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벌써 4월이네요. 언제쯤이나 따뜻해질까요?
수험생 여러분들은 굉장히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주면 모의고사도 있고,곧 중간고사도 봐야 하니까요.
아무리 정신이 없더라도 자신이 세운 공부계획을 잘 실천하면서 지내길 바랍니다.
지난호 서울시립대에 이어 이번호에는 최근에 급부상하고 있는 학교 중의 하나인 서울여대의 논술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떤 학생이 질문을 해왔는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같은 상위권 대학을 먼저 하지 않느냐고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다른 곳에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대학보다는 그렇지 않은 대학부터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여러분들에게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자, 이제 본격적으로 서울여대 수시 논술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 서울여대 수시 논술의 특징
아 혹시나 모르실까봐 말하지만 서울여대는 태릉 쪽에 있습니다.
맞은편은 육군사관학교가 자리를 잡고 있죠.
뭐 그래서 육군사관학교와 미팅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로 유명하죠. 어쨌든 서울여대는 2007년부터 수시에서 논술을 도입한 학교입니다.
그 전까지는 수시에서는 면접을 활용했었죠. 사실 2007년 이전의 서울여대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에 비해 그렇게 주목받지 않는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위상이 높아지고 학생들이 점점 더 선호하게 되면서 논술을 채택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학교의 위상이 높을수록 수시에서 논술을 선택하게 됩니다.
사실 서울여대는 수시에서 학생들에게 아주 인기가 높은 학교는 아닙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마음만큼 나오지 않는 학생들의 경우 수능 최저 등급이 없으면서 내신 반영률이 높지 않고 수시 1차,즉 수능 전에 결과가 나는 대학들을 선호하게 됩니다.
그런데 서울여대는 수능 후에 보는 수시 2차에서 논술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저등급이 있으며,학생부 50% + 논술 50%를 채택하고 있죠.
하지만 논술강사의 입장에서는 서울여대는 한번쯤 노려볼 만한 학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최저학력기준이 있지만,4개 영역 중 2개 이상 3등급 이내이기 때문입니다.
수능을 조금 망쳤더라도 최저학력기준이 안되어서 떨어지는 경우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죠. 일반적인 서울 주요 대학들의 최저학력기준은 4개 영역 중 2개 이상 2등급 이내입니다.
두 번째로 학생부가 50%이지만,등급 간 점수 차이는 고작 1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논술로 어느 정도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다른 대학에 비해 논술이 어렵지 않고 부담이 덜 된다는 것입니다. <표1 참조>
대부분의 대학은 논술시험이 2시간 이상이며 써야 하는 글의 분량도 2000자 정도입니다.
그러나 서울여대는 시험시간은 90분에 불과하고,분량도 1400자 미만입니다.
물론 학교 측에서는 분량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60분에 800자 정도를 쓰는 것이 평균적이라고 볼 때,1400자 미만을 쓰게 됩니다.
게다가 위의 표를 보면 제시문 난이도가 그리 어렵지 않고,제시문의 길이도 짧은 편이면서 몇 개 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논술을 하면서 제일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제시문을 정확히 독해하는 것입니다.
논술시험에 등장하는 제시문이 길기도 길고 많기도 많고 어렵기도 어려운데, 상대적으로 서울여대의 논술은 덜 한 편입니다.
결국 한마디로 조금씩 꾸준히 논술을 준비한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것이 바로 서울여대 수시 논술입니다.
지난 호에 말씀 드린 서울시립대와 같이 유형도 크게 바뀌지 않는답니다.
아직 2011학년도 수시 기출 문제가 나오지 않아 조금 답답하지만,시험을 치르고 온 학생들의 말로는 거의 같았다고 하더군요.
제 말이 조금 사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밑의 출제 주제를 보면 서울여대 논술시험이 학생들에게 노려볼 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주제가 추상적이지 않거든요.
