角 者 無 齒

없을이빨

코뿔소가 신(神)을 찾아갔다.

코뿔소는 사자와 같이 날카로운 이빨을 달라고 졸랐다.

신은 코뿔소에게서 나뭇잎과 풀을 잘게 씹어서 먹을 수 있는 이빨과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뿔을 거두어가고,날카로운 이빨을 주었다.

얼마 후 코뿔소가 다시 신을 찾아왔다. 코뿔소는 신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는 보기에 딱할 정도로 몹시 말라 있었다.

神 : 어째서 우느냐? 네가 갖고 싶은 것을 가졌지 않느냐?

코뿔소: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초식동물인 제게 예전의 이빨이 사라지고 날카로운 이빨이 생기자,도저히 풀과 나뭇잎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물들을 사냥하려고 하니, 제 발이 너무 느렸습니다.

그리고 사냥은 제 천성에도 맞지 않고요. 부디 저를 불쌍히 여겨 원래의 모습을 돌려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神 : 코뿔소야! 인간들 말 중에 각자무치(角者無齒)란 말이 있단다. '뿔 달린 놈은 이빨이 없다'는 말이지.

나는 초식동물들에게는 뿔을 주고,육식동물에게는 날카로운 이빨을 줬단다.

둘 모두를 주지는 않았지.인간들에게도 마찬가지란다. 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 재주나 복을 주지는 않았어.

이 말은 동물이나 인간에게 하나의 재주라도 주었다는 말이지.

코뿔소 너는 다행히 금방 깨달았지만 인간 중에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모르고 평생 남만 탓하다 죽는 사람도 있단다.

아무튼 좋은 경험을 했구나. 돌아가거라! 초원에 도착할 때쯤이면 예전의 네 모습으로 돌아가 있을 것이다.

코뿔소 :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평생 고마운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 다음회 소개

다음 회에는 허시봉 선생님이 고사성어 이야기 100회 연재를 마치고,고대 문자를 통한 한자 이야기,한자어와 고사성어로 새롭게 찾아옵니다.

기대해 주세요.