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더 많은 경험이 더 높은 가능성을 가져오는 법”
공통점 찾기 유형에 이어 우리가 알아볼 문제 유형은 비교하기 유형입니다.

물론 비교하기 유형 자체가 단독으로 출제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시문 (가)와 (나)의 관점의 차이를 바탕으로, 제시문 (다)를 분석하시오>와 같이 대부분 비교를 한 후, 이 내용을 바탕으로 설명이나 평가를 요구하게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매우 기본적인 유형입니다.



⊙ 비교하기의 결론 쓰기

흔히 <비교하기>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은 우선 그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거야.

그러니까 우선 공통점이 뭐라고 쓰고, 그 다음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쓰면 돼"라고 말이죠.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그걸 굳이 '공통점'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은 별로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그걸 요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차이를 쓰기 위해서는 공통점을 쓰는 것이 아니라 '비교의 기준'을 써야 합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둘 다 경제체제라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합니다.

그게 이른바 공통된 전제인 것이지요.

자본주의와 독신주의를 비교할 순 없겠지요.

문제가 쉬울 경우, 논제가 비교의 기준을 먼저 제시해주기도 합니다.

가령 <성 역할에 대한 두 제시문의 관점의 차이를 논하시오>와 같은 경우, 성 역할이라는 기준이 제공된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두 제시문은 모두 성 역할에 대해 논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면서 공통된 무엇이 있다고 쓸 필요는 없겠지요.

이 기준은 그냥 비교가 되기 위한 기본전제일 뿐입니다.

이렇듯 기준이 미리 나온 경우는 꽤나 친절한 문제일 경우입니다.

이게 없이, 그냥 관점의 차이만 쓰라고 나온다면 직접 기준을 찾아 써야겠지요.

그리고 그 기준은 이왕이면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써야겠지요. 이것은 그저 '소재를 언급'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교하기 문제에 있어서도 그렇고, 논술 전반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흔히 무언가 공통점 찾기나 비교하기를 할 때 소재만 처리하려는 경향도 주의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방향성의 차이입니다.

즉, 동사(動詞)의 성질을 찾아봐야 하는 것이지요.

주어는 다르더라도 동사가 어떤 식으로 구분되는지에 따라 내용은 달라지는 것입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죠.

(가)현대인의 삶의 속도가 빨라진 나머지 나타났다.

(나)예전에는 업무 처리 속도가 느려서 너무 불편했다.

이와 같은 제시문이 있고, 두 제시문의 관점을 비교하라고 요구한다면 우리는 가장 먼저 기준을 찾아야 합니다.

우선 동사를 봐야겠지요?

두 제시문 모두 원인과 결과를 중점으로 놓고 보자면, 의 형태입니다.

A부분에는 모두 속도가 들어가죠.

무언가 속도에 대한 것 같긴 합니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가)는 속도에 대해 부정적, (나)는 속도에 긍정적이라고 할 순 없지요.

이건 비교하기가 아니라, '모르겠으니 대충 해보자'입니다.

기준은 좀 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하나의 기준을 찾기엔 두 제시문의 공통된 기준(전제)이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가)는 빠른 속도고 (나)는 느린 속도이기 때문이지요. 그럼 이걸 통일해야 합니다.

물론 '빠른 속도'가 좋겠지요. 현재는 모두 빠르니까요.

당연히 위 두 제시문은 '빠른 속도'에 대한 것입니다.

제시문 (나)는 과거에 느려서 불편했다는 이야기지만, 반대로 사실 현재는 빨라서 참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통된 기준인 '빠른 속도'가 나오게 되고, 그에 따른 동사의 대립이 나타나죠.

즉 '나쁘다'와 '좋다'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동사가 대립되어야 비교가 성립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빠른 속도'가 무엇의 빠른 속도인지 추가적으로 말해준다면 좀 더 구체적이 되겠지요.

예를 들어 <현대 기술문명의 빠른 속도>라든지, <현대인의 빠른 삶의 속도가 만들어낸 결과>와 같이 추가해도 좋습니다.

기준은 구체적일수록 더 명확하게 뜻이 드러나거든요.

그리고 나서는 아마 <부정적 vs 긍정적> 이라든지 <서로 상반된다>와 같은 표현을 써서 정리하겠지요.

결론으로 쓸 수 있는 이런 표현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각 대학의 논술가이드를 토대로 봤을 때, 현재 논술시장에서 통용되는 것들입니다.

여기서 동사형이나 명사형이라는 것은 기준이 '구분 여부'나 '구분이 가능한지에 대해'와 같이 명사형으로도, 주어+동사형으로도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① 두 제시문은 (기준-동사형 혹은 명사형)에 대해 A인지 B인지에 따라 상반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

② 두 제시문은 (기준)에 대해 A하는 (가)와 B하는 (나)로 나뉜다.

③ (기준)에 대해 (가)는 A하는 반면, (나)는 B한다.

이것들을 구체적인 예시로 쓰자면 이렇습니다. (주제는 '인간과 동물이 동등한가?'입니다. )

① 두 제시문은 인간과 동물 사이에 위계가 존재하느냐(=하는지의 여부)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보이고 있다.

두 제시문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우열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동등한지에 따라 상이한 관점을 보이고 있다.

② 두 제시문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인간이 우열하다고 주장하는 (가)와 서로 동등하다고 주장하는 (나)로 나뉜다.

③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제시문 (가)는 인간이 우열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나)는 서로 동등하다고 주장한다.



⊙ 비교하기 문제 손쉽게 해결하기

공통점 찾기 문제와 마찬가지로, 비교하기 문제 역시 제시문 요약 시 그 내연에서 대립된 형태가 드러납니다.

소재나 근거(외연)가 어떻든, 제시문의 결론이 대립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시문의 내연은 이 문제조건에 맞게 조정되어야겠지요.

누누이 말하지만, 모든 제시문은 문제조건에 따라서 충분히 조정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비교하기 문제 역시 공통점 찾기 문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체감 난이도는 비교하기 문제가 훨씬 높지요.

두 제시문이 이미 공통된 방향을 가지고 있는 관계로 쉬울 수밖에 없는 공통점 찾기 문제와 달리, 서로 다르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개인의 행복은 자유에 의해 결정된다>는 내용이 나왔다고 칩시다.

이에 대해 대립되는 내용은 무엇일까요?

<개인의 행복은 평등에 의해 결정된다?> 아니면 <개인의 고통은 자유에 의해 결정된다?>

결국 하나의 내용에 대립되는 내용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학생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비교하기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몇 가지 대립쌍을 미리 알아놓기도 합니다. (아래표).

이것들을 더 많이 익혀두는 것이 훗날 비교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합니다.

구체적인 표현(ex 유전의 힘/교육의 힘)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개념화한 표현, 예를 들어 '선천적/후천적'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훨씬 포괄적이겠지요.

이것은 그저 외울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관련된 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면 되는 것입니다.

이미 전에도 말했지만, 경험만큼 좋은 훈련은 없지요.

다음 시간에는 구체적인 문제를 보면서, 직접 같이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후에는 다음 문제 유형인 설명하기와 평가하기를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 교재요청에 대하여

지금 연재 중인 2011년판 초급교재를 깔끔하게 정리된 책자로 보고 싶은 분은 메일을 주시기 바랍니다.

기숙사에서 지내기 때문에 인쇄가 어려운 경우나, 보충수업을 위해 교사들이 대량으로 요청할 경우를 고려해 제본해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논술 전반에 대한 문의도 계속 받고 있으니 주저없이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

답장은 꼭 갑니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