⊙ 최근 4년 출제 주제 < 표2 참조>
주제만 쭈욱 살펴보시면 알겠지만,자료분석을 해야 하는 문제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익숙한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현실과 이슈와 연결되어 있는 주제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따끈따근한 이슈들은 아니고 익히 들어온 굉장히 친숙한 것들이며,잘 모른다고 해도 도표를 찬찬히 분석하면 금방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렇게 봤을 때,주제의 친숙함이 학생들이 글을 쓰게 하는데 있어 부담감을 줄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논술시험이라는 제 주장에 대한 또 하나의 근거가 될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지만, 여대의 특징상 여성과 여성의 사회지위에 관한 문제들이 자주 출제되는데, 2007년과 2008년의 문제들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는 서울여대뿐만 아니라 다른 여대들에도 해당되는 만큼,논술과 면접을 준비하실 때 관심 있게 봐 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면 자료분석이 아닌 문제들의 경우 구체적인 현실과 연결되어 있다기보다는 아주 원론적인 가치의 대립이나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굉장히 추상적인 뜬 구름 잡는 식의 주제들은 아닙니다.
학문의 올바른 길, 문화영역 확대의 장단점, 세계화와 영어 공용화, 돈과 행복과의 관계, 근대사회의 문제점, 유행을 좇는 사회의 찬반이라는 주제는 현대 한국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사회, 그리고 개인에 대한 가치관에 대한 것이지요.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런 주제가 아닌,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은 고민해 봤음직한 것들입니다.
수험생분들의 입장에서는 자꾸 쉽다할 만하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논술강사가 보기에 그런 것 아니냐고 항변하시는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이렇게 생각해보죠.
인간과 로봇의 차이는 무엇일까,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와 같은 추상적인 주제는 살면서 잘 생각해 보지 않는 것들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해야 하지,혹은 그것이 나랑 무슨 상관인데 등과 같이 학생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고, 생소하다고 느끼는 순간 학생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해지고 그렇다면 좋은 글을 쓰기가 어려워지죠. 반면에 아, 그 얘기 어디선가 들어봤어, 내가 아는 얘기야 라는 생각이 들면 자신의 직 · 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문을 섬세하게 독해하게 되고 보다 친숙하고 편하게 글을 쓰게 되죠.
서울여대의 논술 주제들은 어떠신가요?
친숙하신가요, 아니면 생소하신가요? 네.^^ 그래서 충분히 연습만 꾸준히 하면 잘 쓸 수 있는 시험이라고 말씀드리고 있답니다.
제시문 · 도표 분석 능력 키워야
⊙문제 유형 분석
아직 2011년 수시 논술 문제가 공개되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기존 출제된 문제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서울 시립대처럼 최근의 문제 1개만 분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서울 시립대는 문제 유형이 고정적이라 최근 것만 보면 되지만,서울여대의 경우는 조금씩 다른 유형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 먼저 자료분석형부터 보겠습니다. 문제에서 보이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어떤 문제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과 두 번째는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의미를 서술하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2007년 수시, 2008년 수시 A형, 2009년이고 후자의 경우는 2008년 수시 B형과 2010년 수시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의 제시문은 글이 아닌 자료, 즉 도표와 그래프로 구성되어 있으며 3개 이상이 등장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자료 분석을 토대로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추론해 내야 하는 것이지요.
다행히 도표가 복잡하거나 어렵지는 않습니다.
사회문화나 정치와 같은 사회탐구영역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도표 분석을 싫어하는 학생들도 도표 분석에 대해 조금만 연습한다면 잘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유형의 경우, 학생들이 생각보다 잘 못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왜냐하면 문제 현상과 해결책만 제시하거나 문제 현상과 해결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쓰라고 하면 교육과 캠페인, 의식개혁 등을 대부분 쓰는데, 이것은 아주 좋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환경오염의 해결책을 쓰라는 문제가 있다고 하죠.
그렇다면 학생들은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과 의식개혁, 그리고 정부 혹은 민간 주도의 캠페인을 통해 환경오염을 해결하자고 쓸 것입니다.
과연 이것으로 해결이 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할까요?
문제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유형의 문제에 대한 글을 쓸 때는 '문제점-원인-해결책'이라는 3단 콤보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환경오염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가 있고, 그것은 자연보다 인간이 더 중요하다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 때문에 발생한 것이므로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버려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는 가치관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와 같이 쓰는 것이지요.
물론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 낼까 고민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논술시험에서는 제시문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원인,해결책에 대한 소스를 주기 때문입니다.
즉, 제시문을 통해 각각의 소스를 추출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전개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죠.
서울여대 역시 자료분석을 통해 이것을 해 나가면 됩니다.
예를 들어 2008년 수시 A형의 경우, <자료 1>과 <자료 2>는 우리나라 인구구성 추이의 문제점을 보여줍니다.
