탕으로 서술의 포인트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문학 제시문이 1개가 등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섬세한 분석을 요구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제시문 마 안에 제시문 가~다로 분석할 수 있는 지점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더 정확한 분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유형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난이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하게 됩니다.
논술에서 문학 제시문은 주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됩니다.
문학 제시문도 결국은 제시문이라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제시문 마는 2011년 수시 논술의 주제인 자기와 타자와의 공존 방식에 대한 글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시문 마의 독해 중심에는 타자와의 공존방식이라는 주제어가 머릿속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제시문 마에 대한 독해 기준은 제시문 가~다입니다.
다시 말해 제시문 가~다의 요지가 제시문 마를 읽어내려가는 기준이 되는 것이지요.
논술 강사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논술에서 문학 제시문은 논제와 다른 제시문으로 독해한다" 라고요.
따라서 여러분들은 문제의 요구대로 가의 입장에서 마에 대해 생각해 보고,나의 입장에서,다의 입장에서 마에 대해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의 견해는 어떻게 서술해야 할까요?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쓰면 될까요?
아닙니다.
제시문 가~다를 통해 마를 논평하게 되면 벌써 최소 500자 이상은 썼을 것입니다.
나머지 400자 정도 분량에서 여러분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쓰기란 무리입니다.
제시문 가~다는 자기와 타자의 관계에 대한 글입니다.
결국 타자와의 공존 방식에 대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 중 하나를 택해서 쓰면 됩니다.
왜 현대 사회에서 자신이 선택한 입장이 유의미한 것인지를 중심으로 글을 쓰면 됩니다.
⊙ 건국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기본기를 닦은 후 고난이도 문제로 연습해야
건국대 논술 어떤가요? 꽤 까다롭습니다. 게다가 2012년부터 건국대 수시 논술 전형의 최저학력기준이 언수외탐 백분율 86% 이상에서 2등급 두 개로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지원학생들의 수준이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논술의 변별력도 강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생글생글 신문의 여러 코너들을 활용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논술을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옳은 방법으로 최대한 많은 글을 쓰고 정확한 독해를 꾸준히 해 나가야 건국대 수시 논술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 호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
⊙ 들어가며…
4월 모의고사는 잘 보셨는지요? 날씨가 어느새 따뜻해졌고 거리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있네요.
이번 주는 해마다 인지도와 인기가 급증하고 있는 건국대입니다.
일감호라는 호수가 참 유명하지요.
그렇다면 건국대 논술은 어떨까요?
인지도와 인기가 급증하는 만큼 건국대 논술은 어려워졌습니다.
건국대를 지망하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수능과 내신으로 정신없겠지만 논술도 꾸준히 연습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처음부터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찬찬히 읽어보면 이해가 갈 것입니다.
그럼 건국대 논술을 파헤쳐 보지요.
⊙ 건국대 수시 논술의 특징
건국대는 2011년 모의논술을 기점으로 그 난이도가 크게 올라갔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2011년 수시 1차 논술시험이 끝난 직후 대학 측의 출제의도 중 "독해력과 분석력,비판적 사고력과 독창적 문제해결 능력 등 종합적 사고능력을 갖춘 학생이라야 전 문항에 걸쳐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 선발의 변별력을 높이도록 하였다"고 하는 것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연세대 논술 문제 유형과 동일한 3개 비교하기 1번 문제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를 봐서 난이도가 올라갔다고 이렇게 초반부터 세게 말하는 것일까요?
뒤의 주제 및 논제분석에서도 살펴보겠지만,1번 논제의 경우는 제시문 3개를 동시에 비교 분석하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 유형은 현재 논술을 실시하고 있는 대학 중 단 한 곳만 시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연세대 논술 1번 문제이지요. 제시문 3개 비교하기는 난이도가 상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두 제시문을 비교 분석하는 문제는 <그림 1>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것이 아주 어렵지는 않습니다.
차이를 나누는 기준이 하나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림 2>를 보면,세 제시문의 공통점을 찾는 것은 두 개의 제시문을 찾는 것보다 난이도가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또한 제시문들의 차이를 나누는 기준도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이 요구되지요.
▼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의미까지 서술해야 하는 2번 문제
그리고 2번 문제는 도표분석 문제로 단순히 도표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서 지나지 않고 도표의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를 서술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도표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사회탐구영역에서도 도표가 자주 출제되는 사회문화나 정치 같은 과목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이러한 문제 유형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고려대 논술 문제 유형과 같은 비문학으로 문학을 분석해야 하는 3번 문제
마지막으로 3번 문제는 비문학 제시문들로 문학을 분석한 후 자신의 견해를 쓰는 문제입니다.
논술을 할 때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독해 중 하나가 문학입니다.
문학 자체도 읽기 어려워하는데 비문학 제시문들로 문학을 분석해야 하지요.
그런데 처음 보는 소설이 그것도 긴 분량으로 등장하면 학생들은 어려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문제 유형도 꽤 어렵답니다. 실제 이런 유형이 등장하는 학교는 고려대와 숙명여대인데,숙명여대 논술은 상대적으로 덜 어렵다면,고려대는 조금 더 어렵지요.