쉽게 말해 자료 1과 2는 우리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료 3과 4는 생산가능인구의 타인구부양부담,그 중에서도 노년층에 대한 부양부담의 증가를 보여줍니다.
즉, 우리나라 인구구성 추이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보이며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부양부담을 가져와 사회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것이죠.
이제 학생들이 이를 위한 해결책만 제시하면 된답니다.
해결책은 당연히 생산가능인구의 부양부담을 줄여주면 되겠죠.
이를 위해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여러 방법이나 노년층의 경제활동참여 같은 방법을 제시하면 된답니다.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과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서술하는 문제 유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료 중의 일부는 사회현상을 나타낼 것이고, 자료 중의 일부는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에 대한 것일테니까요.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논술에서의 제시문은 여러분들을 괴롭히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소스라는 것을요.
제시문을 잘 요리하면 맛있는 음식이 된답니다.
다음으로 일반 서술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 서술형의 문제는 2009년을 기점으로 바뀌게 됩니다.
쉽게 말해 그 전 유형이 자신의 견해를 쓰라고 요구한다면 2009년부터는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이 없어진 것이지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더 쉬워진 것이랍니다. ^^
2009년 이전의 문제들은 주어진 2개의 제시문을 비교하거나 혹은 활용해서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2008년 수시 A형을 보겠습니다.
제시문 (가)와 (나)는 각각 세계화 시대의 영어 공용화에 대한 찬반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시문 각각이 하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지요.
말이 본인의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지, 실제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영어 공용화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 2개뿐입니다.
절충 혹은 조화의 길이 있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영어 공용화 논의에서 절충과 조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2개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에서 절충과 조화는 사실 쓰기 어렵답니다.
절충을 하려면 각각 입장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어느 선까지 절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제시해야 합니다.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분량에서 이것을 과연 학생들이 할 수 있을까요?
2개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면 택일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2개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 입장을 옹호하거나 다른 입장을 비판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전자의 경우는 새로운 근거를 찾아야 하니 어렵고 후자는 비판만 하면 되니 상대적으로 쉽죠.
겉으로는 자신의 견해를 쓰라는 것이지만, 알고 보면 하나의 입장을 선택해서 다른 입장을 비판하라고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2009년 이후의 문제는 이렇게 봤을 때, 솔직해 진 것이지요. 즉, 자신의 견해라는 표현을 버리고 옹호해라 혹은 반박해라라고 정확하게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지요. 물론 2009년의 문제는 이러한 입장의 대립이 보이지 않지요.
그러나 역시 자신의 견해를 쓸 필요는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 서울여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위에서 정리해 드린 대로 서울여대는 [자료/그래프 분석형 + 제시문 분석후 입장 지지 혹은 비판형] 이렇게 두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여대 논술을 대비하시기 위해서는 첫째, 정확한 제시문 분석이 필요합니다.
입장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려면, 입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하니까요.
또한 기본적인 공통점 찾기, 차이점 찾기 연습도 해야 하고 쓰는 방법도 익혀야 할 것입니다.
☞ 생글 논술 첨삭노트의 비교하기 부분 참고
둘째, 정확한 도표분석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자료분석형 문제에서 도표 분석을 못하면 글 자체를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생글 논술 첨삭노트 도표 관련 부분 참고
셋째, 비판하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이 부분은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며, 많은 연습이 필요하므로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하기 바랍니다.
평소에 쟁점이 있는 시사이슈에 대해 친구들 사이에 편을 나누어 서로 비판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 생글 논술 첨삭노트의 비판하기 관련 부분 참고
자, 이제 마지막입니다. 서울여대는 다른 상위권 대학의 논술에 비해 분명히 난이도는 낮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논술을 준비하지 않고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다양한 경로로 꾸준히 글을 쓰고 연습을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럼 다음 호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
ps) 지면 상의 관계로 기출문제에 대한 자세한 해제나 예시답안은 올려드리지 못합니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기출문제의 해제와 예시답안을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벌써 4월이네요. 언제쯤이나 따뜻해질까요?
수험생 여러분들은 굉장히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주면 모의고사도 있고,곧 중간고사도 봐야 하니까요.
아무리 정신이 없더라도 자신이 세운 공부계획을 잘 실천하면서 지내길 바랍니다.
지난호 서울시립대에 이어 이번호에는 최근에 급부상하고 있는 학교 중의 하나인 서울여대의 논술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떤 학생이 질문을 해왔는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같은 상위권 대학을 먼저 하지 않느냐고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다른 곳에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대학보다는 그렇지 않은 대학부터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여러분들에게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자, 이제 본격적으로 서울여대 수시 논술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 서울여대 수시 논술의 특징
아 혹시나 모르실까봐 말하지만 서울여대는 태릉 쪽에 있습니다.
맞은편은 육군사관학교가 자리를 잡고 있죠.
뭐 그래서 육군사관학교와 미팅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로 유명하죠. 어쨌든 서울여대는 2007년부터 수시에서 논술을 도입한 학교입니다.
그 전까지는 수시에서는 면접을 활용했었죠. 사실 2007년 이전의 서울여대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성신여대에 비해 그렇게 주목받지 않는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학교의 위상이 높아지고 학생들이 점점 더 선호하게 되면서 논술을 채택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학교의 위상이 높을수록 수시에서 논술을 선택하게 됩니다.
사실 서울여대는 수시에서 학생들에게 아주 인기가 높은 학교는 아닙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마음만큼 나오지 않는 학생들의 경우 수능 최저 등급이 없으면서 내신 반영률이 높지 않고 수시 1차,즉 수능 전에 결과가 나는 대학들을 선호하게 됩니다.
그런데 서울여대는 수능 후에 보는 수시 2차에서 논술시험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저등급이 있으며,학생부 50% + 논술 50%를 채택하고 있죠.
하지만 논술강사의 입장에서는 서울여대는 한번쯤 노려볼 만한 학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최저학력기준이 있지만,4개 영역 중 2개 이상 3등급 이내이기 때문입니다.
수능을 조금 망쳤더라도 최저학력기준이 안되어서 떨어지는 경우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되죠. 일반적인 서울 주요 대학들의 최저학력기준은 4개 영역 중 2개 이상 2등급 이내입니다.
두 번째로 학생부가 50%이지만,등급 간 점수 차이는 고작 1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논술로 어느 정도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다른 대학에 비해 논술이 어렵지 않고 부담이 덜 된다는 것입니다. <표1 참조>
대부분의 대학은 논술시험이 2시간 이상이며 써야 하는 글의 분량도 2000자 정도입니다.
그러나 서울여대는 시험시간은 90분에 불과하고,분량도 1400자 미만입니다.
물론 학교 측에서는 분량 제한을 두고 있지 않지만,60분에 800자 정도를 쓰는 것이 평균적이라고 볼 때,1400자 미만을 쓰게 됩니다.
게다가 위의 표를 보면 제시문 난이도가 그리 어렵지 않고,제시문의 길이도 짧은 편이면서 몇 개 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논술을 하면서 제일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제시문을 정확히 독해하는 것입니다.
논술시험에 등장하는 제시문이 길기도 길고 많기도 많고 어렵기도 어려운데, 상대적으로 서울여대의 논술은 덜 한 편입니다.
결국 한마디로 조금씩 꾸준히 논술을 준비한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것이 바로 서울여대 수시 논술입니다.
지난 호에 말씀 드린 서울시립대와 같이 유형도 크게 바뀌지 않는답니다.
아직 2011학년도 수시 기출 문제가 나오지 않아 조금 답답하지만,시험을 치르고 온 학생들의 말로는 거의 같았다고 하더군요.
제 말이 조금 사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밑의 출제 주제를 보면 서울여대 논술시험이 학생들에게 노려볼 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주제가 추상적이지 않거든요.
⊙ 최근 4년 출제 주제 < 표2 참조>
주제만 쭈욱 살펴보시면 알겠지만,자료분석을 해야 하는 문제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아주 익숙한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현실과 이슈와 연결되어 있는 주제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따끈따근한 이슈들은 아니고 익히 들어온 굉장히 친숙한 것들이며,잘 모른다고 해도 도표를 찬찬히 분석하면 금방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렇게 봤을 때,주제의 친숙함이 학생들이 글을 쓰게 하는데 있어 부담감을 줄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논술시험이라는 제 주장에 대한 또 하나의 근거가 될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지만, 여대의 특징상 여성과 여성의 사회지위에 관한 문제들이 자주 출제되는데, 2007년과 2008년의 문제들을 보면 알 수 있죠.