문학의 분량도 길고 독해가 어렵죠. 건국대 논술의 3번 문제는 고려대의 난이도에 더 가깝답니다.
게다가 이 문제는 901자에서 1100자를 써야 하지요. 짧은 글보다 긴 글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더 까다롭지요.
그래서인지 건국대는 총 1900~2300자를 쓰는데 180분을 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800자 내외를 1시간 정도에 쓰는 것으로 볼 때, 건국대의 논술 시험은 꽤 긴 편입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180분이나 되니,시간은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는 것입니다.
실제 건국대 논술을 본 학생들은 180분도 모자랐다고 말했으니까요. 학교 측이 밝힌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이야기는 그냥 한 말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최근 3년 출제 주제
▼원론적이고 추상적이지만 우리의 삶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제
건국대는 전통적으로 아주 구체적인 현실의 문제 자체를 묻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인간의 본질에 대한 것이나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것 등과 같은 추상적인 주제들을 물어왔습니다.
조금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을 텐데,서울시립대가 정부의 시장 개입(2010년)에 대한 주제를 묻거나,서울여대가 저출산의 문제(2008년)를 묻거나,성균관대가 상속세 인하(2011년)에 대한 주제를 묻는 것과는 달리 건국대는 오늘날 올바른 타자와의 공존 방법(2011년)은 무엇일까를 묻는 것이지요.
어떤가요?
차이가 조금 느껴지지요?
2009년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일의 의미를,2010년에는 가치의 상관성과 올바른 소통의 방식을, 2011년에는 올바른 인식방법과 타자와의 공존방법을 묻고 있습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 같은 주제들일 것입니다.
다시 말해 그것이 자신이 살고 있는 삶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질까에 대해 쉽게 연결하기가 어려운 것이지요.
이런 주제는 학생들이 굉장히 어려워하고 낯설어할 만한 주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 주제가 단순히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문제 2번을 통해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2009년 논술의 경우 미래를 내다보는 일을 경제의 영역에 적용하지요.
맨큐의 경제학에서 미래의 실업률을 예측하는 도표를 제시한 뒤,그것의 의미를 제시문들을 통해 밝히기를 요구합니다. 왜 실업률의 예측과 결과가 다르게 나왔을까,그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등등을 서술해야 합니다.
즉 건국대의 논술은 학생들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음직한 주제를 구체적인 현실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제시문 독해로 주제에 대한 정보와 입장을 파악해내야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꾸 어렵다고만 하니 건국대는 지원하지 말라는 말일까요?
갑작스럽겠지만,왜 논술 시험에서 제시문이 나올까요?
물론 독해력을 평가하기 위해라는 것이 답 중 일부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 정확한 답은 여러분들이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을 도와주기 위함입니다.
만약 제시문이 없이 타자와의 공존 방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쓰라는 문제만 덩그러니 주어지고 글을 쓰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객관적인 평가 자체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사람마다 모두 생각이 다를 테니까요.
그리고 학생들 역시 의미 있는 답을 쓰는 것도 어려울 것이고요.
따라서 논의의 범위를 제한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제시문을 통해 관련된 정보들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결국 제시문들에는 이 생소하고 낯선 주제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정보들이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쉽게 주면 변별력이 없으니 어려운 말로 포장해서 주는 것일 뿐이지요.
그러니 평생 살아가면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주제들이라고 해도 제시문을 꼼꼼하게 자세하게 읽는다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논술이 그러하겠지만 건국대 논술에서 역시 정확한 제시문 독해가 중요하겠습니다.
기본기 닦은 후 고난이도 문제로 연습해야
⊙ 문제 유형 분석 (2010~2011학년도 수시 출제 문제 참조)
올해 건국대는 논술 모의고사를 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즉 문제 유형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측에서 변별력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지요.
출제의도를 꼼꼼히 살펴보면 논술 변별력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따라서 2011년 논술모의고사에서부터 바뀐 문제 유형을 그 이전의 논술문제와 비교하면서 문제 유형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문제 1-차이점을 다양한 기준으로 비교하되 제시문 3개를 모두 아우를 수 있어야.
2010년 수시 문제는 제시문 가와 나를 소통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라고 요구합니다.
이는 다른 대학에서도 자주 출제하는 유형이며,배점이 낮은 문제 유형으로 그만큼 어렵지 않지요.
그런데 2011년 수시 문제는 자기와 타자의 관계에 대한 가,나,다의 입장을 비교하는 문제로 바뀌게 됩니다. 2개 비교와 3개 비교의 난이도 차이는 큽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2개 비교는 수월하게 해 내는 편이지만,3개 비교를 하는 순간 좌절하곤 합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지요. 2개 비교는 한 제시문을 토대로 다른 제시문을 바라보면 되기 때문에 조금만 생각하면 공통점과 차이점이 눈에 보이지요.
하지만 3개 비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엄청난 유형의 문제는 연세대 수시 논술에서만 시행되고 있습니다.
(과거 이화여대에서도 출제가 된 적이 있지요) 그만큼 변별력이 있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첫째는 정확한 제시문 독해입니다.