이는 서울여대뿐만 아니라 다른 여대들에도 해당되는 만큼,논술과 면접을 준비하실 때 관심 있게 봐 두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면 자료분석이 아닌 문제들의 경우 구체적인 현실과 연결되어 있다기보다는 아주 원론적인 가치의 대립이나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굉장히 추상적인 뜬 구름 잡는 식의 주제들은 아닙니다.
학문의 올바른 길, 문화영역 확대의 장단점, 세계화와 영어 공용화, 돈과 행복과의 관계, 근대사회의 문제점, 유행을 좇는 사회의 찬반이라는 주제는 현대 한국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가져야 할 사회, 그리고 개인에 대한 가치관에 대한 것이지요.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런 주제가 아닌,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은 고민해 봤음직한 것들입니다.
수험생분들의 입장에서는 자꾸 쉽다할 만하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논술강사가 보기에 그런 것 아니냐고 항변하시는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이렇게 생각해보죠.
인간과 로봇의 차이는 무엇일까,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와 같은 추상적인 주제는 살면서 잘 생각해 보지 않는 것들입니다.
다시 말해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해야 하지,혹은 그것이 나랑 무슨 상관인데 등과 같이 학생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고, 생소하다고 느끼는 순간 학생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난감해지고 그렇다면 좋은 글을 쓰기가 어려워지죠. 반면에 아, 그 얘기 어디선가 들어봤어, 내가 아는 얘기야 라는 생각이 들면 자신의 직 · 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문을 섬세하게 독해하게 되고 보다 친숙하고 편하게 글을 쓰게 되죠.
서울여대의 논술 주제들은 어떠신가요?
친숙하신가요, 아니면 생소하신가요? 네.^^ 그래서 충분히 연습만 꾸준히 하면 잘 쓸 수 있는 시험이라고 말씀드리고 있답니다.
제시문 · 도표 분석 능력 키워야
⊙문제 유형 분석
아직 2011년 수시 논술 문제가 공개되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기존 출제된 문제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서울 시립대처럼 최근의 문제 1개만 분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서울 시립대는 문제 유형이 고정적이라 최근 것만 보면 되지만,서울여대의 경우는 조금씩 다른 유형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 먼저 자료분석형부터 보겠습니다. 문제에서 보이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어떤 문제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과 두 번째는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과 그것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의미를 서술하는 것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2007년 수시, 2008년 수시 A형, 2009년이고 후자의 경우는 2008년 수시 B형과 2010년 수시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의 제시문은 글이 아닌 자료, 즉 도표와 그래프로 구성되어 있으며 3개 이상이 등장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자료 분석을 토대로 문제가 요구하는 것을 추론해 내야 하는 것이지요.
다행히 도표가 복잡하거나 어렵지는 않습니다.
사회문화나 정치와 같은 사회탐구영역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쉽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도표 분석을 싫어하는 학생들도 도표 분석에 대해 조금만 연습한다면 잘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문제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유형의 경우, 학생들이 생각보다 잘 못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왜냐하면 문제 현상과 해결책만 제시하거나 문제 현상과 해결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쓰라고 하면 교육과 캠페인, 의식개혁 등을 대부분 쓰는데, 이것은 아주 좋지 않은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환경오염의 해결책을 쓰라는 문제가 있다고 하죠.
그렇다면 학생들은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교육과 의식개혁, 그리고 정부 혹은 민간 주도의 캠페인을 통해 환경오염을 해결하자고 쓸 것입니다.
과연 이것으로 해결이 될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할까요?
문제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유형의 문제에 대한 글을 쓸 때는 '문제점-원인-해결책'이라는 3단 콤보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환경오염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가 있고, 그것은 자연보다 인간이 더 중요하다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 때문에 발생한 것이므로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버려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는 가치관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와 같이 쓰는 것이지요.
물론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 낼까 고민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논술시험에서는 제시문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원인,해결책에 대한 소스를 주기 때문입니다.
즉, 제시문을 통해 각각의 소스를 추출해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전개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죠.
서울여대 역시 자료분석을 통해 이것을 해 나가면 됩니다.
예를 들어 2008년 수시 A형의 경우, <자료 1>과 <자료 2>는 우리나라 인구구성 추이의 문제점을 보여줍니다.
쉽게 말해 자료 1과 2는 우리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자료 3과 4는 생산가능인구의 타인구부양부담,그 중에서도 노년층에 대한 부양부담의 증가를 보여줍니다.
즉, 우리나라 인구구성 추이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보이며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부양부담을 가져와 사회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것이죠.
이제 학생들이 이를 위한 해결책만 제시하면 된답니다.
해결책은 당연히 생산가능인구의 부양부담을 줄여주면 되겠죠.
이를 위해 생산가능인구를 늘리는 여러 방법이나 노년층의 경제활동참여 같은 방법을 제시하면 된답니다.
사회현상에 대한 분석과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를 서술하는 문제 유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료 중의 일부는 사회현상을 나타낼 것이고, 자료 중의 일부는 그것이 가지는 사회적 의미에 대한 것일테니까요.
잘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논술에서의 제시문은 여러분들을 괴롭히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소스라는 것을요.
제시문을 잘 요리하면 맛있는 음식이 된답니다.
다음으로 일반 서술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 서술형의 문제는 2009년을 기점으로 바뀌게 됩니다.
쉽게 말해 그 전 유형이 자신의 견해를 쓰라고 요구한다면 2009년부터는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이 없어진 것이지요.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더 쉬워진 것이랍니다. ^^
2009년 이전의 문제들은 주어진 2개의 제시문을 비교하거나 혹은 활용해서 자신의 견해를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2008년 수시 A형을 보겠습니다.
제시문 (가)와 (나)는 각각 세계화 시대의 영어 공용화에 대한 찬반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시문 각각이 하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지요.
말이 본인의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지, 실제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영어 공용화를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것 2개뿐입니다.
절충 혹은 조화의 길이 있지 않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영어 공용화 논의에서 절충과 조화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2개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문제에서 절충과 조화는 사실 쓰기 어렵답니다.
절충을 하려면 각각 입장의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어느 선까지 절충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도 제시해야 합니다.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분량에서 이것을 과연 학생들이 할 수 있을까요?
2개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면 택일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2개의 입장 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 입장을 옹호하거나 다른 입장을 비판하면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전자의 경우는 새로운 근거를 찾아야 하니 어렵고 후자는 비판만 하면 되니 상대적으로 쉽죠.
겉으로는 자신의 견해를 쓰라는 것이지만, 알고 보면 하나의 입장을 선택해서 다른 입장을 비판하라고 받아들이면 되겠습니다.
2009년 이후의 문제는 이렇게 봤을 때, 솔직해 진 것이지요. 즉, 자신의 견해라는 표현을 버리고 옹호해라 혹은 반박해라라고 정확하게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결과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지요. 물론 2009년의 문제는 이러한 입장의 대립이 보이지 않지요.
그러나 역시 자신의 견해를 쓸 필요는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 서울여대 논술 대비법 및 총평
위에서 정리해 드린 대로 서울여대는 [자료/그래프 분석형 + 제시문 분석후 입장 지지 혹은 비판형] 이렇게 두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여대 논술을 대비하시기 위해서는 첫째, 정확한 제시문 분석이 필요합니다.
입장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려면, 입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이 필요하니까요.
또한 기본적인 공통점 찾기, 차이점 찾기 연습도 해야 하고 쓰는 방법도 익혀야 할 것입니다.
☞ 생글 논술 첨삭노트의 비교하기 부분 참고
둘째, 정확한 도표분석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자료분석형 문제에서 도표 분석을 못하면 글 자체를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생글 논술 첨삭노트 도표 관련 부분 참고
셋째, 비판하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이 부분은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며, 많은 연습이 필요하므로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하기 바랍니다.
평소에 쟁점이 있는 시사이슈에 대해 친구들 사이에 편을 나누어 서로 비판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 생글 논술 첨삭노트의 비판하기 관련 부분 참고
자, 이제 마지막입니다. 서울여대는 다른 상위권 대학의 논술에 비해 분명히 난이도는 낮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논술을 준비하지 않고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다양한 경로로 꾸준히 글을 쓰고 연습을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럼 다음 호에 뵙겠습니다.
강현정 S · 논술 선임 연구원 basekanggun@naver.com
ps) 지면 상의 관계로 기출문제에 대한 자세한 해제나 예시답안은 올려드리지 못합니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기출문제의 해제와 예시답안을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