자기와 타자라는 주제에 대해 먼저 저자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찾는 것이지요.
좋게 말하고 있는지,나쁘게 말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고 주장은 무엇인지,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차근차근 찾아봐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주제를 중심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시문은 하나의 입장 혹은 관점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문제 출제자가 왜 하필이면 그 제시문을 제시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알려면 주어진 주제어를 토대로 독해해야 합니다.
그런 뒤 제시문의 입장을 보기 좋게 잘 정리하기 바랍니다.
머릿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글로 표현을 해 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천재가 아닌 이상 어떤 자료도 없이 글을 쓰는 것은 무리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게 마련이지요. 그러니 글쓰기 전 단계로 많은 자료들을 만들어 둬야 합니다.
정리된 제시문들의 내용에 적용될 기준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 마지막 단계입니다.
모든 타자를 배려해야 하는 것인지,가까운 타자만 배려해야하는 것인지 등과 같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조심해야 할 것은 여러분이 설정한 기준이 세 제시문 모두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시문 가와 나에만 해당하는 기준은 문제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단순히 제시문을 각각 요약하는 차원에서만 멈추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두 개 이상의 기준으로 제시문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유형 자체가 논리력뿐만 아니라 차이를 만들어내는 기준을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력까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 2-유의미한 수치를 찾아낸 후 의미를 부여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다음으로는 도표분석 문제입니다.
이 문제 유형 자체는 변화하지 않았지만, 도표가 여러 개에서 1개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니 쉬워졌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건국대 도표분석 문제의 경우 꽤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도표분석에서 의미부여까지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유의한 수치부터 찾는 것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합니다.
즉 가격정책에 따라 고객의 반응이 달라지는 양상 자체를 나타내는 수치를 보자는 것이지요.
그리고 다른 양상이 나타나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도 살펴보셔야 할 것입니다.
2011년 수시의 경우 정액지불이냐,자유지불이냐에 따라 데이터가 어떻게 변하는지,기부의 유무에 따라 데이터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결국 생각해야 할 것은 4가지가 되겠지요.
정액 vs 자유,정액 vs 정액(기부),자유 vs 자유(기부),정액(기부) vs 자유(기부) 이렇게 말입니다.
이렇게 접근하면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심리적이고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하라고 했으므로 정액지불과 자유지불,그리고 기부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무엇일지를 생각하면 됩니다.
개인의 기업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그리고 사회의 이익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문제 3 -논술에서 문학제시문은 비문학과 주제로 분석한다!자신의 견해는 주어진 입장 중 택일하여 서술한다!
마지막으로 3번 문제를 보겠습니다. 이 문제 역시 크게 바뀐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분석해야 하는 문학 제시문이 2개였던 것이 1개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더 어려워졌습니다.
왜냐하면 문학 제시문이 2개라는 것은 이 2개의 입장 차이가 나타나고 그 입장 차이를 바탕으로 서술의 포인트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문학 제시문이 1개가 등장했다는 것은 그만큼 섬세한 분석을 요구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제시문 마 안에 제시문 가~다로 분석할 수 있는 지점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지요.
더 정확한 분석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유형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난이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하게 됩니다.
논술에서 문학 제시문은 주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게 됩니다.
문학 제시문도 결국은 제시문이라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제시문 마는 2011년 수시 논술의 주제인 자기와 타자와의 공존 방식에 대한 글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시문 마의 독해 중심에는 타자와의 공존방식이라는 주제어가 머릿속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제시문 마에 대한 독해 기준은 제시문 가~다입니다.
다시 말해 제시문 가~다의 요지가 제시문 마를 읽어내려가는 기준이 되는 것이지요.
논술 강사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논술에서 문학 제시문은 논제와 다른 제시문으로 독해한다" 라고요.
따라서 여러분들은 문제의 요구대로 가의 입장에서 마에 대해 생각해 보고,나의 입장에서,다의 입장에서 마에 대해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의 견해는 어떻게 서술해야 할까요?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쓰면 될까요?
아닙니다.
제시문 가~다를 통해 마를 논평하게 되면 벌써 최소 500자 이상은 썼을 것입니다.
나머지 400자 정도 분량에서 여러분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쓰기란 무리입니다.
제시문 가~다는 자기와 타자의 관계에 대한 글입니다.
결국 타자와의 공존 방식에 대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이 중 하나를 택해서 쓰면 됩니다.
왜 현대 사회에서 자신이 선택한 입장이 유의미한 것인지를 중심으로 글을 쓰면 됩니다.
⊙ 건국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기본기를 닦은 후 고난이도 문제로 연습해야
건국대 논술 어떤가요? 꽤 까다롭습니다. 게다가 2012년부터 건국대 수시 논술 전형의 최저학력기준이 언수외탐 백분율 86% 이상에서 2등급 두 개로 바뀌었습니다.
그만큼 지원학생들의 수준이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논술의 변별력도 강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생글생글 신문의 여러 코너들을 활용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논술을 꾸준히 연습해야 합니다.
옳은 방법으로 최대한 많은 글을 쓰고 정확한 독해를 꾸준히 해 나가야 건국대 수시 논술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 다음 호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